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정보
<책소개>세계적인 행동유전학의 권위자인 저자가 대중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용어와 흥미로운 실험으로 유전학적으로 남녀의 성, 사랑, 동성애와 성정체성 문제, 심지어는 궁합에 이르는 주제까지 설명하고 있는 책. 특히, 페로몬과 관련한 논의여서 더욱 흥미롭다. 기존의 남녀 간의 성과 사랑이 심리학이나 생물학에 치중해 있는 반면 이 책은 유전과학의 시각에서 이 문제를 바라본다는 것이 특징이다.
문명세계의 지하를 움직이는 힘, 페로몬
남자와 여자는 왜 (서로) 끌리는가? 거대한 문명의 그늘에 있는 현대인들은 좀 더 고상하고, 인간적이거나 교양이 있는 이유를 생각해낼 것이다. 하지만 남자와 여자가 끌리는 것은 서로 만나 사랑을 느끼는 순간(1000분의 6초! 거의 찰나에 가까운 순간이다)이 방증하듯 이성과 합리적 사유가 끼어들 여지가 없는 거의 ‘동물적 감각’에 의해 결정된다. 그 동물적 감각의 중추에 바로 페로몬이 있다.
페로몬은 ‘이성을 유혹하는 향수’?
‘페로몬’이라고 하면 육감적인 남성이 뭇 여성들을 유혹하는 만화 같은 장면이 자꾸 떠오르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도 신문의 한 귀퉁이에 광고되고 있는 페로몬 향수 때문이리라. ‘은밀한’ 성 상품처럼 이미지화 되어 있는 페로몬은 사실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잡지 《네이처》에 맨 처음 소개되었고, 엄연히 과학적으로 그 실체를 인정받은 물질이다.(생물학의 거장인 에드워드 윌슨은 개미들 사이의 소통에 ‘페로몬’이 작용한다는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체내에서 생산되고 체외로 배출되어, 동종 개체에 특이한 행동을 일으키는 물질’이라고 페로몬을 처음 정의한 피터 칼손이라는 과학자의 말처럼 페로몬은 한 개체를 넘어서 다른 개체들과 커뮤니케이션하고 궁극적으로 ‘사회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매우 ‘동물적인’ 물질인 것이다.
페로몬은 육감의 본체다
혹, 여성이나 남성에게 인기가 없어서 페로몬 향수를 구입한 사람이라면(그래서 향수를 사용하면 이성들이 ‘엮일’ 것이라고 상상하는 사람이라면) 페로몬에 대해서 잘못 알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페로몬 향수를 개봉하여 냄새를 맡는 사람이라면 더욱 더. 페로몬은 후각 기관을 통해 맡는 냄새도 아니고 특별히 당신을 에로틱하게 만들거나 이성을 유혹하는 물질도 아니다. 흔히 페로몬을 인식하는 기관이라고 알려진 서골코기관은 사람의 경우 어린이를 지나 성인으로 되는 과정에서 퇴화하고 만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그래서 저자는 페로몬은 냄새가 아닌 뇌의 시냅스에서 처리하는 정보로 파악된다고 말한다. 말하자면 뇌에 페로몬을 감지할 수 있는 전용 센서가 있고, 이 페로몬 인식은 보고, 느끼고, 맛보고, 맡고, 듣고 하는 오감을 넘어선 진정한 제6감의 세계에 있다는 것이다. 이 6감을 통해서 남자와 여자는 서로 끌리는 사람을 찾고, 성 행동을 하는 것이다.
페로몬으로 인류의 기원, 性, 불감증, 동성애 이 모든 것을 설명한다
저자는 단순히 인간의 원초적 욕망인 성과 사랑을 지배하는 물질의 실체로 페로몬을 지적하는 것으로 끝을 맺지는 않는다. 저자의 과학적 탐구의 로망은 끝없는 실험과 추리를 이어간다. 페로몬이라는 물질을 수용하는 수용체 단백질의 근원인 유전자에 대한 탐구에서 인간은 왜 자웅동체가 아니라 자웅이체로 진화했는지, 정자와 난자가 어떻게 해서 결합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생명 기원설로 이어진다. 또한 페로몬이 공격성이나 불감증(페로몬 센서를 제거하면 불감증에 걸린다), 성 행동의 특성을 좌우하는 중요한 물질이라는 설명으로 이어진다.
이어 저자는 뇌의 시상하부에 영향을 주는 호르몬(남성호르몬 테스토스테론과 여성호르몬 에스트로겐)에 대한 연구에서 동성애(동성애자는 이성애자보다 시상하부가 작다)와 성 정체성 문제를 규명한다. 그리고 아이가 어머니의 젖을 찾아 무는 대수롭지만 결코 대수롭지 않은 ‘신비’를 실험을 통해 밝히기도 하고, 여성들이 모여서 살 경우 월경 주기가 동시화 된다는 사실을 통해 이 페로몬이라는 물질이 지극히 개인적인 차원의 물질이 아니라 인간의 사회화와 긴밀한 연관성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흥미로운 것은 페로몬이 동종 개체들에게 영향을 주기도 하지만 일종의 ‘개인 식별표’와 같은 특성도 갖는다는 점이다. 이런 특성 때문에 애인을 선택하거나 개인들 사이의 궁합(이것은 주요 조직 적합성 항원(HLA)과 관계있다), 장기의 궁합 등이 결정된다.
페로몬은 인간을 사회화 해주는 진정한 묘약(妙藥)이다
페로몬에 대한 최근의 과학적 성과들을 흥미롭게 해설하면서 저자는 페로몬은 인간의 전 생애에 걸쳐 영향을 미치는 물질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페로몬은 이성을 유혹하고, 서로의 궁합에 영향을 주며, 임신과 유산을 지배하며, 심지어는 친구의 사춘기를 앞당기고 월경 주기를 동시화하기도 한다. 따라서 페로몬은 단순한 이성을 유혹하는 물질을 넘어서 “인간을 사회화해주는 진정한 묘약”이라고 저자는 주장한다. 그리고 사회화 되지 않고 자란 사람이 늘어나 올바른 사회의 존속을 위협하는 현대사회야말로 이 ‘동물적 묘약’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저자 소개>
저자 - 야마모토 다이스케
1954년 도쿄에서 태어나 1976년 도쿄 농공대학 농학부를 졸업했다. 노랑초파리 돌연변이체에서 ‘게이 유전자’를 찾아내고 세계 최초로 그 염기배열을 해독해낸 학자로 행동유전학의 세계적인 권위자이다. 특히 어려운 전문 과학의 내용도 평이한 언어로 바꿔 쉽고 재미있게 설명하는 명교수로도 유명하다. 홋카이도 대학에서 이학 박사학위를 받았고 노스웨스턴 대학 의학부 박사 연구원, 미쓰비시 화학생명과학 연구소 실장을 지냈다. 1999년부터 2003년까지는 와세다 대학 인문과학부 교수를 지냈고, 2003년부터 같은 대학 이공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 『뇌와 기억의 수수께끼』, 『행동을 조작하는 유전자들』, 『뇌가 달라진다?!』, 『연애유전자』, 『도해 잡학 기억력』등이 있다.
역자 - 박지현
서울에서 출생하여 중앙대학교 일본어학과를 졸업했다. 현재 일본어 전문번역가이자 에이전트로 활동하고 있으며 옮긴 책으로는 『스기우라 고헤이 잡지 디자인 반세기』 『동아시아에 새로운 ‘책의 길’을 만든다』 『인쇄에 미쳐』 『구텐베르크 은하계의 행방』(공역) 『아시아의 책문자디자인』(공역) 『우정의 재발견』 『일본 소출판사 순례기』 등이 있다.
<목차>
프롤로그
1장 섹스 페로몬, 그 실체를 찾아서
2장 사람에게 페로몬 센서가 있다
3장 동성애 그리고 성정체성 장애
4장 초파리를 통해 본 동성애와 유전자
5장 뇌 그리고 성(性)
6장 여성의 페로몬
7장 궁합은 유전자로 결정되는가
에필로그
역자후기
주요 인용문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