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간 정보
- 2021.12.30. 출간
- 파일 정보
- EPUB
- 13.4MB
- 약 1.7만 자
- ISBN
- 9791166382383
- ECN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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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축과 애인 사이> “당신이 인간을 잡아먹는 마족이라 해도 상관없어.”
시야에 그의 표정이 잡힐락 말락 흐릿하게 번졌다. 그는 내 턱을 들어 올려 엄지로 아랫입술을 쓸었다.
“처음부터 마족과 인간의 사랑 같은 건 믿지 않았으면서도, 연인한테 가라고 놓아준 네 배려가.”
아랫배를 간질이기 시작한 묘한 충만함이 사그라지지 않도록 떨어지려는 손을 잡았다. 그는 고개를 비스듬히 기울였다. 무기질적인 벽안을 읽을 수 없어 눈을 감았다. 귀로 흘러들어 오는 말들이 열에 들뜬 머리론 해석되지 않았다.
“내가 다칠까 봐 걱정해 주는 따스함이.”
언제 다가왔는지 귓가에 속삭인 그가 귓바퀴를 물었다. 나를 잡아먹을 것처럼 귀의 약한 살을 잘근잘근 씹어댔다.
“…아파.”
그는 약하게 반항하는 내 손목을 그러쥐었다.
“지금도 나를 밀어내지 못하는 너의 약함이.”
그러고선 잡힌 손의 손가락 하나하나에 입을 맞췄다. 이내 검지를 제 입에 밀어 넣고 빠는 은근한 행위에 눈살을 찡그리며 그를 바라봤다. 짙게 가라앉은 눈이 나를 꿰뚫을 듯 마주 봤다.
“그대로 삼키고 싶을 만큼 기꺼워.”
발음이 뭉개지는 걸 개의치 않고 문장을 완성한 그는 내가 입고 있던 옷을 찢어발겼다. 바닥으로 흩어지는 천 조각들로 돌아간 시선이 못마땅한지 그가 목덜미를 깨물었다.
“흐읏… 하, 하지 마.”
그토록 경멸하던 인간의 아래에 깔려 바르작거리는 내 모습이 한심했다. 동시에 그가 자발적으로 내게 닿고 있다는 사실이 기뻤다. 사랑, 자존심, 무기력함에 나도 내가 뭘 원하는지 알 수 없었다. 어차피 아픈 몸은 원하는 대로 움직여 주질 않았다.
“울어, 미르?”
장난감시계.
안녕하세요, 구르는 정도와 애정이 비례하는 장남감시계의 쓰레기통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저는 약간의 스토리가 19를 더 맛있게 만든다고 보는데,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네? 스토리가 어딨냐고요?
착한 사람 눈에만 보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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