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

저자 - 페데리코 가르시아 로르카
페데리코 가르시아 로르카(Federico García Lorca)는 1898년 그라나다 지방 푸엔테 바케로스에서 대지주인 아버지와 교사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예술적인 분위기가 집안을 흘러 다녔고 로르카는 시를 읽고 피아노를 배우며 성장했다. 특히 유모 돌로레스는 어린 로르카에게 집시에 얽힌 신화적 이야기를 들려주거나 인형극을 함께하곤 했다. 그런 식으로, 태어나서 마드리드에 오기까지 20년 동안 로르카는 그라나다의 라베가 평원에서 안달루시아의 예술적 유산을 먹으며 성장했다. 집시의 세계, 꼭두각시 인형극, 플라멩코, 칸테혼도, 정령들, 성적으로 억압된 여자들.
스무 살이 되던 1918년 로르카는 그라나다를 떠나 마드리드로 간다. 그는 그 후 10년 동안 마드리드 국립대학교 기숙사－간단히 “레시덴시아(Residencia)”라고 부르는－에서 생활하게 된다. 같은 해에 첫 작품이자 시적 산문집인 ≪풍경과 인상들(Paisajes y Impresiones)≫을 출간한다. 1920년대 스페인은 예술적 매혹이 넘쳐 났던 시기였으며, 수많은 천재들이 동시대의 공기를 함께 호흡했다. 이들 중 상당수가 레시덴시아를 거쳐 갔던 사실은 쉽게 설명될 수 없는 사건이다. 시에는 후안 라몬 히메네스, 헤라르도 디에고, 호르헤 기옌, 페드로 살리나스, 다마소 알론소, 라파엘 알베르티가 있었고, 회화에는 살바도르 달리가, 영화에는 루이스 부뉴엘이 있었다. 로르카는 히메네스에게서 시를 배웠고, 살바도르 달리와 루이스 부뉴엘과 우정을 나누며 예술적인 비전에 대해 서로 교감했다. 이곳을 터전으로 모더니즘을 흡입하며 시를 쓰고 연극을 무대에 올리며 1928년까지 머물렀다.
1920년에 희곡 ＜나비의 저주＞를 무대에 올렸으나 청중의 반응은 냉담했다. 1921년에는 ≪시집(Libro de poemas)≫을 출간함으로써 공식적인 시인이 되었다. 1927년에는 역사극 ＜마리아나 피네다(Mariana Pineda)＞를 무대에 올려 대중적인 성공을 거두었다. 그러나 로르카를 우리가 현재 알고 있는 로르카로 인식시킨 작품은 시집 ≪집시 로만세(Romancero Gitano)≫(1928)였다. 시인은 소외받는 집시라는 현실을 신화적인 이야기로 변형한 다음, 그것에 꿈의 언어로서 초현실주의－아직은 자기 것이 아닌 초현실주의－를 덧입힌다. (단순하고 사실적인 스토리를 바탕으로 시적 신화를 창조하기.)
1929∼1931년 시기에 로르카는 인생의 후반부를 결정짓는 변화를 겪는다. 그는 뉴욕에서 몇 달을 보내며 현대 도시의 날카로움을 경험했다. 유럽에서는 표현할 수 없는 신세계의 도시 분위기는 로르카의 내면에 초현실주의에 대한 강한 욕구를 불어넣었다. 시집 ≪뉴욕의 시인(Poeta en Nueva York)≫과 ＜관객＞은 거의 같은 시기에 뉴욕과 쿠바에서 초현실주의라는 악령에 사로잡혀 써내려 간 것이다.
1931년부터 스페인 공화 정부 교육부의 지원으로 로르카는 ＜라 바라카＞라는 극단을 창설하고 쉽게 연극을 볼 수 없는 민중을 위해 순회공연을 다니게 된다. 그는 자신의 작품과 로페 데 베가, 티르소 데 몰리나, 칼데론 델 라 바르카 같은 스페인 고전 희곡을 공연했다. 이 시기부터 극작가로서 재능이 시인으로서 재능을 능가하기 시작했던 것 같다. 안달루시아를 배경으로 전개되는, 3대 전원 비극으로 알려진 ＜피의 결혼(Bodas de sangre)＞, ＜예르마(Yerma)＞, ＜베르나르다 알바의 집(La casa de Bernarda Alba)＞은 이때부터 1936년에 처형되기 전까지 집필된 것이다.
로르카에게 스페인은 안달루시아였고, 안달루시아는 집시의 세계였다. 안달루시아 전통음악이자 집시들의 영혼이 담긴 칸테혼도는 로르카에게 예술적 영감의 원천이었다. 또한 그의 동성애적 감각은 한쪽으로는 소외된 인물에 대한 애정으로, 다른 쪽으로는 사랑에 대한 비극적 비전으로 발전했다. 그렇게 전통에 뿌리를 둔, 자전적인 문학적 재료들이 모더니즘 언어와 만나면서 로르카의 문학은 신화적인 매력을 얻게 되었다.
1936년으로 들어오면서 스페인에는 파시즘의 유령이 떠돌기 시작했다. 마드리드에도 파시스트들이 활동하기 시작했고, 로르카는 동성애자, 집시 옹호자로써 위험한 상황에 처했다. 그는 그라나다에 있는 산 비센테 농장－로르카 집안의 여름 별장－으로 내려갔다. 공화파의 인민전선과 우파의 국민전선이 충돌했고 1936년 7월 17일 스페인은 시민전쟁에 돌입했다. 로르카는 시인이자 고향 친구인 루이스 로살레스의 집에 피신했다가 그라나다 국민전선 사령관에게 체포되었다. 1936년 8월 20일 새벽, 청색 하늘 아래 로르카는 임시감옥에서 끌려 나와 비스나르와 알파카르 사이에 있는 벼랑에서 재판도 없이 처형당했다.

역자 - 전기순
전기순은 서울에서 태어나 한국외국어대학교 스페인어과를 졸업하고 마드리드 콤풀루텐세 국립대학에서 시학 연구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한국외국어대학교 스페인어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외국문학연구소 소장으로 일하고 있다.
≪스페인 이미지와 기억≫(2010), ≪알모도바르 영화≫(2011) 등을 집필했다. ≪돈 후안 외≫(2010), ≪사랑에 대한 연구≫(2008), ≪사랑의 행진≫(2007) 등을 번역했다.
황금세기 문학과 스페인어권 영화, 스페인 문화에 대해 강의하며 책을 쓰고 있다. 현재는 안달루시아에 대한 문학적 여행기를 집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