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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적 - 사랑해도 괜찮아 상세페이지

강적 - 사랑해도 괜찮아작품 소개

<강적 - 사랑해도 괜찮아> 〈강추!〉성격 삐죽하고 입도 싹수없는 화재진압대 소속 열혈 소방관, 남선우.
-죽는 게 무서웠으면 소방관이 되지도 않았고 현장 지원도 안 했습니다!

재수 없을 만큼 까칠한데 자꾸 눈이 간다.
저만 생각하는 못된 여자인데 심장이 뛴다.
이 여자라면 그를 지켜줄 수 있을 것 같다.

꺼진 불도 다시 보자는 뻔뻔한 야생 재규어, 차도현.
그의 목숨을 건 열렬한 고백!
-자수성가해서 돈도 많은 데다 이렇게 잘 생기고 너한테 올인 하는 남자,
다신 없을 텐데. 이제 그만 정하지, 나로.

내 생 가장 뜨거운 순간 시작된 미친 끌림.
강한 적수, 만만찮은 당신 강적

이윤미의 로맨스 장편 소설 『강적 - 사랑해도 괜찮아』.


출판사 서평

<본문 중에서>

“비켜요.”
“가려는 겁니까?”
“네. 그러니까 비켜요.”

도현은 미간을 찌푸리는 선우를 향해 빙긋 웃었다.

“내일 또 점검 요청하겠습니다. 남선우 씨 지명해서.”
“웃기지 마요.”
“내가 못 할 것 같습니까?”

도현은 상체를 살짝 숙여 선우의 귀에 속살거리듯 말했다. 그가 갑자기 가까이 다가오자 당황한 선우가 그의 가슴을 밀어냈지만 놀란 탓인지 힘이 제대로 들어가지 않았다.

“……점검 불러도 안 와요. 좀 비킬래요?”

선우가 잇새로 말을 씹으며 그를 쏘아보자 도현은 뒤로 한 걸음 물러나서 그녀를 내려다보았다. 눈앞에 있으니 마냥 좋아 죽겠다는 기분이 이런 것인가 보다. 생소하지만 즐겁다.

“흠. 이래서들 연애를 하는구나.”

선우는 도현의 중얼거림을 무시한 채 입구를 향해 몸을 돌렸다. 그러나 그녀의 어깨를 잡아당기는 힘에 몸에 중심을 잃고 뒤로 끌려갔다.

“아, 진짜!”

선우가 버럭 성질을 내며 몸을 비틀었다. 도현의 단단한 가슴에 부딪쳤던 등은 갑작스레 닿았던 만큼 빠르게 멀어졌다. 발에 무언가 걸렸지만 선우는 걸리적 거리는 물체를 보도 않은 채 옆으로 거칠게 밀어낸 뒤 도현을 사납게 보았다.

“지금 뭐하자는 거예요?”

선우는 이유 없이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속을 내리누르며 차분히 물었다. 그녀만 보면 히죽거리는 뻔뻔한 낯짝, 속을 알 수 없는 얼굴 모두 다 재수 없었다. 상대하고 싶지 않았다. 이 남자는 뭔가 위험하다고 그녀의 본능이 경고했다.

“저한테 뭐 얻어먹을 거 있어요?”

도현은 일그러지는 선우의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이건 또 이거대로 신선했다. 활짝 웃는 것도 무척 예쁠 것 같은데 아직까지 본 적이 없다는 게 아쉬울 따름이었다.

“잊었나 봅니다.”

도현은 선우의 어깨를 잡아 옆으로 살짝 밀었다. 그러자 그들 옆으로 일련의 커플이 지나갔다. 그리고 도현의 커다란 손도 곧 그녀의 어깨 위에서 내려갔다.

“전 분명히 말 했는데. 그리고 남선우 씨도 들었던 거 압니다.”

선우는 미간을 찌푸렸다.

“내가 고백 했잖아요? 그쪽한테.”
“뭐…….”
“끌려, 그쪽한테. 라고 분명 말 했었던 기억이 있는데. 삼일 전에 우리 집에서. 그렇죠?”

선우는 순간 말문이 막혀 밉살스레 빙긋대는 도현을 멀거니 보기만 했다. 뻔뻔한 것도 정도가 있지 이건 어디까지나 장난으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

“끌린다는 건 제가 남선우 씨한테 성적으로 관심이 있다는 지극히 정상적인 감정의 표출입니다. 그런데 그 고백을 조금 바꾸죠.”

그녀의 인생을 통틀어 머릿속이 이만큼 하얗게 바랬던 적은 손에 꼽을 만큼 적었다.

“서른 시간 자고 나서 눈을 떴는데 제일 먼저 든 생각이 남선우였습니다. 기가 찰 노릇이죠.”

더 들을 것도 없다. 선우는 몸을 돌렸다. 그러나 그녀의 팔을 잡는 커다란 손과 귓가로 훅 끼쳐 온 입김에 걸음을 멈춰야 했다.

“좋아합니다.”

소름이 돋았다. 선우는 그의 팔을 뿌리치고 입김이 닿았던 귀를 손으로 감쌌다.

“제가 얻어먹고 싶은 게 이겁니다. 남선우 씨.”

그녀는 살면서 타인에게 한 번도 이런 식으로 접촉을 해 본 적도, 받아 본 적도 없었다. 선우는 빨갛게 달아오른 귓가를 문지르며 도현을 쏘아보았다. 넉살도 좋다. 그녀를 언제 보았다고 좋느니 마느니 한단 말인가.
머리로는 불쾌해 죽겠다, 짜증난다, 갖은 욕설들이 난무하는데 가슴자락은 불에 덴 듯 뜨거워졌다.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는 몸의 반응이 왠지 모르게 분해서 선우는 아랫입술을 짓씹었다. 어쩔 수 없다. 이런 것에는 면역력이 없으니까.
그러니까 고동치는 심장도, 홧홧한 열기도 이 남자 때문이 아니다. 어쩔 수 없다. 이런 건 모르니까.

“……원래 이렇게 다이렉트(direct)에요?”
“뭐. 살면서 후회는 남기지 말자는 주의이기는 합니다.”

도현은 빙긋 웃었다. 빨갛게 달아오른 귀를 문지르며 이를 바득바득 가는 여자가 예뻐 보일 줄이야. 정신이 제대로 나갔지 싶었다.

“언제 봤다고 이러는지는 모르겠지만 제 대답은 노(No)에요.”
“알고 있습니다.”

선우에게서 나올 대답이야 이미 알고 있었지만 기분이 나쁜 건 그 역시 어쩔 수 없다. 그는 거절을 하는 편이지 거절을 당하는 편이 아니었다.

“그럼 이렇게 하죠. 선우 씨 동료 분 용무가 끝날 때까지 와인 한 잔 어떻습니까?”
“됐어요.”

선우가 또 다시 그에게서 벗어나려 하자 도현은 선우의 팔목을 잡았다.

“그래도 여기 있어야 될 것 같은데.”

도현이 의뭉스럽게 입술을 비틀자 선우는 눈썹을 치켜떴다.

“피의자로 있어줘야겠습니다.”
“피의자?”
“방금 그쪽이 오백 만 원 짜리 와인을 발로 차는 바람에 내용물이 다 엎어졌으니까. 이걸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합의를 봐야지 않겠습니까?”

선우는 인상을 찡그리며 발아래를 내려다보았다. 그런데 정말로 어디서 왔는지 모를 와인 한 병이 그녀의 발 옆에 굴렀고 안에서 투명한 액체가 졸졸 흘러내려 그녀의 신발 밑까지 흘러들어 있었다.

“오백 만 원이 어디 개 이름도 아니고. 그렇죠?”

다시 한 번 쐐기를 박듯 말 한 도현이 싱긋 웃었다.
_ 본문 중에서


“……쓰러졌다.”

도현은 테이블에 엎드린 채 작은 숨을 쌕쌕 뱉어내는 선우를 보았다. 내리 두 시간을 스트레이트로 마셔대더니 결국 알콜 기운을 이겨내지 못하고 눈을 감고 말았다. 선우가 이렇게 약해 보이는 건 처음이었다.

“이래도 되는 거야, 당신? 내 앞에서 이렇게 무방비해도.”

도현은 왼 손으로 턱을 괴고 오른 손은 테이블 위로 올렸다. 선우를 보는 눈매가 점점 깊어졌다. 고개를 살짝 기울이니 눈을 감은 선우의 얼굴이 확연하게 박혀왔다. 짧은 머리칼이 흩어져 볼이며 눈썹을 뒤덮고 있었지만 그녀의 얼굴을 그려내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오른 손이 조금 더 앞으로 전진 했다. 손끝에 선우의 가느다란 손가락이 닿았다. 도현은 그 손끝을 물끄러미 보다가 조금 더 앞으로 뻗어 그의 반절 밖에 되지 않는 작은 손을 덮었다. 슬며시 입가에 웃음이 고였다.
두 시간 동안 멀거니 앉아 선우의 잔에 술을 채워주고 그녀를 편하게 해 주고 싶은 마음에 입도 뻥긋 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녀가 그에게 갑자기 다가온 것처럼 선우는 갑자기 쓰러졌다. 그 마저도 의외성이 넘쳐 좋기만 했다.

“후후.”

작게 웃은 도현은 자신의 손과 겹쳐진 선우의 손을 흡족하게 바라보았다. 그가 일방적으로 그녀를 잡은 적은 몇 번 있었지만 모두 잠깐일 뿐이었다. 이렇게 오래도록 잡아 본 적은 없었다. 눈을 낮게 내리깐 채 그 조용한 시간을 음미하던 도현은 선우가 몸을 살짝 움직이자 눈을 크게 떴다.
곱게 뻗은 눈썹이 찌푸려지는 모양을 보니 이 여자는 꿈에서도 그렇게 차게 날을 세우나 보다. 도현은 선우의 얼굴을 바라보다 몸을 앞으로 기울여 그녀의 얼굴 가까이 다가갔다. 살짝 벌어진 입술 새로 여린 숨이 밭게 뱉어졌다. 와인으로 인해 살짝 젖어있는 입술에서 달콤한 향이 흘렀다.

“이건 유혹인데.”

작게 중얼거린 도현은 자리에서 일어나 테이블 위로 몸을 완전하게 실었다.

“아무 짓도 안 한다고는 했지만 남자는 모두 짐승이란 말입니다. 그렇게 쉽게 믿으면 안되지.”

피식 웃은 도현은 선우의 짧은 머리칼을 살짝 쓸었다. 보기보다 매끄럽고 부드러워 손을 떼기가 힘들었다.

“그리고 난 거짓말을 아주 잘해. 남선우.”

도현은 선우의 붉은 입술을 보며 낮게 뇌까렸다. 한 번 먹어보고 싶다. 화홍 사과처럼 달디 단 과즙이 꿀처럼 흘러나올 것 같은 저 입술을. 이처럼 강한 욕망을 느껴보긴 처음이었다. 선우가 뱉어내는 숨결에서 마지막으로 마셨던 쇼비뇽 블랑의 짙은 과일향이 맴돌았다.

“나중에 알면 죽이려 들겠지?”

도현은 작게 중얼거리며 얼굴을 내렸다. 순간 선우가 입맛을 다시듯 입을 오물거리자 그녀의 입술이 그의 입술에 살짝 닿았다 떨어졌다. 도현은 더 이상 생각하기를 접었다. 곧 바로 선우의 붉은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포개 지그시 누르고 살짝 부풀어 오른 아랫입술을 부드럽게 머금은 후 감질나게 비볐다 뗐다.
도현의 시원하게 뻗은 눈매가 주책없이 휘며 해사한 웃음을 물었다. 입술이 닿은 것만으로도 온 몸이 바짝 긴장해 심장 근육까지 움칫거릴 정도였다.

“뭘 후회할 거라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도현은 테이블을 돌아 선우의 곁에 다가섰다. 다시 한 번 머리칼 깊숙이 손가락을 넣어 부드러운 감촉을 음미했다. 앙증맞은 귀가 손바닥에 들어왔다. 선우를 바라보는 도현의 눈매가 깊어졌다.

“뭐가 됐든 간에 너무 늦었어.”

보드라운 볼을 쓸고 가는 목덜미까지 손이 뻗어갔다. 도현은 선우를 안아들었다. 가는 목을 추슬러 자신의 가슴에 얼굴을 기대게 한 후 무릎 밑으로 손을 받쳐 침대까지 옮겨 조심스레 뉘이고 이불을 가슴까지 덮어주었다. 신뢰도 상승을 위해 선우에게 한 약속은 지킬 생각이었다. 건드리지 않겠다는.
도현은 옆으로 삐져나온 선우의 손을 들어 이불 안으로 넣어주려 했다. 그러다 손바닥에서 느껴지는 딱딱한 이물감에 고개를 숙여 살폈다. 아마도 소방 일 때문이겠지만 고와야 할 선우의 손바닥은 굳은살이 이곳저곳 박혀 있었다. 이 단단한 손으로 수많은 사람들을 구해 온 것일 터다.

“정말 넌…… 대단한 여자야.”

낮게 웃은 도현은 선우의 손바닥을 부드럽게 여러 차례 문지르다 이불 안으로 넣어 주었다. 또 다시 저 새침한 입술을 맛보고 싶지만 단지 닿는 것만으로는 멈추지 못할 것 같아 말간 얼굴만 물끄러미 응시했다.
가게로 나가봐야 하는데 발이 떨어지지 않았다. 이렇게 보고만 있어도 가슴 한켠이 뿌듯하게 차오르는 포만감은 그로서도 처음이라 어색하기만 했다.

“잘 자. 남선우.”

도현은 선우의 머리칼을 부드럽게 쓸어주고 곧 몸을 일으켜 돌아섰다. 선우의 입술에서 맴돌던 짙은 과일향이 그에게 옮겨왔듯 그녀를 향한 그의 마음이 선우에게 옮겨가기를 바랐다. 그가 이 삶을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는 남선우가 필요했다. 이미 그의 심장은 그녀가 움켜쥐고 있었다.
도현은 현관 앞에서 다시 한 번 선우를 돌아보고는 집을 나섰다. 남선우는 그의 영역에 들어와 있다. 본래 재규어(Jaguar)라는 동물은 한 마리의 암컷을 차지하기 위해 목숨을 불사하는 싸움도 마다하지 않는 공격형 짐승이다. 그리고 무는 힘이 강해 한 번 문 먹이는 절대 놓치지 않는다. 그는 남선우를 절대 그의 영역 밖으로 내보낼 마음이 없었다.
_ 본문 중에서


저자 프로필

이윤미

2017.05.30. 업데이트 작가 프로필 수정 요청


저자 소개

이윤미

출간작/
애월랑(愛月浪), 러브 미 텐더, 좋을 텐데, 강적, 명가의 남자, 마린보이, 걸작으로 노는 남자

출간 예정작/
터치, 속물, 푸른 기와의 만신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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