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리디 접속이 원활하지 않습니다.
강제 새로 고침(Ctrl + F5)이나 브라우저 캐시 삭제를 진행해주세요.
계속해서 문제가 발생한다면 리디 접속 테스트를 통해 원인을 파악하고 대응 방법을 안내드리겠습니다.
테스트 페이지로 이동하기

타인들의 책 상세페이지

타인들의 책작품 소개

<타인들의 책> "지금 당신이 원하는 인물을 마음껏 만들 것!"

데이비드 미첼, 조너선 사프란 포어, 미란다 줄라이, 닉 혼비……
"21세기의 천재 혹은 신동이라 불리는 작가들"의
가장 자유롭고 독창적인 프로젝트

23인의 작가가 만들어낸 23인의 "타인"들, 그들의 삶이 불러일으키는 데자뷰!


우리 시대 대표적인 영미 작가 23인이 한데 모여 획기적인 단편집 프로젝트를 벌였다.
『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의 조너선 사프란 포어, 『클라우드 아틀라스』의 데이비드 미첼, 영국 최고의 이야기꾼 닉 혼비, 영화 <미 앤 유 앤 에브리원>의 감독이자 전방위 예술가인 미란다 줄라이, 『브루클린』의 콜럼 토빈, 독창적 문예지 <맥스위니스>를 이끄는 문제적 작가 데이브 에거스 등이 개성 넘치는 단편을 썼고, 미국을 대표하는 두 만화가 대니얼 클로즈와 크리스 웨어가 그래픽 노블을 선보였다. 그리고 데뷔작 『하얀 이빨』로 전 세계 문단의 주목을 받은 작가 제이디 스미스가 이 책의 편집자로 나섰다.

프로젝트의 지시사항은 간단했다. "그 무엇에도 구애받지 않고 자신이 이야기하고 싶은 "인물"을 만들 것." "단, 그렇게 탄생한 인물의 이름을 작품의 제목으로 할 것." 이러한 "무한 자유"는 작가들을 매혹시켰고, 성별·인종·생물종 등 그 어느 것에도 제한을 두지 않은 창작 환경은 놀라운 결과를 가져왔다. 자유롭게 쓰였기에 더욱 기발하고 강렬했으며, 짧은 분량 안에서도 서사들은 다채롭게 팽창했다. 여기에 참여한 작가의 수만큼이나 "인물"을 창조하는, 또는 "인물"의 가능성을 부인하는 방법 역시 다양했다.

23인의 작가들이 탄생시킨 23인의 "타인"들, 그들의 삶은 우리의 일상을 새롭게 자극하면서도 묘한 데자뷰를 불러일으킨다. 그 어떤 눈치도 볼 필요 없이 작품을 창작하는 작업이 23인의 작가들에게 "해방"을 선사했다면, 이제 독자들이 그 자유를 맛볼 차례다.

★ "진정으로 힙하다." | 보스턴 글로브

★ "단편소설에 지독하게 굶주린 독자들을 만족시킬 책." | 퍼블리셔스 위클리

★ 요즘 출판사들이 내놓는 단편집에 불만이 폭발하기 직전, 우리 세대의 뛰어난 지성들을 발견했다. 데이브 에거스부터 에드위지 당티카까지, 21세기의 천재 혹은 신동이라 불리는 작가들의 단편소설 23편이 한데 모였다. | USA 투데이

★ 일 년 내내 손에서 놓지 않을 가장 재치 있고 현명한 이야기들. | 엘르 UK

★ 이 단편들은 "성격이 운명이다"라는 케케묵은 격언을 재평가하게 한다. 더불어 개인의 인생 자체가 시작과 중간 그리고 결말에 대한 암시를 내포한 서사임을 환기시킨다. | 뉴욕 타임스

23개의 이름 × 23편의 소설
무한 자유 아래 탄생한 다채로운 발상과 예상 밖의 스토리

“나의 헛된 소망은,
친밀함을 갈망한다는 죄로 사람을 밀어내지 않는 가족의 일원이 되는 것!”

타인보다 못한 가족들, 온갖 가족 군상에게 닥치는 기막힌 반전
_「주디스 캐슬」 「글래디스 파크스슐츠 판사」 「핸웰 시니어」


‘가족’이라는 말은 전형적이고 안정적인 느낌을 풍기지만, 그 이름 아래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많든 적든 가족을 이루고 있는 사람들 수만큼이나 각양각색이다. 작가들이 현상 이면의 모순을 드러내고 기발한 반전을 펼치는 데 ‘가족’은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소재였다.
‘데이비드 미첼’이 탄생시킨 인물 ‘주디스 캐슬’은 애인과 결혼해 더 큰 가족의 일원이 되어 친밀하게 정을 주고받는 삶을 꿈꾸는 여인이다. 애인 ‘올리’의 가족들을 처음 만나기로 한 며칠 전, 그가 뺑소니로 죽었다는 소식을 듣는 것으로 이 여인의 이야기는 시작된다.

예상대로 결혼을 했다면 모든 게 달라졌을 것이다. 모든 것이. 올리와 그의 누이들과 여기 있는 리오, 그리고 그들의 배우자들, 그리고 아기들까지 주말마다 부모의 집에 모일 것이다. 나는 평화 중재자, 비포장 갓길, 막역한 친구, 해결사가 될 것이다. 정말이지, 주디스, 당신이 없었다면 우린 어떻게 살았을까요. (본문중에서)

이 와중에 전남편과 딸애는 둘이서 여행을 떠났고, 아버지는 예비 사위가 죽었다는 소식에 눈 하나 꿈쩍 안 하고, 어찌된 일인지 올리의 가족들은 벌써 그의 장례식을 치렀다고 한다. 오직 전 직장동료와 연극 동호회의 앙숙만이 주디스에게 동정을 표한다. 그녀는 ‘서로의 인생에 관여하는’ 가족을 꿈꿨지만 ‘각자의 인생을 서로에게 보고만 하는’ 가족과 살고 있었다.
충격에 빠진 주디스는 죽은 애인의 흔적을 찾으러 그의 가족을 만나기로 한다. 올리의 남동생이 운영하는 사진관을 찾은 그녀는 벽에 걸린 가족사진들을 보며 혹시나 남동생이 자신의 존재를 눈치챘을까 내심 궁금해한다. 그러나 이 여인의 여정은 올리의 남동생에게 걸려온 전화 한 통으로 기막힌 상황을 맞이한다. 가족의 정을 갈구한 여자가 맞을 반전은 대체 무엇일까?

리오는 장난꾸러기처럼 웃으며 특유의 남자다운 방식으로 전화를 받았다. 나는 바닥 계단에 앉아 케겔 운동을 조금 했다. “짐보!” 리오가 이번에는 목소리를 죽이더니 낮게 말하며 몸을 돌렸다. “올리는 여기 없어, 아니……” 아직 그 끔찍한 소식을 듣지 못한 지인이 있는 게 틀림없었다. “형은 하루이틀 전화를 못 받아.” 리오는 작게 말했지만 내 청력은 완벽했다. (본문중에서)

여성의 삶을 섬세하게 그려내는 작가 ‘하이디 줄라비츠’는 인간적 정황에 무정한 판사이자 채식주의자 딸에게 햄 요리를 내놓는 무심한 엄마인 ‘글래디스 파크스슐츠’의 크리스마스 비극을 그린다.

크리스마스 햄 때문에 일어난 말다툼으로 (…) 글래드 파크스슐츠는 이미 익숙한 오그라든 기분, ‘엉망이 된 휴일’의 상태에 빠져버렸다. (…) 막상 이들이(자식들과 그들의 일시적인 연인들) 눈앞에서 사라지자 그녀는 소외감이 들어 그다지 편치가 않다. 중요한 휴일에는 혐오의 대상이 되는 편이 낫다. 미움을 받고 살아 있다고 느끼는 편이 낫다.(본문중에서)

혼자 남은 그녀는 생전에 자신의 엄마가 좋아했던 초록색 안락의자에 앉아 어린 자신에게 지나치게 무심했던 엄마를 생각한다. 옆집에서 폭발이 일어나 죽을 뻔했던 자신에게 엄마가 아무렇지 않게 저녁을 먹으라고 했던 그날의 기억은, 외출금지당해 몰래 집을 나갔다가 어두워진 길이 무서워 커다란 돌을 쥐고 귀가한 어느 날 밤으로 뻗어나갔다. 어린 딸이 사라졌는데도 안락의자에 앉아 잠든 엄마의 모습에 그녀의 분노는 더욱 커졌고 돌을 쥔 손에는 힘이 들어갔었다. 글래디스는 어린 날 엄마에 대한 기억을 이리저리 헤집다 아직 돌아오지 않은 딸을 생각한다. 아이들이 술이나 약에 취했을 거라고, 살인을 하기에 완벽한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하이디 줄라비츠는 이 세 모녀 사이에 존재하는 팽팽한 긴장의 끈을 통해 모녀간의 애틋한 정만큼이나 자명하게 타오르는 비극의 불씨를 보여준다.

난 엄마에 대해 아무것도 몰라요. 엄마를 안 지 이십 년이나 됐는데 말이에요. 난 왜 엄마가 엄마 같은 사람인지 모른다고요. 사람이 자기 자신인 것에 이유가 필요하니? 글래드는 생각했지만 이렇게 말했다. 그래. 이것은 실비아가 그녀를 향해 던지는 모든 사소한 트라우마를 막아내는, 침착하고 법관다운 그녀의 방식이다. 그래.(본문중에서)

그리고 여기, 이 책을 엮은 ‘제이디 스미스’가 탄생시킨 아버지 ‘핸웰 시니어’가 있다.

무책임하고 무모한 사람은 잔인한 사람보다 여러 면에서 더 나쁘다. 그런 사람들을 겪어본 이들은 이해할 것이다. 잔인함은 정당하게 대항하여 마침내 퇴치할 수 있지만, 걱정거리에 대한 자유분방한 무심함은 얘기가 전혀 다르다. 그런 아버지를 둔 사람은 분명히 배우게 된다. 슬픈 자립심과 잔혹할 정도로 침묵하는 마음. 살아가는 것 자체에 대한 망설임을.(본문중에서)

핸웰 시니어에게 말은 아무것도 보장하지 않았고 어떤 닻으로도 쓸 수 없었으며 세상사와 아무런 관계가 없었다. 이 같은 경향이 더 어두워지고 심해지면 ‘사이코패스’라고 부른다.(본문중에서)

아들 핸웰은 가족을 버리고 평생 방황하며 무책임하게 산 아버지 핸웰 시니어를 ‘사이코패스’라 여기면서도 그가 자기 앞에서 참회하기를 갈망하는, ‘가족의 피’라는 이름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는 인간이다. 얼핏 보기에 낯설지 않은, 왠지 모르게 익숙한 부자의 모습이다. 이 부자는 12년 만에 상봉해 어떤 말을 주고받을까? 제이디 스미스는 이 핸웰 부자의 이야기를 ‘여자 핸웰’의 입을 빌려 말하며 마치 운명처럼 불변하는 인간의 본성, 그보다 더 지독하게 인간을 옭아매는 혈연이라는 끈을 생각하게 한다.

사람의 자비심은 정확히 제 집 문에서 멀어지는 만큼 커진다는 오래된 격언을 떠올리게 된다. (…) 그들은 열렬하게 고인과 곧 고인이 될 사람의 삶과 생각을 재구성하고 싶어하지만, 자기 어머니에게서 걸려오는 전화는 자주 차단할지 모른다. 나는 그런 세대다. 나는 내 가족을 위해 무슨 일이든 할 것이다. 그들과 만나는 것만 빼고. (본문중에서)

“우리의 눈이 마주쳤다.
우리는 마치 단 하나의 잠에서, 평생을 꿔온 꿈에서 깨어난 것 같았다.”

누구나 한번쯤 상상해본 낯선 이와의 로맨스
_「로이 스피비」 「테오」


‘타인’은 별일 없이 반복되는 일상에 호기심과 셀렘을 가져다주는 존재이기도 하다. 16세에 희곡을 써서 데뷔한 이래 소설가, 영화감독, 행위예술가 등으로 활동하는 ‘미란다 줄라이’는 누구나 한번쯤 꿈꿔봤을 낯선 이와의 로맨스에 현실의 삶을 탁월하게 녹여냈다.
가끔 먹거나, 나가거나, 청소를 하거나, 잠을 잘 정도의 의욕도 내지 못해서 몇 시간씩 마냥 거실 한가운데에 서 있곤 하는 ‘나’는 뜻하지 않게 비행기 일등석 좌석을 얻게 된다. 항상 만만한 사람 취급당하며 지루한 일상을 견디고 있는 그녀의 옆자리에는 할리우드 스타 ‘로이 스피비’가 앉아 있다. 이 날아다니는 작은 마을에 소리가 새어나가지 않게 두 사람은 비행하는 내내 속삭이듯 많은 이야기를 나눈다.

비행기가 하강하기 시작했다. 우리는 안전벨트를 매고 테이블을 접어올렸다. 그 순간 로이 스피비가 나를 보며 말했다. “안녕.”
“안녕.” 나도 말했다.
“내가 번호를 하나 적어줄 건데, 평생 비밀로 해주었으면 해요.”
“알았어요.”
“이 전화번호가 다른 사람 손에 들어가면 나는 사람을 시켜서 번호를 바꿔야 하고, 그건 정말이지 골치 아픈 일이에요.”
“번호가 하나 빠졌어요.”
“알아요. 마지막 번호는 그냥 외워줬으면 해요. 괜찮죠?”
“알았어요.”
“4예요.” (본문중에서)

그녀는 평생 이런 번호를 기다려왔다. 미란다 줄라이는 이 사랑 이야기가 마냥 아름다운 소설처럼 흘러가게 놔두지 않는다. 할리우드 스타의 전화번호는 특별한 사건이지만, 또 거실에 우두커니 서 있는 일상도 계속될 터였다. 언제고 다시 쳇바퀴 안으로 들어오고야 마는 우리들의 일상처럼 말이다. 과연 그녀는 용기를 내 전화번호를 누를 수 있을까?

남편을 처음 만났을 때 그와 관계를 하는 동안 나는 “사”라고 속삭이곤 했다. 너무 고통스러웠기 때문이다. 그때 거기에 나를 확장해주는 작은 효력이 있음을 알았다. 아버지가 폐암으로 돌아가셨을 때 나는 “사”라고 속삭였다. 딸이 멕시코시티에서 오직 신만이 알 일을 하다가 문제가 생겼을 때, 전화로 그애에게 내 신용카드 번호를 불러주면서 나는 속으로 ‘사’라고 말했다. 남편은 내 행운의 숫자를 두고 농담을 하지만 나는 한 번도 그에게 로이 이야기를 한 적이 없다. (본문중에서)

『비틀거리는 천재의 가슴 아픈 이야기』의 ‘데이브 에거스’가 그려내는 ‘타인’은 사람이 아닌 산맥이다. 산맥 ‘테오’를 통해 그는 맑고 싱그러운 사랑 이야기를 한 편 탄생시켰다. 오랜 세월 시인들은 마을을 둘러싼 낮은 산들이 마치 자고 있는 남자와 여자를 닮았다고 노래했다. 그러던 어느 날 아침, 땅이 흔들리고 동물이 앞다퉈 달아나더니 두 거인이 모습을 드러냈다. 남자 ‘소렌’과 여자 ‘마그델레나’였다. 세번째로 작은 산맥 ‘테오’가 조용히 일어났다.

깨어난 지 아흐레째 되던 날 테오는 소렌과 마그델레나가 그들의 정강이까지 오는, 마을 사람들이 고래와 바다사자를 꾀는 피오르드에 서 있는 것을 보았다. 그들은 선 채로 서로를 바라보며 조용히 얘기하고 있었다. 그날은 빛바랜 양모 같은 안개가 낮게 깔려서 그들의 허리 아래는 보이지 않았다. 그럼에도 그들을 감싼 흰 안개의 파도 아래로 테오는 그들의 맞닿은 손을 볼 수 있었다. (본문중에서)

마그델레나가 자기 것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던 테오는 소렌과 마그델레나의 사이를 눈치채고 깊은 우울에 잠기지만, 그는 싸우기 좋아하는 남자가 아니었다. ‘사랑의 완전한 관심’을 원했던 테오는 새로운 연인을 찾아 떠나고, 그러다가 마주친 외떨어진 작은 산맥에 매력을 느낀다. 테오는 옆에서 기웃거리고 누워보고 말을 걸어보다가 그 잠자고 있는 산맥을 제멋대로 ‘아마란스’라고 부르기 시작한다.

그는 시로, 노래로 그녀에게 이야기했다. 궁금해했고, 짐작했고, 그녀를 위해 구름들에 이름을 붙였다. 그녀에게 속마음을 털어놓았고, 곰을 제대로 먹는 방법과 마그델레나와 소렌에 대해 이야기했다. (…) 몇 주 혹은 몇 달이 지난 뒤 테오는 소렌과 마그델레나에게 돌아가야 할지 생각했다. 자신이 어디에 갔었으며 누구를 만났는지를 그들에게 말해야 하는지 말이다. 그렇게 하려고 일어섰을 때, 그는 그것이 더 어렵다는 것을, 마그델레나의 경계를 떠나는 것보다 훨씬 더 어렵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아마란스에게서 몇 발자국 이상 멀어지면 현기증이 났다. (본문중에서)

한 편의 우화 같은 이야기는 테오를 아마란스 옆에 머물게 한, 가늘디 가느다란 비처럼 쏟아지다 끝없이 깊어지는 잠처럼 읽는 이의 마음을 서서히 적신다.
이 책에 실린 낯선 사랑 이야기들은 일상화된 사랑의 풍경을 절묘하게 묘사하고 그 속에서 반짝 빛나는 순간들을 포착해 보여줌으로써 우리 기억 속 어딘가에 분명 존재하는 사랑의 순간들을 끄집어내 정체된 일상의 공기에 작은 물결을 일으킨다.

“괴물은 괴물의 본질에 대해 철학하지 않았다.
벗어날 기준이 없으니 모두가 괴물일 수 있었다.”

‘무한 자유’ 아래서 탄생한 독특한 캐릭터, 우리를 닮은 ‘타인 아닌’ 타인들
_「괴물」 「퍼쿠스 투스」 「마그다 만델라」

인종․성별․생물종에 아무런 제약이 없는 창작 조건에서 작가 ‘토비 리트’의 ‘괴물’이 탄생했다.


괴물은 자신이 무엇인지 몰랐다. 어떤 괴물인지, 가끔씩은 괴물이기는 한 건지조차 알 수 없었다. 괴물은 긴 시간처럼 느껴지는 기간 동안 거울이나 물웅덩이를 보지 않고 살아왔다. 거울은 없었고 물웅덩이는 본능적으로 피했다. (본문중에서)

괴물은 그 탁하고 둥글고 냄새나는 것들을 향해 누운 채 굴러가볼 수도 있었겠지만, 그렇게 하기 전에 탁하고 냄새나는 것에는 그런 노력을 할 가치가 없다는 느낌에 사로잡혔다. 둥근 물체에 반감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 과일은 아주 좋아했다. 때때로 희망적일 때 괴물은 자신의 배를 크고 둥근 과일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만큼 자주, 절망적일 때 자신의 둥근 배는 똥 같았다. (본문중에서)

괴물에게 스스로를 인지할 수 있게 해주는 유일한 것은 고통이었다. 나무에 머리를 부딪쳤을 때 온몸으로 퍼져나간 통증은 괴물의 몸 곳곳을 연결지어 인식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그리고 이러한 고통은 ‘존재’와 ‘선’에 관한 고뇌로 이어졌다. 토비 리트는 괴물의 추악함을 통해 인간의 모순을 드러내는 흔한 방식에서 벗어나, 조용하게 고통받고 고뇌하는 괴물의 모습을 그림으로써 성찰하지 않는 인간의 부끄러움을 자연스럽게 상기시킨다. 여섯 페이지 남짓한 짧은 분량에 담긴 이 놀라운 통찰과 빛나는 서사는 읽는 이에게 새로운 문학적 경험을 선사할 것이다.

장르의 파괴자라 불리는 독창적인 작가 ‘조너선 레섬’은 독특한 취향의 문화평론가 ‘퍼쿠스 투스’의 아파트로 우리를 초대한다. 은퇴한 배우인 ‘나’는 구식 양복 차림에 전혀 다른 세계의 사람 같아 보이는 퍼쿠스 투스를 우연히 알게 된다. 하지만 박학다식한 퍼쿠스 투스가 쏟아내는 이야기, 보헤미안의 작은 동굴 같은 그의 공간, 그와 함께 보내는 오후 속에서 ‘나’는 그와의 공통성을 발견해나가고, 이는 꽤 흥미로운 경험이다.

퍼쿠스 투스의 흥미로운 강렬함과 소강상태, 미끄러지는 오른쪽 눈의 시선이 궁금했던 것일까? 전부 다거나 아무것도 아니거나. 이것이 유일한 답이다. 그때 나는 이미 퍼쿠스 투스를 흠모하고 있었고, 나라는 존재의 낯선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그의 우정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이미 감지하고 있었던 것 같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빨려들어간 기이한 소용돌이로부터 나를 끌어올리기 위해서. 첫 만남 이후 나는 너무도 빨리 그를 흠모하고 필요로 하게 되었기에…(본문중에서)

제니스가 떠난 그 서글픈 해에 퍼쿠스 투스는 나와 가장 친한 친구였던 것 같다. 퍼쿠스는 진기한 것이었고 나는 진기한 것을 찾는 사람이었다고 생각하지만, 그도 분명 나를 자신의 수집품에 추가했을 것이다. (본문중에서)

하지만 새롭고 강렬한 즐거움이 오래가지 못하듯 어느 날 이들의 만남도 무산되고, 텅 비어버린 오후 시간에 ‘나’는 혼자 남게 된다. 나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이에게서 발견하는 동질감, 새로 사귄 사람과 보내는 흥미진진한 시간들, 필연적으로 맞게 되는 위기 속에서 재정비되는 관계… 작가는 타인이 우리 삶에 발을 들여놓고 서서히 편입되어가는 과정을 독특한 캐릭터를 통해 낯설게 보여주면서도 이러한 경험이 주는 보편적 감정을 능숙하게 버무려냈다.

상실감에 빠져 한가한 시간 속으로 풀려난 내가 낯설었다. 퍼쿠스와 보내는 오후들에, 그리고 그 오후가 밤으로 바뀌는 방식에 의지하고 있었던 것이다. 밖이 환한 것이 너무 이상했다. 이런 건 내 기억에 없었다.(본문중에서)

여기, 자신을 넬슨 만델라의 딸이라 주장하는 여인이 있다. 자신의 넘치는 사랑을 주체하지 못하는 ‘마그다 만델라’는 밤마다 술에 취해 빌렌도르프의 비너스와 빅토리아 시크릿 카탈로그의 섬뜩한 조합처럼 집앞 계단 위에 서서 이웃들을 향해 외친다.

오늘밤 난 당신들을 사랑해. 사랑해, 이웃님들. 난 사랑으로 가득찼어. 하지만 당신들은 나를 사랑하지 않아. 그러니 이 말을 해야겠어. 난 눈곱만큼도 당신들을 신경쓰지 않아. (본문중에서)

그저 평범한 동네 사람들이 보기에 마그다는 주정뱅이 여인에 불과하지만, 오히려 마그다의 눈에 그들은 사랑에 야박하고 인정머리 없는 인간 족속인 것이다.

우리, ‘집안에서 우쭐해하는 도둑놈 같은 이웃들’이 모르는 것은 사랑의 힘이다. 사랑은 모든 것을 정복한다. 어느 날 우리는 이것이 사실임을 깨닫고 미안해할 것이다. 때때로 나는 우리가 마그다에게 받은 사랑을 되돌려주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궁금하다. 우리가 믿어주면 그녀는 우리에게 위대한 일들을 해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의 문제는 믿음이 없다는 것이다. 우리의 문제는 멍청하다는 것이다. 우리의 문제는 절대 귀기울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본문중에서)


저자 프로필


저자 소개

저자 - 조지 손더스
2006년에 맥아더 펠로십을 받았고, 단편집 『악화일로를 걷는 내전의 땅』 『패스토럴리아』 『설득의 나라에서』를 비롯해 『12월 10일』 『친절에 대하여』 등 소설 일곱 편을 썼다. 현재 시러큐스 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저자 - 조너선 사프란 포어
1977년에 태어났다. 전미유대인도서상과 <가디언> 신인 작가상 수상작인 『모든 것이 밝혀졌다』와 『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을 썼고, 미국의 아상블라주 아티스트 조지프 코넬의 작품을 기념하는 『새들의 집합』을 엮었다. 현재 뉴욕 브루클린에 살고 있다.

저자 - 데이비드 미첼
1969년 영국에서 태어났다. 『클라우드 아틀라스』 『블랙스완그린』을 비롯해 장편소설 일곱 편을 썼으며 현재 아내와 두 자녀와 함께 아일랜드에서 살고 있다.

저자 - 닉 혼비
1957년생으로 장편소설 『하이 피델리티』 『어바웃 어 보이』 『하우 투 비 굿』 『딱 90일만 더 살아볼까』와 논픽션 『피버 피치』 『완벽한 다음절의 법석』을 썼다. 1999년에 미국 문예아카데미에서 주관하는 E. M. 포스터상을 수상했다. 런던 북부의 하이버리에 거주하며 작품활동을 하고 있다.

저자 - 포지 시먼즈
1945년 영국 버크셔에서 태어났다. 파리의 소르본 대학에서 수학하고 영국으로 돌아가 런던의 ‘센트럴 스쿨 오브 아트 앤드 디자인’에 다녔다. 1972년부터 <가디언>에 연재하고 있으며 <더 선> <더 타임스> <코즈모폴리턴>에도 작품을 싣고 있다. 아동 책 베스트셀러에는 『프레드, 룰루 그리고 날아다니는 아기들』 『초콜릿 결혼식』 등이 있고 성인을 위한 책으로는 『마담 보베리』와 『문학 인생』 등이 있다. 현재 런던에서 살고 있다.

저자 - 벤델라 비다
장편소설 『북쪽의 빛들이 당신의 이름을 지우게 하라』와 『이제 가도 좋아』를 썼다. 첫 책 『경계 위의 소녀들』은 미국 여성의 성년 의식에 대한 저널리스트적 연구였다. 그녀는 잡지 <빌리버>의 공동 편집인이자 『빌리버, 작가가 작가에게 말하다』의 편집자이며, ‘826 발렌시아’의 창립 멤버다. 현재 캘리포니아 북부에서 살고 있다.

저자 - 토비 리트
1968년생으로 『자본주의 모험』 『비트족』 『시체』 『죽은 아이의 노래』 『노출증』 『나를 찾아서』 『유령 이야기』 『병원』을 썼다. 2003년에 <그랜타>가 뽑은 영국 최고의 젊은 소설가 중 한 명으로 선정되었다. 웹사이트는 www.tobylitt.com이다.

저자 - 미란다 줄라이
영화제작자이자 행위예술가이며 작가다. 단편집 『너만큼 여기 어울리는 사람은 없어』가 2007년 초에 출간되었다. 현재 로스앤젤레스에 살고 있다.

저자 - 조너선 레섬
『고독의 요새』를 포함한 장편소설 아홉 편과 단편집 다섯 권을 냈다. 브루클린과 메인에 살고 있다.

저자 - 제이디 스미스
1975년 런던 북서부에서 태어났다. 『하얀 이빨』 『사인 파는 남자』 『아름다움에 대해』를 썼다.

저자 - A. L. 케네디
단편집 일곱 권과 장편소설 여덟 편, 논픽션 세 권을 썼으며, 이중 여러 작품이 상을 받았다. 최신작 장편은 『시리어스 스윗』이다. 언론 매체에 다양한 글을 발표하고 연극·라디오·영화·텔레비전에서도 글을 쓰고 있으며, 스탠드업 코미디 무대에 선다. 1993년과 2003년에 <그랜타>가 뽑은 영국 최고의 젊은 소설가 중 한 명으로 선정되었다.

저자 - A. M. 홈스
호평받은 회고록 『정부의 딸』과 장편소설 『이 책이 당신의 인생을 구할 것이다』 『빛을 위한 음악』 『앨리스의 끝』 『어머니들의 나라에서』 『잭』을 썼다. 또한 단편집 『당신이 알아야 할 것들』 『사물의 안전성』과 여행서 『로스앤젤레스—사람, 장소 그리고 언덕 위의 성』, 아티스트북 『부록 A』를 출간했다.

저자 - 하이디 줄라비츠
소설 네 편을 썼으며 최신작은 『사라진 사람들』이다. 잡지 <빌리버>의 창간 편집인이며, 구겐하임 펠로십을 받았다. 뉴욕과 메인에서 산다.

저자 - 알렉산다르 헤몬
사라예보에서 태어나 1992년에 시카고로 이주했다. 미국에 도착한 직후 그린피스의 여론조사원을 비롯해 갑자기 모국어가 완전히 쓸모없어진 사람들에게 제2언어로 영어를 가르치는 등 온갖 잡다한 일에 종사했다. 노스웨스턴 대학에서 영문학으로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자신의 책 『브루노의 질문』이 출간된 순간 박사학위를 따려던 생각을 버렸다. 그후 『어디에도 없는 사람』을 썼다. 헤몬의 이야기는 <뉴요커> <그랜타> <에스콰이어> <파리 리뷰>와 『미국 최고의 단편소설』 등에 실렸다. 현재 사라예보의 잡지 <다니>에 ‘헤몬우드’라는 다소 매력 없는 제목으로 보스니아어 칼럼을 쓰고 있으며, 구겐하임 재단과 맥아더 재단의 펠로십을 받았다. 현재 시카고에 살고 있다.

저자 - 에드위지 당티카
아이티에서 태어나 열두 살 때 미국으로 이주했다. 『숨결, 눈길, 사랑』 『크릭? 크랙!』 『뼈들의 농사』 『이슬 깨는 사람』, 2008년작인 회고록 『형제여, 나는 죽어가고 있다』를 포함해 다수의 책을 썼다.

저자 - 데이브 에거스
<맥스위니스>의 편집자이며, 『비틀거리는 천재의 가슴 아픈 이야기』 『괴물들이 사는 나라』 『왓 이즈 더 왓』을 비롯해 다수의 책을 썼다. ‘826 발렌시아’의 공동 설립자이기도 하다.

저자 - 콜럼 토빈
『브루클린』 『블랙워터 등대선』 『마스터』 등 장편소설 일곱 편과 단편집 『어머니들과 아들들』을 펴냈다. 현재 더블린에 살고 있다.

저자 - ZZ 패커
펜/포크너 상 최종후보에 올랐으며 2004년 <뉴욕 타임스>에서 ‘올해의 주목할 만한 책’으로 선정한 『다른 곳에서 커피 마시기』를 썼다. 예일대를 졸업했고, 스탠포드 대학의 ‘월리스 스테그너-트루먼 커포티’ 회원이자 문예창작과정인 존스 렉처십의 강사다. 샌프란시스코 만안 지역에서 살고 있다.

저자 - 앤드루 오헤이건
런던에 살며, 2008년에 장편 『내 곁에 있어줘』를 출간했다.

저자 - 애덤 설웰
1978년에 태어났다. 2003년에 첫 장편소설 『정치』를 출간했다. 소설들에 관한 책인 『미스 허버트』가 2007년에 출간되었다. 이 책에 실린 「니고라」는 당시 쓰고 있던 장편소설에서 나왔다.

저자 - 하리 쿤즈루
『인상주의파』와 『전염』, 단편집 『노이즈』의 저자이다. 2003년 <그랜타>가 선정한 영국 최고의 젊은 소설가 중 한 명으로 뽑혔다. 현재 잡지 <뮤트>의 편집기자이자 ‘국제 펜클럽 본부’ 최고집행위원회의 일원으로도 활동중이다. 런던 동부에 살고 있다.

저자 - 앤드루 숀 그리어
다섯 편의 소설을 썼으며 『막스 티볼리의 고백』은 전국적인 베스트셀러였다. 캘리포니아 도서상, 노스캘리포니아 도서상, 뉴욕공립도서관 젊은사자상을 수상했고 미국 국립예술기금위원회NEA 펠로십을 받았다. 현재 샌프란시스코에 살고 있다.

저자 - 대니얼 클로즈
1961년 시카고에서 태어났다. 현재 캘리포니아 주 오클랜드에서 아내 에리카와 아들 찰스, 비글 엘라와 함께 살고 있다. 지은 책으로 『아이스 헤이번』 『고스트 월드』 『윌슨』 『데이비드 보링』 『캐리커처』 등이 있다.

저자 - 크리스 웨어
일리노이 주의 시카고 외곽에 살고 있으며, 『지미 코리건: 세상에서 가장 똑똑한 아이』를 썼다. 자신이 만드는 정기간행물 <애크미 노벨티 라이브러리>에 그래픽 노블 두 편을 연재했으며, 2007년 말에 이 정기간행물의 18호와 18과 1/2호가 발간되었다.

역자 - 강선재
부산대학교 영어영문학과와 이화여자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 한영번역학과를 졸업하고 전문번역가로 활동중이다. 『나를 찾아줘』 『세 길이 만나는 곳』 등을 우리말로 옮겼으며, 『로마의 일인자』 『포르투나의 선택』 등 <마스터스 오브 로마> 시리즈를 공역중이다.

목차

머리말

강아지 × 조지 손더스
로다 × 조너선 사프란 포어
주디스 캐슬 × 데이비드 미첼
J. 존슨 × 닉 혼비 × 포지 시먼즈
솔레유 × 벤델라 비다
괴물 × 토비 리트
로이 스피비 × 미란다 줄라이
퍼쿠스 투스 × 조너선 레섬
핸웰 시니어 × 제이디 스미스
프랭크 × A. L. 케네디
신디 스투벤스톡 × A. M. 홈스
글래디스 파크스슐츠 판사 × 하이디 줄라비츠
허풍선이 × 알렉산다르 헤몬
렐레 × 에드위지 당티카
테오 × 데이브 에거스
도널 웹스터 × 콜럼 토빈
기디언 × ZZ 패커
고든 × 앤드루 오헤이건
니고라 × 애덤 설웰
마그다 만델라 × 하리 쿤즈루
뉴턴 윅스 × 앤드루 숀 그리어
저스틴 M. 다미아노 × 대니얼 클로즈
조던 웰링턴 린트 × 크리스 웨어

참여 작가
감사의 말


리뷰

구매자 별점

2.0

점수비율
  • 5
  • 4
  • 3
  • 2
  • 1

2명이 평가함

리뷰 작성 영역

이 책을 평가해주세요!

내가 남긴 별점 0.0

별로예요

그저 그래요

보통이에요

좋아요

최고예요

별점 취소

구매자 표시 기준은 무엇인가요?

'구매자' 표시는 리디에서 유료도서 결제 후 다운로드 하시거나 리디셀렉트 도서를 다운로드하신 경우에만 표시됩니다.

무료 도서 (프로모션 등으로 무료로 전환된 도서 포함)
'구매자'로 표시되지 않습니다.
시리즈 도서 내 무료 도서
'구매자’로 표시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같은 시리즈의 유료 도서를 결제한 뒤 리뷰를 수정하거나 재등록하면 '구매자'로 표시됩니다.
영구 삭제
도서를 영구 삭제해도 ‘구매자’ 표시는 남아있습니다.
결제 취소
‘구매자’ 표시가 자동으로 사라집니다.

이 책과 함께 구매한 책


이 책과 함께 둘러본 책



본문 끝 최상단으로 돌아가기

spinner
모바일 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