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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신(焚身) 상세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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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스 가이드

* 배경/분야: 현대소설
* 작품 키워드: 삼각관계 신파 다정남 상처남 운명적만남 외국인남
* 남자주인공: 아서밀러- S여대 부설 외국어 교육원 사회학 담당 강사 겸 7반 담임, 마른 체격의 미남으로 세심하며 진중하고 이지적이며 사랑의 상처가 깊은 남자.
* 여자주인공: 최인주(영어명-쥬디스)- S여대 부설 교육원 7반 학생- 현대 무용가. 아름다운 미녀로 무용에 뛰어난 재능이 있으며 불처럼 뜨거운 사랑을 원하는 여자.
* 이럴 때 보세요: 무겁고 진지한 스토리에 몰입하고 싶을 때
* 공감글귀:
“이젠 정말 확실히 말할 수 있겠습니다. 이 한 몸 다 바쳐, 당신을 사랑합니다. 그 옛날 누군가 그랬던 것처럼, 온몸을 태워 사랑을 호소하진 못한다 해도요. 내 마음만은 확실합니다."


분신(焚身)작품 소개

<분신(焚身)> 각자의 세상에서, 한 차례씩 소중한 것을 잃고 방황하던 두 영혼이 있었다…
그 누구도 아닌 자가 되려고, 각자의 세상에서 도망쳐서 그늘진 곳에 숨어들었다.
어디든, 여기 아닌 데면 충분하다고.
그렇게 하늘도 땅도 아닌 듯한 곳에서, 두 영혼은 처음으로 만났다.

그러나, 서로 닮은 줄 조금씩 알아가게 되면서… 두렵다, 한없이 두렵다.
같은 방식으로, 또 다시 서로를 잃게 될까봐.
두려움이여, 불이 되고 재가 되어 사라져라.
그리고 최후에 남는 것은, 나와 그대가 되게 하소서.



<본문 중에서>

둘 사이의 시간은 그렇게 멈춰 버렸다. 천 하나를 사이에 두고 노르스름한 빛이 눈부신 조명, 그리고 오직 눈에 들어오는 것은 그의 그림자뿐이었다. 이윽고, 정적이 흘렀다. 간발의 차이로 천에 가려지기 직전의 그녀를 못 본 채, 윤형이 밖으로 쫓겨났을 것이다. 문이 닫혔다.
살 것 같았다. 살고 싶었다. 다시 살아나듯, 정말로 석상에 금이 가는 듯, 인주는 천 안에서 양쪽 어깨를 움찔하여 주름 무늬를 그려냈다. 그러자, 천 바깥쪽 그의 그림자가 머리를 서서히 들었다. 그 또한 일어날 것이다.
‘당신께선 이렇게 나를 살리려 했겠죠.’
천 너머에서 즉흥으로 연기하던 아서는, 객석에서 자신을 바라보다 세상을 떠난 시어리즈를 줄곧 떠올리고 있었다. 자신을 믿고 따라왔던 시간만큼 마음을 알아주길 바라면서, 마지막 생명의 불꽃을 한없이 태우던 사람. 마침내는, 자신이 이루어낸 그의 모습을 지켜보며 편안히 눈을 감았었다. 그런데, 예전의 그가, 이제는 한 여자가 되어 그의 앞에 있었다.
‘내가 진정 사람이 되길 바라면서.’
또 하나의 자신은, 아직도 깨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깨어 있어도, 불완전했다. 그것은 아서 자신이 아직도 불완전했기 때문일 듯했다. 그리고 또 다른 존재를 빛 속에서 깨어나게 해야 했다. 먼저 간 사람을 기리는 마음만은 아니었다. 흔들리고 방황하던 또 하나의 영혼이 안에서 다시 깨어나겠다는 듯, 천이 움직였다.
‘이 세상 사람이 되길…… 바라면서.’
결심한 것이다. 인주는 눈을 질끈 감았다. 그리고 음악에 맞추어 한 손을 쳐들었다. 조금 시간을 두고 다른 한 손을 쳐들었다. 두 팔을 동시에 조금씩 움직이면서 천을 서서히 들추었다. 어떤 벼락이 떨어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다소 경직된 자세로 눈을 떴다.
아서가 한쪽 무릎을 꿇고 자신을 간절히 올려다보고 있었다. 떨리는 마음으로 천천히 단을 한 발 한 발 내려왔다. 천이 스르르 등 뒤로 떨어졌다. 아서는 인주의 오른손을 살짝 쥐었다 놓았다. 그리고 일어서서 다시 딱딱한 얼굴로 돌아왔다.
순간 모든 긴장이 풀어지면서 현실로 돌아오고, 힘이 스르르 빠져나가는 것을 느꼈다. 앞으로 서서히 엎어지는 몸은 어느새 아서가 잡아 주고 있었다.

Nowhere, everywhere.
Nowhere, everywhere.

빛에서 빛을 넘어온 곳에는, 아무도 없었다. 다만, 그가 있었다. 그리고 이제는…… 그가 있는 곳 어디에나 가길 원했다. 아니, 그를 원했다.

- 5. 한 줄기 빛을 찾던 날 (2)


<미리 보기>

“이것 하나만은 알아두십시오.”
인주는 그의 시선을 따라 눈을 돌렸다. 지귀 설화를 모티브로 하여 춤추던 여인을 스케치한 그림이었다. 그는 그림 속 동작을 유심히 보다가 말을 이었다.
“이런 몸짓에, 이런 열정적인 춤에 혼을 담는 것도 물론 좋습니다.”
아서는 다시 그 뒤에 하려던 말을 삼켰다.
‘절망만 하고 살기에……당신은 너무도 젊습니다.’
실상, 그보다 불과 다섯 살 아래인 여자 앞에서 할 말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아서 스스로도 이제 스물 아홉, 그다지 길게 산 것은 아니기 때문이었다. 인주는 영문을 알지 못한 채 그의 다음 말에 귀를 기울였다. 둘만이 남은 순간, 그는 눈이 내리던 날의 우수 어린 모습으로 돌아가 있었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을 이룬 이후에는……진짜 사랑을 하십시오.”
아서는 진짜 사랑을 강조했다. 새삼 모든 것을 다 안다는 식의 오만함으로 들렸을까 싶어, 다소 조바심도 들었지만 이미 내뱉은 말을 주워담을 수는 없었다. 인주는 불과 얼마 전에 그의 아픔을 간접적으로나마 느꼈기에, 그저 지나칠 수가 없어 얼어붙어 있었다.
“홀로 애타는 마음은, 당신만의 예술로 승화시키는데 좋을지는 몰라도. 사람으로 살아가는 데 있어서는……그저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맴돌게만 할 뿐입니다.”
아서는 그림에서 눈을 떼고는, 다시 그것을 인주에게 돌려주며 말했다. 그녀가 그림 속에 담은 내용 또한, 낯설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예전의 나처럼 말입니다. 당신이 일깨웠던 나처럼.’

- 2. 무녀(舞女)의 초상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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