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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사적인 도시 상세페이지

에세이/시 에세이

나의 사적인 도시

걸어본다 03 뉴욕
소장종이책 정가15,800
전자책 정가30%11,100
판매가11,100

나의 사적인 도시작품 소개

<나의 사적인 도시> 걸어본다 3권. 뉴요커로 오래 살던 저자가 뉴욕에서 본 것, 느낀 것, 생각한 모든 것을 정리해나간 ´진짜배기´ 뉴욕 이야기로, 지난 2005년부터 2010년간 뉴욕에서 써내려간 블로그의 글 A4 700여 장을 다시금 가다듬어 출간하였다. 어떤 목적을 두지 않고 내 하루의 삶을 기록한다는 블로그의 거칠거칠할 수 있는 터프함은 그러나 생생하면서도 날것 그대로의 건강식이어서 엿보는 일만으로도 뉴욕의 문화적 근육과 살과 피를 이식받는 기분이다.

저자는 오랜 기간 뉴욕에 머물면서 문학, 미술, 패션 등 우리에게 미처 소개되지 못했던 새로운 문화적 기운을 생동감 있게 불어넣어준 문화 전도사였다. 그간 <빈방의 빛> <이름 뒤에 숨은 사랑> 등의 문학 서적들을 통해 마크 스트랜드, 줌파 라히리 등을 소개했고, <미술 탐험> <여성과 미술> 등의 미술 서적들을 통해 현대미술을 보고 현대미술을 읽는 방법에 대한 새로운 제시를 했으며, <사토리얼리스트> <페이스헌터> 등의 문화 서적들을 처음으로 번역, 소개하면서 우리 문화의 변모를 꾀하는 데 그 시초가 되기도 했다.

한 사람의 ´취향´이라는 것이 얼마나 넓고 깊은지 그것이 얼마나 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지 증거가 되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나의 사적인 도시>는 저자가 특유의 그 ´눈´, 그 ´감´을 어떻게 획득하고 실천해나갔는지 그 매일매일을 엿볼 수 있는, 동시에 우리에게 문화적 ´미감´을 어떻게 가져야 하는지 그 방법론을 알려주는 책이기도 하다.

난다의 [걸어본다] 세번째 이야기
번역가이자 예술가이자 에세이스트 박상미가
걷고, 보고, 쓰면서 발끝으로 살아낸 정통 뉴욕 아이템
『나의 사적인 도시』


많이들 아시겠지만, 널리 들어들 아시겠지만 여기 ‘박상미’라는 이름의 매력적인 인물 한 명을 소개해드리려 합니다. 물론 그 이름과 나란히 놓인 것이 ‘책’임을 짐작들 하실 거라 예견하거니와 제목을 밝히니 영어로는 ‘My Own Private City’, 우리말로는 ‘나의 사적인 도시’라 하겠는데요, 저라면 ‘사적’이라는 대목에 흥미를 가질 것도 같습니다. 지극히 ‘사적’이라는 것은 지극히 ‘특별’하다는 말로도 풀이될 수 있을 텐데요, 네, 저자 박상미의 신간 『나의 사적인 도시』는 뉴요커로 오래 살던 저자가 뉴욕에서 본 것, 느낀 것, 생각한 모든 것을 정리해나간 ‘진짜배기’ 뉴욕 이야기로 지난 2005년부터 2010년간 뉴욕에서 써내려간 블로그의 글 A4 700여 장을 다시금 가다듬어 출간한 책입니다.

저자는 서문 속에서 ‘자귀 짚다’라는 말을 언급했지요. 짐승을 잡기 위해 그 발자국을 따라간다는 뜻이라지요. “나라는 짐승은 무슨 먹이를 찾아 어떤 발로, 어떻게 걷고 있을까. 어떤 길을 다니고, 어떤 풀의 냄새를 맡고, 어디서 물을 먹으며, 가끔씩은 멀리 보기도 할까.” 자신이 쓴 글을 거슬러 되짚어보는 일이 바로 이 ‘자귀 짚음’이라면 이렇게 모은 글들 속에 저자의 미적 감식안이자 가치관을 엿보는 일은 어렵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니까 삶이 곧 예술이고 예술이 곧 생활화되어 있음을 바로 알아챌 수가 있었는데요, 예컨대 이 책을 두고 “달이 있다는 것을 나만 모르고 살다가 어느 날 밤 달을 발견하고 흠칫 놀란 기분”이었다라고 앞서부터 소감을 말하자면 성급한 것이 되려나요.

그동안 나는 내가 누구보다 뉴욕을 사랑한다고, 나에게 뉴욕은 특별하다고 생각해왔다. 이것이 매우 특별한 일은 아닐 것이다. 누군가에게 용산이 특별하고 누군가에게 베를린이 특별한 것처럼, 나에겐 뉴욕이 특별했다. 여기 그려진 뉴욕은 나만의 특별한 뉴욕이다. 그 안에서 내가 본 것, 내가 느낀 것, 내가 생각한 것은 모두 뉴욕이란 도시의 일부이고, 나만의 사적인 뉴욕이다. 사적이라 해도 부끄러워하지 않기로 했다. 어차피 모든 일은 지독히 사적인 것에서 비롯하니까. _「서문」에서

책이라는 뚜렷한 목적을 두지 않고 내 하루하루의 삶을 솔직 담백하게 기록한다는 블로그의 거칠거칠할 수 있는 터프함은 그러나 생생하면서도 날것 그대로의 건강식이어서 엿보는 일만으로도 뉴욕의 문화적 근육과 살과 피를 이식받는 기분이었습니다. 저자 박상미는 오랜 기간 뉴욕에 머물면서 문학, 미술, 패션 등 우리에게 미처 소개되지 못했던 새로운 문화적 기운을 생동감 있게 불어넣어준 문화 전도사이기도 했습니다. 그간 저자가 번역한 책을 한번 볼까요? 『빈방의 빛』『이름 뒤에 숨은 사랑』『그저 좋은 사람』『어젯밤』『가벼운 나날』 등의 문학 서적들을 통해 에드워드 호퍼, 마크 스트랜드, 줌파 라히리, 제임스 설터 등을 소개했고, 『미술 탐험』『여성과 미술』『앤디 워홀 손안에 넣기』『우연한 걸작』 등의 미술 서적들을 통해 현대미술을 보고 현대미술을 읽는 방법에 대한 새로운 제시를 했으며, 『사토리얼리스트』『페이스헌터』『킨포크 테이블』『휴먼스 오브 뉴욕』 등의 문화 서적들을 처음으로 소개, 번역하면서 우리 삶의 질적 변모를 꾀하는 데 그 시초가 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번역자라는 가면 뒤에 특유의 그 ‘촉’을 숨겨왔지요. 아주 겸손되이 말입니다.

여기 한 예술가의 “지독하게 사적인” 뉴욕은 ‘거의 모든’ 예술가들의 도시다. 뉴요커의 미적 순례의 리듬을 따라 뉴욕의 갤러리들과 매력적인 거리들을 찾아다니고, 공연이나 영화를 보거나 음악을 듣고, 작은 가게에 들르거나 동시대의 스타일과 패션을 엿보고, 뉴욕의 한 모퉁이 방에서 책을 읽어본다. 그건 관람자의 장면이기보다는 예술가들의 삶과 죽음과 그들 작품과의 마주침을 ‘다시 마주치는’ 사건이다. 그 마주침의 언어들 속에서 발견하는 것은 예술가들을 둘러싼 흥미로운 정보만이 아니라, 예술가와 예술가 사이에서 화학적으로 발생하는 다른 세계의 공기이다. _이광호 추천사에서

『나의 사적인 도시』는 가르치려는 책이 아닙니다. 그저 절로, 그렇게 저절로 배울 수 있는 책입니다. 확연하게 보이지 않기에 단순하게 보는 것 이상의 ‘봄’을 저절로 따라해보게 되는 책입니다. “미술을 생활화하는 데 있어 가장 큰 적은 무지가 아니라 아름다움을 향한 자신의 정당한 욕구를 남의 눈을 의식해 억압하는 것이다”라고 했던가요. 책에 등장하는 리처드 터틀, 뤼크 튀이만, 사이 톰블리, 이사무 노구치, 프란체스카 우드맨, 레이 존슨, 헨리 다거, 프란시스 베이컨, 보나르, 모란디, 프란시스 알리스, 월리드 베쉬티, 키타이, 아우구스트 잔더 등 매일같이, 쉴 틈 없이 ‘출몰’하는 여러 예술가들의 생과 작품에 대한 이야기가 호기심을 자극할뿐더러 그들 사이에서 자신만의 ‘취향’을 알게 하는 자신만의 ‘안목’에 대해 재고해볼 여지를 줍니다. 게다가 한국에 소개가 전무한 엘리자베스 비숍이나 마크 스트랜드, 조 브레이나드, 로버트 크릴리와 같은 문인들의 이야기와 더불어 수전 손택, 그레이엄 그린, 존 치버, 필립 로스, 앨리스 먼로 등 뒤늦게 한국에 소개되어 열풍을 일으킨 작가들을 일찌감치 알아보고 번역을 희망했던 일화 등등은 우리 영미 문학권의 새로운 계보를 그려낼 수 있는 저자만의 역량을 엿보게도 합니다. 헬무트 랭, 마틴 마르지엘라, 릭 오웬스, 폴 푸아레 등의 디자이너들을 말하면서 ‘뉴욕’과 뗄 수 없는 ‘패션’ 또한 언급한 대목들을 보자면 뭔가 큰 숲에 든 느낌이 들다가도 더욱 커져가는 호기심이 발동됨을 느낍니다. 이 나무 이름은 뭔가, 저 나무 이름은 뭔가, 증폭되는 미스터리. 그런 의미로 보자면 이 책은 한 덩어리의 미스터리가 아닐까 싶습니다. 데 키리코가 그랬다지요. “이 세상 어떤 종교보다 화창한 날 길을 걷는 사람의 그림자 속에 더 많은 미스터리가 있다”라고요. 예술에 미스터리가 없다면 아무것도 아니지요.

어떤 사람을 말해주는 것은 결국 그 사람의 말과 행동이다. 어떤 말을 하고 어떤 행동을 하는지. 어떤 행동을 반복해서, 생각해서 하다보면 결국 하나의 태도, 삶에 임하는 태도가 되는 것이다. 땅을 밟는 것이, 길을 걸으며 들꽃을 꺾는 것이 좋은 사람은 많이 걸을 것이다. 많이 걷다보면 걷는 것은 그가 삶을 살아가는 하나의 태도요, 방법론이 된다. 자동차는 조금 덜 타고 조금 더 걷는 삶, 두 다리를 써서 생각하는 삶. 그가 말한 실수하기, 신뢰하기, 실패하기…… 모두 같은 맥락이다. 성자의 숭고함도, 인생 선배의 귀띔도, 바르게 사는 사람의 도덕률도 아니다. 작업을 하며 살아가는 한 작가의 ‘태도들’인 것이다. 실수에 열려 있고, 믿음을 잃지 않고, 실패에서 배우는. _「태도들」에서

포르노적으로 아무리 체조하듯 섹스를 해봐야, 사랑하는 사람과의 섹스처럼 에로틱한 건 세상에 없다. 톰블리의 그림은 에로스가 살아 있는 침대다. 서로 물고, 빨고, 씹고, 정성껏 핥아주는. 서툴고, 떨리고, 격정적이고, 냄새나고, 향긋하고, 짜고, 맛있고, 시끄럽고, 애틋하고, 감미롭고, 지극히 인간적이고 아름다운 침대. 그 위엔 살과 피와 똥뿐 아니라 하늘도 있고, 구름도 있고, 바람도 있고, 바다도 있고, 죽음도 있다. 잘 보면 기가 막히고 가슴 무너지는 그림이다. _「살과 피와 똥의 에로스」에서

푸아레가 중요한 또 하나의 이유는 그가 여성들을 코르셋으로부터 해방시켰다는 사실 때문이다(대신 브래지어를 만들었다). 허리를 죄지 않는 편안한 실루엣의 드레스와, 판탈롱이란 헐렁한 바지를 디자인해 여성들의 활동을 편하게 했던 것이다. 하지만 푸아레의 관심은 실용성 자체에 있지는 않았다. 특히, 샤넬의 트레이드 마크였던 남성적이고 스포티한 의상에 대해선 적의에 가까운 감정을 감추지 않았다고 한다. 당시의 신여성들은 푸아레가 원하던 것처럼 옷을 입을 때마다 ‘예술적 재탄생’을 할 수는 없었고, 결국 그의 브랜드는 몰락의 길을 걷고 만다. 80년 전『뉴요커』에 푸아레에 관한 이런 글이 실렸었다고 한다. 푸아레는 “미래로부터 아이디어를 훔쳐 당대 사람들에게 강요하는 사람 중 한 명”이라고. 자신이 아이디어를 훔쳤던 그 미래에서 푸아레는 지금 기분 좋게 빛을 쬐고 있는 듯하다. _p108 「미래로부터 아이디어를 훔치다」에서

무엇보다 이 책의 미덕은 ‘사람’을 얘기한다는 데 있지 않을까 합니다. 사람은 얼마나 견딜 수 있고, 사람의 재능은 얼마나 위대한 것인지 차분하고 논리적인 문장 속에서도 뜨겁고 끈끈한 정을 고스란히 들키고는 합니다. 우리말과 영어가 혼재된 삶을 살아가는 운명 속에서 어떤 본연이란 것에 보다 가까운 말을 찾고자 흔들리는 저울추처럼 고뇌하는 사람. “정확하고 자연스러운 언어로 가장 환상적인 생각을 전달하는 것”이 비단 시만의 몫일까요. 번역하는 이의 한 사람으로 저자 박상미의 ‘태도’는 시인의 그것과도 참 닮아 있다는 생각입니다. ‘솔직함’, ‘배어남’ ‘우아함’이 무엇인지 내 안의 살아가는 ‘태도들’에 깊이 숙연해져보는 일. 매일의 말과 행동을 더듬어 기록하는 일이 일기라 할 때 이 모음집은 우리 문학 속 아직은 제대로 정립되지 못한 것이 아닐까 싶은 ‘산문’이라는 장르적 정의에 가장 가깝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나름의 견과 관, 그 스타일이라는 것이 고집스럽게 구축되었다는 물질성이 참으로 단단하기도 한 까닭입니다. 박상미의 『나의 사적인 도시』를 보며 배웁니다. 산다는 것은 물살에 저항하며 노를 저어가는 일인데 왜 자꾸 노를 놓거나 노를 버리는지…… 저자로부터 이 책을 통해 훔쳐야 할 한 가지가 있다면 바로 그 ‘노’가 아닐는지요.

사는 방법엔 넓게 사는 방법과 좁게 사는 방법이 있을 것이다. 이를테면 피카소는 넓게 살았지만 모란디는 좁게 살았다. 어떤 사람은 주변에 많은 친구들을 두는가 하면 어떤 사람들은 평생 한두 명의 친구로 살아간다. 어떤 사람들은 여러 가지를 하고 살고, 어떤 사람들은 한 가지만 하고 산다. 어떤 사람들은 여행을 많이 하고, 어떤 사람들은 여행을 하지 않는다. 어떤 사람들은 큰 집에 사는가 하면 어떤 사람들은 좁은 집에 산다. 좁은 집에 살려면 집에 두는 것을 최소한으로 줄여야 한다. 불필요하고 탐탁지 않은 것은 과감히 내다버리는 것이 좋고, 그보다 좋은 건 애초부터 안목을 가지는 일이다. 그래서 유용하고 아름다운 것들만 곁에 두고‘ 크게’ 보며 살아야 한다. 그 방법만 잘 터득하면 좁은 집에 사는 게 그리 답답한 일이 아닐지도 모른다. 난 지금 그 방법을 배우는 중이다. _「좁게 살기」에서

『나의 사적인 도시』의 표지로는 한국에 처음 소개되는 아티스트이자 삽화가 솔 스타인버그의 작품을 삼았습니다. 루마니아에서 태어나 뉴욕으로 건너온 후 평생 『뉴요커』의 삽화가로 일하며 뉴욕을 그림으로 표현한 그는 당시 세계적으로 부상하던 뉴욕 미술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삽화를 예술의 수준으로 끌어올렸습니다. 뉴요커 특유의 소박함과 기지가 항상 공존하는 그림들로 작품마다 예상을 뒤엎는 혁신적인 시각 언어의 추구를 선보였지요. 토박이 뉴요커가 떠올릴 만한 표지로의 정통이 아닐까 고민 끝에 커버를 장식해보았습니다. 하나 더! 표지를 벗겨 커버 안쪽을 보시면 본문에 소개되고 있는 뉴욕 주 본거지들을 산책로로 표현한 지도가 들어 있음을 아시게 될 겁니다. 뉴욕을 문화적으로 탐방하려는 여행객들이라면 큰 도움이 될 듯합니다.

작가의 말

‘자귀 짚다’라는 말이 있다. 짐승을 잡기 위해 그 발자국을 따라간다는 뜻이다. 나라는 짐승은 무슨 먹이를 찾아 어떤 발로, 어떻게 걷고 있을까. 어떤 길을 다니고, 어떤 풀의 냄새를 맡고, 어디서 물을 먹으며, 가끔씩은 멀리 보기도 할까. 실제로 원고를 읽어나가니 길고, 암담하고, 눈물나고, 때로 눈앞이 환해지기도 하는 여행이 시작된 듯했다. 기분이 이상했다. 나 스스로 내 발자국을 쫓는 일은 낯익기도, 낯설기도 했다. 내 안에서 이미 체화된 어떤 사실들이 꿈틀거리며 내 몸안에 자리잡기 시작한 순간이 보였고, 내가 기억하지 못하는 어떤 순간들도 있었다. 어떤 글을 쓰던 무렵 일어났던 어떤 일들이 떠오르기도 했고, 마땅히 생각나야 하는 어떤 사실들은 아무리 애써도 기억나지 않았다. 내가 찍은 발자국 사이로 내가 잃어버린 것들도 보였다. 기억이란 상실의 역사이기도 했다. 뉴욕은 내가 오래 살던 곳이다. 그곳에서 내 젊은 시절의 대부분을 보냈고, 지금 갖고 있는 가치관의 대부분이 형성되었다. 그동안 나는 내가 누구보다 뉴욕을 사랑한다고, 나에게 뉴욕은 특별하다고 생각해왔다. 이것이 매우 특별한 일은 아닐 것이다. 누군가에게 용산이 특별하고 누군가에게 베를린이 특별한 것처럼, 나에겐 뉴욕이 특별했다. 여기 그려진 뉴욕은 나만의 특별한 뉴욕이다. 그 안에서 내가 본 것, 내가 느낀 것, 내가 생각한 것은 모두 뉴욕이란 도시의 일부이고, 나만의 사적인 뉴욕이다. 사적이라 해도 부끄러워하지 않기로 했다. 어차피 모든 일은 지독히 사적인 것에서 비롯하니까.
실제로 이 책은 두렵고 떨리는 첫 경험처럼 느껴졌다. 내가 쓰는 첫번째 책 같았다. 방대한 글의 교정 작업은 여전히 암담했지만 때로 즐거웠다. 이미 쓴 글을 삭제하고 다듬는 일이었지만 내가 지금 글을 쓰고 있는 건가 하는 순간도 있었다. 나의 생각과 내가 사랑하는 것들의 맥락이 느껴졌고 많은 것들이 말이 되었다. 아, 그래서 그랬지…… 발자국을 따라가다보니 그 짐승을 잡을 수 있을 것 같다. 발자국을 되짚는 일은 그만두고 이제 앞으로 함께 걸어나가고 싶다.
이 책이 나올 수 있었던 것은 앞서 원고 뭉치를 가져다준 그 누군가의 덕분이다. 일도 일이지만 그 친구는 나의‘ 사적인’ 친구다. 우리는 처음 만날 때부터‘ 사적임’을 두려워하지 않았고, 새록새록 새로운 비밀들을 공유하고, 새록새록 비밀스럽게 아껴왔다. 내가 발 디딜 힘도 없을 때 곁에 머물러준 친구다.
그동안 많은 것을 겪은 느낌이다. 오래 왔지만, 그럼에도 이 책이 미약하나마 시작이 되었으면 한다. 가장 사적인 것이 가장 멀리 갈 수 있다는 믿음으로, 함께, 한 발자국. 또 한 발자국.

2015년 4월
박상미


저자 프로필

박상미

  • 국적 대한민국
  • 출생 1969년
  • 학력 연세대학교 심리학과 학사
    뉴욕시립대학교 미술 학사

2014.11.17. 업데이트 작가 프로필 수정 요청


저자 소개

저자 - 박상미
연세대학교 심리학과를 졸업했다. 1996년부터 뉴욕에서 살면서 미술을 공부했고 글도 쓰기 시작했다. 지은 책으로 <뉴요커>와 <취향>이 있고, 옮긴 책으로 <앤디 워홀 손 안에 넣기> <우연한 걸작> <빈방의 빛> <그저 좋은 사람> <어젯밤> <가벼운 나날> <사토리얼리스트> <페이스헌터> 등이 있다.

목차

서문_스스로 자귀 짚다

1부 (2005~2006)

Never Not an Artist
상실의 역사
마감 후 신디
좁게 살기
하이힐을 신고 쓰다
절반의 주소, 시인의 집
오늘의 디재스터
닫힌 과거, 빛나는 책
에드거 앨런 포와 주크박스
subtlety

호퍼의 동네
calm inside
‘마음대로’ 보기
반복과 죽음
나를 만지지 마시오
노트북 추리사건
이기와 이타
내 종류의 여름
폭력성
솔직함
기억을 보다
시인의 산문
쓰도록 달콤한
철학으로의 소풍
정면
닮음
Life and Death
코끼리 드레스
헬무트 랭
들어올림
‘걷기’ 위하여
큐비즘 읽기
이방인
유명하기 때문에 유명한
세 번 멈추다
겁쟁이 사자 재스퍼 존스

2부 (2007)

나에게 뉴욕
솔 스타인버그의 춤
흔적 위에 다시 쓴
배우들 vs 배우들
항생제
눈과 쌀
‘My Funny Valentine’들
상실
매혹과 사랑 사이
‘시인적’ 의복
언어와 슬픔
덜컹거리는 리무진
미래로부터 아이디어를 훔치다
12월 31일, 1958년
이사무 노구치의 정원 미술관
나와 돌과 정원과……
윌리엄스버그
내부의 부조리함
살과 피와 똥의 에로스
가구에 꽂히다
하루종일 비
나는 기억한다
‘효과적’ 예술
발튀스와의 일주일
complexity
백만장자의 모험
호퍼의 풍경
재즈 인 뉴욕
태도들
I Hate Perfume
노장의 변화
‘나쁜’ 그림의 계보
유일한 낙, 누드 트리
크리스마스와 쇼핑의 관계
빈방의 빛
마르트의 얼굴

3부 (2008)

지브란의 신화
버터플라이
천장 높은 방의 기억
음식 아닌 음식
설터와의 저녁
뤼크 튀이만을 만나다
편두통과 오리엔탈 카펫
블러디 맥베스
‘보호’의 끈
그린의 인간들
3분의 1에 대한 애도 : 레이 존슨
무의식의 일들
깨질 수밖에 없는
마음에 남는 이미지
나를 여행하게 하소서
거스틴의 드로잉
뉴욕에서 노래 부르기
건물을 연주하다
불꽃놀이
실험적 걷기
‘훈훈한’ 여름 패션
줄 위의 친구들
그녀의 콘트라포스토
침묵과 변주의 성전
책상 풍경
마틴 마르지엘라
터키식 방
소파와 담요와 소멸 속에서
『취향』의 뒷얘기들
공기 속 단어들, 종이 위 시인들
뉴욕 부류
The Gift
겨울 속 여자애
1953년 존 치버의 크리스마스
취향 이상의 취향
늑대를 요리하는 법

4부 (2009~2010)

잔더의 아이들
스틸 라이프
우아함
무신론의 간략한 역사
겨울
나이스 뷰
아네모네
로즈 가든
모바마의 런던 패션
비싼 ‘여자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허브
장례식 다음날
희열
베이컨 회고전
모래 한 알
어디에도 없는 갤러리
막바지
초기작
베리만의 귀신들
시인의 소포
마침내 여름
오, 월리스
번개 들판 유감
생일
얼마 전 기하학
앨리스 먼로
자유, 거스턴
간만에 자전거
In Praise of Shadows
그림과 그림자
소호 밤길
파슬리
착한 사람 호세
Originality vs Authenticity
모피를 입은 비너스
다운힐 레이서
팜 코트
뉴욕의 젊은 시절
미스터리
서늘했다
Division St
애틋한 뉴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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