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간 정보
- 2016.07.27. 출간
- 파일 정보
- EPUB
- 0.8MB
- 약 21.6만 자
- ISBN
- 9791132526827
- ECN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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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경/분야: 현대물
* 작품 키워드: 짝사랑물, 할리킹, 멜로물, 집착공, 다정공, 꽃수, 새침수
* 주인공 (공) : 윤해서 - 27살. 윤씨 가문 장손이자 기업 후계자. 잘생긴 외모지만 냉소적이고 까칠하다. / 윤승서 - 27살. 외과 레지던트이며 해서의 육촌이다. 굉장히 호감형인 얼굴로 웃는 얼굴이지만 속으론 감정을 숨긴다.
* 주인공 (수) : 이채인 - 27살, 삽화가이다. 감정이 쉽게 드러나며 소심한 면이 있다. / 강선중 - 27세 출판사 직원이다. 예민한 면도 있지만 채인을 챙긴다.
* 이럴 때 보세요: 알콩달콩한 사랑이야기에 푹 빠지고 싶을 때
<인스턴트(INSTANT)> 윤해서
“몸에 안 좋은 걸 번히 알면서 편리하고 맛있어서
입에서 떼지 못하는 인스턴트. 그거 같아, 너.”
잘난 구석도 없고, 예쁘지도 않고, 귀염성도 없고.
봐 줄 만한 건 집착 없는 성격과 건조함뿐.
그런데 그게 거슬리기 시작했다.
웃는 얼굴, 시끄럽게 떠드는 목소리, 따뜻한 눈빛.
내게는 보여 주지 않는 것들이 녀석에게도 있다는 걸 안 그 순간부터.
이채인
“인스턴트래, 나보고. 저는 싫은 사람도 홀리는 요물이면서.”
몸에서 시작됐다. 그리고 몸에서 끝나리라 생각했다.
근데 나보고 인스턴트 같다며, 무시하고 빈정대던 놈이 영 이상하게 군다.
가는 데마다 나를 쫓아오고 낯설게 웃는다.
그리고 나도 이상하다.
그런 저놈이 왜 예쁜 거지?
사랑은 인스턴트 같은 것이다.
사람 망가지는 건 시간문제인데,
너무 달콤해서 도무지 끊을 수가 없는 그런 인스턴트.
▶잠깐 맛보기
“담배 좀 꺼.”
나는 기운 없는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그는 약간 가라앉은 목소리로 “싫어”라고 대답했다. 나는 미간을 구겼다.
“냄새 나. 기침 나. 숨도 못 쉬겠잖아.”
말은 잘만 하는데. 그가 빈정거리듯 중얼거렸다. 나는 고개를 돌려 어깨 너머로 그를 흘긋 보아 주고는 시트를 푹 덮어썼다.
“너 웃겨.”
그가 불쑥 말해 와, 나는 시트를 조금 내려 눈만 내놓고 그를 보았다. 그는 뿌연 담배 연기를 안개처럼 흩뿌려 놓고 지나치게 검어 오히려 새파란 빛을 뿌리는 눈으로 나를 내려다봤다.
“너 멍청해. 머리 나쁘고.”
남자가 저런 말을 하는 것은 처음이라 나는 무례한 말임에도 멀거니 그를 바라보기만 했다.
“그렇지만 달콤하단 말이야. 웃긴다니까.”
그가 윤곽이 선명한 붉은 입술 양쪽을 끌어당겨 웃으며 말했다. 저렇게 웃는 것도 또 처음 보는 터라 나는 더욱 놀랐다.
“멍청하고 머리 나쁘고, 그리고 달콤해. 하등 도움도 되지 않고, 그저 입맛에만 맞지. 내가 망가지는 기분이야.”
망가지는 기분. 나는 독기를 머금은 것처럼 시퍼런 빛을 띤 담배 연기 너머로 몽환적으로 보이는 그를 바라보며 속으로 되뇌었다. 망가지는 기분.
“몸에 안 좋은 걸 번히 알면서 편리하고 맛있어서 입에서 떼지 못하는 인스턴트. 그거 같아, 너.”
계집애들보다도 희고 말간 얼굴을 하고, 검은 눈을 새파랗게 빛내면서 그가 재미있다는 듯 말했다. 나른한 태도로 담배를 꼬나물고 있는 그는 빌어먹게도 아름답고, 무섭도록 야했다. 달콤한 건 내가 아니라 그였다. 나는 알고 있었다. 사람을 미칠 지경으로 몰아가는 건 저 붉은 입술과 사람을 유혹하는 것 같은 몸짓. 마치 사람을 홀리는 아름답고 뇌쇄적인 여자처럼 매혹적이지만, 누구도 정복하려는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그저 그 발밑에 엎드려 버리는 그런 남자가 그다.
내가 달콤하다고? 입맛에 맞는 인스턴트? 그래서 망가지는 것 같아? 나는 어쩐지 눈물이 나올 것 같아 시트로 가려진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
*
*
“미안하다면 말해 봐.”
“응?”
“왜 울었는데?”
“아…….”
낮게 탄성을 지른 선중이 안 그래도 숙어진 고개를 더 깊숙이 떨궜다. 그 모습에 승서는 또 속이 상했다. 속으로 작게 욕설을 뱉은 뒤, 손을 뻗어 처진 어깨를 거칠게 당겨 안았다.
“어……?”
놀란 듯 몸을 움츠리는 선중의 머리에 턱을 놓으며 승서가 나직이 말했다.
“속상해.”
“…….”
“속상하다고, 선중 씨 울면. 화난 거 아니었어. 속상해서 그런 거야. 무슨 일인데? 어제 연락 안 된 거, 무슨 일 있었던 거야? 그래서 오늘도, 그런 거야? 왜 채인 씨 핸드폰은 뺏어서 사무실 못 가르쳐 주게 한 건데? 진짜 윤해서처럼 핸드폰 위치 추적이라도 하라는 소리야, 뭐야?”
승서는 쉴 새 없이 질문을 쏟아 냈다. 그러면서도 진짜 묻고 싶은 건 묻지 못했다. 내가 당신 ‘안’에 들어갈 수는 없는 거야? 그제 웃었던 것처럼은 이제 안 웃으면 안 될까? 난 벌써 당신 없으면 말도 못 하게 속이 허한데, 지금은 아니더라도 나중에 당신도 그렇게 날 생각해 주면 안 될까? 부드럽고 가는 머리카락에 코를 묻으면서 승서는 눈을 감고서 속으로 속삭였다. 진짜, 그럴 수는 없을까? 응?
“미워.”
승서는 작게 들려온 울음기 섞인 목소리에 눈을 떴다. 손끝이 또다시 차가워지기 시작했다.
“진짜, 싫다. 뭐냐. 그렇게 말하면 반칙이잖아. 어떻게든 도망가려고 했는데, 그거 못 하겠잖아, 이젠.”
팔을 내밀어 승서의 허리를 끌어안으며 선중이 그의 가슴에 얼굴을 박았다.
“제길. 정말 반칙이라고. 난 이제 몰라.”
Episode 1_Instant 해서×채인
Episode 2_You should love me Because 승서×선중
Episode 3_Too precious to lose 승서×선중
자투리 하나…… 이야기 셋에 이어서
Episode 4_Let’s be together till all of my life 해서×채인
자투리 둘…… 이야기 넷에 이어서
외전
이야기 셋에서 못한 이야기 1_혼자 남겨진 해서는
이야기 셋에서 못한 이야기 2_연성의 이사 날
이야기 셋과 넷 사이의 해프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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