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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일 정보
- EPUB
- 평균 0.7MB
- ISBN
- 9791126650811
- ECN
- -
- 출간 정보
- 2023.10.18.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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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분야: 현대물, 동양판타지, 오컬트물
*키워드:
<1부> 역키잡물, 강수, 인외수, 군림수, 연하공, 존댓말공
<2부> 도망수, 복흑/계략수, 집착공, 후회공, 전생/환생, 재회물, 시리어스물
*공: 권이현 – 스스로가 평범한 소시민이라고 확신하는데, 모두가 입을 모아 “제대로 미친놈”, “비범한 X새끼.”라고 한다. 본인은 억울하다지만 1분만 구경하면 왜 그런 말이 나오는지 알 수 있는 인물. 무당집 손자지만 영적 능력은 1%도 타고나지 않아서 ‘오컬트’가 죄다 ‘미신’이라고 믿고 살아왔다. 어느 날, 재앙신을 깨워버리기 전까지는! 재앙신은 권이현을 신랑으로 간택했고, 권이현은 받아들였다. ‘살려면 그까짓 신랑 해드려야지. 대준다고 닳기를 해?’ 그런데 예상치 못한 문제가 하나 생겼다. 자비로운 ‘내자’께 과연 어디까지 나대도 될지 확인하고 싶었던 것뿐인데. 생각보다 위험하다. 요괴 주제에, 이게, 가학심을 자극하네…….
*수: 재앙신 – 자기 이름을 ‘차차’라고 밝힌 재앙신. 귀여운 이름과 달리, 이역만리 괴력난신 이매망량은 물론이고 삼라만상의 부정(不淨) 모두가 머리 조아려 받들어 모시는 ‘재앙’이란 개념 그 자체다. 그의 손끝에 닿으면 모든 게 공허해진다. 생(生)도, 사(死)도, 길흉화복(吉凶禍福)도 무의미하다. 끔찍한 본질을 ‘차차’라는 겉꺼풀에 가두어 놓고 권이현과 소꿉장난을 즐기고 있다. 그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다. 일만 년간 옥황상제의 봉인에 갇혀 있었고, 그전에는 선계에 대학살을 일으켰다. 옥황상제는 하계에 간섭해서는 안 된다는 천상계의 금기를 깬 대가로 아직도 깊은 잠에 빠져 있으니, 더 이상은 ‘차차’를 막아설 게 없다. 권이현을 빼면.
*이럴 때 보세요: ‘진짜’ 한국풍 오컬트 어반 판타지를 원할 때. 복흑/계략수를 보고 싶을 때. 뒤통수가 얼얼해지고 싶을 때. 두 가지 의미의 순애(殉愛/純愛)에 숨 막히고 싶을 때.
*공감 글귀: “좋은 꿈 꿨어? 이제 깨어나야 할 시간이야.”
<초혼(招魂)> <1부>
무당집 손자라고
무속 신앙을 믿으란 법은 없다.
박수 친구도 만신 할머니도 존중하지만
오컬트는 불신하던 평범한 대학생, 권이현은…….
“권이현이면 돼. 다른 건 필요 없어.”
어느 날, 재앙을 깨워버렸다.
그저 신이라고 높여 부를 수밖에 없는 거대한 재앙을.
다행인지 불행인지, 재앙신은 권이현을 미친 듯이 귀애했다.
생채기 하나라도 났다간 전부 다 죽여버릴 기세로.
그런데 권이현은 누가 죽는 꼴 보고 편히 발 뻗고 잘 자신이 없었다.
자기 자신과 타인, 그리고 세상을 지키기 위하여
명계 소속 ‘인턴’ 저승차사가 된 권이현은…….
“요즘 저승은 하이패스도 써요?”
“아, 그럼 삼도천 건널 때마다 일일이 번호표 주리?”
21세기에 발 맞춰 개편된 명계, 아니.
저승 컴퍼니 ㈜ 의 진정한 정체를 간파하고 마는데……!
‘이건 그냥 블랙 기업이잖아!’
그러나, 인턴도 과로를 벗어날 수 없는 것이 K-회사인 법…….
‘퇴사…… 퇴사할까?’
과연 재앙신의 신랑으로 간택당한 권이현은
모든 고난과 역경을 이겨내고
정직원이 될 수 있을까?
#역키잡 #현대오컬트
#강수 #인외수 #군림수
#평범하고 싶은데 마음대로 안 되공
#인턴인데 과로하공 #천재인데 갈궈지공
<2부>
언젠가부터 권이현은 예감했다.
- 재앙신이 무슨 이유로 재앙이라 불리게 되었는지.
의문하게 될 날이 올 것이라고. 반드시.
“이유가 있으면, 뭐가 달라지지……?”
“모든 게 달라져요.”
“다행이구나. 달라질 게 아무것도 없으니 말이야.”
지독히 초연한 낯, 수상한 듯 날 선 미소.
‘아무것도 아니면, 왜 그런 표정을 지어……?’
그러나 권이현은 한발 늦었다. 언제까지나 곁에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가, 패착이었다.
“내 어린 신랑아.”
괴력난신 이매망량 가릴 것 없이
모두가 머리 조아려 받들어 모신,
재앙신께오서 이르시기를.
“좋은 꿈 꿨어?”
이제 깨어나야 할 시간이야.
***
그리 끝나야 하는 연(緣)이었다. 권이현은 늦었으니까.
권이현은 늘 재앙신의 손바닥 위였으니까.
그런데,
“어쩌지? 난 죽어도 당신을 꿈꿀 건데.”
삼 년이 흘렀고, 처음으로 계획이 틀어졌다. 그게 네 탓이라 기묘할 정도로 난잡한 만족감이 치밀었다.
첫날밤에 합환주를 나눠 마시던 그 얼굴이,
“……다 컸구나.”
완연한 사내로 거듭나 있었다.
#도망수 #복흑/계략수 #집착공 #후회공 #강공
#전생/환생 #재회물 #첫사랑
[본문 발췌]
“여긴 무서워?”
아니, 아무리 인적이 드문 거리라고 해도 바깥은 바깥인데, 이건 무섭고 말고의 문제가 아니지 않나…….
그러나 권이현은 동시에 제대로 발정난 자기 자신을 느꼈다. 이 자리에서 빌어먹을 신부를 깔아뭉개고 울려버리고 싶다는 염병할 정욕까지도. 차차가 도발하듯 살살 눈꼬리를 휘는 게 제 안의 정복욕을 돋군다는 걸 처음 알았다. 권이현은 자신에게 이토록 저열한 마운팅의 욕구가 있다는 걸 난생 처음 알아차려 아연해졌으나…… 차차라는 존재가 한두 번 깔아뭉갠다고 지배될 리가 없다는 사실이 가장 오싹했다.
상대가 차차이기에 비로소 정복욕을 가지게 된 것 같았다.
“무섭진…… 않은데요.”
“그럼 뭐해.”
무료한 권태가 느껴지는 선정적인 눈짓은 분명히 권이현에게 행동을 촉구하고 있다. 감히 제 몸 위에 올라탈 것을 허락받은 미물이 서둘러 움직이기를 명령하고 있다. 권이현은 눈빛만으로 온몸이 핥아지는 기분을 느꼈다. 진득하게 살갗을 문지르며 기어오르는 감촉을 이미 알기에 그럴까. 제정신이었다면 죽어도 하지 않았을 말마디가 잇새에서 자연스레 흘러나왔다.
“그래도 싫어요. 당신이 자지러지는 건, 나만 보고 싶으니까…….”
권이현은 그 순간 자기가 무슨 말을 하는지도 모르고 어떠한 진리나 섭리를 말하듯이 당연한 얼굴이었다.
그 모습에 차차는 배 안쪽이 콱 조여든다고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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