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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순하게작품 소개

<불순하게> “내가 왜 여기까지 왔다고 생각해?”

진득하게 달라붙은 남자의 눈빛이 금방이라도 은유의 마음을 꿰뚫어 볼 것처럼 샅샅이 파헤쳤다.

“정말 배가 고파서? 라면이 먹고 싶어서?”

이어지는 강민의 물음에 초조하게 침을 삼키는 순간 은밀한 속삭임이 은유의 귀를 두드렸다.

“수작 부린 거야.”
“네가 왜…….”
“넌 날 친구로만 봤어?”

그는 이미 은유의 마음을 꿰고 있는 것처럼 물었다.
친구라는 핑계를 대고 잊지 못한 첫사랑과 조금이라도 함께 있고 싶었던 불순한 마음을 아는 것처럼.
숨길 틈 없이 드러난 은유의 감정을 받들 듯 강민의 손이 그녀의 붉은 뺨을 감쌌다.
커다랗고 뜨거운 손이다.
그 열기만큼 얽힌 눈빛으로 강민은 속삭였다.

“키스하고 싶어.”

심장이 쿵 떨어졌다.


#말했잖아, 너한테 수작 부리는 거라고

#넌 날 친구로만 봤어?

#뭐 해줄까? 물질적인 건 다 줄 수 있어

#봄이 왔으면 좋겠어

#추운 겨울은 이제 싫어



[미리보기]


강민이 단숨에 허리를 밀어붙였다.
충분히 젖었음에도 깊숙이 박혀 오는 뻐근한 이물감으로 은유의 커다란 눈에 눈물이 어렸다.

“아파?”

남자의 검은 눈동자가 정염으로 번들거린다.
이런 눈을 하고 욕심껏 욕망을 쑤셔 넣을 땐 언제고 달래듯 은유의 뺨을 쓰다듬으며 동그란 이마에, 오뚝한 코에, 열 오른뺨에 다정히 입 맞춘다.
한겨울 에이는 바람처럼 은유를 점령하는 남자가 이렇게 따뜻한 봄을 보여줄 때면 혼자 착각에 빠지고는 했다.
여강민은 이은유를 사랑하고 있다고. 하지만 켜켜이 차오른 기대는 늘 나락으로 떨어졌다.
그때마다 제 심장을 찌르고 싶었다.

“힘 빼, 이은유.”

그의 손이 은유의 다리 한쪽을 들어 올리고는 반쯤 허리를 빼냈다가 강하게 쿡 박아 왔다.
푸욱, 푹.
밑구멍이 꿰뚫릴 때마다 번쩍이는 쾌감이 무섭게 밀려들었다.
신음을 참을 수가 없었다.

“흐아! 아…… 아으응…….”

난잡하게 그의 것을 처먹은 건 아래인데 속이 더부룩했다. 푹 쑤실 때마다 다리가 후들거려서 주저앉을 것만 같았다. 그러자 강민이 제 것을 박은 채로 은유를 돌려세웠다.
벽을 잡고 지탱하는 은유의 허리를 추어올려서는 단숨에 뿌리까지 처박았다.

“아흣!”

불꽃이 튀었다.
깊고 강렬해서 올올이 일어서는 쾌감을 견디기 어려웠다.

“너무…….”
“너무 맛있다고?”
“하악!”

그의 비웃음이 페니스와 함께 가시처럼 푹 꽂혔다.
하얗게 점멸되었던 눈앞이 새까맸다. 쾌락에서 절망으로 추락하는 은유의 얼굴이 참담하게 가라앉고 있었다. 그런데도 그는 사나운 짐승처럼 은유를 움켜쥐고 내달렸다.
쫓기듯 급박하게.
그가 주는 애정이란 고작 이런 쾌감뿐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했다.
강민이 은유에게 원하는 건 몸의 유희가 전부라는 걸 알고 시작했음에도 새삼스럽게 상처받는다.
애정 한 톨 받지 못한 채 그와 헤어져야 한다는 사실이 얼얼하게 가슴을 찔렀다.

“봄이 올까?”

뜬금없는 은유의 물음에 그의 검은 눈썹이 휜다.
거슬린다는 듯.

“봄이 왔으면 좋겠어.”

때때로 생각했다.
함께 맞이하게 될 봄은 얼마나 따스하고 아름다울까.
불가능하다는 걸 알면서 꿈꿨다. 진즉 깼어야 할 꿈을 너무 오래 붙들고 있었다.

“추운 겨울은 이제 싫어.”

기다리던 연락이 오면 기대하고, 만났다 헤어지면 처참한 이 기분은 도돌이표가 붙은 것처럼 반복됐다.
멈추고 싶은데 붙잡고 싶은 미련은 늘 승자였다. 하지만 오늘은 아니다.
오늘만큼은 지긋지긋한 이 관계의 끝을 보고 싶다.

“우리……, 그만해.”


저자 프로필

러브니

2015.02.16. 업데이트 작가 프로필 수정 요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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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러브니


[출간작]

주세요, 너에게 타오르다, 폭풍우 치는 밤에, 나쁜 친구, 꽃 피는 밤, 드세요, 나쁜 청혼, 키스보다 순정, 키스보다 야한, 하세요, 안 되는 거 알면서, 후배에게 안겼다, 사랑을 알면 얼마나 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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