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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운동 1호 상세페이지


책 소개

<인권운동 1호> 세계인권선언 70주년을 맞은 2018년 12월 10일,
인권운동 현장의 한복판에서 길어 올린 이야기,
인권활동가와 연구활동가가 함께 만든
한국 인권운동 담론지 《인권운동》 창간호 발간


2018년은 세계인권선언 70주년을 맞이하는 해이다. 또한 한국에서는 제주 4.3사건이 일어난 지 70년이 된 해이기도 하고 아직도 그 피해자를 양산하고 있는 국가보안법이 만들어진지 70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그러하기에 한국 인권운동이 맞이하는 2018년 12월은 과거에서부터 짊어져온 숙제와 앞으로의 과제가 교차하는 한복판이자 중요한 분기점이라 할 수 있다.

“권리 언어의 힘과 영향력이 배제와 폭력의 언어들과 뒤섞여 요동치는 이때, 우리의 언어를 돌아보게 됩니다. 혐오와 폭력을 정당화하는 데 함부로 동원되는 권리의 언어들에 맞서 인권의 언어를 지키는 게 고단하고 무서운 불침번 같습니다.
그래도 우리는 몸과 마음을 다잡고 다시 말 걸기를 시작하려 합니다.”
- 발간사 중에서

한국 사회 당면한 인권 현실은 녹록치 않다. 여/남성 혐오, 난민에 대한 진짜/가짜 뉴스, 공정함과 평등, 세대 간, 지역 간, 계층 간의 깊어지는 소득 격차와 갈등, 누가 사회적 약자이고 누가 더 약한 ‘을’인가라는 질문들 속에 세계인권선언이 내세웠던 ‘모든 인간은 존엄하며 자유롭고 평등한 존재’라는 보편적 인권의 기준과 원칙이 어떤 현재적 의미를 가지는 것인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발간사에서 언급한 것처럼 약자와 소수자의 언어, 핍박받는 피해자의 언어이자 동시에 저항의 언어였던 ‘인권의 언어’와 폭력과 배제, 혐오와 편 가르기에 동원되는 ‘권리의 언어’가 때로는 첨예하게 맞부딪치기도 하고 때로는 혼란스럽게 뒤엉키는 인권 현실에서 《인권운동》은 현장 인권활동가와 연구활동가의 고민이 6개월간의 숙성 기간을 거쳐 만들어진 길 찾기이자 말 걸기이다.

《인권운동》은 어떻게 만들어졌나

2018년 6월, 인권운동의 전망과 과제에 대해 오랜 기간 고민해온 각 분야의 인권활동가와 연구활동가 10여 명이 모였다. 이들은 잡지의 성격을 운동과 사회를 논평하고 진단하는 이론지나 학술지를 넘어 저널리즘 운동의 한 형태로 인권운동 반년간지 창간에 뜻을 모았다. 잡지의 기획, 편집 방향 또한 그 성격에 맞게 외부 기고나 청탁이 아닌 기획편집위원회가 자체 기획하고 내부의 토론을 거쳐서 공동의 담론을 생산하는 것으로 잡았다.
이후 창간호에 무엇이 담겨야 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는 한국 인권운동이 당면한 현실에서 출발하여 그동안 인권운동이 한국 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해왔고 어떤 지점을 놓쳐 왔는지, 거기서 인권운동의 언어가 어떠했는지, 인권침해 현장에서 피해자와 어떻게 만나왔고 앞으로 만나가야 할 것인지에 대한 심도 깊은 토론으로 이어졌다. 총 6차례의 모임 속에서 네 편의 글과 좌담은 그렇게 기획되었다. 그리고 이후 각 글에 대한 기획편집위원회의 검토를 통해 마침내 창간호가 그 모습을 드러냈다.

이야기에 기대어 말을 이어간다 | 류은숙

“‘인권운동? 그거 뭐하는 거예요?’ … 1992년 무렵부터 인권운동을 시작해 26년여가 된 지금에도, 솔직히 어떻게 답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 그래서 이 글은 ‘답하다’가 아니라 계속되는 ‘묻기’이며, 질문이 이어져야 한다는 제안이다. 나는 오래돼온 그리고 앞으로도 길게 계속될 이어달리기에서 내 몫의 바통을 쥔 한 명의 주자로서 물을 뿐이다.” -15쪽
첫 번째 글 ‘이야기에 기대어 말을 이어간다-인권운동을 묻다’는 그동안 인권운동이 어떤 활동을 해왔는가에 대한 글이다. 하지만 연도나 시간 순서, 혹은 사안이나 의제 별 접근이 아닌 인권운동이 그간 어떤 이야기를 하여왔는지, 인권운동의 언어가 무엇이었으며 어떠했는지를 통해 인권운동과 인권의 언어가 가진 현재적 의미를 짚은 26년차 인권활동가 류은숙의 독특한 회고이다.
왜 인권활동가는 ‘운동가’도 아니고 ‘간사’나 ‘코디네이터’도 아닌 ‘활동가’라는 말로 자신들을 규정했는지, 그 문제의식이 인권운동의 정체성과는 어떻게 맞닿아 있는지 하는 이야기에서 출발한 글은 ‘인권’이라는 말이 한국 사회에서 그리고 일반 사람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져 왔으며 현재 받아들여지고 있는지를 살핀 뒤 인권의 언어, 인권운동의 언어가 기대었던 현장과 이론, 성과와 한계, 그리고 “차이를 드러냄으로써 새로운 공통을 만들고, 또 차이를 새로 해석하고 공통을 거듭 또 다시 만드는 과정이 인권 언어의 숙명일 것”이라며 그 숙명을 나눠지고 다시 함께 질문할 용기를 내고 질문해오는 이의 말에 경청하자고 제안한다.

정체성의 정치, 교차성의 정치, 인권의 정치 | 나영정
퀴어활동가이자 장애여성공감, 가족구성권연구소 등에서 연구활동을 병행하고 있는 나영정의 글 ‘정체성의 정치, 교차성의 정치, 인권의 정치-이름 없는 권리와 책임감을 공유하는 운동을 향해’는 좀 더 구체적으로 ‘젠더와 섹슈얼리티의 이슈 현장’에서의 고민을 담고 있다. 인권운동이 피해자와 어떻게 만날 것인가, 무엇이 권리의 정당성을 보증하는가, 피해를 승인하는 권력에 맞서 어떻게 피해자의 자리에서 이동할 것인가라는 질문들이 그것이다.
먼저 그는 대중들이 주체화되고 조직화되는 공간에서 인권의 가치로 합의되어왔던 반차별, 반혐오라는 원칙이 무력화되는 현상에 주목하며 “다른 정체성의 차이들은 고려의 대상이라기보다는 혐오의 매개가 될 뿐”인 점, 다시 말해 여성으로서 피해를 당했던 여성이 자신들의 경험을 기반으로 말하기를 시작했지만 그 목소리를 가시화하는 방식으로 공격적 혐오표현이란 전략을 채택한 것이 어떤 문제를 내포하고 있는지, 이러한 문법이 운동에 던지는 고민이 무엇인지를 이야기한다. 또한 인권에서 가장 강력한 행위자인 국가가 어떤 정체성을 병리화/범죄화하며, 그것을 통해 현재 권력 구조를 유지하려고 하는지를 살피고 그에 대한 저항으로 ‘이용당하기를 거부하는 연대’를 통해 통치 질서를 흔들어보자고 주문한다.

평등에 거듭 도전해야 한다면 | 미류

“새롭게 등장하는 대중적 움직임들에 혐오와 배제의 언어가 가득할 때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혐오의 정치가 뒤섞여 정체성의 언어가 변질될 때 그것이 다시 보편성에 닿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불평등한 사회에 대한 반발이 평등을 향한 힘으로 모이지 못한 채 공정함에 대한 집착으로 휩쓸릴 때 인권운동은 어떻게 해야 할까?” -124쪽

세 번째 글 ‘평등에 거듭 도전해야 한다면-함께 실패하는 연대로서의 세력화’는 현재 한국 사회 가장 중요한 인권 과제로 떠오른 차별금지법 제정과 관련해서 차별금지법제정연대 공동집행위원장을 맡고 있는 인권운동사랑방 미류 활동가의 글이다. 그는 올 한해 인권단체들이 모여 함께 토론했던 <문제적 인권, 운동의 문제> 연속 토론회의 주제 ‘안전, 평등, 노동, 평화, 연대’의 내용을 바탕으로 지금 여기서 무엇을 준비하고 실천할 것인가에 대한 나름의 구상을 제시한다.
여성이라는 정체성이 불평등에 맞서는 출발선이 아니라 또 다른 차별을 강화하는 암호가 되는 문제, 난민 반대 주장에 대해 국가가 불안을 부추기며 보호자의 위치에서 불만을 관리하는 문제, 평창 동계올림픽 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을 둘러싼 공정성의 문제, 갑질의 폭로와 조직화되지 않는 을들의 문제 등 최근 한국 사회를 뜨겁게 달구었던 사안들을 속에서 인권운동과 한국의 사회운동이 어떤 곤란함과 곤혹스러움에 직면했는지를 짚으면서 인권운동의 자리 이동을 통해 ‘함께 실패하는 연대’로 세력화를 모색해보자고 제안한다.

변혁을 위한 새로운 시도들 | 정정훈
서교인문사회연구실에서 한국 인권운동사와 인권 실현의 조건에 대한 유물론적 탐구 작업을 하고 있는 연구활동가 정정훈의 ‘변혁을 위한 새로운 시도들-한국 2세대 인권운동의 전개 과정과 남겨진 과제’는 1990년대 이전을 1세대 인권운동, 1990년대 이후부터 지금까지를 2세대 인권운동이라 이름 붙인 뒤 1990년대부터 근 25년간 한국에서 인권운동이 어떻게 전개되어 왔는지를 자유권과 사회권 운동을 중심으로 살피고 있다.
그는 2세대 인권운동은 1980년대 민주화운동과 변혁운동의 승계와 전화로서 자유권 운동에서는 국가보안법 폐지운동과 같은 반억압-국가의 민주적 변혁을 통한 자유권의 심화와 확장, 차별금지법 제정운동과 같은 반차별 운동이 전개되었으며 사회권 운동에서는 노동권 침해 실태조사, 용산 참사와 같은 주거권 운동의 결합 등 사회권 박탈 현장 중심의 활동으로 피해 당사자와 연대하는 운동을 전개했다고 정리한다. 더불어 인권의 제도화 운동으로 국가인권기구 설립 및 감시 활동의 전개 과정을 짚어본 뒤 지금 현재를 다시 한 번의 전환기로 상정하며 3세대 인권운동으로의 전환을 위해 어떤 준비가 필요하며 무엇이 고민되어야 할 것인지 과제를 제시하고 있다.

좌담, ‘고통은 어떻게 이야기가 되는가’
창간호 좌담으로는 인권운동이 인권침해를 당한 사람들, 피해자들과 어떻게 만나왔으며 앞으로 어떻게 만나 운동을 만들어갈 것인가라는 논의의 연장선상에서 ‘고통은 어떻게 이야기가 되는가’라는 주제로 인권연구소 ‘창’ 연구활동가이자 『단속사회』 『나는 세상을 리셋하고 싶습니다』 등의 저자 엄기호와 용산 참사를 다룬 다큐멘터리 <두 개의 문>, <공동정범>의 김일란 감독, 생애문화연구소 옥희살롱 공동대표이자 《인권운동》 편집위원인 김영옥의 대담을 담았다.

“당신이 보고 싶었던 피해자는 누구입니까? 이 영화는 그것을 배반할 텐데 이 배신감과 배반을 당신은 어떻게 받아들이겠습니까?” -김일란

김일란 감독은 세월호참사국민대책위 미디어팀의 경험과 다큐멘터리 <공동정범>을 통해 과연 우리가 보고 싶은 피해자는 누구였으며 우리는 그들에게서 어떤 목소리를 기대했는가라는 성찰적 질문을 통해 운동사회가 피해자를 어떻게 대상화했으며 그 가운데 피해자들은 어떤 갈등과 불화 속에서 국가폭력만이 아니라 또 다른 피해와 소외에 내몰릴 수밖에 없었는가를 이야기한다.
엄기호는 현재 한국 사회가 고통에 대한 진단이 범람하는 시대이지만 그 가운데 육성, 날것의 이야기에 대한 신화가 존재하며, 거기서는 누가 더 처참한가 하는 고통의 전시, 고통의 경쟁이 만들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을 한다.

“이야기가 만들어지는 곳은 어디인가? 그건 고통받는 사람들의 곁이에요. …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것은, 고통에 대한 날것의 이야기가 얼마나 낭만화되어 있는가 하는 비판을 넘어서, 이야기가 만들어지는 이 곁을 어떻게 보존할 것인가의 문제로 넘어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엄기호

김영옥은 바로 그러하기에 ‘고통을 어떻게 이해하고 어디로 이동시킬 것인가?’라는 질문과 ‘고통을 전수하고 들리게 하고 공유가능한 형태로 전달할 때 어떤 언어이어야 하는가?’라는 두 개의 질문에 대해 손쉽게 해결책을 찾으려 하거나 혹은 포기하거나 하지 말고 두 질문을 계속 질문으로 견디는, 끌어안고 가는 것이 인권운동이었으면 한다며 인권운동이 “곤혹스러움을 삶에 뿌리내린 것으로 이해하려는 노력”의 다른 말로 이해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전하고 있다.


저자 소개

류은숙
인권연구소 ‘창’ 연구활동가. 1992년부터 2006년까지 인권운동사랑방, 그 후로 지금까지 인권연구소 ‘창’에서 활동하고 있다. 『인권을 외치다』 『일터괴롭힘, 사냥감이 된 사람들』 『심야인권식당』 『미처 하지 못한 말』 등을 썼다. 힘이 되는 인권의 언어를 만들기 위해 종종거린다.

나영정
퀴어활동가, 장애여성공감과 HIV/AIDS인권활동가네트워크, 가족구성권연구소, 소수자난민인권네트워크, 연구모임POP 등에서 인권운동을 하고 있다. 함께 쓴 책으로는 『수신확인, 차별이 내게로 왔다』 『페미니스트 모먼트』 『어쩌면 이상한 몸: 장애여성의 노동, 관계, 고통, 쾌락에 대하여』 『배틀그라운드: 낙태죄를 둘러싼 성과 재생산 정치』 등이 있다.

미류
인권운동사랑방 상임활동가. 사회권에 관심을 두고 주거권 관련 활동으로 시작한 고민이 세월호 참사, 차별금지법 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세상을 바꾸는 힘들을 연결하는 데에 관심이 많다. 『집은 인권이다』 『수신확인, 차별이 내게로 왔다』 『밀양을 살다』 『다시 봄이 올 거예요』 등의 책을 함께 만들었다.

정정훈
서교인문사회연구실 연구원이다. 『인권과 인권들』 『군주론-운명을 넘어서는 역량의 정치학』을 썼고, 『세월호 이후의 사회과학』 등을 함께 썼다. 활동과 연구가 만나서 서로를 강화하는 작업에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현재는 한국 인권운동사 연구와 인권의 실현 조건들에 대한 유물론적 탐구 작업을 하고 있다.


■대담자 소개

김영옥
생애문화연구소 옥희살롱 공동대표, 인권연구소 '창' 연구활동가. 대학 안과 바깥에서 여성주의와 문화예술을 함께 사유하고 실천하는 일을 하고 있다. 『이미지 페미니즘』 『노년은 아름다워』를 썼고 『밀양을 살다』 『우리 모두 조금 낯선 사람들: 공존을 위한 다문화』 『발터 벤야민: 모더니티와 도시』를 함께 썼다.

김일란
다큐멘터리 영화감독. ‘성적소수문화인권연대 연분홍치마’ 활동으로 다큐멘터리를 만들면서 다큐멘터리 영화의 가능성을 깨닫게 되었다. 동료들과 함께 때로는 감독으로 어떨 때는 스태프로 참여하며 ‘커밍아웃 3부작’을 비롯한 다수의 영화를 만들었다. 영화 <공동정범> <두 개의 문> <3×FTM> <마마상-Remember Me This Way> 등을 연출했다.

엄기호
우연한 기회에 국제연대운동을 시작했고, 그때 고통의 현장에서 ‘말하지 못하는 이’들의 곁에 서서 그들의 말을 듣는 경험을 했다. 공부는 말하지 못하는 이들의 말을 듣는 연습이자 그들을 말의 세계로 초대하는 이중의 일이라고 믿고 있다. 학생들이 “배울 수 있어 행복했습니다.”라고 말할 때 삶의 기쁨을 느낀다. 알면 알수록 모르는 신비와 기쁨을 계속 누리며 살고 싶어한다. 지은 책으로 《닥쳐라, 세계화!》 《아무도 남을 돌보지 마라》 《이것은 왜 청춘이 아니란 말인가》 《우리가 잘못 산 게 아니었어》 《교사도 학교가 두렵다》 《단속사회》 《나는 세상을 리셋하고 싶습니다》가 있고, 함께 쓴 책으로 《사회적 영성》 《저항하는 평화》 《공부 중독》 《노오력의 배신》 등이 있다.

목차

발간사: 소란스러운 대화에 초대합니다 | 류은숙 4쪽
《인권운동》을 발간하며

편집자의 글: 이야기꾼에 대한 이야기 | 강곤 8쪽

이야기에 기대어 말을 이어간다 | 류은숙 13쪽
인권운동을 묻다

정체성 정치, 교차성 정치, 인권의 정치 | 나영정 45쪽
이름 없는 권리와 책임감을 공유하는 운동을 향해

좌담: 고통은 어떻게 이야기가 되는가 | 김영옥, 김일란, 엄기호 73쪽
질문과 응답으로서 인권운동

평등에 거듭 도전해야 한다면 | 미류 121쪽
‘함께 실패하는 연대’로서의 세력화

변혁을 위한 새로운 시도들 | 정정훈 149쪽
한국 2세대 인권운동의 전개 과정과 나겨진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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