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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일 정보
- EPUB
- 평균 2.5MB
- ISBN
- 9791136657909
- ECN
- -
- 출간 정보
- 2020.12.18. 출간
속절없이 상세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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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절없이작품 소개
<속절없이> 돌았지. 내가.
너 없이 살 수 있다고 자만하다니.
버렸으니, 다시 주워 가라고.
그 자리, 그곳에서, 한 걸음도 나가지 못하고 있잖아.
“날 버리고 아이를 선택한 건, 다경이야.”
그리고 3년이 훌쩍 흘렀다.
전봇대처럼 키가 큰 어른. 며칠 전 엄마가 보여준 사진과 똑같이 생겼다.
“……아빠?”
초롱초롱한 까만 눈동자가 자신만 쳐다보고 있었다. 잠깐 당황한 기색이 엿보인 승현이 미간을 좁혔다.
까무러칠 듯이 놀라 다경이 급히 승현에게 다가섰다. 승현이 그녀를 보며 픽 웃었다.
“안녕, 공다경.”
#속절없이 끌려
#바보 같은 선택
#재회
#입덧
#아이
#동거
#결혼
[미리보기]
“이게 네가 원하는 길이야?”
승현의 눈이 고요한 호수처럼 잠잠해졌다. 미쳐 날뛰던 머릿속을 강제로 가라앉혔다. 무섭도록 검어진 시선을 마주한 다경은 오금이 저렸다.
“나하고 끝내는 게 네가 내린 결론이냐고?”
“응.”
낙원이라 생각했던 둘만의 공간이 무참히 망가졌다. 기괴하게 일그러진 얼굴이 된 승현은 한 발 더 다가섰다. 소파에 앉은 다경의 무릎과 승현의 건장한 다리가 맞닿았다.
부싯돌이 불꽃을 일으킨 듯 잠깐의 마찰에 다경은 주먹을 말아쥐었다. 승현은 입을 꾹 다문 채 한동안 다경을 내려다보았다. 특유의 냉기가 온몸에서 풍기자 다경은 숨소리마저 조심스러워졌다.
마침내 승현이 입을 열었다.
“내가 무슨 말을 해도, 애원하고 협박한다 해도, 넌 결정 번복하지 않겠지?”
차가운 눈빛과 상반된 손이 다경의 얼굴을 감쌌다. 다경의 볼을 쓰다듬는 남자의 손길이 더없이 다정했다. 다경은 떨리는 입술을 깨물며 고개를 끄덕였다.
“존중해 줄게.”
말이 떨어짐과 동시에 승현은 아무런 미련도 없다는 듯 다경의 볼을 만지고 있던 손길을 거두었다. 건조하리만치 무표정하던 다경의 눈빛이 순간적으로 빠르게 흔들렸다. 난생처음 보는 승현의 차디참에 다경은 한참이나 넋을 잃었다.
“날 버리고 내린, 공다경 결정.”
승현은 이루 말할 수 없는 배신감에 휩싸여 후회할 말을 던졌다.
“어디, 나 없이 살아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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