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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서로 조심하라고 말하며 걸었다 상세페이지

에세이/시 에세이

우리는 서로 조심하라고 말하며 걸었다

걸어본다 07 시드니
소장종이책 정가14,000
전자책 정가30%9,800
판매가9,800

우리는 서로 조심하라고 말하며 걸었다작품 소개

<우리는 서로 조심하라고 말하며 걸었다> 자기감정을 아는 것,
사랑은 거기에서 출발합니다.
지금 나는 순해졌습니다.
지독함이 스스로 옷을 벗을 때까지,
사랑했거든요. -박연준

*
이제 망설임을 떨치고 용기를 냅니다.
사랑이라고 해도 좋아요.
어떤 사이프러스 나무도 바람을 두려워하지 않아요,
당신은 지금까지 그랬듯이 거기에 서 있으면 됩니다. -장석주

걸어본다 일곱번째 이야기는 시드니를 향해 있습니다. 누군가는 걸어본 곳이고 또 누군가는 처음 걷는 곳이라는 시드니. 이 책을 집어든 분들 가운데 시드니를 경험해보신 분들 또한 꽤 많으시겠지요. 더불어 발을 디뎌보지 못한 분들도 꽤 많을 테고요.『우리는 서로 조심하라고 말하며 걸었다』는 시드니를 경험한 한 남자와 시드니를 경험하지 못한 한 여자가 한국을 떠나 처음으로 외지에서 함께 걸어본 기록을 한데 모은 책입니다. 여자와 남자라는 차이점, 둘 다 시인이라는 공통점을 껴안은 채 그들은 시드니에 사는 한 지인이 빌려준 집에서 한 달을 살아보게 됩니다. 연애와 결혼의 차이는 아마도 그 ‘살이’에 있을 텐데요, 한 집에서 한 ‘살이’를 함께하면서 그들은 남자와 여자가 얼마나 다른가, 그럼에도 그 차이를 ‘사랑’이라는 것이 어떻게 극복하게 해주는가, 낱낱이 기록을 해나갔습니다. 그리고 이렇듯 한 권의 책으로 그 결과물이자 증거물을 내놓기에 이르렀습니다.
말하자면 『우리는 서로 조심하라고 말하며 걸었다』는 글이 만들어낸 결혼, 책이 거행시켜준 결혼식의 다른 이름이 아닐까 하는데요, 이 소박한 잔치의 두 주인공을 이쯤에서 소개해보려 합니다. 짐작들 하셨겠지만, 남자이자 신랑은 장석주 시인이고 여자이자 신부는 박연준 시인입니다. 많이들 놀라셨겠죠. 아니면 그런가보다 고개들 끄덕이시려나요.

기실 저는 그 전자와 후자 사이에서 팽팽하게 요요가 되었던 한 사람입니다. 이 책을 기획한 편집자이기 이전에 살아생전에 박연준 시인의 언니로 평생을 살아주겠노라 약속을 했던 사이였기 때문입니다. 그녀의 두번째 시집이던 『아버지는 나를 처제, 하고 불렀다』 또한 제 손으로 만들어주었던 참이었습니다. 죽음 직전에 정신이 혼미한 상태에서 딸을 처제라 잘못 부른 아버지와 그런 부친의 마지막을 지켜봤던 연준의 공생을 제가 감히 알 것 같다고 잘난 척을 하며 지었던 제목이기도 합니다만, 어쨌든 이 책이 세상에 빛을 보기까지 그 인연은 박연준 시인과의 돈독함이 컸어요. 글에 대해서라면 재능이 뛰어난 시인, 누구든 속이지 못하는 솔직함을 타고난 시인, 그럼에도 제 가장 은밀한 연애만은 오래도록 숨겨왔던 시인. 그런 박연준 시인이 언니라고 지칭되는 제게 연애를 한다고 했습니다. 누구냐, 그 이름은. 끝까지 박연준 시인은 말하지 않았습니다. 힌트는 한 가지, 나이가 좀 많은 문인이라고 했습니다. 그때 제 입에서 장석주, 라는 이름이 튀어나갔습니다. 어떤 촉이 제게 귓속말을 하여 제 입이 방정을 떨었는지는 모르겠지만 하여튼 그가 아닐까, 했던 어렴풋함이 사실로 드러나던 차였습니다. 저는 지금도 제 주측에 대한 놀라움을 가슴의 콩닥거림으로 간직하고 있습니다.

결혼식 없이 살겠다고 했습니다. 어떤 ‘식’이라는 형식이 주는 민망함과 어색함, 그리고 불편함을 저도 모르지 않아 그러라고 했습니다. 다만 주위에서 그래도 밥 한 끼는 먹어야 하지 않겠냐는 조언들로 고민이 된다고 하였습니다. 그때 문득 스쳐간 것이 ‘책’이라는 물성의 힘이었습니다. 그래, 책으로 공표를 하자, 책으로 모두에게 알리고 책으로 모두에게 축하를 받자!

우리들의 비밀 프로젝트는 그렇게 시작되었습니다. 평생 글을 쓰고 책을 만들었던 놀라운 감각의 소유자, 절대로 늙을 줄을 모르는 채 타고난 섬세함에 그 빗질을 매일같이 반복하는 장석주 시인도 흔쾌히 동참해주었습니다. 지금 와 그들에게 말하건대 결코 쉽지 않은 선택임을 잘 압니다. 책이라는 것은, 저자의 이름이라는 것은, 분서갱유를 아무리 목숨 걸고 한다고 해도 절대로 없어질 수 없는, 사라지기 힘든 존재임을 너무도 잘 아는 까닭입니다. 한때 한국 출판계에 놀라운 한 획을 그었던 출판사 ‘청하의 수장이었던 장석주 시인이 왜 그 사실을 몰랐겠습니까. 이는 남녀관계에서뿐 아니라 글쟁이로서의 두 사람의 관계에 있어 책임과 의무를 다하겠다는 다짐과 의지임을 잘 알아먹을 수 있는 대목이었습니다.

서교동에 살림집을 차렸지만 그들은 시드니를 걸어보기로 결심을 했습니다. 저는 그 재미가 훨씬 기대가 된다고 말하였습니다. 말이 잘 통하지 않는 외국에서, 그것도 외진 시골 마을에서 오직 두 사람만이 던져진 형국이 되었으니 말이죠. 성실한 그들이 꼼꼼하게 기록한 시드니에서의 일상을 가장 먼저 훔쳐본 사람으로서 그 첫 감정을 토로하자면 온수의 여자와 냉수의 남자가 만났다는 느낌이었습니다. 이성보다는 감성이 앞선 여자와 감성보다는 이성이 앞선 남자가 합쳐져 채워진 욕조 속의 물 온도는 정말이지 목욕을 하기에 가장 적합한 온도를 이루기에 충분했습니다. 몸을 목까지 푹 담그기에 적합한 온도의 따뜻함은 과장을 조금 보태자면 기억나지 않는 양수에서의 떠 있음이 비유될까 싶은 심정이었습니다. 노곤한 잠이 밀려왔고 자고 일어났을 때의 상쾌함이 일었습니다. 사랑이 일으킨 기적 가운데 하나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었습니다.

남녀의 사랑, 남녀의 연애, 남녀의 결혼을 다룬 책은 세상에 너무도 많습니다. 그러나 읽고 나면 그뿐, 내 사랑의 실천에 도움을 준 책은 정작 없었던 것 같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논리적으로야 백날 이해의 폭 안에서 맞는 말만 골라 한다지만, 실전에서 대입해볼 만한 자신감으로 덤벼든 책은 없었으니까요. 사랑하는 두 남녀, 그래서 결혼에 이른 두 남녀의 이야기가 전제되어 있긴 하지만 이 책의 가장 핵심적인 주제어는 ‘사랑’이 아닙니다. ‘결혼’ 또한 아닙니다. 제가 보기에 이 책이 주는 보다 큰 미덕은 바로 ‘이해’에 있지 않나 합니다. 이해하지 않으면 상대의 눈을 바라볼 수가 없습니다. 상대의 눈을 바라보지 않는다면 진심을 쏟아낼 수가 없습니다. 이 책은 오랜 시간 한 남녀가 서로 눈을 맞추기 위해 팽팽하게 시소를 탔던 그 불안함이 치유되어가는 과정의 일부를 소개한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 ‘시간’의 힘은 믿어보자는 다짐의 책이기는 합니다.

결혼식을 대신하는 책. 사례를 찾아보니 그런 일은 지금껏 한 번도 행해지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서로 반대되는 기질을 가진 남녀이기에, 무엇보다 시를 쓰는 시인들이기에, 신부는 1980년생, 신랑은 1955년생이라는 나이의 차이라는 세월의 더께를 이겨낸 그들이기에 이러한 귀여운 퍼포먼스도 용인이 되는 게 아닐까 합니다.

이 책의 출간을 말미암아 두 사람의 결혼식은 12월 24일, 크리스마스이브가 되었습니다. 매년 이들 부부는 크리스마스이브에 서로가 함께임을 축하하는 술 한 잔을 서로에게 권하겠지요. 두 사람의 결혼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두 사람의 결혼을 책을 읽어주심으로 정말이지 축하해주시기를 바라는 바입니다.


저자 프로필

장석주

  • 국적 대한민국
  • 출생 1954년 1월 8일
  • 경력 동덕여자대학교 문예창작과 강사
    2003년 MBC 행복한책읽기 자문위원회 위원
    2002년 조선일보 이달의 책 선정위원회 위원
  • 데뷔 1975년 월간 '문학' 시 '심야'
  • 수상 2013년 제11회 영량시문학상 본상
    1976년 해양문학상
    1975년 월간문학 신인상

2014.11.04. 업데이트 작가 프로필 수정 요청


저자 소개

저자 - 박연준
순하게 빛나는 것들을 좋아한다. 모든 ‘바보 이반’을 좋아한다. 2004년 중앙신인문학상을 받으며 등단했다. 시집 『속눈썹이 지르는 비명』 『아버지는 나를 처제, 하고 불렀다』가 있고, 산문집 『소란』을 냈다.

저자 - 장석주
시인, 인문학 저술가. 서재와 정원을 사랑한다. 그것만 있다면 다른 도락은 다 포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도서관 키드로 성장한 사람답게 책과 도서관을 좋아하고, 햇빛과 의자를, 대숲과 바람을, 고전 음악을, 그리고 침묵과 고요를 사랑한다. 스무 살 때 『월간문학』 신인상에 당선해 문단에 나오고, 1979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시가 당선하고, 같은 해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문학평론이 입선하며 평론을 겸업한다. 스물다섯 살 때 출판사 편집자로 첫발을 내디뎠고, 그 뒤 독립해서 열세 해 동안 출판사를 경영했다. 1993년 출판사를 접은 뒤 여러 매체에 글을 쓰고 대학교 세 군데에서 강의를 하며 방송 진행자로 활동했다. 경기도 안성에 살며 날마다 읽고 쓰는 일을 한다. 시집 『몽해항로』 『오랫동안』 『일요일과 나쁜 날씨』 등을 포함해서 『마흔의 서재』 『새벽예찬』 『일상의 인문학』 『불면의 등불이 너를 인도한다』 『글쓰기는 스타일이다』 『일요일의 인문학』 등 여러 권의 책을 썼다.

목차

제1부_박연준
서문_ 우리는 "새벽의 나무 둘"처럼
처음 살아보는
첫날
심심함을 그대로 두세요
저는 당신 집에 있습니다
구름은 흐르고 옥수수는 젊다
그놈의 "platwhite"
와인 한 병이 누워 있다
생각을 만지는 일
비 숲
파닥이는 인류
오늘의 사건
혼자 걷기
스타 시티
한번 살아보세요
밤이 지극하다
책 소파
돌아와서도 헤매야 한다

제2부_장석주
서문_ "1인분의 고독"에서 "2인분의 고독"으로
인생을 풍요롭게 하는 것들
웰컴 투 시드니!
느림의 경제학
"명예"란 수도원에 들려면
푸르름의 음계는 "도"다
아름다움에 대처하는 올바른 자세
괄호 속의 행복
저 밤 속으로 순순히 가지 말라!
걷는 인간의 탄생
종일, 바람
바람이 불고 수염은 자란다
유칼립투스 숲속에서
어느 날 아침
먼 데서 찾는 것은 우리 뱃속에 있다
"숲평선" 위로 별들이 뜬다
시드니에서 보낸 마지막 주
작별 인사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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