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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사노바 호텔 상세페이지

카사노바 호텔작품 소개

<카사노바 호텔> 프랑스 현대문학의 거장 아니 에르노
생존 작가 최초로 편입된 갈리마르 총서에서 엄선한 빛나는 정수


진실의 주변을 맴도는
이미지와 사건, 기억과 상상력의 콜라주

현대 프랑스 문학의 대표작가이자 매년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명되는 아니 에르노의 2020년 출간작 『카사노바 호텔』은 갈리마르 총서에 포함된 『삶을 쓰다』 중에서 작가의 주제의식이 선명하게 드러난 정수를 추린 선집이다. 갈리마르 총서는 프랑스 문학의 대들보 격인 거장들의 작품을 묶어 내놓는 시리즈로, 생존 작가가 편입되는 경우는 드물며 에르노가 최초라는 점에서 그가 프랑스 문학계에서 차지하는 위상을 짐작할 수 있다.

이 책에 수록된 열두 편의 글은 장르와 성격이 매우 다채롭다. 대표작 『단순한 열정』을 연상시키는 센슈얼한 열정을 다룬 자전적 에세이 「카사노바 호텔」부터 사회학자 피에르 부르디외의 죽음에 깊은 경의를 표하는 「슬픔」, 문학은 현실에 깊숙이 맞닿아 있어 정치적일 수밖에 없다고 강하게 주장하는 「문학과 정치」, 에르노 특유의 빛과 어둠이 공존하는 단편소설 「축하연」까지, 『카사노바 호텔』 한 권으로 작품세계의 중요한 면면을 살필 수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작가 개인의 사건과 상상력이 한데 모여 한 세대의 집단기억으로 승화하는 놀라운 과정을 지켜볼 수 있는 걸작이다.


출판사 서평

카사노바 호텔과 어머니가 입원한 병원이 어렴풋이 겹쳐졌다……

표제작 「카사노바 호텔」은 에르노가 평생에 걸쳐 천착한 주제인 에로스와 타나토스의 문제를 압축적으로 다루는 수작으로, 『단순한 열정』 『집착』 『탐닉』과 궤를 함께한다. 작품은 에르노가 1980년대의 영수증 더미에서 P의 편지를 발견하며 시작된다. P가 에르노에게 남긴 유일한 물건인 정액으로 얼룩진 편지는 에르노의 어머니가 중증 정신질환에 걸려 입원했던 당시의 기억을 떠오르게 한다. 하루아침에 용변도 가리지 못하는 노인이 되어버린 어머니를 지켜보다가 에르노는 충격으로 멍한 상태에 빠진다.

그러다 마침 업무상 만난 P와 오페라대로 근처의 ‘카사노바 호텔’로 향한다. 아픈 어머니를 문병하러 가서 앞뒤가 맞지 않는 헛소리를 하는 모습을 울면서 지켜봐야 한다는 생각을 하니 어떻게든 현실을 잊고 싶었기 때문이다. “창녀를 불러주는 호텔, 기껏해야 러브호텔, 그가 창녀들과 이미 들렀으리라 의심되는 장소”—그곳이 카사노바 호텔이었다.

어머니의 병이 나날이 심해지던 그해 봄, 에르노는 P와 카사노바 호텔에서 대실한 한 시간 동안 탐욕스럽게, 미친듯이 섹스했다. 빠르게 쇠퇴해가는 어머니의 몸, 배설물로 더러워진 속옷의 기억을 견디고 홀로 죽음에 다가가고 있는 어머니의 고독을 잠깐이라도 잊어버리려면 “죽도록 섹스하기” 말고 다른 방법이 없었다.

그후로도 P와 여러 번 만났지만 언제 어떻게 그 만남이 끝났는지 에르노는 기억하지 못한다. 다만 어머니의 상태에 대한 거부감이 사그라졌고, 어머니의 쪼그라든 몸을 받아들였다. 그러던 어느 날 오페라역 승강장 맞은편에 서 있는 P를 알아본다. 머리가 하얗게 센 모습이었다. 에르노는 그를 통해 “육체적 사랑의 가없음과 불가해함을, 그 연민의 층위를 느꼈다”고 쓴다. “몸짓 하나하나에, 그리고 포옹 하나하나에, 결코 서로 만날 일 없을 남자와 여자를 결합시키는 비가시적 물질처럼 그와 카사노바 호텔에는 뭔가가 있었다.” (17쪽)

1999년 발표작 「금세기 저편에서」에서 에르노는 20세기가 완결되며 많은 이들이 공유하던 이미지와 정서, 인물과 사건이 잊히게 될 것이라고 썼다. 세기말, 자신의 시대가 역사와 연표로 정리되고 다른 세기의 산물로 압축되는 장면을 보며 비애감을 느꼈을 터다. 그러나 21세기에도, 많은 것을 망각 속으로 빨아들이는 시간의 힘 앞에서도 에르노의 작품들은 살아남을 것이다. 『카사노바 호텔』은 에르노를 처음 접하는 사람에게는 작품세계의 궤적을 훑어볼 수 있는 훌륭한 입문서가 될 것이다. 또한 에르노의 오랜 팬에게도 엄선한 정수만을 뽑아 실은 이 작품집이 커다란 선물이 되리라 기대한다.


저자 프로필

아니 에르노 Annie Ernaux

  • 국적 프랑스
  • 출생 1940년 9월 1일
  • 학력 루앙대학교 학사
  • 수상 2022년 노벨 문학상
    1984년 르노도상
    텔레그람 독자상
    프랑수아 모리아크상
    마르그리트 뒤라스상

2022.10.06. 업데이트 작가 프로필 수정 요청

1940년 9월 1일 프랑스 릴본에서 태어나 노르망디 이브토에서 성장했다. 처녀명 아니 뒤셴느(Annie Duchesne), 프랑스 작가이자 문학교수이다. 루앙 대학교에서 문학을 공부한 뒤 중등학교 교사, 대학 교원 등의 자리를 거쳐 문학 교수 자격을 획득했다. 자전적 요소가 강한 그녀의 작품들은 사회학과 밀접한 관계를 이루고 있다. 유년 시절과 청소년기를 노르망디의 소읍 이브토Yvetot에서 보냈고, 노동자에서 소상인이 된 부모를 둔 소박한 가정에서 태어났다. 루앙 대학교를 졸업, 초등학교 교사로 시작하여, 정식 교원, 문학 교수 자격을 획득했다.
1974년, 자전적인 소설 『빈 장롱Les Armoires vides』으로 등단했고, 1984년, 역시 자전적인 요소가 강한 『남자의 자리La place』로 르노도상을 수상했다. 2008년, 전후부터 오늘날까지의 현대사를 대형 프레스코화로 완성한 『세월들』로 마르그리트 뒤라스상, 프랑수아 모리아크상, 프랑스어상, 텔레그람 독자상을 수상했다. 2011년, 자신의 출생 이전에, 여섯 살의 나이로 사망한 누이에게 보내는 편지인 『다른 딸L'autre fille』을 선보였고, 같은 해에 12개의 자전 소설과, 사진, 미발표 일기 등을 수록한 선집 『삶을 쓰다Ecrire la vie』를 갈리마르 Quarto 총서에서 선보였다. 생존하는 작가가 이 총서에 편입되기는 그녀가 처음이다. 2003년 자신의 이름을 딴 아니 에르노 문학상이 탄생했다.
데뷔 시절부터 아니 에르노는 노르망디의 소읍 이브토의 카페-식료품점이었던 자신의 유년 시절로 구성된 자전적 소재에 몰두하기 위해 모든 픽션을 포기했다. 역사적 경험과 개인적 체험을 혼합한 그녀의 작품들은 부모의 신분 상승(『남자의 자리』, 『부끄러움』), 자신의 결혼(『얼어붙은 여자』), 성과 사랑(『단순한 열정』, 『탐닉』), 주변 환경(『밖으로부터의 일기』, 『바깥세상』), 낙태(『사건』), 어머니의 치매와 죽음(『나는 나의 밤을 떠나지 않는다』, 『한 여자』), 심지어 혹은 자신의 유방암 투병(『사진의 사용』, 마르크 마리 공저)을 소재로 자기 자신을 철저하게 해부하였다.
그녀는 “판단, 은유, 소설적 비유가 배제된” 중성적인 글쓰기를 주장하면서 “표현된 사실들의 가치를 높이지도 낮추지도 않는 객관적인” 문체를 구사, “역사적 사실이나 문헌과 동일한 가치로 남아 있기를” 소망한다. 에르노에게는 “자아에 내재된 시적이고 문학적인 대상”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녀의 글쓰기는 “문학적, 사회적 위계를 전복하려는 의도에서 출발, 문학과 어울리지 않는 것으로 여겨지는 대상들 ― 슈퍼마켓, 지하철 등 ― 에 대해, 이것보다 고상한 대상들 ― 기억의 메커니즘, 시간의 감각 등 ― 을 서술하는 것과 동일한 방법으로, 그 둘을 결합하여” 글을 쓴다. “내게 중요한 것은, 나와 나를 둘러싼 사람들을 생각할 때 썼던 그 단어들을 되찾는 일이다.”
아니 에르노의 작품은 “개인의 기억 속에서 집단의 기억을 복원”하려는 사회학적 방법론에 깊은 영향을 받았다. “개인성의 함정”에 매몰되지 않으려는 노력의 산물인 그녀의 작품은 자전의 새로운 정의를 부여했다. “내면적인 것은 여전히, 그리고 항상 사회적이다. 왜냐하면 하나의 순수한 자아에 타인들, 법, 역사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로써 아니 에르노는 사회학자의 방법론을 채택, 자신을 집단적 표본과 특성을 체득한 한 체험자의 총합으로 간주한다.
“나는 나를 특수한 존재로서, 절대적으로 특수한 존재라는 의미에서 나 자신을 생각한 적이 거의 없다. 나는 나를 사회적, 역사적, 성적 경험과 판단의 총합, 언어의 총합, 또한 세계(과거와 현재)와 끊임없이 대화하는, 그리하여 이 모든 것이 필연적으로 하나의 특수한 주관성을 형성하게 된 총합으로 간주한다. 나는 나의 주관성을 보다 일반적이고 집단적인 메커니즘과 현상을 되살리고 그것을 밝히기 위해 사용한다.
” 그녀에 따르면 사회학적 방법은 전통적으로 자전적인 ‘나’를 넓힐 수 있는 방법이다. “내가 사용하는 나는 비인격적 형태를 띄고 있다. 성별도 애매하고, 종종 나의 말이기보다는 타인의 말일 수도 있는, 전체적으로 다인격적 형태이다. 그것은 나를 픽션화하는 수단이 아닌, 내 체험 속에서 현실의 지표들을 파악하기 위한 수단이다.” 이로써 그녀의 작품은 자신의 궤적의 “사회적 이종교배”(소상인의 딸에서 학생, 교수, 이어 작가가 된)와 그에 따르는 사회학적 메커니즘을 다루고 있다. 사회학자 피에르 부르디외의 사망을 접하고 [르몽드]지에 애도의 헌사문 「부르디외, 회한」을 기고하면서 사회학적 방법론과 자신의 작품 사이의 유대감을 밝혔고, 부르디외의 글이 그녀에게 “자유와, 세계 펼에서의 실천이성과 동의어”였다고 밝히기도 했다.


저자 소개

지은이 아니 에르노 ANNIE ERNAUX

1940년 프랑스 노르망디의 소도시에서 카페 겸 식료품점을 운영하는 소상인의 딸로 태어났다. 루앙대학교를 졸업하고 중등학교에서 교직생활을 시작해 1971년 현대문학교수 자격시험에 합격한 뒤 2000년까지 문학교수로 재직했다. 1974년 자전적 소설 『빈 옷장』으로 등단했으며, 이후 『그들의 말 혹은 침묵』 『얼어붙은 여자』를 발표하며 문제적 작가로 떠올랐다. 아버지의 삶을 다룬 『자리』로 1984년 르노도상을 수상했다. 1991년 연하의 외국인 유부남과의 사랑을 담은 『단순한 열정』을 발표, 선정성과 그 서술의 사실성 탓에 출간 당시 평단과 독자층에 큰 충격을 안겼다. 십 년 후 『단순한 열정』의 내면일기라 할 수 있는 『탐닉』을 출간했다. 그 밖의 작품으로 『집착』 『부끄러움』 『사건』 『사진 사용법』 및 비평가인 프레데리크 이브 자네 교수와의 이메일 대담집인 『칼 같은 글쓰기』 등이 있다. 2003년 그녀의 이름을 딴 ‘아니 에르노 문학상’이 제정되었고, 2008년 『세월』로 마르그리트 뒤라스 상, 프랑수아 모리아크 상, 프랑스어상을 수상한 데 이어 2009년 텔레그람 독자상을 수상했다. 2011년 선집 『삶을 쓰다』가 생존 작가로는 최초로 갈리마르 총서에 편입되었으며, 2020년 『삶을 쓰다』에 실렸던 글들을 추려서 재수록한 『카사노바 호텔』을 발표했다.


옮긴이 정혜용

현재 번역출판기획네트워크 ‘사이에’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 『번역논쟁』, 역서로 『한 여자』 『연푸른 꽃』 『살아 있는 자를 수선하기』 『나, 티투바, 세일럼의 검은 마녀』 『울고 웃는 마음』 『집착』 『그들의 말 혹은 침묵』 등이 있다.

목차

카사노바 호텔
이야기들
귀환
방문
문학과 정치
체사레 파베세
소비에트사회주의공화국연방, 이미지와 물음
라이프치히, 이행
금세기 저편에서
슬픔
C 소재 우체국의 남자
축하연

아니 에르노 연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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