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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히틀러의 아이였습니다 상세페이지

인문/사회/역사 역사

나는 히틀러의 아이였습니다

‘레벤스보른 프로젝트’가 지운 나의 뿌리를 찾아서
소장전자책 정가11,200
판매가11,200

나는 히틀러의 아이였습니다작품 소개

<나는 히틀러의 아이였습니다>

'좋은 피’는 보존하고 ‘나쁜 피’는 제거하라!
나치의 우수 인종 실험을 위해 납치된 ‘레벤스보른의 아이’
광기 어린 역사가 지운 ‘나’를 찾아가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가 순수 아리안 혈통을 지키고 우수 인종을 길러내어 아리아인 국가를 건설하고자 실행한 ‘레벤스보른 프로젝트’. 마거릿 애트우드의 소설 『시녀 이야기』의 모티브가 된 이 끔찍한 인종 실험의 희생자로, 자신의 정체성을 잃어버린 채 살아온 한 여인이 자신의 뿌리를 찾아가는 길고 험난한 과정을 들려준다. 그녀가 살아내온 삶, 어두운 과거와 마주하는 과정은 광기 어린 국가주의와 인종주의가 한 인간의 정체성과 삶을 어떻게 말살하는지를 보여주며 침묵에 덮이고 수치심에 가려져 있던 나치의 충격적이고 파괴적인 전쟁범죄를 고발한다.


출판사 서평

“처절하고 용감한 회고록이 도착했다.
나치의 지독한 인종적 오만으로 평생 흐트러진 삶의 조각들을 찾아다녀야 했던 에리카이자 잉그리트의 작은 역사는 차별과 혐오가 일상 깊숙이 스며 있는 이 시대를 돌아보게 하는 귀한 거울이 되어줄 것이다.”
─ 조해진(소설가)

“이 이야기 곳곳에는 피가 흐른다. …… 내 이야기는 훨씬 더 비밀스러운 과거의 이야기다.
피가 사람의 가치를 결정하는 본질로 숭배될 때, 더 나아가 끔찍한 반인도적범죄를 정당화하는 근거로 이용될 때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경고하는 이야기다. 왜냐하면 나는 레벤스보른의 아이이기 때문이다.”
─ 잉그리트 폰 욀하펜, 〈서문〉 중에서


1. 1942년 여름, 히틀러에게 바쳐진 아이
─ 광기 어린 역사가 지운 ‘나’를 찾아가는 한 독일 여성의 회고록

“나는 이것이 단순한 이야기인 척하지 않을 것이다.
이 이야기를 읽는 일도 쉽지는 않을 것이다. 쉬울 리가 없다.
그래도 당신이 읽는다면 이 이야기를 살아내는 일도 쉽지 않았음을 기억해주면 좋겠다”

1942년 8월 나치가 점령한 유고슬라비아 첼예라는 도시에서 부모에게서 강제로 빼앗은 아이들에 대한 인종 검사가 이루어졌다. 흰 피부와 파란 눈, 금발 등 순수 아리안 혈통의 신체적 특징을 보이는 아이들은 ‘히틀러에게 바칠 아이’가 되어 곧바로 독일로 보내졌다. 그리고 친위대원이나 정치적·인종적 심사를 통과한 독일인 가정에 양육을 맡겼다. 생후 9개월 된 에리카 마트코 역시 나치의 손에 의해 ‘레벤스보른의 아이’가 되어 ‘잉그리트 폰 욀하펜’이라는 이름의 독일인으로 자랐다.

전쟁에서 패하고 파괴된 전후 독일에서 성장한 잉그리트는 열 살 무렵 자신에게 ‘에리카 마트코’라는 다른 이름이 있고 자신이 위탁아동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하지만 전쟁으로 수많은 아이가 고아가 된 상황이었기 때문에 자신의 처지를 받아들이려고 애쓸 뿐, 아무에게도 자신의 태생을 묻지 않았고, 가족 누구도 그 이야기를 입 밖으로 꺼내지 않았다.
외로운 어린 시절을 지나 어른이 된 잉그리트는 장애 아동을 돕는 물리치료사가 되어 삶을 꾸려간다. 여전히 자신의 태생에 대한 궁금증을 마음에 묻어둔 채로……. 그러던 1999년 가을, 친부모를 찾고 싶냐는 독일 적십자사의 전화가 잉그리트의 삶을 흔들었다. 예순 살이 되어서야 마침내 그녀는 진짜 자신 찾는 여정을 시작하기로 결심했다. 그러나 그때는 자신의 태생이 어디인지, 자신의 과거에 어떤 끔찍한 사건이 얽혀 있는지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잉그리트는 독일 곳곳의 기록보관소와 유럽 여러 나라 정부의 도움을 받아 스스로 레벤스보른의 진실 파헤치며, 독일 곳곳에서부터 옛 유고슬라비아의 땅까지 자신의 굴곡진 인생의 흩어진 조각들이 찾아나선다.
나치의 우수 인종 실험 희생자 잉그리트는 잃어버린 자신의 삶과 자신의 뿌리를 찾아가는 길고 고통스러운 과정을 매우 담담하게 들려준다. 하지만 그녀는 자신이 살아내온 삶이, 광기 어린 역사에 얽힌 자신의 과거를 받아들이는 일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다고 독자들에게 고백한다. “나는 이것이 단순한 이야기인 척하지 않을 것이다. 이 이야기를 읽는 일도 쉽지는 않을 것이다. 쉬울 리가 없다. 그래도 당신이 읽는다면 이 이야기를 살아내는 일도 쉽지 않았음을 기억해주면 좋겠다”라고.

의사가 ‘에리카 마트코’라는 이름을 부르자 아빠가 일어나서 나를 진찰실로 데려갔다. 아빠가 건넨 내 건강보험증에도 ‘에리카 마트코’라고 쓰여 있었다. 나는 왜 내가 다른 이름으로 불리는지 궁금했다. 하지만 의사에게도 아빠에게도 물어볼 엄두가 나지 않았다. 나는 여전히 아빠가 너무 무서웠다. 진찰이 끝나자 태양등 치료를 처방받고 집으로 돌아왔다. …… ‘에리카 마트코’라는 다른 이름에 대해서는 아빠와 한마디도 나누지 않았지만 나는 그 일을 잊지 않았다. ─ 4장 〈집〉 중에서

나는 내가 누구인지, 어디에서 왔는지에 대한 질문을 너무나 오랫동안 마음 뒤편으로 치워두고 있었다. 과거에 매달리는 것보다 현재를 사는 일이 더 중요하다고 나름 스스로를 설득하며 살았지만, 사실 그 과거에서 무얼 발견하게 될지 두려워 문제를 회피했음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 전화를 받았을 때 무엇보다 내가 흥분했다는 사실에 놀랐다. 드디어 진실을 알아낼 기회가 왔다고 느꼈다. 어쩌면 나는 이미 진실을 마주할 준비가 되어 있었는지도 모른다. ─ 6장 〈장벽〉 중에서

조사 결과에 따라 1년 내내 감정의 롤러코스터를 탔다. 한순간 높이 날아올랐다가 다음 순간 곤두박질쳤다. 정말 이런 고통을 감내할 가치가 있을까? 내 진짜 정체성이 무엇이든 나는 잉그리트 폰 욀하펜으로 괜찮은 삶을 살고 있었다. …… 내가 한때 에리카 마트코라고 불렸는지, 아닌지가 그렇게 중요할까? …… 내가 ‘에리카 마트코’라고 표시된 서류철을 치워둔 지 1년 반이 지났을 때였다. …… 레벤스보른 출신 아이들이 처음으로 모일 예정이라고 했다. …… 내 정체성을 찾아 나선 이 여행에는 막다른 길과 잘못된 단서, 넘을 수 없을 듯한 장애물이 가득했다. 나는 오래된 상처를 정말 처음부터 다시 열고 싶은가? 대답이 ‘그렇다’라고 해도 내가 그 모임에서 어떤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 나는 치워버린 서류 뭉치를 다시 꺼냈다. ─ 10장 〈희망〉 중에서


삶의 퍼즐을 맞추는 일은 쉽지 않다. 잃어버린 조각이 하나도 없고, 퍼즐 상자의 그림을 참고할 수 있을 때에도 말이다. 출발점이 될만한 명확하고 분명한 테두리조차 없을 때는 훨씬 더 어렵다. …… 나는 그에 대한 답이 내가 가져온 면봉과 시험관에 있기를 바랐다. 아이러니한 상황이었다. 레벤스보른 실험은 피가 인간의 가치를 결정한다는 나치 신념의 토대였다. 피와 혈통에 대한 힘러의 집착은 내가 유고슬라비아의 가족에게서 뽑혀 나와 독일 아이로 재탄생하게 된 이유였다. 그날부터 내 인생의 경로가 달라졌다. 그런데 이제 나는 피를 이용해 레벤스보른이 남긴 뒤엉킨 실타래를 풀려고 한다.
─ 14장 〈피〉 중에서


2. 미래의 지배 인종을 ‘창조’ 하라, 레벤스보른 프로젝트
─ 침묵과 수치심에 가려져 있던 나치 전쟁범죄의 실체를 밝히다

“인종적으로 순수한 남녀는 결혼을 했든 안 했든 성관계를 갖고 아이를 낳을 것을 명령받았다.
민족의 ‘좋은 혈통’을 지킬 수 있도록 말이다.”

나치 친위대장 하인리히 힘러는 1935년 순수 아리안 인종 국가를 건설하기 위해 우수한 독일 인구를 늘리려는 계획을 세운다. 그것이 바로 ‘레벤스보른(Lebensborn, 생명의 샘) 프로젝트’. 이 프로젝트는 미혼 임산부의 출산을 돕고 아이들과 그 어머니들을 보호한다는 명목하에 세워졌지만, 엄격한 인종 심사를 거쳐 모집한 친위대원들과 아리안 혈통 여성들의 혼외 관계를 장려함으로써 ‘좋은 피’를 가진 아이들을 생산하는 것이 목표였다. 나아가 낮은 인구증가율을 높이기 위해 나치가 점령했던 나라들에서 우수 인종의 특성을 보이는 아이들을 납치해왔다.
레벤스보른은 2000년대 들어서야 관련 자료가 공개되어 연구가 오래되지 않았고, 정보가 부족한 탓에 나치를 소재로 한 자극적인 영화나 책들에서 다루듯 ‘친위대 종축장’이라는 이미지로만 알려져 왔다. 게다가 레벤스보른 시설에서 출산한 여성들과 위탁부모들은 나치였거나 나치로 오해받을 걱정과 수치심에 거짓말하거나 침묵해온 탓에 레벤스보른의 끔찍한 실체는 오랫동안 베일에 싸여 있었다.
이 책은 마거릿 애트우드의 소설에 등장하는 길리어드 시녀 제도의 모델이기도 한 레벤스보른의 실체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가진 여성의 임신과 출산을 통제하려는 국가 권력의 잔인함, 순수 혈통과 우수 인종에 대한 기이한 신념으로 아이들을 납치해 그들의 정체성을 말살하는 광기 어린 국가주의와 인종주의를 고발한다.

나는 이 수수께끼 같은 ‘레벤스보른’이라는 조직에 대한 자료를 찾기 시작했다. 하지만 공개된 자료가 너무 적었다. 전쟁이 끝난 지 50년이 넘었고 제3제국의 끔찍한 역사와 범죄가 분석되고 세세하게 드러났는데도 인터넷에서 레벤스보른을 검색하면 매우 적은, 그마저도 대체로 같은 내용의 결과만 나올 뿐이었다. …… 겉보기에 무해해 보이는 레벤스보른 협회 뒤에 숨은 진실을 드러내는 첫 단서가 바로 ‘인종적 미래’라는 구절이었다. 레벤스보른 출산 시설의 목적은 명목상 원하지 않은 임신을 한 여성들의 비밀과 안전한 출산을 보장하고, 그로써 독일 인구를 늘리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 시설이 모두에게 열려 있었던 것은 아니다. …… 나는 독일 인종의 ‘순수성’을 지키기 위해 설립된 단체들의 네트워크가 얼마나 복잡한지 알지 못했다. 조사하는 동안 나는 국가사회주의의 광기가 파놓은 토끼 굴로 빨려 들어가는 느낌이었다. ─ 7장 〈생명의 샘〉 중에서

레벤스보른을 움직이는 것은 더는 독일 국민 내에서 순수 아리아인 혈통을 늘리겠다는 욕망만이 아니었다. 1939년 10월이 되자 가까운 미래를 숙고하던 힘러는 미래의 지배 인종을 창조하는 자신의 계획에 닥칠 위협을 감지했다. …….그래서 그는 휘하의 남자들에게 혁명적 명령을 내린다. 친위대와 경찰의 모든 대원에게 배포된 ‘기밀’ 성명서에서 친위대장 힘러는 결혼을 했든 안 했든 다음 세대를 낳아 제국에 신성한 의무를 다하라고 지시했다.…… 이 명령은 자유로운 성관계를 승인만 하는 것이 아니었다. 사실상 요구했다. 인종적으로 순수한 남녀는 결혼을 했든 안 했든 성관계를 갖고 아이를 낳을 것을 명령받았다. 민족의 ‘좋은 혈통’을 지킬 수 있도록 말이다. ─ 8장 〈바트아롤젠〉 중에서

힘러에게는 자식을 낳지 않거나 낳지 못하는 대원들을 위한 계획도 있었다. 바로 레벤스보른 프로젝트였다. 비밀스러운 계획을 수행하기 위한 조직을 만든 지 9개월 뒤인 1936년 그는 레벤스보른을 친위대 직속 기관으로 격상했다. 힘러는 자녀가 없는 장교들은 레벤스보른 출산 시설에서 태어난 아이들 중 적어도 일부라도 살 곳을 찾도록 도와야 한다고 밝혔다. “자녀가 없는 친위대 장교들은 유전질환이 없는, 인종적으로 가치 있는 아이들을 입양해 그들에게 우리의 정신을 심어줘야 할 의무가 있다.”
─ 9장 〈형제단〉 중에서

루틸트는 그녀와 다른 아이들이 종교 제의 같은 명명식을 거쳐 친위대와 히틀러에게 바쳐졌다고 말했다. 제단에 하켄크로이츠 깃발을 드리우고 총통의 흉상이나 사진을 눈에 잘 띄게 배치한 이 명명식은 전통적인 기독교 세례식의 왜곡된 버전이었다. 레벤스보른 직원과 검정 제복의 친위대 장교 들로 구성된 회중 앞에서 루틸트의 어머니 같은 산모들이 아이들을 훌륭한 국가사회주의자로 키우겠다고 맹세했다. 그러고 나서 ‘축복의 기도’를 읊조리는 친위대원에게 아기를 건넸다. …… 다음으로 친위대 장교가 아기 위에서 단검을 쥐고 친위대 형제단에 들어온 것을 환영하는 공식 환영사를 읽었다.
─ 11장 〈흔적〉 중에서

3, ‘피’는 사람의 가치를 증명하는가?
─ 광기 어린 인종주의의 끝을 보다

“한때 철의 장막에 둘러싸였던 나라들에서 정치인들은 민족주의를 만지작거리며 인종적?역사적 열등성을 토대로 한 증오에 불을 붙인다.”

1920년대 나치는 우생학에 기초해 열등한 부류라 여겨지는 국민에 대해 불임수술은 물론 ‘안락사’라는 이름의 학살을 자행했다. 1935년에는 뉘른베르크법을 공포하고 인종적 혈통에 따른 인증서와 각종 인종 확인서를 만들었으며, 이는 홀로코스트에 이르는 초석이 되었다. 이 동전의 뒷면이 바로 나치 제국을 이끌어갈 순수 혈통의 지배 인종을 창조하려는 ‘레벤스보른 프로젝트’였다.
그렇다면 레벤스보른 시설에서 태어나거나 점령국에서 납치된, 이른바 나치의 인종 검사관들에게 ‘우수 인종’이라 판명받은 아이들은 정말 뛰어난 신체적 특성을 가졌을까? 이 책에서 저자가 전하는 여러 ‘레벤스보른 아이들’의 이야기는 그들이 보통의 사람들과 다르지 않다는 당연한 사실을 보여준다. 오히려 그들에게 남은 것은 자신의 뿌리를 잃어버린 채 살아온 슬픔과 좌절, 자신이 ‘레벤스보른의 아이’였다는 정서적 상처와 수치심이었다.
나치의 이 기이하고 충격적인 범죄를 단순히 과거의 역사로 치부할 수만은 없는 이유는 오늘날 세계 곳곳에서 다시 싹트는 민족과 지역, 종교, 인종 간 차별과 증오 때문이다. 이 잔인한 역사가 얼마나 많은 이에게 여전히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극단적인 인종주의가 어떤 결말에 이르는지 들려줌으로써 오늘날 세계를 돌아보게 한다.

우생학은 독일인이 아리아인 초인 종족(때때로 북유럽 인종이라고도 표현하는)의 진정한 후손이며 다시 세상을 지배할 운명을 타고났다는 나치의 비논리적인 신념을 뒷받침했다. 히틀러는 이런 생각을 이미 《나의 투쟁》(1925)에서 밝혔다. “인류 문화의 산물, 오늘날 우리가 접하는 예술과 과학, 기술의 성취는 거의 전적으로 아리아인의 창조물이다. 이런 사실을 근거로 우리는 아리아인이 우월한 인류의 시조이자 우리가 ‘사람’이라고 부르는 존재의 핵이라는 결론을 이끌어낼 수 있다. 우리는 우리 종족의 생존과 재생산, 우리 후손들의 양육을 위해, 우리 피의 순수성을 지키기 위해 싸워야 한다.”
─ 8장 〈바트아롤젠〉 중에서

‘독일이나 동족 혈통’으로 공식 등록된 사람만 ‘인종적으로 용인’되며 제국시민(Reichsburger) 지위를 받을 수 있었다. 혼혈인은 그보다 못한 국민(Staatsangehorige)으로 분류되었다. 유대인으로 분류되는 순간부터 모든 시민권을 박탈당했고, 아리아인과 비아리아인의 결혼은 불법이었다. 나치는 이런 인종 분류의 형식을 갖추기 시작하면서 일련의 공식서류들을 도입했다. ‘아리아인 인증서’라는 서류를 지닌 사람은 아리아인 인종의 진정한 구성원임이 증명되었다. 1800년까지 거슬러 올라간 인종적 혈통에서 ‘부계로나 모계로나 유대인이나 유색인 혈통의 조상이 전혀 없음’을 증명하는 기준에 부합하는 사람에게는 ‘대(大)아리아인 인증서’가 수여되었다. ─ 8장 〈바트아롤젠〉 중에서

나는 나처럼 레벤스보른 프로젝트의 일부였던 사람들을 둘러보았다. 힘러의 실험에서 살아남은 이 사람들의 몸과 얼굴을 하나씩 들여다보며 이들이 진정 초인적 존재라는 증거가 있는지 찾았다. 그들은 다른 사람들보다 더 키가 크고, 더 강하고, 더 건강한가? 루틸트가 내 무언의 질문에 대답했다. 그녀는 안경을 벗고 눈을 비비며 말했다. “우리는 완벽하지 않아요. 다른 사람들과 똑같이 질병과 장애가 있지요.”
─ 11장 〈흔적〉 중에서

레벤스보른 프로젝트가 폐허가 된 유럽의 돌무더기에 깔려 소멸한 지 70여 년이 흘렀지만, 그동안 소규모의 지역 분쟁이 줄지어 일어났다. 이런 갈등의 뿌리에는 대개 하인리히 힘러가 가졌던 신념과 같은 믿음이 있다. 우수 인종과 열등 인종이 따로 있다는 신념의 또 다른 버전 말이다. 이 책은 개인적인 회고록인 동시에 역사에 대한 탐구이다. 내가 한창 이 책의 원고를 쓰고 있을 때, 세상은 민족이나 지역, 종교 간의 적대감으로 분열되고 있었다. …… 특히 유럽에서, 한때 철의 장막에 둘러싸였던 나라들에서 정치인들은 민족주의를 만지작거리며 인종적?역사적 열등성을 토대로 한 증오에 불을 붙인다. 1945년 이래 유럽이, 그리고 세계가 이토록 위험하게 분열된 적이 없다. 역사의 교훈은 우리가 이제껏 역사에서 배운 것이 없다는 것이다. 이제 배워야 할 때다. ─ 〈후기〉 중에서


저자 프로필

잉그리트 폰 욀하펜 Ingrid von Oelhafen

  • 경력 물리치료사

2021.04.09. 업데이트 작가 프로필 수정 요청

독일 오스나브뤼크에 살며 물리치료사로 일했다. 20여 년간 레벤스보른의 실체와 그에 관련된 자신의 숨겨진 과거를 조사해왔다. 다른 레벤스보른 희생자들과 ‘레벤스푸렌(생명의 흔적)’이라는 단체를 만들어 레벤스보른의 진실을 알리는 활동을 하고 있다.


저자 소개

저 : 잉그리트 폰 욀하펜 (Ingrid von Oelhafen)
독일 오스나브뤼크에 살며 물리치료사로 일했다. 20여 년간 레벤스보른의 실체와 그에 관련된 자신의 숨겨진 과거를 조사해왔다. 다른 레벤스보른 희생자들과 ‘레벤스푸렌(생명의 흔적)’이라는 단체를 만들어 레벤스보른의 진실을 알리는 활동을 하고 있다.

저 : 팀 테이트 (Tim Tate)
영국 다큐멘터리 제작자이자 작가로, 왕립텔레비전협회, 유네스코, 국제방송협회, 국제다큐멘터리협회 등에서 여러 상을 받았다. 이 책은 그의 다큐멘터리 〈레벤스보른: 우수 인종의 아이들〉(2013)에서 비롯되었다. 《노예 소녀》, 《소녀와 공》, 《프라이드》, 《히틀러의 숨겨진 군대》 등 많은 베스트셀러를 썼다.

역 : 강경이
영어교육과 비교문학을 공부했고, 좋은 책을 발굴하고 소개하는 번역 공동체 모임 펍헙번역그룹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스탠드펌』, 『철학이 필요한 순간』, 『프랑스식 사랑의 역사』, 『걸 스쿼드』, 『길고 긴 나무의 삶』, 『과식의 심리학』, 『천천히, 스미는』, 『그들이 사는 마을』, 『오래된 빛』, 『아테네의 변명』 등이 있다.

목차

서문

1장 1942년 8월
2장 1945년: 0년
3장 탈출
4장 집
5장 정체성
6장 장벽
7장 생명의 샘
8장 바트아롤젠
9장 형제단
10장 희망
11장 흔적
12장 뉘른베르크
13장 로가슈카슬라티나
14장 피
15장 순수
16장 납치
17장 찾기
18장 평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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