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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에 우리가 먹는 것 상세페이지

소설 한국소설

여름에 우리가 먹는 것

소장종이책 정가14,000
전자책 정가30%9,800
판매가9,800

여름에 우리가 먹는 것작품 소개

<여름에 우리가 먹는 것> 한 해의 끝에서 만나는 올해의 휴먼-청춘 소설집!
담백하고 유머러스한 문체로 오늘날 이삼십대의 모습을 선명하게 그려내는 작가 송지현의 두번째 소설집 『여름에 우리가 먹는 것』이 출간되었다. “송지현의 소설들은 불안하고 유약한 마음을 치료해주는 가장 간편하고 신속한 레시피”라는 소설가 박상영의 말처럼, 손쉬운 낙관이나 무관심한 냉소 그 어디에도 치우치지 않은 적절한 온도로 오늘날 청년 세대의 현실을 포착한 첫 소설집 『이를테면 에필로그의 방식으로』(문학과지성사, 2019) 이후 이 년 만에 펴내는 소설집이다. 9편의 수록작 대부분이 최근 이삼 년간 집중적으로 여러 지면에 발표되었다는 사실에서 엿볼 수 있듯, 『여름에 우리가 먹는 것』은 그를 향한 문단의 기대감을 반영한 것이자 송지현이라는 젊은 작가가 자신의 작품세계를 열성적으로 가꾸어가는 과정이 담긴 기록이기도 하다.
특히 수록작「손바닥으로 검지를 감싸는」은 월간 『현대문학』이 신년을 맞아 기획한 특별 코너 ‘내가 기대하는 작가’에서 소설가 정이현이 “어떤 상황에서든 소소하고 다정한 농담을 사용하여 주변의 공기를 따듯하게 데우는 성정의 소유자임을 짐작할 수 있었다”라는 평과 함께 송지현을 추천한 것을 계기로 발표한 작품으로, 송지현이 펼쳐갈 작품세계에 대한 동료 작가들의 신뢰를 짐작하게 한다. 현대문학상 후보작에 이름을 올리며 독자들에게 널리 읽힌 표제작 「여름에 우리가 먹는 것」을 포함한 이번 소설집을 읽으며 우리는 ‘휴먼-청춘 소설’이라는 세계의 매력을 한껏 향유할 수 있을 것이다.


출판사 서평

“힘을 빼. 실이 네 손에서 빠져나가도 괜찮다는 생각으로 쥐어.
꼭 쥐면 오히려 놓치는 거야. 대충 해.”

엉킨 매듭을 풀어 새롭게 뜨개질을 이어가듯이
실패와 헤어짐 속에서도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풍성해지는,
먹고 싸우고 사랑하며 살아가는 우리의 현재

송지현 소설의 화자들은 대개 사진을 찍거나 글을 쓰는 등 예술 계통에서 일하는 젊은 여성이다. 미래가 낙관적이라고 할 수만은 없지만 인물들은 자신이 처한 상황을 유연하게 넘길 줄 안다. 「여름에 우리가 먹는 것」의 ‘나’는 인디 밴드 활동을 하다 앨범이 망하고 고시원에서 지내던 중 이모에게서 연락을 받는다. 한 달 뒤에 유럽 여행을 갈 예정인데 그동안 자신이 운영하는 뜨개방을 봐달라는 이모의 갑작스러운 제안에 ‘나’는 잠시 망설이지만 이내 고시원 생활을 정리하고 고향으로 내려간다. 할일 없이 동네를 돌아다니던 어느 날, ‘나’는 한 상가에 자리한 핫도그가게에 들어선다. 또래로 보이는 사장이 튀겨준 핫도그는 그저 그런 맛이어서 ‘나’는 가게가 곧 망하지 않을까 생각하지만 바로 그 점 때문에 이상하게 그가 신경 쓰인다. 그리고 그가 뜨개질을 배우고 싶다고 뜨개방을 방문해오면서 ‘나’의 귀향 생활은 예상치 못한 생기를 머금고 흘러간다.
「여름에 우리가 먹는 것」의 인물이 인상적인 점은 스스로가 망했다고 생각할 때조차 자신의 세계에 갇히지 않고 다른 누군가와 관계를 맺어나간다는 것이다. 특히 직계가족이 아닌 이모나 삼촌 등과 쌓아가는 친밀한 관계는 송지현의 소설을 다른 가족 소설과 구분 짓게 하는 특징이다. 「손바닥으로 검지를 감싸는」의 ‘나’는 지금 숙취에 시달리며 운전대를 잡고 외삼촌과 동생과 함께 경주로 향하는 중이다. 원래는 동생과 둘이 가기로 했는데, 간밤에 같이 술을 마신 외삼촌이 자신도 여행에 껴주면 백만원을 주겠다고 해서 함께 가게 된 것. 그렇게 도착한 불국사에서 ‘나’는 검지를 오른손으로 감싸쥔 비로자나불의 모습을 보고 조용히 눈물을 흘린다. 술에 자주 취하던 엄마를 견디며 살아야 했던 지난날의 ‘나’의 마음을 ‘진리의 부처’라는 비로나자불이 묘하게 건드린 것이다. 예약한 숙소는 인터넷에 등록된 것과 영 딴판이고 계획했던 바비큐 파티도 실패로 돌아가지만, ‘나’는 외삼촌과 동생과 함께한 이번 여행이 완전히 실패한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고 송지현의 소설이 축소된 가족의 역할을 부각하며 가족 간의 유대를 강조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우리가 확인하게 되는 것은 가족을 둘러싼 기존의 의미와 역할이 깨어지는 자리이다. 「오늘의 가족」의 ‘미주’는 친구들과 놀던 중 외할아버지가 위독하다는 엄마의 연락을 받는다. 그간 몇 번 비슷한 일이 있었지만 그때마다 별일은 없었기에 미주는 이번에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새벽까지 술을 마시고 취해 집으로 돌아가는데, 엄마에게서 할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는다. 부랴부랴 장례식장에 도착한 미주의 눈에 들어오는 건 괴상한 복장을 한 가족의 모습이다. 이어지는 상황도 장례식장 특유의 엄숙함과는 거리가 멀다. 가족들은 곡소리를 냈다가 직원의 주의를 받기도 하고, 사촌오빠는 “마귀를 쫓는다는 교회에 심취”(76쪽)해 있다는 이유로 빈소 안에 들어오지 않는다. 요란한 슬픔과 잊을 수 없는 추억, 그리고 작은 소동이 함께하는 장례식이 미주의 눈에는 마치 ‘사이버 펑크’처럼 보이고, 가족들은 저마다 슬픔에 잠겨 있으면서도 할아버지와의 추억을 떠올리며 점차 활기를 찾는다.
제대로 된 부모 역할을 하지 않는 엄마에게서 벗어나기 위해 독립해 살고 있는 ‘나’가 가족의 존재를 어느 때보다 상기시키는 명절을 하루 앞두고 보낸 날을 담은 「명절 전야」, 부모가 이혼한 후 엄마와 살고 있던 ‘나’가 언니의 이혼을 계기로 엄마와 언니와 함께 아빠의 집을 방문하면서 펼쳐지는 한 편의 소동극과도 같은 이야기인 「사진의 미래」 모두 혈연으로 서로를 옭아매는 가족이 아닌 “가족이라는 것도 시작과 끝이 있다”(「사진의 미래」, 203쪽)는 사실을 인정할 때 새로이 확장될 가능성을 지닌 가족의 모습을 보여준다.

“저는 회사원이 돼서 퇴근하고 시원한 맥주를
매일 한 캔씩 마시고 자는 게 장래희망이에요.”

송지현식 청춘 소설의 면모를 살피기 위해 ‘가족’에게서 ‘나’로 다시 방향을 돌려보자. 「진강이의 엑센트」의 ‘나’는 게이 친구 ‘진강이’의 제안으로 진강이의 바람난 아버지를 만나러 고향에 함께 가게 된다. 이 여정을 따라가며 우리는 ‘불륜 현장을 잡으러’ 온 자식에게 되레 남은 생을 애인과 함께하고 싶다고 뻔뻔하게 말하는 아버지의 모습을 확인하는 한편, 그런 아버지를 만나고 온 진강이가 ‘나’를 향해 웃음을 지어 보이는 모습 또한 보게 된다. 이처럼 소설은 갈등이 명확하게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도 웃음이 고여들 구멍을 만들어낸다. 이것이 마냥 대책 없는 낙관이나 손쉬운 체념으로 보이지 않는 까닭은 ‘나’와 진강이의 이 동행이 자기 존재를 마주하는 여정과 겹쳐 있기 때문일 것이다. 고향에 내려가는 차 안에서 ‘나’는 “어떤 사건에서든 나를 피해자의 위치”(133쪽)에 두며 위악적으로 굴었던 지난날을 몹시 부끄러워하며 되돌아보고, 진강이는 고향에서 우연히 마주친 동창에게 ‘나’를 여자친구로 소개해야 했다. 그럼에도 이 여정이 뜻밖의 웃음기를 띠고 마무리될 수 있는 건 삶을 대하는 송지현의 태도 때문일 것이다.
아르바이트로 일하던 회사에서 더이상 계약이 연장되지 않은 ‘나’의 모습을 비추며 시작되는 「삼십 분 속성 플라멩코」는 이를 가장 선명히 보여주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나’는 자신에게 닥친 상황에 불안해할 법도 한데 이 상황을 위기로 받아들이기보다는 ‘긴 휴식’으로 여기며 유럽 여행을 떠난다. 여행의 마지막 도시인 바르셀로나에 도착한 ‘나’는 “플라멩코의 절정 부분만 삼십 분 분량으로 압축해서 보여주는”(157쪽) 한 공연을 보며 모두가 감동받은 듯 보이는 가운데 자신만 “이 무대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는 듯한 어떤 이질감”(159쪽)을 느낀다. 자신에게는 ‘플라멩코의 삼십 분’으로 압축되는 어떤 격정이 부재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나’를 보며 우리가 문득 깨닫게 되는 것은 삶은 하이라이트로만 이루어 있지 않다는 사실이다. 친구와 농담을 나누고, 별다른 취미 없이 하루를 보내고, 장래희망이 매일 맥주를 마시는 회사원이 되는 것이라는, 누군가에게는 소박해 보이거나 미래가 없는 듯 여겨지는 삶이 또다른 누군가에게는 삶 그 자체이리라는 사실 말이다. 언젠가는 절정을 맞이할 수 있으리라고, 지금의 ‘무난한’ 삶이 그 절정을 위한 예비 과정이라고 여기는 것이 아니라 절정 없이 흘러가는 삶도 있다고 받아들이는 것이다.
자신의 존재를 걸고 던지는 유머는 단순한 웃음거리가 아니라 삶을 대하는 인물들의 자세를 반영하는 것일 테다. 인물들의 유머에 마냥 웃음을 터뜨리다가도 문득 아득해지는 것은 이 때문이 아닐까. 아무렇지 않은 듯 내뱉는 농담에는 그들이 감당해야 했던 지난날이 압축돼 있고, 내일에 대한 뚜렷한 계획 없이 지내는 듯 보이는 인물의 마음 안에는 전망 없는 미래를 회피하지 않고 그와 마주보려는 안간힘이 담겨 있는 것이다. 쉽게 포기하며 끈기가 없다고 여겨지곤 하는 오늘날의 세대가 어떤 방식으로 자신의 길을 만들어가는지, 그 길에서 만나게 되는 다른 인물들과 어떻게 관계를 쌓아가는지, 그에 대한 솔직하고 믿음직한 시각을 송지현은 이번 소설집을 통해 성공적으로 제시한다.


저자 프로필


저자 소개

2013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이를테면 에필로그의 방식으로』, 산문집 『동해 생활』이 있다. 제6회 내일의 한국작가상을 수상했다.

목차

여름에 우리가 먹는 것
손바닥으로 검지를 감싸는
오늘의 가족
명절 전야
진강이의 엑센트
삼십 분 속성 플라멩코
사진의 미래
나이트클럽 연대기
쓰지 않을 이야기

해설 | 오은교(문학평론가)
취약한 신체의 감정 지도 그리기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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