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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에이터 상세페이지

소설 한국소설

크리에이터

이신조 연작장편소설
소장종이책 정가12,000
전자책 정가30%8,400
판매가8,400
크리에이터 표지 이미지

크리에이터작품 소개

<크리에이터> 한 줄기 빛이 이끄는 아름답고 풍요로운 창작의 세계
삶이 예술이며 예술이 삶인 크리에이터 12명의 하루 이야기


“문득, 어둠 속에서 흰빛이 다가왔다. 흰빛이 일렁이며 가까이 다가왔다. 흰빛이 닿자 그가 사라지기 시작했다. 그는 이 사라짐의 기분 좋은 공포를 잘 알고 있었다.”

1998년 『현대문학』으로 등단한 이후, 세 권의 소설집과 네 권의 장편소설을 쓰고, ‘서울’ ‘독신’ ‘자전’ 등을 소재로 한 테마 소설집을 엮으며 활발하게 작품 활동을 해온 작가 이신조의 조금 색다른 책 『크리에이터』가 출간되었다. 도시생활자의 고독과 거친 감수성을 예민하게 포착하고 세밀하게 묘사해온 작가의 시선이 12명의 실존 예술가들에게로 가 닿았다. 12명의 크리에이터를 모티프로 한 이 소설은 편편 전혀 다른 삶을 담아내 개별적 완성도를 이루는 한편, 일상 속에서 스치는 창작의 기미, 그들 삶 속을 가로지르는 ‘흰빛’이라는 하나의 조건을 꿰어 연작소설의 형태를 갖추고 있다. 또한 누구에게나 있을 법한 하루를 소재로 하는 한 편의 장편소설로도 읽힌다. 고단하고 스린 하루 중 문득, 어둠 속에서 다가오는 흰빛, 그 빛의 닿음이 남기는 공포! 그 속에 얼마나 많은 영감이 들어 있는지는 가늠하기 어렵다. 작가는 이렇게 보이지 않는 삶의 한 순간을 담고자 애쓴다. 독보적인 세계를 갖는 ‘아티스트’의 사적이고 개인적인 여느 날들 가운데 하루는 삶과 분리된 예술작품을 만들어내는 아티스트가 아닌 삶 속에서 살아내며 작품을 남기는 ‘크리에이터’가 되는 순간을 드러낸다. 어떤 하루도 전 생애와 무관하지 않은 날은 없기에 역설적으로 그 하루는 그들의 전 생애를 담아내기도 한다.
그리하여 이 책은 데뷔 18년차 작가의 정체성을 만들어준 영감의 세계, 그 신비로운 느낌으로 가득 차 있다. 실제로 글을 쓰는 동안, 아니 작가가 되기 그 이전부터 영향을 준 예술가들을 등장시킴으로써 자전적 색채를 띠기도 하지만, 그러나 여기에 실린 이야기들은 모두 작가가 상상해낸 소설적인 하루이다. 화가, 사진가, 시인, 팝아티스트, 영화감독, 삽화가, 배우, 철학자로서의 창조적인 업적만큼이나 전쟁의 상흔을 안고 사는 상이용사, 어떤 죽음을 경험한 이후 빈 공간을 사진에 담는 몽상에 시달리는 사진가, 쉰 살 아들이 용변 보는 일을 도와주는 칠십대의 아버지, 이데올로기와 전쟁의 포탄에서 도망친 포로, 체제와 관념을 여성의 정체성으로 극복한 화가, 가족을 사랑하고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지만 무엇보다 누구보다 사랑스럽게 노래하는 소년, 숫자로 남은 이름―인간이 되기 어려웠기에 어떤 비인간도 되지 않은 이름들, 더 이상 천재일 수 없는 잊힌 우상, 할퀴고 밀치며 사랑하는 198센티미터의 남편과 152센티미터의 아내, 기꺼이 영감을 주는 작품으로 남은 배우, 그리고 모두에게 어머니가 되어주는 아버지이자 선생님. 이들의 반복되는 일상에서 빛나는 한 순간, 한 인간이 특별하고 소중한 크리에이터가 되는 순간을 생각하면서 작가는 작품을 쓰는 내내 그들의 이름을 부르는 일이 신비한 주문을 외는 일과 같았다고 고백한다. 이 책을 읽는 독자라면 이 크리에이터들이 보내는 신비로운 느낌과 영감의 세계가 자신에게 눈처럼 내리는 순간을 오래도록 기억하게 될 것이다.

평범이 던지는 현실의 무게
12명을 묶는 단 하나의 “배경”


소설 속 12명의 크리에이터가 가진 공통점은 그들이 디디고 있는 현실에 뿌리를 내리고 살아가야 하는 보통 사람들의 숙명을 공유한다는 점이다. 끈끈하게 이어지는 삶을 받아들이고 명확히 응시하는 크리에이터의 모습은 우리가 경험했을 어느 하루의 이야기와 닮아 있다.

“나에게 살아간다는 것은 아들과 함께 살아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노벨문학상을 받은 소설가 오에 겐자부로와 그의 아들에 관한 이야기는 흔히 시련을 넘어선 “기적이나 승리”로 요약되곤 하지만 이신조는 이 부자가 겪는 생활에 주목한다. 발달 장애, 정신지체, 시각 손상, 자폐, 간질 등의 장애를 안고 있는 아들과 그에게서 한시도 떨어질 수 없는 아버지의 하루는 두 사람이 감당해야 할 압도적인 현실이다. 소설은 이들이 짊어진 무게를 담담하게 보여주며 애정 어린 시선을 보낸다.

“모든 통증과 설움과 분노를 바로 보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미 파괴된 인간이기에 더욱.”

귀를 찢을 듯한 소음과 쏟아지는 총알 세례, 창도 없는 좁은 방 그 안에 흙탕물에 절어버린 옷을 걸친 시인이 있다. 종군작가단이라는 이름으로 의용군에 끌려간 김수영은 전쟁이라는 거대한 폭력 앞에서 환멸을 토해낸다. 그의 주변엔 온통 외면하고 싶은 것들뿐이다.
의용군에서 탈출을 시도한 시인은 흐르는 계곡물의 수면에서 자신의 “추하고 흉하고 끔찍한” 얼굴을 대면한다. 전쟁의 폐허에서 파괴되어버린 얼굴은 어쩌면 시인이 그토록 외면하고 싶었던 현실의 가장 적나라한 모습이다. 작가는 시인이 파괴된 자신의 얼굴을 명확히 마주보도록 한다. 파괴된 삶 위에 서서 새로운 창작의 영감을 얻는 데까지 나아가는 장면은 쉽지 않은 인생을 견디는 독자의 삶에 대한 작가의 독려처럼 느껴진다.

벗을 수 없는 수갑으로 묶인 삶,
그 삶 속으로 직진하는 작가의 “시선”


유명인에게 붙는 수식어는 단번에 유명인들의 삶을 대변한다. 이 책은 유명인에게 씌워진 편견을 한 겹 벗겨내고, 그 아래 숨은 결을 입체적으로 조형한다.

“흐릿해지는 문신으로 인해 과거는 더욱 강화되는 셈이었다. 그러므로 매일 새롭게 세계에 대한 신뢰를 잃어버린다는 172364의 말은 옳은 것일지 몰랐다.”

작가는 사람들이 쉽게 확신하는 관념을 가볍게 깨고 그 안으로 직접 발을 디딘다. 아우슈비츠의 생존자를 두고 우리는 그들이 마침내 고향으로 돌아갔음을 확신하고, 살아남은 자라고 칭송한다. 소설은 그들이 정말 고향으로 돌아간 것인지, 진짜 살아남은 것인지 의문을 던지며, 겉으로 드러나지 않았던 내용에 주목한다. 수인 번호 ‘174517’. 벗어날 수 없는 과거이자 현재이며, 씻어낼 수 없는 상처의 이름이다. 작가는 ‘174517’과 또 다른 생존자 ‘172364’의 이야기를 교차하며, ‘아우슈비츠 생존자’라는 같은 수식어 안에서 두 사람이 느끼는 서로 다른 감정들을 밝혀낸다. ‘살아남은 자’라는 단일의 규정을 벗기자 보이는 각자의 이야기들은 이 책이 가지는 핵심적인 시선을 보여준다.

“제 그림은 어떠어떠한 그림이기에 앞서 우선적으로, 또 결정적으로 ‘여자가 그린 그림’으로 규정됩니다.”

직업인으로서의 여성 앞에 붙는 수식어 중 가장 흔한 말은 역시 ‘여(女)-’라는 단어일 것이다. 장르를 초월하고 ‘무엇하는 여자’라는 간편한 정리와 편견은 크리에이터에게도 적용된다. 소설은 비현실적이라도 무조건 아름다워야 한다는 여성에 대한 남성의 시선을 거부했던 화가 수잔 발라동을 다룬다. 그녀에게 붙었던 ‘여자’ 화가라는 타이틀을 제거하고, 그 아래 웅크리고 있는 삶을 어루만진다. 어쩌면 여자라는 타이틀에 갇혀버릴 수도 있던 이야기를 새롭게 구성하면서, 작가는 누군가의 삶에 다가가는 가장 확실한 길을 알려준다.

때로는 주고 때로는 받는 창작의 영감(靈感)
서로의 경계를 거침없이 넘나드는 “사람들”


크리에이터는 또한 영감을 주는 이들이다. 이 책은 보통의 삶 속에 다가오는 오묘한 영감의 순간을 포착하는 것을 넘어 영감을 전하는 모습으로 나아가며, 크리에이터라는 이름의 외연을 확장한다.
영화배우 틸다 스윈턴은 1995년에 이어 2013년, 뉴욕현대미술관에서 스스로 작품으로서 참여한다. 작품명은 「The Maybe」. 유리관 속 침대에 들어가 하루 일곱 시간씩 잠을 자는 것이 그 내용으로 사람들은 배우가 잠자는 모습을 지켜보기 위해 미술관으로 몰려들었다. The Maybe, ‘아마도’라는 말처럼 소설은 ‘아마도’ 배우가 유리관 속에서 꾸었을 꿈에 관한 상상력을 마음껏 펼쳐 보인다. 이 책은 유리관을 다른 사람이 꾸는 꿈으로 들어가는 일종의 통로로 설정하며, 타인의 꿈을 여행하는 몽상가, 즉 타인의 꿈이자 배우 자신의 꿈에 관해 서술한다. 꿈속을 여행하며 배우는 때로는 비버, 만돌린 연주자, 거미할머니 등 다양한 모습으로 변신한다. 꿈속에서 ‘꿈의 주인’과 영감을 주고받는 모습은 물론이거니와 유리관 속을 관람하는 인물들까지 각자의 방식으로 영감을 주고받는 셈이다.

언어로 그려지는 생생한 화폭
세밀한 “문장”과 감각적 “이미지”


잘 알려진 아티스트의 이야기를 평범한 하루에 관한 소설로 만들어내기 위해 작가는 오감을 자극하는 감각적 이미지를 묘사하며 독자를 크리에이터의 일상으로 끌어들인다. 노란색, 흰색 튤립과 파스텔화가 어울리는 수선화, 연보랏빛 물망초에 관한 서술은 노파의 아름다운 정원을 떠올리게 하고, 달큰한 향을 풍기는 나무딸기 잼은 선생의 평화로운 아침을 연상케 하며, 또 아버지가 휘두르는 벨트에 관한 비유는 폭력이 일상이 된 천재 소년의 두려움을 느끼게 한다. 성기완(시인, 음악가)은 추천사에서 이 책을 “새로운 사진”이자 “선명한 만화경” 같다고 말하는데, 소설 전반에 걸친 풍성한 이미지들은 마치 사진이 스쳐지나가는 듯한 느낌을 자아낸다.
더불어 작가는 각 장마다 계절감을 느낄 만한 이미지를 만들어내며 독자로 하여금 소설 속 시간을 명확히 인식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성공한다. 단 하루의 이야기일지라도 계절이라는 객관적 지표를 던져놓음으로써 크리에이터의 삶 속으로 몰입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셈이다. 새소리와 꽃 피는 기운은 봄, 땀의 찐득한 느낌은 여름, 떨어지는 나뭇잎은 가을, 두꺼운 복장과 캐럴은 겨울을 상기시키며 단번에 명확한 시공간을 확보한다. 감각을 자극하는 서술 방식과 계절감에 관한 충분한 묘사는 누군가의 하루를 온전히 맛볼 수 있는 기회가 되어줄 것이다.


저자 프로필

이신조

  • 국적 대한민국
  • 출생 1974년
  • 학력 명지대학교 대학원 문예창작과 박사
    명지대학교 대학원 문예창작과 석사
    명지대학교 문예창작과 학사
  • 데뷔 1998년 현대문학 `오징어` 등단
  • 수상 1999년 제4회 문학동네 작가상
  • 링크 트위터

2018.12.26. 업데이트 작가 프로필 수정 요청


저자 소개

저자 - 이신조
1974년 서울에서 태어나 명지대학교 문예창작학과와 같은 과 대학원을 졸업했다. 1998년 『현대문학』 신인공모에 단편 「오징어」가 당선되어 문단에 나왔다. 그리고 『기대어 앉은 오후』로 1999년 제4회 ‘문학동네작가상’을 수상하며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소설집 『나의 검정 그물 스타킹』, 『새로운 천사』, 장편소설 『기대어 앉은 오후』, 『가상도시백서』, 『29세 라운지』, 서평산문집 『책의 연인』 등이 있다.

목차

01. 화가는 어느 날 …… 오스카 코코슈카
02. 여자는 어느 날 …… 애니 레보비츠
03. 아버지는 어느 날 …… 오에 겐자부로
04. 시인은 어느 날 …… 김수영
05. Z는 어느 날 …… 수잔 발라동
06. 소년은 어느 날 …… 마이클 잭슨
07. 174517은 어느 날 …… 프레모 레비
08. X는 어느 날 …… 레오 까락스
09. 노파는 어느 날 …… 타샤 튜더
10. 남편은 어느 날 …… 에드워드 호퍼
11. 배우는 어느 날 …… 틸다 스윈튼
12. 선생은 어느 날 …… 가스통 바슐라르

에필로그.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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