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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축과 애인 사이작품 소개

<가축과 애인 사이> “당신이 인간을 잡아먹는 마족이라 해도 상관없어.”

시야에 그의 표정이 잡힐락 말락 흐릿하게 번졌다. 그는 내 턱을 들어 올려 엄지로 아랫입술을 쓸었다.

“처음부터 마족과 인간의 사랑 같은 건 믿지 않았으면서도, 연인한테 가라고 놓아준 네 배려가.”

아랫배를 간질이기 시작한 묘한 충만함이 사그라지지 않도록 떨어지려는 손을 잡았다. 그는 고개를 비스듬히 기울였다. 무기질적인 벽안을 읽을 수 없어 눈을 감았다. 귀로 흘러들어 오는 말들이 열에 들뜬 머리론 해석되지 않았다.

“내가 다칠까 봐 걱정해 주는 따스함이.”

언제 다가왔는지 귓가에 속삭인 그가 귓바퀴를 물었다. 나를 잡아먹을 것처럼 귀의 약한 살을 잘근잘근 씹어댔다.

“…아파.”

그는 약하게 반항하는 내 손목을 그러쥐었다.

“지금도 나를 밀어내지 못하는 너의 약함이.”

그러고선 잡힌 손의 손가락 하나하나에 입을 맞췄다. 이내 검지를 제 입에 밀어 넣고 빠는 은근한 행위에 눈살을 찡그리며 그를 바라봤다. 짙게 가라앉은 눈이 나를 꿰뚫을 듯 마주 봤다.

“그대로 삼키고 싶을 만큼 기꺼워.”

발음이 뭉개지는 걸 개의치 않고 문장을 완성한 그는 내가 입고 있던 옷을 찢어발겼다. 바닥으로 흩어지는 천 조각들로 돌아간 시선이 못마땅한지 그가 목덜미를 깨물었다.

“흐읏… 하, 하지 마.”

그토록 경멸하던 인간의 아래에 깔려 바르작거리는 내 모습이 한심했다. 동시에 그가 자발적으로 내게 닿고 있다는 사실이 기뻤다. 사랑, 자존심, 무기력함에 나도 내가 뭘 원하는지 알 수 없었다. 어차피 아픈 몸은 원하는 대로 움직여 주질 않았다.

“울어, 미르?”


저자 프로필

장난감시계

2021.06.23. 업데이트 작가 프로필 수정 요청


저자 소개

장난감시계.

안녕하세요, 구르는 정도와 애정이 비례하는 장남감시계의 쓰레기통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저는 약간의 스토리가 19를 더 맛있게 만든다고 보는데,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네? 스토리가 어딨냐고요?
착한 사람 눈에만 보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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