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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즈 인 시츄에이션 (Boys in Situation) 상세페이지

BL 소설 e북 현대물

보이즈 인 시츄에이션 (Boys in Situation)

한뼘 BL 컬렉션 128
소장전자책 정가1,000
판매가1,000
보이즈 인 시츄에이션 (Boys in Situation) 표지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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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즈 인 시츄에이션 (Boys in Situation)작품 소개

<보이즈 인 시츄에이션 (Boys in Situation)> #현대물 #재회물 #오해/착각 #달달물 #일상물 #힐링물 #성장물 #잔잔물
#무심공 #순진공 #사랑꾼공 #순정공 #짝사랑공 #순진수 #미인수 #소심수 #단정수 #순정수 #도망수
시내 중심가의 어둡고 낡은 극장, 그곳에서 두 사람은 만난다. 영화를 전공하는 학생인 정훈은 수업 발표를 위해서 지루한 예술 영화를 보고 있다. 평생을 피아노에 바쳐왔고, 피아노가 자존심의 근간이 성연은 피아노를 칠 수 없게 된 자신을 돌아보면서 소리내어 울고 있다. 그런 성연에게 정훈이 다가와서 무작정 그를 끌고 나간다. 그리고 차가운 아메리카노 한잔을 권하면서 울음을 달래보라고 말한다. 커피를 마시면서 진정해 가는 성연을 지긋이 바라보던 정훈이 자신의 졸업 작품에 출연해 달라고 부탁한다. 망설이는 성연 앞에 자신의 전화번호를 남긴 채 떠나는 정훈. 그리고 그들은 한참동안 만나지 못한다.
피아노와 영화. 닮은 듯 닮지 않은 두 영역 속 남자들이 그리는 만남과 헤어짐의 이야기. 한 남자에게 피아노는 일평생 사랑했지만 가질 수 없는 존재이고, 다른 한 남자에게 영화는 닿을 듯 닿지 못하는 그대에게 전하는 자신의 마음이다. 도시적 감수성과 건조하지만 마음을 느긋하게 풀어주는 문체가 아름다운 단편. 프랑스 영화를 보고싶게 만드는 효과가 있다.
시간과 비용은 줄이고, 재미는 높여서 스낵처럼 즐기는 BL - 한뼘 BL 컬렉션.


출판사 서평

<미리 보기>
서울특별시 종로구 낙원동에는 낡고 오래된 극장이 하나 있다.
악기를 파는 곳으로 유명한 상가 옆의 그 극장은 의자가 낡아 몸을 조금만 움직이더라도 미세한 소리가 삐그덕 새고, 음료 말고는 어떤 음식도 가지고 들어갈 수 없다. 상영관은 하나에 그곳에서 틀어주는 영화라는 것은 "망향"이라던가 "죄지은 천사들", "불로뉴 숲의 여인", "추락하는 청춘" 따위의 제목을 가진 예술 영화가 전부. - 누군가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잠이 잘 오는 극장이라고 혹평한 적이 있지만 중요하진 않으니 넘어가도록 하자. - 객석 앞뒤로 완만한 각이 없어 앞자리에 앉은키가 큰 사람이라도 앉았다간 화면을 가렸겠지만 다행히도 꼭 정해진 자리에 앉아야 할 만큼 사람들이 많이 차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그래. 그런 영화를 전공한 학생이나 겨우 올까 싶은 극장에, 지금은 단 두 사내만 앉아있다. 상영되고 있는 영화는 막스 오퓔스의 유작 "롤라 몽테". 이는 프랑스 사교계의 스캔들 메이커 여성이 서커스의 구경거리로 전락해버리고 마는, 대부분의 사람은 일평생 볼 일이 없고 몇몇 시네필들에게나 제한적인 흥미를 줄 영화일 뿐이다. 그러나 이 이야기에서는 영화의 줄거리 같은 것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이야기를 진행하기 위해선 영화의 초반부에 나타나는 단 한 장면만이 중요하다. 그것이 나오기 이전까진 우리는 두 사내에게 집중해야 한다.
***
한 사내는 역시나 영화를 배우는 것을 직업으로 하는 이다. 그는 적잖이 이 극장에 들른다. 적어도 그가 대학에 입학한 삼 년 전부턴 한 달에 한 번 정도. 극장의 편하지 않은 의자나 팝콘을 씹지 않으며 봐야 하는, 컷과 인물의 배치에 집중해야 하는 그런 종류의 영화는 그에게 이미 익숙하다. 그는 목 뒤를 주무르며 메모지와 펜을 무릎 위에 올려두고 영화에 집중한다. 그 개인적으로는 막스 오퓔스를 선호한 적이 없지만 - 사실 그는 이 프랑스 영화감독의 이름에 단 한 번도 주목해본 적이 없다. - , 작은 쪽지를 돌려 정한 발표 주제가 그로 결정되었기 때문에 달리 방법이 없다. 영화를 배우는 이의 이름은 윤정훈이다. 정훈이 현재 가진 가장 큰 고민은...... 이는 나중에 언급하도록 하자. 이야기의 진행은 그런 식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
다른 한 사내는 영화를 배우는 것을 직업으로 삼지 않는다. 그는 영화 대신 피아노를 배웠다. 배운다기보다는 그것을 아름답게 연주할 훈련을 해왔다. 그 훈련은 사내가 기억하기 훨씬 이전부터 시작되었으며 이제는 어느 정도의 경지까지 올랐다. 그의 눈은 빠르게 악보를 읽어 단단한 손끝으로 멜로디를 품은 기호를 전달했다. 이 사내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과거 시제를 사용하는 빈도가 높을 것이다. 그는 멀지 않은 과거에 - 이렇게 말하면 지나친 상상을 불러일으킬 수 있지만, 지금은 일단 이렇게만 적어둔다 - 자신은 피아노를 더는 칠 수 없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버렸다. 그 생각은 작은 의심에서부터 비롯되어 걷잡을 수 없이 커졌고 결국 그의 육신에도 영향을 끼쳤다. 그는 어느 순간부터 단 하나의 건반도 누르지 못했고 억지로 몇 개의 멜로디를 쳐내리면 악보 한 장을 채 넘기지 못하고 화장실로 달려가 토악질을 했다. 얼마간의 레슨 동안 그러한 증상이 계속되었고 그는 학교를 쉬지 않을 수 없었다. 그는 지금 막 휴학계를 제출하고 온 참이다. 그의 이름은 임성연이다. 그는 쉬는 동안 피아노 대신 다른 악기라도 잠시 기분전환 삼아 배워볼 수 있지 않을까, 허황된 생각으로 근처 상가를 찾았다. 그러나 상가에 도착하여 피아노를 본 순간 울컥 올라오는 토기에 그곳에서 빠져나와 가장 가까운 영화관에 들어가 가장 시간이 가까운 표를 샀다. 그에겐 낯설기만 한 극장이었지만 그런 것을 신경 쓸 만큼 여유롭진 않았다. 그는 지금 온전히 그 자신만을 생각하며, 극장이라는 공간은 그저 검은 방에 불과하다.
***
다시 영화로 돌아가자. 어쨌든 이곳은 극장이고, 두 사내는 서로 다른 목적으로 하나의 영화를 관람하는 중이니까. 영화에서 롤라 몽테는 당대의 유명 피아니스트 프란츠 리스트와 사랑을 나눈다. 바로 이 장면만이 유일하게 아무런 연관이 없는 두 사내를 묶고, 결과적으로 이 이야기를 진행시킨다. 먼 과거에 리스트는 파가니니의 바이올린 협주곡 2번 b단조 3악장을 피아노 연주곡으로 편곡했다. 엄청난 기교가 요구되는 이 곡의 제목은 "라 캄파넬라". 오른쪽 손가락의 민첩성과 정확성을 향상시키며 약지와 새끼손가락의 트릴 같은 쉽지 않은 기술을 연습하는 것에도 효과적인 곡이다. 이러한 이론적 담론보다 중요한 것은 라 캄파넬라는 성연이 동년배의 그 누구보다도 잘 연주할 수 있는 곡이라는 것이다. 그는 언제나 손이 빠르고 정확했으며 기교에 강했다. 예대라는 곳은 어쩔 수 없이 자신과 타인의 실력을 가시적으로 - 이 경우에는 '가청적으로' 라는 말이 정확할지도 모른다. - 비교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리스트를 연주하는 성연은 언제나 타인의 잘 감싸둔 열등감과 부러움의 대상이 되었다. 그런 적이 있었다.
이제 성연은 라 캄파넬라를 연주할 수 없다.
첫 음 정도야 칠 수 있겠지만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가능했던 화려한 테크닉은 절반도 선보일 수 없다. 스크린에서 연기되는 리스트를 본 순간 성연은 그 사실을 어쩐지 다시금 자각하게 되었다. 그랬기 때문에 성연은 롤라 몽테와 헉헉대며 사랑을 나누는 리스트를 보며 울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눈물이 그저 흐르다가, 코가 막혀 킁킁 코 먹는 소리를 냈고, 그다음엔 에라 모르겠다, 하는 마음으로 엉엉 소리를 내 울었다. 특기할 만한 것은 성연은 이 극장에 먼저 들어왔으며 정훈은 시작 직전에 조용히 극장 끝에 자리를 잡았다는 것이다. 성연은 대충 극장을 둘러보며 이곳에 자신이 혼자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는 자신의 방과 같은 아주 개인적인 공간에 있는 것처럼 시끄럽게 울 수 있었던 것이다. 오해가 없도록, 성연은 본디 남들 앞에서 노골적으로 우는 종류의 - 그것이 어떤 종류의 군상인지 구체적으로 설명하기 어려우나 - 사람은 아니라는 사실을 일단은 명시해 두어야겠다. 여하간 성연은 등을 구부리고 꺽꺽 울었다. 자신은 문제가 있는 인간이었다. 하지만 무엇이 문제인지 알 수 없었다. 문제라고 생각하니 모든 것이 문제였고, 모든 것은 결국 자신이었으며, 성연은 그 순간만큼은 도무지 자신을 감당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정말 성연을 감당할 수 없는 쪽은 정훈이었다.
정훈이 길을 걷다 뺨을 맞더라도 이보다 더 당혹스러운 기분을 느끼기 어려울 것이다.
그런 경우라면 차라리 정훈은 제가 기억나지 않은 언젠가 그 익명의 인물에게 뭔가 잘못한 것이 있겠거니 하며 선선한 납득을 할 수도 있었겠지. 정훈은 타인에게 관심이 높지 않았다. 자기 안으로만 파고드는 성향이 타인에게 쉽게 상처를 주었고 그래서 제게 간혹 병리적으로 무례한 이가 나올 수도 있겠다는, 그런 추론이 가능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정훈은 별안간 극장에서 등을 숙이고 어린아이처럼 우는 저 앞의 남자에게는 그 어떤 납득도 할 수 없었다. 스크린엔 남녀의 정사가 흘러나왔고, 그들의 동물적인 신음보다 성연의 울음소리가 컸다. 정훈은 한숨을 쉬었다. 당최 무엇이 그를 울린 것인가. 저 단순한 정사 장면이? 혹시 저 사람은 새로운 종류의 금욕주의자인가? 정훈은 점점 커지는 그 울음소리 때문에 영화에 집중할 수가 없었다. 깽판도 이런 깽판이 없었고, 피해는 고스란히 정훈에게 돌아왔다. 단 하나의 불순물, 우는 남자 때문에 오퓔스의 유일한 컬러 영화에 대해 정훈은 짜증 이외의 다른 감정을 느낄 수 없었다. 정훈은 한 번 더 한숨을 쉰다. 들으라는 듯 큰 한숨이었지만 열 줄쯤 앞에서 우느라 정신이 없는 남자에게 들릴 리 없었다. 정훈은 옆 좌석에 놔둔 가방에 메모지와 펜을 집어넣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는 터덕터덕 걸어 우는 사내의 옹송그린 등을 툭 건드렸다. 그리고 이런 상황에서 흔히들 하는, 공손한 듯 보이지만 노골적인 짜증이 섞인 어구를 뱉는다.
"저기요."
성연이 깜짝 놀라 등을 곧게 폈다. 성연은 자신이 만들어낸 소음을 정확하게 인지하고 있었으나 그것을 누군가가 들을 것이라고는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그는 심한 부끄러움과 미안함에 어떡하지... 생각하며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이 순간에, 어떤 계시라기에는 지나친 비약일 수 있으나 성연이 고개를 돌리는 것과 동시에 스크린에서 롤라 몽테는 절정에 이르러 만족에 찬 신음을 내뱉었다.
"누가... 계신 줄 몰랐어요. 정말... 죄송합니다."
성연의 눈가가 벌겠다. 울음을 삼키느라 말이 느리기도 했다. 정훈은 가늘고 긴 눈과 뾰족한 턱을 가진 성연을 감정하듯 오래 쳐다보기만 했다. 성연이 불안감을 느낄 정도의 시간을, 오래도록. 성연이 눈 앞 남자의 시선에 점점 눈물이 말라붙어간다고 깨달을 즈음에서야 정훈이 입을 열었다.
"사과는 됐으니까 나가죠."
성연은 눈을 동그랗게 떴다. 싸우자는 건가, 아무리 휴학을 했대도 손은 다치면 안 되는데. 차라리 얼굴을 치라고 할까. 성연이 그 의미를 채 파악하기 전부터 마구잡이로 "갈 거예요, 말 거예요." 하며 정훈은 재촉했고, 성연은 코트를 잡고 어정쩡하게 일어나서 되물었다.
"그니까... 어, 지금이요?"
그 말에 정훈이 웃었다. "응, 지금 아님 언제겠어?" 대답하던 정훈은 자신의 고민 해결이 생각지 못한 곳에서, 생각지 못한 방식으로 해결되고 있다고 느끼게 되었다.

<한뼘 BL 컬렉션 시리즈>
시간과 비용 부담을 확 줄여서, BL 초심자도 가볍게 읽는 컬렉션입니다.
내 취향이 무엇인지, 어떤 주인공에게 끌리는지, 다른 사람들은 뭘 읽고 좋아하는지 궁금하셨지만, 몇십만 자가 넘는 장편을 다 떼야 알 수 있다는 생각..... 이제는 걱정할 필요 없습니다.
가볍게 읽으면서 스낵처럼 즐기는 새로운 스타일의 BL들이 찾아 옵니다.
앞으로 나올 한뼘 BL 시리즈를 기대해 주세요.
(참고) 한뼘 BL 컬렉션 내 번호는, 편의상의 부여된 것으로, 읽는 순서와 관련이 없습니다. 컬렉션 내 모든 작품이 그 자체로 완결됩니다.

출간 (예정) 목록
_잠복 근무_송닷새
_클럽 블랙_송닷새
_우주 정찰대를 위한 경고문_따랴랴
_시선의 길목_먼스먼스
_책도깨비_경계선
_생일 소원_리커
위의 도서 외 매달 10여종을 출간하고 있습니다.



저자 소개

유완입니다.
여름과 해변과 고양이를 좋아합니다.
되도록 즐겁게 글을 쓰고 느긋하게 살고 싶습니다.

목차

표지
목차
본문
시리즈 및 저자 소개
copyrights
(참고) 분량: 약 2.7만자 (종이책 추정 분량: 5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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