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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닌 단편집 상세페이지

부닌 단편집작품 소개

<부닌 단편집> 러시아 작가로는 최초로 1933년에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이반 알렉세예비치 부닌의 대표적 단편소설인 <형제들>, <엘라긴 기병 소위 사건>, <안토노프 사과>를 묶어 펴낸 소설집이다. 한 작가의 작품들이라고 생각하기 어려울 정도로 이 단편소설들을 통해 이반 부닌의 다채롭고 풍성한 세계관을 엿볼 수 있으며, 당시 부닌의 문학적 관심사와 세계관의 변화를 읽어 낼 수 있다.

옮긴이가 이 단편집의 첫 부분에 <형제들>을 배치한 이유는, 부닌의 동양 테마를 전공한 학자로서 이 작품을 가장 먼저 국내 독자들에게 소개해 주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기 때문이다. <형제들>은 부닌의 작품 활동 전반기의 동양적 세계관을 알 수 있는 걸작이다. <엘라긴 기병 소위 사건>은 부닌의 작품들 중 가장 대중적인 소재와 전개 방식으로 작가의 또 다른 면을 엿볼 수 있는 파격적인 작품이어서 선별했다. 마지막으로 선별한 <안토노프 사과>는 작가를 이 세상에 머물게 해 준 자연에 대한 감사의 표현이 한 편의 시처럼 정밀하게 묘사되었으며, 부닌의 유려한 글 솜씨를 맛볼 수 있는 작품이다. 다시 말해 이반 알렉세예비치 부닌의 대표적 단편소설인 <형제들>, <엘라긴 기병 소위 사건>, <안토노프 사과>는 작가의 다채롭고 풍성한 세계관을 엿볼 수 있는 흥미로운 작품들이다. 이 단편소설들은 당시 부닌의 문학적 관심사와 세계관의 변화를 읽어 내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형제들>
<형제들>은 그의 동양철학과 종교적 세계관이 최고조에 이른 1914년에 발표된 단편소설이다. 불교적인 모티프를 기반으로, 당시 부닌이 수차례 세계 여행을 하면서 보고 느낀 점이 반영된 작품이라 할 수 있다. <형제들>의 서두에 등장한 제사(題詞)는 불교의 팔리어 경전 가운데 가장 오래된 저서 중 하나인 ≪수타니파타≫에서 인용한 것이다. ≪수타니파타≫는 부처의 이념과 교리에 대해 가장 오래된 형태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기 때문에, 다른 불교 작품에서는 물론, 불교의 초기 문화 및 종교의식에 있어서도 중요한 원천으로 작용한다.
<형제들>에는 여러 형상을 가진 신 마라, 그리고 시바의 아름다움에 반해 버린 이의 이름들이 등장하는데, 지극히 높으신 분의 냉정하고도 흔들림 없는 말씀 가운데 평범한 사람들은 무명으로 남는 운명에 처해진다. 유럽적이지 않은 고뇌에 잠겨 ‘모든 것이자 유일한 것’에 대해 이야기하는 영국인은 이름이 나오지 않는다. 콜롬보 근교 숲 속에서 죽은 늙은 인력거꾼 역시 이름이 불리어지지 않는다. 이 단편은 실론 섬의 인력거꾼인 두 사람, 즉 아버지와 아들의 이야기가 아니라 7의 숫자를 가진 번호표의 여행으로도 읽힐 수 있다. 7의 번호를 가진 번호표의 여행은 두 명의 주인들의 죽음을 뒤로 한 채 계속된다. 번호표의 숫자는 밤 속으로, 별이 총총한 하늘 아래 대양의 심연 속으로 녹아들도록 운명 지어진 이름 없는 영국인에게로 옮겨 간다.
부닌은 불교에 대한 절대적인 믿음과 핵심 교리인 인과관계, 열반 및 회귀의 도를 통해 과거, 조상, 문화 및 원시적인 존재에 대한 깨달음을 얻고 있다. 또한 고대 및 중세 문화에 대한 기억을 통해 현재로 돌아오면서 동시에 미래를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부닌의 불교적 세계관은 그로 하여금 그 깨달음의 열매인 무욕의 인생을 향해 나아갈 수 있게 하며, 그의 창작 활동에 깊은 사상적 밑거름이 되고 있다.

<엘라긴 기병 소위 사건>
러시아혁명 직후 프랑스로 망명한 부닌은 조국에 대한 그리움을 간직한 채 많은 걸작들을 남기게 되는데 그 가운데 1925년에 발표한 <엘라긴 기병 소위 사건>은 독자들로부터 많은 반향을 불러일으킨 작품이다. 부닌은 이 작품을 쓰기 위해 매우 주도면밀한 작업을 했다. 작품 제목도 수차례에 걸쳐 바꿨다. 처음에는 <통속 소설>이라 정하기도 했고, 그 후 <그래도 영원히>등으로 제목에 변화를 주었다. 초기에 제목이 이렇게 계속 변경됐던 이유는 이 작품이 실제 사건에 근거하고 있으며, 실존 인물들이 모델이었기 때문이다.
1890년 바르샤바에서 육군 중위 바르티네프는 여배우 비스놉스카야를 살해했다. 러시아 출신의 유명한 변호사인 플레바코가 그의 변호를 맡았다. 바르티네프 사건은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사건과 관련된 모든 내용은 그의 변론 일지 서문에 자세하게 기록되었다. 부닌이 작품을 집필하는데 실제 사건 기록을 상당 부분 사용한 것은 상당히 흥미로운 점이다.
부닌에게 있어 작품의 중심 요소에는 줄거리뿐만 아니라 플레바코의 언어가 있었다. 변호인의 언어가 작품의 중요한 구성 요소이자 작중 캐릭터들의 성격을 규정하는 정보가 되었다. 그 언어 가운데서 작가는 작품의 실질적인 뼈대와 작중 인물들의 심리 상태를 찾았을 뿐만 아니라 작품의 열쇠가 되는 독창성을 발견한 것이다. 이에 힘입어 부닌은 일반적인 작품들과는 다른 독특한 구조를 갖는 작품을 완성할 수 있었다. 부닌은 두 연인의 운명에 예술적인 대립의 의미를 부여했다. 소스놉스카야와 엘라긴의 인간적인 고뇌가 대립하면서 퇴폐적인 죽음의 설계자가 개입한 것처럼 생명이 없는 안개 속에서 두 사람의 상반적인 운명이 만들어진 것이다. 이렇듯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한 숙명적인 사랑에 대한 이야기는 작가를 위한 창작 동기가 되었고, 결국 사랑하면서도 비극적 심연 속으로 빠져 들어가게 되는 이야기가 탄생한 것이다.

<안토노프 사과>
부닌은 ‘묘사’라는 단어를 좋아하지 않았다. 따스한 태양 빛이 내리쬐는 어느 봄날에 대한 묘사 또는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이 아름다운 저녁 노을빛에 대한 묘사는 톨스토이조차 찬사를 보낼 정도였지만, 정작 부닌은 자연에 대한 묘사가 훌륭하다는 말을 들으면 오히려 화를 낼 정도였다. 그 이유는 삶을 구성하는 모든 요소는 이미 상호 밀접한 관계 속에 있으며, 그 속에서 나와 자연은 하나의 연속적인 흐름 가운데 조화를 이루며 이어지기에 특정한 자연현상에 대한 묘사가 좋다는 평가에 대해 불쾌한 반응을 보인 것이다. 따라서 그가 서른 살이 된 1900년에 발표한 <안토노프 사과>는 유년 시절에 대한 아름다운 추억이나 그를 반겨 준 자연에 대한 단순한 묘사가 아닌 나와 나를 머물게 해 준 자연에 대한 조화와 관계에 대한 감사의 표현인 것이다.
그는 옛 지주처럼 살고 싶어 했다. 그래서 자기가 몸담고 있던 세계가 무너지고 있음에 슬퍼했고, 숙명처럼 사슬에 매인 채 자기가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세계가 파멸될 운명에 놓이게 되자 그 덧없음에 안타까워하면서도 모든 현실을 덤덤히 받아들였다.
<안토노프 사과>는 표면적으로 귀족의 둥지가 서서히 파괴되어 가는 현실을 받아들이면서도, 작가의 가슴속에서는 소중한 둥지의 아름다움이 되살아나기를 바라는 작품이다. 그래서 “소지주들이 서로 왕래하며 마지막 남은 돈으로 술판을 벌이고 하루 종일 눈 덮인 들판을 헤매고 다니는 나날”이 다시 오기를 바라기도 한다.
부닌의 기억 속에 남아 있는 “싱그러운 겨울 냄새를 진하게 풍기며 차곡차곡 쌓인 짚더미 근처에 쪼그리고 앉아 활활 타오르는 불길과 푸른빛으로 애달프게 저물어 가는 황혼이 비치는 창”은 그가 영원하기를 바라는 간절한 염원이며, “양배추를 칼질하는 규칙적이고 듣기 좋은 울림과 신명 나면서도 구슬픈 노랫가락”에 귀 기울이면서 “이따금 이웃에 사는 소지주가 찾아와 나를 자기 저택으로 초대했고, 나는 그곳에 며칠이고 머물곤” 하던 소지주의 생활은 그가 바라던 조국 러시아의 모습인 것이다.


저자 프로필


저자 소개

지은이 이반 알렉세예비치 부닌(Иван А. Бунин, 1870~1953)은 1870년 10월 23일 러시아 중부 돈 강 유역의 보로네슈 시에서 태어났다. 4살 무렵 아룔 시로 옮겨 간 후 아름다운 꽃들과 밀밭으로 가득한 곳에서 러시아의 대자연을 만끽하면서 미래의 예술가로서의 감성을 키우며 자랐다. 그의 어린 시절 기억은 후일 작품 속에서 삶과 자연, 사랑에 대한 느낌을 가장 섬세하고 아련하게 전달하는 토대가 된다.
부닌의 초기 작품에는 그가 체험한 아름다운 시골의 자연과 농민들의 삶이 자주 등장하는데, 1900년 발표한 <안토노프 사과>는 문단의 큰 관심을 끌게 된다. “따스한 아침햇살을 받으며 말을 타고 마을을 지날 때면 벼를 베고, 축일이면 해가 뜸과 동시에 마을에서 들려오는 교회 종소리를 들으며” 살고자 한 행복한 삶은 그의 소망이었다.
그의 생애에서 창조적인 창작 시기로 평가받는 1910년대에는 ≪마을≫(1910), ≪수호돌≫(1911)과 같은 작품들이 발표된다. 이 두 작품은 당시 농촌 생활의 모습을 가감 없이 보여 주면서 그 속에서 살아가는 민중의 모습을 사실대로 세밀하게 묘사한 걸작이다.
부닌은 실론(현 스리랑카)을 여행하며 동양 종교 특히 불교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된다. 심오한 동양 문화와 철학 그리고 불교적 정서에 심취하면서 그 핵심 교리인 인과관계, 열반 및 회귀의 도를 깨닫는다. 그리고 이러한 기억은 <형제들>에 고스란히 담긴다.
1917년 사회주의혁명에 반대하며 아내 무롬체바와 함께 오데사 등 여러 곳을 방랑하다 결국 1920년 프랑스로 망명한다. 그의 망명 생활은 고통의 연속이었다. 그러나 심리적, 경제적으로 고통을 받으면서도 조국 러시아에 대한 그리움과 사랑은 변치 않는다. “고향의 적막은 내 가슴을 아프게 하고, 고향 보금자리의 황폐함은 내 가슴을 고통스럽게 한다.”고 말했다.
망명 후 자전적인 소설 ≪아르세니예프의 생≫을 발표하고, 같은 해 1933년 러시아 작가로는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다. 1937년에는 톨스토이의 삶과 철학, 세계관 등을 조명한 회고집 ≪톨스토이의 해방≫을 출간한다. 그 후 부닌의 관심은 사랑과 고독을 주제로 하는 작품들로 옮겨 간다. 그리고 ≪어두운 가로수 길≫을 발표한다. 작가가 추구해야 할 올바른 길과 진리에 대해 고민하던 부닌은 제2차 세계대전 후 조국으로 돌아가려는 꿈을 이루지 못한 채 부인이 지켜보는 가운데 1953년 83세를 일기로 파리에서 삶을 마감한다.

옮긴이 김경태는 “벌꿀과 가을의 청량함을 담은 그 냄새”를 그리워한 작가 이반 부닌을 사랑하며 존경한다. 작가의 작품에 대한 열정과 뛰어난 심리 묘사와 당대의 지배 사조를 벗어나며 구축해 낸 독자적인 문학 세계에 경의를 표한다. 옮긴이는 대학 졸업 후 부닌에 대한 심도 깊은 공부를 하기 위해 러시아로 건너가 페테르부르크 국립대학교 러시아문학과에서 지도 교수 이고리 니콜라예비치 수히흐 교수에게 사사해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한국에 돌아와 조선대학교, 전북대학교 등에서 전임 연구원으로 근무하며 강의했고, 현재 광주보건대학교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19~20세기 러시아 소설에 관심을 갖고 있으며, 부닌의 작품을 관통하는 중요한 주제인 동․서양의 종교·사상사적 측면에 대해 연구를 하고 있다. 또한 동·서양의 종교·철학·신화에 깊은 관심을 두고 있으며, 관련 논문과 교양서적을 집필하고 있다.
논문으로는 <이반 부닌의 소설 ‘어두운 가로수 길’에 나타난 장르의 문제>, <이반 부닌의 작품 속에 나타난 동양의 테마>, <이반 부닌의 단편소설 ‘형제들’의 동양세계>, <이반 부닌의 불교적 세계관>, <알렉산드르 그린의 환상소설>, <러시아 정교의 특성과 정치적 역할> 등 다수가 있으며, 역서로는 ≪비밀의 나무≫, ≪마을≫, ≪수호돌≫, ≪차스뚜시까≫, ≪러시아 속요≫, ≪어두운 가로수 길≫, ≪콜히다≫가 있고, 지은 책으로는 ≪마인드맵을 활용한 재미있는 글쓰기≫, ≪재미있는 글쓰기 레시피≫가 있다.

목차

형제들
엘라긴 기병 소위 사건
안토노프 사과

해설
지은이에 대해
옮긴이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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