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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스 가이드

* 배경/분야 : 현대물
* 작품 키워드: 현대물, 오해, 운명적사랑, 상처녀, 무심녀, 잔잔물, 애잔물, 힐링물, 성장물, 전문직, 사이다남, 능글남, 직진남, 이야기중심
* 남자 주인공 : 한동욱(35) 게임회사 개발팀장.
* 여자 주인공 : 정수현(34) 휴직 중인 외과 의사.
* 이럴 때 보세요 : 지난 사랑에 아파한 기억이 있는 당신께, 현재 사랑을 떠나보내고 아파하는 당신께.
* 공감 글귀 : “내가 말하는 진짜 복수가 뭔 줄 알아? 모조리 잊어주는 거야. 너무 행복해서 기억할 겨를도 없이 사는 거야. 그게 내가 아는 진짜 복수야. 알았어?”


그대가 나에게작품 소개

<그대가 나에게> 모든 걸 잃은 여자와 그녀를 재생시키려는 남자의, 생사의 고비에 선 가슴 시린 이야기.

끔찍이 사랑하던 네 살짜리 딸이 세상을 떠났다. 남편의 부주의로 인해 벌어진 끔찍한 사고였다. 하늘이 무너져 내리고, 달콤하던 나의 세상이 암흑에 잠겼다. 심신이 조각조각 뜯기는 듯한 괴로운 나날이 이어졌다. 내 원망과 절규에 귀 막고 외면하던 남편은 결국 그런 나를 감당하기 힘들다며 나를 떠나갔다.

반년이 흘렀을 때, 우리는 서류에 꾹 찍은 도장 하나로 완전한 타인이 되었다. 버티고 버티다 해준 합의이혼이었다. 6년간의 연애. 5년간의 결혼생활.

내 인생에 유일했던 사랑은 그렇게 나를 등졌다.

이혼 후, 오랜만에 친구들을 만나고 집에 귀가하려던 나는 괴한 두 명에 의해 끌려가게 되고 큰 봉변을 당할 뻔한 위기에 빠진다. 마침 근처를 지나는 남자에게 도움을 요청해서 그 상황에서 가까스로 탈출하긴 하지만, 공황에 빠진 나는 남자에게 고맙다는 인사는커녕 버리듯이 남겨두고 줄행랑치는 큰 실수를 범한다.

1년 뒤, 병원 복직을 앞두고 동생에게서 유럽여행 패키지 선물을 받고, 모든 아픈 기억을 훌훌 털어버리고 오겠다는 다짐을 하고 여행을 떠난다. 1년 전 나를 구해줬던 그 남자를 다시 만날 줄은 꿈에도 모르고.

***

나는 귀에 바짝 대고 있던 휴대폰을 귀에서 떼고 전화를 끊어버렸다. 힘이 사라진 손가락에서 휴대폰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곧 휴대폰은 둔탁한 소음을 일으키며 바닥에 떨어졌다. 손끝의 열이 가시고, 머리카락이 쭈뼛쭈뼛 곤두선다.
내가 대체 무슨 말을 들은 건가. 이게 말이나 되는 일일까?
“아줌마. 왜 그래요? 뭐 충격적인 전화라도 받았어요?”
옆에 서서 센 강의 잔잔한 물결을 바라보고 있던 한동욱이 허리를 굽혀 내 휴대폰을 주워들더니 물었다. 내가 아무 반응 없이 허공에 시선을 꽂은 채로 우두커니 서 있자, 그는 고개를 갸웃하며 내 표정을 살폈다.
울지 마! 제발!
이 남자 앞에서 아무 티 내지 말라고, 그나마 조금 남아있던 이성이 소리쳤다. 간신히 나는 목구멍까지 차오른 울음을 삼켜냈다. 그러나 그보다 먼저 눈물이 시야를 가린다. 얼굴이 자꾸만 보기 싫게 일그러지는 게 느껴졌다.
“어, 진짠가 보네. 후, 여자가 울면 어떻게 달래야 할지를 모르겠네. 속 시원할 때까지 울어요. 등 돌리고 있을게.”
멋쩍은 목소리로 주절거린 그가 내게서 뒤돌아섰다.
문득 아찔한 빈혈기가 돌면서 몹시 어지러웠다. 나는 거친 숨을 토하듯이 헉헉 몰아쉬며 다리 난간을 붙잡고 몸을 기댔다. 찰나, 억지로 붙들어놓고 있던 한 가닥 정신마저 내게서 빠져나가고 있었다.
다음 순간, 나는 내 명치 높이의 다리 난간을 두 손으로 꽉 잡고 펄쩍 뛰어올라 다리 아래로 몸을 던졌다. 충동적으로, 아니 본능적으로 저지른 행동이었다.
이 고통에서 해방될 수만 있다면, 세상에서 물거품처럼 사라지는 편이 더 좋을 것 같았다. 절대 후회 없을 것 같았다.

***

몇 분간 말없이 안주를 집어 입속으로 밀어 넣고 씹던 그가 다시 입을 열었을 때, 나는 기쁜 마음에 절로 반색한 얼굴이 되었다.
“인생 다 끝났다고 생각하지 마요. 겨우 사 년 행복했다며. 이제 사십 년 행복할 사람을 만나요. 그러면 돼.”
아까와는 톤이 전혀 다른 차분하게 가다듬어진 목소리였다. 눈을 들어 그의 얼굴을 바라봤다.
며칠간 같이 지내면서 처음 보는, 매우 진지한 표정을 실은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늘 얹혀져있던 장난기가 완전히 가신 얼굴은, 매우 정직하고 단정해 보였다.
낯설었지만, 어쩐지 그 표정이 안온감을 불러일으켰다. 그 바람에 평소 같으면 대꾸도 하지 않을 말을 나는 받아치고 있었다.
“어떻게요? 어디서 그런 사람을 만나요?”
쓴웃음을 짓는 얼굴로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내가 물었다. 그는 잠시 말이 없었다. 잔에 남아있던 코냑을 단숨에 입속에 넣고 꿀꺽 삼킨 그가 고개를 돌려 내 눈을 똑바로 쳐다봤다.
“지금 당신은, 전남편의 흔적부터 지우는 게 좋겠어. 그러고 나면, 사람 보는 눈도 생기겠지. 그 역할은 내가 해줄게.”
뭐라 답할 겨를도 없이 그의 얼굴이 내게로 가까이 다가왔다. 다음 순간, 그의 입술이 내 입술을 덮었다.
갑작스러운 행동에 가슴이 덜컥 내려앉도록 놀랐지만, 나는 그를 밀어내지 않고 가만히 그의 입술을 받아들였다.
뜨거운 열기를 품은 입술은 조금도 난폭하거나 거칠지 않았다. 놀라우리만큼 매우 섬세하고 상냥한 키스였다. 절로 눈이 조금씩 감겨들었다.
-본문 中-


저자 프로필

태윤세

2021.03.25. 업데이트 작가 프로필 수정 요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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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태윤세 (카페인 중독자. 글 쓰는 시간이 가장 행복합니다.)

목차

1. 절망의 끝자락에서
2. 한밤중의 구세주
3. 엉뚱한 동반자
4. 설레도 될까요?
5. 따스한 봄볕 같은 남자.
6. 내 인생의 구원자
7. 새로운 사랑에 젖어들다.
8. 당신을 지키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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