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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작품 소개

<선택> #현대물 #학원/캠퍼스물 #오해/착각 #스포츠 #야구 #첫사랑 #애증 #일상물 #시리어스물 #피폐물 #성장물
#능력공 #순진공 #헌신공 #강공 #능욕공 #까칠공 #츤데레공 #집착공 #스토커공 #사랑꾼공 #냉혈수 #까칠수 #단정수 #무심수 #퇴폐미수 #상처수 #병약수
주인공은 고등학교 야구부의 주장으로 모든 학생의 선망의 대상이다. 프로구단 입단까지 결정된 잘난 주인공은 이상하게 병약하고 혼자서만 지내는 '그 아이'에게 마음이 이끌린다. 사실 '그 아이'는 홀어머니와 살다가, 어머니가 죽자 며칠 동안 시체 옆에서 지낼 정도로 피폐한 마음을 가진 아이이다. '그 아이'에 대한 주인공의 마음은 호기심과 동정, 정복과 파괴의 욕구가 뒤섞인 간단하지 않은 감정이다. 우연히 '그 아이'의 교실로 들어간 야구공 덕분에 말을 걸게 된 주인공. 그러나 그를 바라보는 '그 아이'의 시선은 무심하기만 하다.
뛰어난 심리 묘사와 퇴폐와 피폐함이 교묘하게 배합된 분위기, 선택 앞에 선 인간의 실존에 대한 성찰이 어우러진 단편 소설.
시간과 비용은 줄이고, 재미는 높여서 스낵처럼 즐기는 BL - 한뼘 BL 컬렉션.


출판사 서평

<미리 보기>
나는 그러니까, 녀석이 불쌍해서 미칠 것 같았다. 구부정한 등, 성마른 어깨, 금방이라도 거북이가 형님하고 인사할 것 같이 앞으로 길게 뻗은 목, 우울한 얼굴, 하얗기는 해도 아토피라도 있는지 거칠한 피부, 각질이 비쭉비쭉 올라선 입술, 대체로 초점이 흐릿하지만 간혹 도망갈 곳을 찾는 초식동물처럼 예민하게 떨리는 눈빛. 그 모든 찌질함과 우울함이 듀엣을 이루어 만들어내는 하모니는, 보고 있는 이로 하여금 연민과 짜증을 동시에 불러 일으켰다.
네가 가엾어. 네가 불쌍해. 너를 보고 있으면 미칠 것 같아. 그래서 네가 와앙 하고 울음을 터뜨릴 때까지 무자비하게 때리고 싶어진다면 나는 도대체 어떤 놈일까.
1학년인 녀석의 교실은 야구부 비품실로 가는 긴 복도 끝에 있었다. 비록 인지하지 못했지만 언제부터인가 나는 그 교실 맨 뒤에 앉아 있는 녀석을 주시하기 시작한 것이 틀림없다. 그는 항상 멍청한 얼굴로 허공을 응시하고 있었다. 간혹 고개를 뒤로 젖히면 비정상적으로 길고 유연해 보이는 놈의 목은 'ㄱ'자처럼 꺾였다. 목울대를 꿀렁꿀렁 움직이며. 그러면 나는 그 꿈틀거리는 목젖을 뚫어지게 노려보았다. 내가 그것을 보며 무슨 생각을 했었지. 놈의 목이 저렇게 구부러지는 것이 역시 좀 이상하다는 생각과 함께 또 어떤 생각을 또 했을 텐데 말이다. 기억이 나지 않는 것은 그만큼 시답잖은 생각이어서일까, 아니면. 글쎄.
내가 저 바싹 마른, 희멀건 밀가루 반죽 같은 놈을 왜 보기 시작했더라. 그것이 언제였는지, 계기가 무엇이었는지, 사실은 전혀 생각이 나지 않는다. 어느 날 갑자기 문득 생각이 난 것처럼, 나는 열린 뒷문 틈으로 녀석을 하루도 빠짐없이 쳐다보기 시작하였다. 어떤 날의 녀석은 멍하게 창밖을 보고 있었고 어떤 날의 녀석은 제 발끝만 노려보고 있었다. 때로는 입술을 잘근거리며 새끼손톱 같은 앙증맞은 이로 각질을 벗겨내려 애쓰고 있었는데 그 어떤 것도 녀석의 무료함을 달래지 못하는 것처럼 보였다.
인간의 삶은 선택이라는 수백, 수천, 수만 개의 점이 모여 하나의 선으로 완성된다. 녀석을 처음 보았던 그날, 아마 나는 왼쪽을 바라볼 수도, 녀석이 있는 오른쪽을 바라볼 수도, 혹은 그저 앞만 보고 걸어갈 수도 있었으리라. 어딘지 기이한 자세로 구부정하게 앉아있는 놈에게 시선을 뺏겨 고개를 돌린 것 역시 삶이라는 굴곡진 선을 만드는 선택 중 하나였을 뿐이다. 그리고 맞닥뜨린 놈의 얼굴은, 인지조차 하지 못하고 내렸던 내 선택이 가져온 결과였다. 매일 아침 놈에게로 향하는 선을 그렇게 만들어 내고야 말았지. 마치 오래된 흉터와 같아서 눈에 잘 띄지 않아도 분명한 존재감과 흔적을 가지고 있는 그런 자국.
그렇다고 매일같이 부러 찾아가 놈을 훔쳐본 것은 아니었다. 나는 그저 비품실에 자주 가야 하는 야구부 주장이었고, 내가 지나쳐 갈 적마다 녀석의 교실 뒷문은 열려있을 뿐이었다. 그늘이 잔뜩 진 그 얼굴에서도 중학생 태를 벗지 못한 앳됨이 느껴졌다. 맑은 날은, 햇빛에 반사된 솜털이 보송하게 빛나기마저 한다. 나는 스스로도 의식하지 못한 채 녀석을 쳐다보았는데 - 그러니까 그것은 나중에는 어떤 습관처럼 변해 버렸고 일종의 거부할 수 없는 관성과도 같았다. - 그러면서도 은연중에 드는 죄의식과도 비슷한 감정은 불온한 색깔로 나를 위협했다.
"주장, 쟤 알아요?"
......응? 나는 고개를 돌려 수혁의 얼굴을 보았다. 그는 턱끝을 치켜들며 녀석을 가리키고 있었다.
"누구?"
나는 짐짓 모르는 척 딴청을 피운다. 한번도 녀석을 쳐다본 적이 없었던 것처럼. 나는 놈을 그제야 처음으로 발견한 것처럼.
"저 3반 교실 뒷문 쪽에 저승사자 같은 놈."
"...글쎄? 난 모르는데."
순간 뜨끔, 심장이 움찔했다. 내가 매일마다 녀석을 보고 있는 것을 알아차린 것일까. 그러나 나는 모르는 척을 한다. 거짓말은 아니었다. 난 놈의 이름도, 무엇도 모른다. 어느 날 문득 내 삶에 들어왔을 뿐. 아니, 그렇게 말하기도 거창하지. 놈은 나에게 아무것도 아니었다. 그저 일상의 관성을 이기지 못하고 내 시야에 갇혀버린 우울한 잔상에 불과하지 않았나.
"아, 모르세요?"
"뭔데, 유명한 애냐?"
"그런 것 같은데, 사실은 저도 잘은 몰라요."
- 싱겁기는. 그래놓고 뭐 되게 아는 척을 해.
"너도 모른다며 나한테 왜 물어봐."
"제 여동생이 중학교 후배였어요. 아, 주장이랑도 같은 학굔데 그럼. 진짜 몰라요?"
"야, 내가 그런 걸 다 알아야 되냐!"
수혁의 이야기는 그다지 내 관심을 잡아끌지는 못했다. 어느 쪽이냐면, 그것은 다소 짜증스러운 편에 속한다. 같은 중학교를 나왔다는 공통분모를 빼고는 어떤 교집합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나마도 두 학년 차이가 나니 내가 중학교 3학년일 때 1년 정도 같이 다녔던 것을. 고작 그 정도를 가지고 집요하게 녀석을 알고 있지 않느냐고 재차 묻는 수혁을 신경질적으로 노려보았다. 학기가 시작되고 애들끼리 나누는 시답잖은 호구조사 끝에 내가 태어나기는 oo시라고 하면 – 어, 내 친구 이모도 거기 사는데 - 따위로 말하는 그 참을 수 없는 하찮음보다도 더 불쾌했다. 유치하잖아. 어찌나 유치한지 까맣게 그을린 내 팔뚝에는 소름마저 오소소 돋아 오른다. 뒷문 틈으로 녀석의 얼굴을 다시 쳐다보았다.
내 반응이 영 까칠한 것이 저도 더 이상 말 붙일 기력을 잃은 모양이었다. 수혁은 이내 입을 다물었다. 어쩐지 미안해진 나는 자그마한 관심을 하나 보인다. 사실은 저 초점 없는 눈동자 속에 무슨 사연이 담겨 있을까 궁금했는지도 모르지.
"그래서 뭐로 유명한 건지는 모르고?"
"뭐 별 별 소문이 다 따라다녔나 봐요."
무슨 소문이었을까. 그리 밝고 유쾌한 소문이 아니었으리란 것은 꼭 녀석의 핏기 없이 우중충한 얼굴이 아니라도 짐작할 수 있었다. 원래 남의 말이라는 것이 그렇지. 좋은 말은 돌지 않는 법이니까.
"제 동생이 한 학년 아래였는데, 처음에는 별로 그런 게 없었대요."
"그런 거?"
"안 좋은 소문이요."
수혁은 누가 듣기라도 한다는 듯 중얼거리는 입술 옆에 손바닥을 세워 벽을 만들고는 속닥거리기 시작했다. 그 모습이 이상하기도 하고 우습기도 한 나머지 나는 작게 헛웃음을 터뜨렸다. 야, 그런 게 더 이상해. 그냥 평소처럼 말해.
"아, 예.... 뭐 좀 이상한 애라는 말은 돌았다고 하는데 그래도 전반적으로는 공부도 곧잘 하고 평범했나 봐요. 근데 동생이 중학교 2학년 때, 그러니까 녀석은 3학년일 때, 봄방학이 끝나도 며칠이나 학교에 나오지 않아서 녀석 담임이 반장이랑 같이 찾아갔대요."
자세를 고친 수혁의 목소리는 다시 속삭이듯 기어들어갔다. 도대체 무슨 이야기길래 자꾸만 들리지도 않을 정도로 목소리를 죽여 버리는지. 나는 왠지 한여름 밤 애들과 둘러 앉아 무서운 이야기를 주고받던 지난 합숙을 떠올렸다.
"담임이 집앞에 도착해서 아무리 문을 두드리고 벨을 눌러도 대답이 없더래요. 집에 전화하면 벨소리만 안에서 미친 듯이 울리고. 핸드폰은 아무리 해도 안 받고."
"단순히 집을 비운 게 아니고?"
"그랬을 수도 있지만 아무튼 학교를 안 나오는 건 이상하잖아요. 부모님도 연락이 안 되고."
그래서? 수혁의 이야기에 나는 어떤 호기심을 느끼고 뒷이야기를 재촉했다. 여전히 놈의 우울한 얼굴은 내 시야에 잡혀있었다. 금방이라도 녀석이 고개를 돌리고 '내 얘기가 궁금해?' 라고 물어보는 모습을 머리에 그려본다. 상상 속에서 그의 목소리는 건조한 피부와 입술만큼이나 메마르게 갈라지고 형편없었다.
"그래서 돌아가려는 찰나에, 반장이 아무 생각 없이 문고리를 잡고 돌렸는데 문이 열려있었던 거죠. 잠겨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힘을 줬는데 갑자기 문이 확 열리고, 그 사이로 악취가 어마어마하게 나더라는 거예요."
"아, 뭐야."
나도 모르게 소름이 팔꿈치에 돋아났다. 쭈뼛해지는 기분을 감추려 수혁을 도리어 타박한다. 그려지는 이미지는 아무리 노력해도 최악의 상황만 연출될 뿐이었다


<한뼘 BL 컬렉션 시리즈>
시간과 비용 부담을 확 줄여서, BL 초심자도 가볍게 읽는 컬렉션입니다.
내 취향이 무엇인지, 어떤 주인공에게 끌리는지, 다른 사람들은 뭘 읽고 좋아하는지 궁금하셨지만, 몇십만 자가 넘는 장편을 다 떼야 알 수 있다는 생각..... 이제는 걱정할 필요 없습니다.
가볍게 읽으면서 스낵처럼 즐기는 새로운 스타일의 BL들이 찾아 옵니다.
앞으로 나올 한뼘 BL 시리즈를 기대해 주세요.
(참고) 한뼘 BL 컬렉션 내 번호는, 편의상의 부여된 것으로, 읽는 순서와 관련이 없습니다. 컬렉션 내 모든 작품이 그 자체로 완결됩니다.

출간 (예정) 목록
_잠복 근무_송닷새
_클럽 블랙_송닷새
_우주 정찰대를 위한 경고문_따랴랴
_시선의 길목_먼스먼스
_책도깨비_경계선
_생일 소원_리커
위의 도서 외 총 100여종 이상을 2017년 말까지 출간할 계획입니다.


저자 프로필

tesoro

2018.12.04. 업데이트 작가 프로필 수정 요청

대표 저서
은랑의 노래 표지 이미지
19세 미만 구독불가 상세페이지 바로가기

tesoro 단편 컬렉션 표지 이미지
19세 미만 구독불가 10%할인 상세페이지 바로가기

마스터베이션 표지 이미지
19세 미만 구독불가 상세페이지 바로가기





저자 소개

필명: tesoro
출간작: The Origin of Love, 선택, 마스터베이션, tesoro 단편 컬렉션[빈집, 열 번 소개팅하는 남자, 부처님 손바닥]
트위터: https://twitter.com/eunryungjiyong
무엇 하나 내 뜻대로 안 되는 막막한 현실에 살며 나만의 세계를 창조하고 싶은 작가입니다.
잘 부탁 드립니다.

목차

표지
목차
본문
시리즈 및 저자 소개
copyrights
(참고) 분량: 약 2.1만자 (종이책 추정 분량: 4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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