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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은 슬프다 상세페이지

에세이/시

월요일은 슬프다

문학동네포에지026
소장전자책 정가7,000
판매가7,000

월요일은 슬프다작품 소개

<월요일은 슬프다> “생이 덧없고 힘겨울 때 이따금 가슴으로 암송했던 시들, 이미 절판되어 오래된 명성으로만 만날 수 있었던 시들, 동시대를 대표하는 시인들의 젊은 날의 아름다운 연가(戀歌)”를 되살리고자 1996년 11월 황동규, 마종기, 강은교의 청년기 시집들을 복간하며 시작했던 문학동네의 [포에지 2000] 시리즈. 그 맥을 잇는 [문학동네 포에지] 시리즈가 새로운 발걸음을 내딛는다. [문학동네 포에지] 26번째 작품집은 전남진 시인의 『월요일은 슬프다』이다.

“이틀 동안 출판사로부터 온 교정지 우편봉투를 뜯지 못했습니다. 내 젊은 날이 남긴 말을 만나기가 두려웠던 걸까요.
늘 날이 서 있고 늘 취해 있었던 스무 살. 내 말에 내 살이 베이고 내 말에 사람들이 다치던 그때를 만나기가 두려웠던 걸까요.
초판 후 발표한 몇 편을 보태어 이젠 떠나보냅니다.
내가 가장 아팠던 내가 가장 두려웠던 내가 가장 아름다웠던 스무 살을 이제 떠나보냅니다.
잘 가라, 나의 빛나는 스무 살. ”
- 개정판 시인의 말 중에서


출판사 서평

■ 편집자의 책소개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오전 열시 이십칠분의 햇살은 오전만큼의 기울어진 그림자를 만들고
내 그림자도 그 기울기로 천천히 기울다 어느 기울기에서 사라지면
그때야 나는 집으로 되돌아갈 수 있다고
그런 나는 화장실에 앉아 오늘이 월요일이란 사실에 놀라며
내가 앉아 있는 이곳에서 내 생은 짧게 혹은 느리게
그러나 내가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내가 꿈꾸지 않은 모습으로 쉴 새 없이 진행하고 있는 것인데
--- 「월요일은 슬프다」 중에서

부서진 빛의 조각까지도 그대 속에서 꽃의 씨앗이 된 적이 있었다.
(……)
우리가 타인에게 등을 돌린 후에도 그 사람의 향기가 오랫동안 우리를 향해 불어올 때가 있는 것처럼.
--- 「이별」 중에서

정신 바짝 차리며 살라고
못이 구부러진다, 구부러지면서
못은 그만 수직의 힘을 버린다
왜 딴생각하며 살았냐고
원망하듯 못이 구부러진다
나는 어디쯤에서 구부러졌을까
살아보자고 세상에 박힌다
--- 「구부러진 못」 중에서

1999년 『문학동네』를 통해 등단한 전남진 시인의 첫 시집 『월요일은 슬프다』를 문학동네포에지 26번으로 새롭게 복간한다. 2002년 10월 문학동네에서 첫 시집을 묶었으니 그로부터 꼬박 19년 만이다. 등단작을 표제작 삼아 선보였던 초판 『나는 궁금하다』에서 시 몇 편을 덜어내고 미발표작을 더해 『월요일은 슬프다』라는 첫 시집을 다시 내놓는다. 전남진 시인은 새천년을 앞둔 1999년 겨울 『문학동네』 동계문예공모 시 부문에 ‘시선을 끄는 경쾌하고 거침없는 화법’으로 ‘자신만의 개성적인 공간을 만드는 데 성공하고 있다’는 평을 받으며 데뷔하였다. 전남진의 첫 시집이 보여주는 풍경은 스산하거나 쓸쓸하지만 그 속에 나오는 빛은 시에게 활기를 준다(신경림). 이성부 시인은 말한다. 가난하고 볼품없는 것들의 삶, 소외된 사람과 사물에서 전남진 시인은 따뜻하고 치열한 시정신의 깊이를 드러내 보여준다고. 그의 시는 “우리 어려운 시대에 굳센 희망과 사랑의 메시지를 전하는 하나의 증표”라고. 초판 해설에서 황현산 평론가는 “가망 없는 자리에의 꿈, 비극으로 이루어진 이 희망” 혹은 “희망으로 만들어진 이 비극이 푸념의 시간을 넘어서는 시의 순진한 빛”을 읽는다. 시인 전남진이 돌아가야 할 진정한 집은 “현실의 시간 끝에 팬 깊은 도랑 너머에 있다”. 그 집에 가기 위해서는 한 사람을 깊이 사랑해야 한다(「지혜롭기와 순진하기」).

얼마 전 읍 단위 시골에 사는 동생 친구로부터 전화가 왔다. 나보다 두 살 어린 그는 스무 살 즈음 다니던 대구의 프레스 공장에서 오른손 검지 하나를 절단기에 잘려, 악수를 할 때마다 뭉툭한 흉터가 내 손바닥을 지그시 눌러왔었는데, 처음엔 그것이 마음까지 눌러 아프더니, 어느 날부턴가 상처를 에워싼 거무스레한 굳은살의 뭉툭한 느낌을 뚫고 자라난 듯 보이지 않는 어떤 손가락이 내 속으로 들어오는 것처럼 느껴져 다정했다. 검지를 대신해 중지가 잡은 볼펜이 과일 이름이며 값을 쓱쓱 써내려갈 때, 여문 자리가 볼펜을 턱 받치고 있는 것이, 중지가 제 할 몫도 아닌 것을 덕분에 하게 되었다는 생각도 들었다. 명절, 파장 난 과일 공판장에서 고기 구워 술잔 돌 리다 팔던 수박이며 참외를 손으로 짝짝 짜개 안주 삼을 때, 그 과일도 제 속으로 들어오는 어떤 손가락을 느끼는 것은 아닐까. 그런 술자리마저 몇 년간 하지 못하던 차에 회사로 전화를 걸어온 것인데. 어찌 사시느냐, 아직 그 회사 다니시느냐, 자식 늘어 살기 수월치 않을 텐데…… 그런저런 안부 끝에 한 안부가 붕대 푼 손 처음 잡아 악수하던 그날처럼 마음을 또 지그시 눌러왔는데. 형님, 남는 것도 없는 서울서 뭐 그리 아득바득 삽니까. 내 밀어줄 테니 내려와서 과일 장사나 하며 설렁설렁 삽시다. 그래 어찌 나도 네가 밀어주는 과일 리어카 끌며 스리슬쩍 살고 싶지 않을까. 인호야 우리 딱 한 번은 그렇게 살아보자. 그리고 죽어도 죽자.
--- 「과일장수 원인호」 중에서


■ 기획의 말

그리운 마음일 때 ‘I Miss You’라고 하는 것은 ‘내게서 당신이 빠져 있기(miss) 때문에 나는 충분한 존재가 될 수 없다’는 뜻이라는 게 소설가 쓰시마 유코의 아름다운 해석이다. 현재의 세계에는 틀림없이 결여가 있어서 우리는 언제나 무언가를 그리워한다. 한때 우리를 벅차게 했으나 이제는 읽을 수 없게 된 옛날의 시집을 되살리는 작업 또한 그 그리움의 일이다. 어떤 시집이 빠져 있는 한, 우리의 시는 충분해질 수 없다.

더 나아가 옛 시집을 복간하는 일은 한국 시문학사의 역동성이 드러나는 장을 여는 일이 될 수도 있다. 하나의 새로운 예술작품이 창조될 때 일어나는 일은 과거에 있었던 모든 예술작품에도 동시에 일어난다는 것이 시인 엘리엇의 오래된 말이다. 과거가 이룩해놓은 질서는 현재의 성취에 영향받아 다시 배치된다는 것이다. 우리는 현재의 빛에 의지해 어떤 과거를 선택할 것인가. 그렇게 시사(詩史)는 되돌아보며 전진한다.

이 일들을 문학동네는 이미 한 적이 있다. 1996년 11월 황동규, 마종기, 강은교의 청년기 시집들을 복간하며 ‘포에지 2000’ 시리즈가 시작됐다. “생이 덧없고 힘겨울 때 이따금 가슴으로 암송했던 시들, 이미 절판되어 오래된 명성으로만 만날 수 있었던 시들, 동시대를 대표하는 시인들의 젊은 날의 아름다운 연가(戀歌)가 여기 되살아납니다.” 당시로서는 드물고 귀했던 그 일을 우리는 이제 다시 시작해보려 한다.

■ 시인의 말

초판 시인의 말

볼품없는 모습으로,
그래서 가장 치열한 모습으로,
세상을 견뎌나가는 모든 가난한 사람들에게
이 부끄러운 시집이 성냥불 같은 온기라도 되기를……

2002년 봄
전남진

개정판 시인의 말

이틀 동안
출판사로부터 온 교정지 우편봉투를 뜯지 못했습니다.
내 젊은 날이 남긴 말을 만나기가 두려웠던 걸까요.
늘 날이 서 있고
늘 취해 있었던 스무 살
내 말에 내 살이 베이고
내 말에 사람들이 다치던
그때를 만나기가 두려웠던 걸까요.
초판 후 발표한 몇 편을 보태어
이젠 떠나보냅니다.
내가 가장 아팠던
내가 가장 두려웠던
내가 가장 아름다웠던 스무 살을 이제
떠나보냅니다
잘 가라, 나의 빛나는 스무 살.

2021년 6월
전남진



저자 소개

1999년 『문학동네』 신인문학상을 통해 등단했다. 시집으로 『월요일은 슬프다』가 있다.

목차

시인의 말
개정판 시인의 말

1부 내가 부를 노래
내가 부를 노래 / 과일장수 원인호 / 눈물 젖은 테이프 / 어떤 장례 / 실업 / 연탄 / 뒤돌아보면 아프다 / 검은 흙 / 공명 / 지하의 걸인 / 빵가게를 지나면 / 구절리를 떠나며 / 치매 / 염 / 비둘기 / 복지만리 / 황사 / 갑자기 짚은 점자 / 손톱을 깎으며 / 나는 궁금하다

2부 퇴근길은 서점을 지난다
십오 분 전 / 가로수를 심는 노인 / 지나간 사실은 사실이 아니다 / 나방론 / 안에서 / 피아노 / 새벽, 골목길 / 비석 / 저울의 힘 / 아침에 떠나다 / 최후의 만찬 / 사북에서 / 과일을 피우는 팔 / 퇴근길은 서점을 지난다 / 얼굴을 잊은 친구를 위하여 / 숫자와 싸우다 / 그 사내 / 유언 / 사랑에게 보내는 부고 / 월요일은 슬프다

3부 꿈꾸는 쟁기
문상 가는 길 / 주택복권 / 산촌의 밤 / 가뭄 / 꿈꾸는 쟁기 / 안면도 / 겨울날의 동화 / 당신은 / 아버지의 끈 /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 마지막 집 / 쉬운 죽음 / 맏상주 / 늙지 않는 강아지 / 어린 시절 / 안개의 마을 / 부여 / 어린 시절 / 어린 시절 / 말의 무덤

4부 상처는 둥글게 아문다
이별 / 비포장길 / 이십대 마지막 아내 / 오래된 편지 / 우리가 그리워하는 / 상처는 둥글게 아문다 / 운주사 가는 길 / 꽃밭에서 / 선물 / 그 푸른 대문 앞 / 소나기 / 저녁이 오는 골목 / 드라마처럼 / 구부러진 못 / 되돌아가는 시간 / 길 / 뜨락 / 현수막 / 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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