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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그리고 딸 상세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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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스 가이드

* 배경/분야: 현대소설
* 작품 키워드: 삼각관계 속도위반 시월드 재회물 친구>연인 신파 까칠남 소유욕 순정남 상처녀 외유내강/현명한여인
* 남자주인공: 이재현- 까칠하고 차가운듯 하지만 지우에게 만큼은 올인한 순정파.
* 여자주인공: 김지우- 엄마와 단둘이 친구처럼 살아가는 씩씩한 여자.
* 이럴 때 보세요: 잔잔하게 가슴을 울리는 따뜻한 이야기가 그리울 때
* 공감글귀:
넌 내 영양제야. 내 불로초고 나만의 바다이고, 내 천국이고, 내 사랑이고.


엄마 그리고 딸작품 소개

<엄마 그리고 딸> 숨이 생이었던 시절,
내 숨이 당신의 생을 잡아먹을까 두려워
나는 당신을 놓았습니다.
그때는 당신이 내 숨이고 나의 생인 것을 몰랐습니다. -지숙


사랑이 버겁고 힘들어서
나를 잡은 너의 손을 뿌리쳤어.
그때는 몰랐어.
너의 손을 놓고 너를 잃는 것이
이렇게 아프고 아픈 것이라는 것을. -지우


우리는 늘 같은 중심을 향해 돕니다.
그래서 멀어진다는 것은 결국 다시 가까워짐을 의미하지요.
그것이 바로 우리가 거부할 수 없는 운명입니다.
당신과 나는 그 운명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사랑


-본문 중에서-



뽀얗던 피부가 조금은 갈색 빛으로 그을린 것 같다. 그것도 나름 건강하고 매력적으로 보였다. 아니, 사실 말초신경을 톡톡거리게 만들 만큼 꽤 섹시해 보였다. 그래서 재현이 꿀꺽 침을 삼켰다. 어려도 수컷이란 뜻이렷다. 이렇게 재현을 애타게 하니, 그 모든 책임은 다 김지우에게 있었다.
“어제 왔는데 왜 이제야 얼굴을 보여 주냐?”
몸과 마음은 더 부풀 수 없을 만큼 부풀었지만, 그러하기에 더욱 재현은 불퉁스런 소리를 내보았다. 아직은 제 상태를 지우에게 모두 들키고 싶진 않았다. 재현 나름의 포커페이스였지만 오래가지 못하리라.
“서울 온 지 만 열두 시간도 안 지났어. 엄마를 제외하고 서울 와서 처음 만나는 아는 인간이 바로 너야. 이 정도면 만족해라.”
“싫어. 공항에 가겠다고 했잖아. 부득불 나오면 죽여 버릴 거라며. 너 거기서 나 몰래 딴 놈이라도 만든 거 아니야?”
“그건 말이냐? 발이냐?”
“그럼 왜 마중도 못 나가게 한 건데?”
두 달 만에 만난 지우와 재현이, 그렇게 그리움에 애타고 지쳤던 그들이 만나자마자 또 티격태격이었다. 그렇지. 이들은 이게 잘 어울리니까. 그래도 용감한 지우가 먼저 운을 떼려나 보다.
“너, 정말…… 그 몰골을 어떻게 너한테 보여줘! 몇 날 며칠 씻지도 못하고 꾀죄죄한 채 피곤함에 절은 그 모습을 꼭 눈으로 봐야겠니? 나도 너한테…….”
예쁘게 보이고 싶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 차마 그렇게까지 모두 끄집어내 보이긴 싫었다. 그래도 이미 알아들을 대로 다 알아들은 재현이 행복해졌다. 이렇게까지 기대하진 않았는데, 그저 내 속마음 고스란히 내보여주겠다는 정도만으로도 둥실둥실 했는데, 지우가 꺼내 보이는 마음에 재현이 휘황찬란을 겪고 있었다. 지우가 내 앞에서 꾀죄죄한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단다. 예쁘게 보이고 싶다 한다. 이럴 줄 알았다면 제주도에 더 빨리 보낼걸. 재현이 웃는다. 만족스럽게 웃는다. 행복해져서 웃는다. 그래서 잠시 얼굴 빨개졌던 지우도 마주 보며 웃는다. 패스트푸드점 안은 수많은 사람으로 북적이는데 두 사람의 눈에는 두 사람만 보인다. 그 외의 다른 건 눈에 차지 않으니. 그러다 갑자기 재현이 주머니에서 볼펜을 꺼내 들었다. 테이블 위에 올려진 냅킨 한 장을 펼쳤다. 재현이 무언가를 적기 시작했다. 지우는 가만히 재현이 하는 짓을 바라만 보았다. 할 일을 마친 재현이 다시 볼펜을 주머니에 넣었다. 그리고 살며시 냅킨을 지우 쪽에 밀어 주었다. 지우가 천천히 눈을 내려 냅킨을 바라보았다.
-사랑해. 처음 만난 날, 나에게 발길질을 했던 김지우를.
사랑해. 이 큰 세상에서 유일하게 혼자 당당한 김지우를.
사랑해. 내 눈앞에서 말을 흐리는 김지우를.
사랑해. 널 위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이재현이 되게 만드는 김지우를.
사랑해. 파파할머니가 되어도, 여전히 이재현에겐 최고의 미녀일 김지우를.
그리고 감사해. 영원을 말할 수 있는 이 사랑을 내게 허락한 김지우에게.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할 말은 이것밖에 없어서, 다시 사랑해.
지우가 또르르 눈물을 떨궜다. 재현이 손을 내어 지우의 손을 잡았다. 재현이 지우를 향해 환. 하. 게. 웃었다. 그래서 지우가 재현에게 주기로 했던 선물을 잠시 잊었다.



지우는 동우를 지숙의 집 대문 앞에 내려주었다. 지우는 자신은 밀린 일이 많아서 사무실에 가봐야 한다고 말했다. 엄마에게 여행 가방도 나중에 가지러 오겠다고 전해 달라 말하며 동우를 향해 웃었다. 일요일인데, 독일에서 돌아온 지 만 하루도 채 되지 않았는데 지우는 도대체 무슨 할 일이 그리도 많은 걸까…….
동우가 지숙의 집 대문 앞에 섰다. 동우의 머릿속에 기억 한 줄기가 지나갔다. 아주 오래전, 손을 대면 삐걱 소리를 내던 작은 철문이 있었다. 그때의 동우는 그 문을 열기 위해 손을 대면 늘 가슴이 뛰었다. 그 문 안에 그녀가 있다는 생각만으로도 뜨거워진 마음을 주체할 수 없던 그 시절. 그리고 지금 다시 동우는 그 시절로 돌아가고 있다. 이제는 손으로 밀어서 열리는 문이 아니기에 벨을 찾으려던 동우가 문 안쪽에서 저벅거리는 작은 소리에 모든 동작을 멈췄다. 그렇게 문 하나를 사이에 두고 그와 그녀가 서 있다. 서로의 얼굴이 보이지 않아도 서로의 숨결과 서로의 체향을 찾으며 두 사람이 오래도록 문 너머의 상대를 그린다. 그리고 동우가 차가운 철문에 제 한 손을 가져다 대며 낮게 그리웠던 이름을 부른다.
“지숙아.”
문 너머로 들려오는 목소리에 지숙이 한 손으로 제 입을 가려 막았다. 그이다. 꿈속에서도 들리지 않아 애타게 찾아 헤맸던 목소리. 그분이 이 문밖에 계시다. 그 마음이 저절로 지숙을 문 가까이 끌어당긴다. 뜨거운 눈물을 내내 흘리며 지숙이 제 손을 차가운 철문에 갖다 댔다. 그렇게 두 사람의 손이 차가운 철문을 사이에 두고 마주쳤다. 삼십 년 만에. 긴 시간 동안 서로 그리워만 했던 그 마음을 담고.
잠시 뒤 철컥 소리와 함께 철문이 열렸다. 그 옛날 얇은 철문은 삐걱 소리를 냈는데, 지금은 철컥 소리가 난다. 문에도 세월의 두께가 쌓이는 걸까? 그 세월만큼 그들의 그리움도 두텁게 쌓여 탑이 되었을까? 천천히 열리는 문을 동우가 두려움으로 바라보았다. 지숙이 저를 어떤 눈으로 기다리고 있는지 몰라 동우가 눈도 깜빡이지 못하고 열리는 문 뒤 지숙의 모습을 떨며 찾는다. 그리고…… 아…… 그녀다. 무릎을 덮는 길고 하얀 니트 원피스를 입고 살구색 카디건을 걸친 지숙이 동우를 바라보고 있다. 예전 모습 그대로. 아니 그 옛날보다 더 밝고 아름답게 빛나는 지숙이 동우를 바라보며 뜨거운 눈물을 쏟고 있었다. 동우가 지숙을 향해 걸음을 옮긴다. 그러나 동우의 다리보다 팔이 먼저 지숙을 향해 다가간다. 그리고 떨리는 동우의 손이 눈물로 가득 젖은 지숙의 뺨 위에 닿는다. 동우가 천천히 지숙의 뺨을 적시는 물기를 닦아낸다. 그리고 동우가 떨림 그대로를 담은 채, 지숙을 향해 말했다.
“울지 마라. 울지 마.”
그렇게 말하는 동우의 목소리에도 물기가 가득했다. 그리고 동우가 두 팔을 내어 한없이 떨리는 지숙의 어깨를 제 품으로 끌어안았다. 지숙의 작은 몸이 동우의 품 안에 끌려 들어오자 동우가 제 코 주위를 스치는 지숙의 향기를 길게 흡입했다. 동시에 서로의 체온으로 녹아 버린 슬픔이 둑 무너지듯 두 사람에게서 풀어져 내렸다. 동우가 지숙의 머리칼에 제 얼굴을 묻고 숨조차 내어 쉬지 못한 채 운다. 지숙이 동우의 가슴에 얼굴을 묻고 내내 떨던 어깨를 더욱 거세게 떨며 운다. 그 눈물로 두 사람을 옭아맸던 비운이 녹아내리도록. 이제 더는 두 사람 사이에 슬픔이 들어차지 않도록 오래 묵은 감정을 눈물로 흘려보낸다. 지숙아. 한마디를 부른 채 아무 말도 없는 동우와 그저 흐느끼는 지숙 사이에 그렇게 행복이 찾아들기 시작한다. 지숙의 말대로, 그리움이란 무기를 들고 오래도록 슬픔과 싸워 온 두 사람을 행복이 이제야 눈여겨보기 시작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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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청

2015.06.01. 업데이트 작가 프로필 수정 요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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