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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칙한 그 놈작품 소개

<발칙한 그 놈> 그녀가 도망가기 전에 잠에서 깬 지완은 깊은 눈동자로,
하지만 연약함이 뚝뚝 묻어나는 목소리로 말했다.

“저, 처음이에요. 선배가 책임지세요.”
“뭐래, 야! 그렇게 따지면 나도 처…….”

합, 서윤은 지금 내가 무슨 얘길 하나 싶어 서둘러 입을 막았다.

숙취에 아픈 머릴 부여잡고 일어나보니,
낯선 풍경의 침대 위!
이게 무슨 난리임?
벌거벗은 두 남녀, 그 중에 한 명은 그녀 자신이었고 다른 한 명은…….

“내 동정, 어떻게 책임질 겁니까?”
“뭐, 뭐, 나, 혼자 책임만 있니!”
아무리 용을 써도, 이미 늑대의 테두리 안에 들어온 양은
점점 더 깊은 늪으로 빠질 뿐, 도망칠 수 없었다.

음흉함으로 똘똘 뭉친, 똑똑하고 잘생긴 어린 늑대, 서지완.
늑대의 올가미에 덥석 물려버린 둔한 양 한 마리, 정서윤.

늑대인 줄 모르고 늑대를 애지중지하고 아끼던,
어느 양의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히는 이야기.






-본문 중에서-


“저, 처음이에요. 선배가 책임 지세요.”
“뭐래, 야! 그렇게 따지면 나도 처…….”

합, 서윤은 지금 내가 무슨 얘길 하나 싶어 서둘러 입을 막았다.
어떻게 책임을 져야 하나, 걱정되기도 하고. 갑자기 욱한 마음에 불쑥 내뱉으려 했다. 막아서 다행이었다.

“어휴.”

짧지만 깊게 한숨을 내쉰 서윤이 머리카락을 뒤로 한 번 크게 쓸어 넘겼다.

“내 동정, 어떻게 책임질 겁니까?”
“뭐, 뭐, 나, 혼자 책임만 있니!”

가뜩이나 무서워 죽겠는데, 동정을 잃은 건 지완만이 아니란 말이다. 갑자기 욱해서 내뱉은 말에 서윤의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올랐다.
지완은 아무 표정도 없었다. 가볍게 싱긋, 그녀를 보고 자주 웃던 그인데 지금은 진지하기만 하다.
가볍고 촐싹거리는 성격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이렇게 다가가기 힘들 정도로 무거운 분위기를 가지지도 않았었는데…….
지완은 천천히 가슴 앞으로 팔짱을 끼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언제가 좋을까요?”
“어, 응?”
“결혼식 날짜요.”

서윤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야! 뭐, 뭐래는 거야 지금.”
“저한테도 책임이 있으니까요. 저도 선배 책임질게요.”
“허! 새, 생각을 좀 해 보자. 결혼이란 게 그렇게 쉽게 결정지을 문제가 아니란다.”
“쉽게 결정한 거 아니에요.”

지완이 자리에서 일어섰다. 작은 테이블을 돌아 앞에 서더니, 그녀의 손을 잡았다. 가볍게 맞잡고는 엄지로 부드럽게 손등을 문대는데…… 온 몸에 소름이 돋는 것 같았다.
서윤이 손을 빼내려하자, 그가 손을 얽혀 깍지를 꼈다.

“호텔엔, 콘돔 같은 거 없던데요.”
“그……냥 했단 말이야?”
“전 제 아일, 세상에 떳떳하게 나오게 하고 싶습니다만.”
“아직, 아이가 생긴 것도 아니고.”

아이는 생길리 없었다. 가임기가 아니다. 생리가 끝난지 얼마 되지 않았으니까. 하지만.
했구나. 확실히 했어.
분명해진 사실에 서윤은 울컥함이 밀려와 말을 이을 수가 없었다.

“생……각을 좀 해 볼게.”

고개를 푹 숙이고 낮게 말하는 서윤을 보며 지완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의 손에서 힘이 풀리자 서윤이 단숨에 자신의 손을 빼냈다.
“오늘은, 일단 여기서 마무리하자.”
그를 보지도 않고 서윤은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녀의 가방이 침대 옆에 놓여있었다. 급하게 걸어가 그것을 집어 들고 바로 룸에서 나섰다.
지완도 혼란스럽고 당황스러울 것이다. 그를 혼자 두고 나와 미안했지만, 지금은 이게 최선이었다.
어떡하냐고, 울며 지완에게 못된 말만 잔뜩 할 것 같았다. 그녀 자신에게도 책임이 있음에도 모든 것을 그의 탓으로만 돌릴 것이었다.

“아악! 정서윤. 진짜 미쳤어!”

다른 사람들이 함께 타고 있는 엘리베이터에서 크게 악을 썼다. 서윤은 지금 제정신이 아니었다.


저자 프로필

에쉴르

2015.07.13. 업데이트 작가 프로필 수정 요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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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낯선 외출]
[이 교수의 사생활]
[여우를 탐한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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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젖은 낙인]
[재워주는 남자]
[울리고 싶은 여자]
[대리모]
[복종의 파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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