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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애기 복순이 상세페이지

큰애기 복순이작품 소개

<큰애기 복순이> 우리 근현대사의 모순과 아픔을 그 한가운데를 통과한 인물에 섬세하게 담아 낸 문학적 성취

‘큰애기’라는 말은 사투리다. 다 커서 이제는 시집갈 때가 된 여자 아이를 일컫는 말이다. 이야기는 수민이 가족이 제사를 지내는 장면에서 시작한다. 반 년도 안 돼서 만나는 건데도 이산가족이 만나듯 유복이 삼촌만 보면 우는 할머니. 올림픽에 한숨 쉬기 경기가 있으면 분명히 금메달을 땄을 것 같은 할머니가 수민이 눈에는 이상하다. 보러 와야 할 사람은 반백 년이 넘도록 오지 않는데 올해도 핀 나리꽃 한 송이를 보고 또 한숨짓는 수민이의 할머니, 바로 복순이의 큰애기 시절로 뒤로 뒤로 돌아가 이야기는 다시 시작된다.

거짓말보다 더 거짓말 같은 현실
가늘고 여리지만 해마다 꽃을 피워 내는 여러해살이 나리 같은 복순이의 성정처럼
담담하면서도 강한 문체


일본에서 공부하고 돌아온 막내오빠는 날씨가 아무리 더워도 골방에서 혼자 문을 닫고 지낸다. 가끔씩 찾아오는 동무들과 방에 틀어박혀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복순이는 모른다. 어느 날 선소 나루에 가서 이러저러한 사람에게 쪽지를 전해 주고 오라는 막내오빠 말에 복순이는 한 번도 가 본 적 없는 섬진강가에 다녀온다. 해가 저물어 가까운 큰고모 집에 들른 복순이를 보고 큰고모는 깜짝 놀라며 뭔가를 감추듯 허둥대고, 다음 날 집에 돌아온 복순이를 아버지는 당분간 큰언니 집에 가서 지내라며 보내 버렸다. 막내오빠는 하룻밤 새 간 곳이 없다.

복순이는 영문을 몰랐지만 아버지가 시키는 대로 큰언니 집으로 갔다. 고갯길에서 기다리던 둘째언니는 막내오빠가 지리산에 간 거라고, 지리산에 간 사람들은 언제 어디서 죽었는지도 모르게 죽는다고 말하며 눈물만 흘렸다. 일본이 전쟁 물자를 수급하느라 집집마다 쇠란 쇠는 모두 걷어 가 대나무로 숟가락을 깎아 쓰던 시절, 복순이는 큰언니 집의 군식구가 된다.
시간은 흘러 광복이 되고 이제는 모든 고통이 끝날 줄 알았다. 막내오빠는 갑자기 사라졌던 것처럼 갑자기 돌아왔다. 둘째언니가 시집을 가던 날, 고향집에 가니 이웃에 살던 동무 순덕이는 일본 공장으로 돈 벌러 가니 부자가 되어 돌아올 거라며 들떠 있었다. 그러나 곧 잡혀 갔던 친일파가 모두 마을로 돌아온다. 막내오빠는 골방에서 무산계급이니 민중해방 같은 말을 하는 청년들과 매일같이 언성을 높였다. 복순이는 몰랐다. 하룻밤 새 인민군 세상이었다가 국군 세상이었다가 하는 날이 올 줄, 보도연맹 소집 때 간 막내오빠가 다시는 돌아오지 않게 될 줄, 땅바닥에 같이 글자를 쓰며 놀던 동무 순덕이가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갔다가 마침내 스스로 목숨을 끊게 될 줄, 아들 찾겠다고 간 새어머니가 싸늘한 주검으로 돌아올 줄 꿈에도 몰랐다.

거짓말보다 더 거짓말 같은 현실 속을 복순이는 살아 낸다. 살았다고 말할 수 없고, 살아 냈다고 말해야 옳은 삶이었다. 그 험한 소용돌이 같은 삶을 작가는 복순이의 성정처럼 담담하면서도 강건한 문체로 그려 낸다. 속에 수많은 물살을 품었지만 끊이지 않고 유유히 흐르는 섬진강처럼 눈물겹다. 작가는 “어린 시절, 어머니가 들려주던 이야기와 학교에서 배우는 역사는 완전히 반대되는 것이라서, 한 문장 안에 써 놓으면 전혀 논리적으로 맞지 않았다. 모순으로 가득 찬 명제들이 나를 참으로 혼란스럽게 했다.”고 말한다. 진실이 무엇인지 알 수 없었던 시대, 나와 나를 둘러싼 세상을 바로 보기 위해서는 수많은 대가를 치러야 했다. 그 시간들과, 시간이 남긴 씻을 수 없는 상처의 존재 이유를 발견하고 인정하는 것이 지금 이 땅 위에 사는 우리에게 남은 몫이다.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무엇이고 해야 할 것은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하는 동화다.


저자 프로필

김하늘

  • 국적 대한민국
  • 경력 모난돌 역사 논술 모임 대표
    모난돌 역사 체험 학교 운영
  • 데뷔 1998년 월간 '어린이 문학' 단편동화 '참 이상한 호수'
  • 수상 창조문학 신인상 '도토리 미륵님'

2015.01.15. 업데이트 작가 프로필 수정 요청


저자 소개

저자 - 김하늘
경남 하동에서 태어나 고하초등학교를 졸업한 작가는 『어린이문학』에 동화 「참 이상한 호수」를 발표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도토리 미륵님」으로 창조문학 신인상을 수상했고 『야! 쪽밥』『물싸움』『마른 새우』『도토리 미륵님』 등의 책을 냈다. 체험학교, 역사기행 같은 여러 가지 활동을 통해 십 년 넘게 아이들과 함께 교실 밖 글쓰기를 해 오고 있다.

그림 - 장호
전라북도 김제에서 태어나 홍익대학교에서 그림을 공부했다. 지금까지 사람과 사람살이를 주로 그렸고, 『나비잠』『메밀꽃 필 무렵』『달은 어디에 떠 있나?』 등의 책에 그림을 그렸다. 스스로 드러내지 않는 복순이의 마음을 그림 안에 담아내려고 애썼다.

목차

작가의 말 / 앞서서 살아내 준 사람들에게 감사하며

1 한숨꽃
2 감자방
3 군식구
4 새어머니
5 치안대
6 돌아와 버린 사람들
7 누나 엄마
8 낮 사람, 밤 사람
9 산 같은 사람들
10 어제는 이편, 오늘은 저편
11 유복이를 남겨 두고
12 오빠! 오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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