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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도둑작품 소개

<책 도둑> 해학과 통찰과 역설로 무장한 이상운 소설가의 이야기집. 장편 소설 <픽션 클럽>으로 대산창작기금을 받아 문단에 등단(1997년)한 이상운 소설가의 이야기 68편이 수록된 이야기집 <책 도둑>은 사람들 내부와 외부에 익숙하게 존재하고 있거나,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것들을 소재로 삼은 이야기를 들려준다. 사소한 소재에서 뽑아낸 물음과 그에 대한 대답은 일상에 대한 성찰과 형이상학적인 사유의 영역을 아우르고 있는 이야기를 통해 날카로운 비판, 자기 응시에서 우러난 궁극에 대한 성찰, 소외된 이웃들의 상처와 울분을 대신하는 외침, 등을 전하는 이상운 소설가는 사유하는 인간으로서 세태의 모순과 야만, 세계의 형이상학적인 부조리, 등을 꿰뚫고 허물어내는 역설과 통찰을 보여준다. 또한 위인들의 격구, 등을 흥미롭게 들려준다.


출판사 서평

이상운의 이야기는 재미있다. 그러나 그것은 배꼽을 잡고 나뒹굴다 마는 그런 재미가 아니라, 사유의 울림이 화두처럼 머리에 새겨져 남는 그런 재미이다. 동업자이자 오랜 벗이기도 한 작가 성석제는 이를 일러 ‘신랄한 냉소 한 접시/짭짤한 재미 한 대접/익숙한 사물에 대한 기상천외의 통찰’이라 말한다. 경쾌한 단문, 꾸밈없는 문장, 번득이는 통찰, 정곡을 찌르는 기지와 역설, 작가의 이런 문학적 특장들은 이 이야기집 『책 도둑』에서도 곳곳에서 유감 없이 발휘되고 있다. 본문 한 단락을 읽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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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오는 길에 포도를 사려고 시장에 들렀다. 얼굴이 동그란 노파가 내게 말했다: 급한 일이 생겼다, 어서 다 팔고 빨리 집으로 들어가야 한다, 많이 얹어 줄 테니 제발 좀 사라. 나는 마음이 동했으나 포도가 조금 시든 듯하여 모퉁이를 돌아 다른 곳으로 갔다. 거기서도 얼굴이 동그란 노파가 내게 말했다: 급한 일이 생겼다, 어서 다 팔고 빨리 집으로 들어가야 한다, 많이 얹어 줄 테니 제발 좀 사라. 나는 문득 너무 무서워져서 나야말로 빨리 집으로 들어가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빈손으로 집에 와 보니 냉장고에 어머니께서 사다 놓은 포도가 한가득 쌓여 있었다. 필시 시장의 어느 노파에게서 사온 것이겠지 생각되었지만 감히 물어볼 수는 없었다. (본문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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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에게 들려주는 ‘현대판’ [여우와 신포도]를 연상케 하는 대목이다. 작가는 이처럼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들 내부와 외부에 바람이나 공기처럼 존재하고 있는 것들을 소재로 삼아 예순여덟 편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작가가 이들 사소한 테제들에서 길어올린 물음과 대답은, 자잘한 일상사에 대한 성찰과 형이상학적인 사유의 영역들을 아우르고 있다. 때로는 송곳 같은 날카로운 비판으로, 때로는 자기 응시에서 우러난 궁극에 대한 성찰로, 때로는 소외된 이들의 상처와 울분에 대신하는 외침으로, 작가는 사유하는 인간으로서 세태의 모순과 야만, 그리고 세계의 형이상학적 부조리를 꿰뚫고 허물어내는 역설과 통찰의 즐거운 마당을 펼쳐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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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인터넷 언론이 개발한 가장 멍청한 물건은 ‘찬성-반대 클릭하기’라는 것이다. 이 세계에서는 모든 것이 ‘찬성-반대’로 이분된다. 찬성하거나 반대하라고? 1이 아니면 0이라고? 이런 돌대가리 놀이가 어디 있나? 이 즉자적 분열이 디지털 문화라는 것인가? 오, 가련한 이분법 아메바들이여, 열혈 박수와 열혈 야유 사이에 은하의 대양이 있으니 가끔은 그 별들도 좀 쳐다보려무나. 참고: ‘사랑이거나 미움이거나, 옳거나 그르거나, 참이거나 거짓이거나 할 뿐, 반은 옳고 반은 그른 것은 절대로 없다.’(아돌프 히틀러) --[디지털의 저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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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사람들이 정치인으로서 갖춰야 할 자격은 무엇인가?’ 이 질문에 대하여, 제2차 세계대전의 영웅이자 지독한 골초였던 처칠은 다음과 같이 대답했다고 한다. ‘내일, 다음주, 다음 달, 이듬해에 무슨 일이 일어날 것인지 예언할 수 있는 능력과, 후일 그 예언이 틀린 이유를 설명할 수 있는 능력.’ 처칠의 이 말에는 정치의 야누스적인 면이 내포되어 있다. 정치란 가장 심오한 수준에서 작동할 때 ‘미지의 시간에 대한 끝없는 상상이자 해석’이지만, 그 가장 저급한 수준에서 작동할 때 ‘시간에 대한 기대를 팔아먹는 끝없는 사기’라는 게 그것이다. --[처칠, 깡패, 아인슈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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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은 가정도 효율성의 경연장이 되고 있다. 다른 가정과 정보를 주고받고 기술 제휴까지 한다. 머지 않은 장래에 정리해고와 구조조정에다 인수 합병도 도입될 것 같다. 그러면 예닐곱 명의 엄마와 열댓 명의 아들딸과 한 명의 아빠로 이루어진 ‘재벌형’ 가정도 생길 것이고, 서너 명의 엄마들이나 두세 명의 아빠들로만 이루어진 ‘일용잡부형’ 가정도 생길 것이다. 이건 내 친구 K의 예언인데, 나는 대체로 동감하는 쪽이다. 그래서 K가 아내도 아들도 딸도 없는 독신주의자라는 게 참으로 유감이다. --[미래의 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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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두 여인이 함께 죽었다. 성형 수술이 잘못되어 괴롭다는 유서를 남겼다. 경제 자유주의의 부작용이라고 하면 비약이라고 할 것인가. 시장의 무한 확장을 권장하는 이 제도는, 자유로운 섹스 교환의 토대가 아닌가. 자유로운 시장이 자유롭지 못한 빈곤자를 만들 듯이, 자유로운 섹스는 고독한 외톨이를 만들어낸다. 어떤 사람은 백 억을 가지지만 어떤 사람은 백만 원도 없고, 어떤 사람은 대여섯 명과 섹스를 즐기지만 어떤 사람은 홀로 놀아야 한다. 그게 죽은 여인들과 무슨 상관이냐고? 잘 보라. 섹스는 먼저 눈으로 찾아오는 것이다. 눈으로 보아서 싫으면 관심 가질 일이 없다. 천하제일의 테크닉이 있더라도 뛰어볼 기회 자체를 갖지 못한다. 두 여인은 이 무차별 교환 전쟁에서 유리한 무기를, 즉 아름다운 얼굴을 소유하려고 수술했으나 실패했던 것이다. --[자유주의의 한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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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한편, 우리는 이 책을 통해 작가의 사유와 풍자와 비판의 정신뿐만 아니라, 우리들 일상에 대한 조용한 반성과 더불어 자기 속으로의 성찰을 안내해 줄 재미있는 갖가지 ?공안?들을 발견할 수 있다. 그 존재론적 물음들은 별난 방식으로가 아니라 누구나 찾기 쉬운 방식으로 이 책의 도처에 놓여져 있다. 그러니까 그 물음들은 우리들의 진짜 일상에서와 마찬가지로, 그것을 읽어낼 마음이 있으면 누구나 만나게 될 그런 것들이다. 작가는 자신의 이 쉬운 이야기들에서 바로 그처럼 언제나 우리들 마음에 걸려 있는 화두 같은 것을 찾아내 스스로 즐겨주기를 바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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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또 다른 볼거리는 곳곳에 적재적소로 놓여져 있는 아리스토텔레스, 키케로, 보들레르, 에우리피데스, 임어당, 러셀, 칸트, 디오게네스, 에픽테토스, 처칠, 아리스토파네스, 몽테뉴, 도스토예프스키, 버나드 쇼, 스위프트, 트웨인, 소포클레스 등등 전기적 위인들이 전하는 재기 넘치는 잠언.경구.우화.격언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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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컨대, 술과 음주문화에 대한 이야기에서 작가는, ‘술을 마시지 않는 인간으로부터는 사리분별을 기대하지 말라’(키케로), ‘술과 인간은 끊임없이 싸우고 끊임없이 화해하는 사이 좋은 투사와 같다. 항상 진 쪽이 이긴 쪽을 포옹한다’(보들레르), ‘술이 없는 곳에는 사람이 있을 수 없다’(에우리피데스), ‘음주는 일시적인 자살이다’(러셀), ‘사람이 술을 마시고, 술이 술을 마시고, 술이 사람을 마신다’(법화경), ‘술은 입을 경쾌하게 한다. 술은 마음을 털어놓게 한다.’(칸트) 등등의 경구로 풍성한 말의 밥상을 차려 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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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책과 관련된 이야기들에는 이런 경구들이 등장한다. ‘평론의 기능은 딱 하나 평론가를 먹여 살리는 것이다’(발자크), ‘평론은 자살보다 좋다. 왜냐하면 자살은 자기 자신을 상대로 하는 것이지만, 평론은 남을 상대로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버나드 쇼), ‘나쁜 책을 읽지 않는 것이 좋은 책을 읽기 위한 조건이다’(쇼펜하우어), ‘너무 빨리 읽거나 너무 천천히 읽으면 아무 것도 이해할 수 없다’(파스칼), ‘나는 한가하게 독서하는 한가한 사람을 증오한다’(니체), ‘책을 너무 많이 읽으면 옳은 것은 옳고 그른 것은 그르다는 것을 모르게 된다’(임어당)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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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것은, 이 경구들이 단순히 인용되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매 문맥 속에서 작가의 의도에 따라 재구성되어 새로운 생명력을 얻고 있기 때문에, 독자들에게 ‘익숙하면서도 새롭고 신선한’ 감동을 더해준다는 사실이다. 바로 그런 맥락에서 작가는 책머리에, ‘훔치는 것보다 구걸하는 게 안전하다. 그러나 구걸하는 것보다 훔치는 게 더 재미있다’라는 오스카 와일드의 경구를 제사로 사용하고 있다. 출전을 밝힌 인용이기에 결코 ‘훔친 것’이 아니지만, 그 말들을 작가의 의도에 따라 ‘재생산’하여 숨겨진 의미를 ‘훔쳐내고’ 있다는 뜻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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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론 진지할 만큼 진지하고, 때론 가벼울 만큼 가벼운 이야기들. 그 어느 형식에도 얽매이지 않은 이 책의 다양한 사유의 이야기들은 일상 속에 안주하고 있는 우리들 자아를 스스로 일깨우게 하는 신선한 청량제의 역할로 다가온다. 작가는 말한다. “세상의 오묘한 우연과 필연에 의하여 이 책을 손에 들게 된 모든 사람들이, 자신에게 꼭 어울리는 즐거움을 최소한 하나씩은 갖게 되기를 비는 마음이다. 그리고 나 자신을 위해서는 ‘우리는 손안에 없는 것을 바라고 손안에 있는 것을 경멸한다’라는 루크레티우스의 말을 늘 염두에 두는 행운이 이어지기를 빌어본다. 그리하여 저 멀리 산 너머에 있다는 아름답되 보이지 않는 ‘그’ 고장이 아니라, 바로 지금 살고 있는 ‘이’ 세상을 사랑하게 되기를 기대해 본다.”


저자 프로필

이상운

  • 학력 연세대학교 대학원 국문학 박사과정 수료
    연세대학교 국문학 학사
  • 데뷔 1997년 소설 '픽션클럽'
  • 수상 2006년 제11회 문학동네작가상

2014.11.24. 업데이트 작가 프로필 수정 요청


저자 소개

이상운 소설가.

1959년 경상북도 포항에서 출생하였으며, 연세대학교 국어국문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였다. 연세대 학교, 경기대학교, 명지대학교, 등에 출강하였다. 현대사회의 물신주의를 풍자한 장편 소설 <픽션 클럽 >으로 대산창작기금을 받아 문단에 등단(1997년)하였다. 주요 저서로는 연애소설과 추리소설의 틀로 존 재와 시대에 대한 성찰과 억압적인 유신시대의 청춘 이야기를 그린 장편 소설 <탱고>, <누가 그녀를 보 았는가>, <내 마음의 태풍>, 장르의 경계를 허물어 사물과 일상의 또 다른 면을 통찰한 이야기 <달마 의 앞치마>, <제발 좀 조용히 해줘>, 등이 있다.

목차

가난, 피카소, 고양이
감동

거두지 않은 보리
거짓, 거짓말, 지옥
건강이라는 이데올로기
걸인들
검열관들
겨울, 목욕, 아버지
결혼, 이혼, 고아
경력광들
공평하다, 그러나
그네
그 사람을 경멸하라
긴 팔
낙엽을 태우며
내 소설과 나

디지털의 저주인가
로또 우국지사들
몸이 어디에 있나
문명, 처세
문학상, 151개의 문학상, 문학상 상금
문학상, 오에, 베른하르트
미래의 가정
미인에 대하여
바이러스와 동거하며
불타는 구멍들
비 오는 날 주막을 찾다
비평하지 말고 자살하라
사교
새해다
새해, 체홉, 영원한 새해
시험
식구
신고식
아름다운 그 동산
악한 증인
어느 은퇴한 교수에게서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고 있는지
어떤 술이 제일 좋은가
엽기
오달수, 쪼개지다
오직 웃음이 있을 뿐
우는 여인 죽다
이런 기억
20년 뒤의 약속
인생
자연? 변태?
자유주의의 한 평경
제논의 '시간'
조금씩 버리기, 또는
조용히 살고 싶어
지구 최후의 날
책 도둑
책 보내기, 젖빨기, 똥침
책 읽기, Sylvie, 에코, 그냥 읽기
책 읽기, 이보다 못한 행복
처칠, 깡패, 아인슈타인
천국
친구여, 너는 어디에
파리의 형제 자매
페르소나
편지처럼 옛 부엌이
포도
풀밭 위의 식사
흐름
흥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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