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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 무제작품 소개

<[GL] 무제> 예기치 못한 사고로 연인을 떠나보낸 '정윤'
세상에 홀로 남겨져 방황하던 그녀에게, 죽은 연인의 언니인 '문영'이 다가온다.
서로의 상처를 보듬어주며 상실의 아픔을 극복하던 두 사람은 이내 서로에게 걷잡을 수 없이 빠져들기 시작하는데...

***

정윤은 어깨까지 이불을 덮고 조용히 눈을 감았다. 새벽안개에 젖어 든 문영의 목소리가 머리맡에 조용히 흘러내린다. 결이 부드럽게 살아 숨 쉬는 나이테를 더듬는 듯 미려하고 평화스럽다. 단둘만의 낭독회에서만 느낄 수 있는 조용한 열락이다.

서서히 긴장을 풀어가는 정윤의 머릿속에 그간 잠 못 이뤘던 숱한 밤들이 스쳐 지나간다. 야금야금 정신을 집어삼키는 불면의 밤은 쓸데없이 길고 필요 이상으로 고통스럽다. 평소엔 떠올릴 엄두도 못 냈던 자잘한 기억들이 쓰나미처럼 밀려드는 게 불면에 밤에선 드문 일이 아니다. 대게 후회와 상념같이 무겁고도 쉽게 헤어 나올 수 없는 것들이다. 일상생활에서 문득문득 끼쳐오는 발작적인 상실감과는 다르게 무척이나 집요하고 억척스럽다.

그 지긋지긋한 불면의 밤이 이제야 비로소 깜빡깜빡 기울고 있다. 문영의 섬세한 호흡 사이로 스며든 어둠의 밤이 종잇장처럼 얇아져 서걱, 서걱, 그녀가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한 꺼풀 한 꺼풀 벗겨지고 있다.

한 템포 늦추는 그녀의 호흡 틈으로 야릇한 숨소리가 새어 나온다. 따옴표 있는 지문을 읽기 전 문영이 으레 하는 버릇이다. 그녀에게로 청각을 기울이는 정윤만이 알고 있는 비밀스러운 사실이기도 하다.

탄력적으로 조여들었다 느슨하게 풀어지는 그녀의 매끈한 숨결을 따라서 정윤이 무의식적으로 호흡을 맞춘다. 그들의 입술에서 동시에 흘러나온 숨이 어두운 불면의 밤을 녹인다. 얼굴을 마주하고 있었다면 서로의 날숨이 뜨겁게 뒤엉켰을 것이다.

별안간 파고든 상상에 정윤의 목이 바싹바싹 타들어 간다. 열기를 달래듯 꿀꺽, 침을 삼켰다. 입을 맞춘 것도 아닌데 문영의 조곤조곤한 속삭임이 멎는다. 순식간에 목소리를 잃은 그녀가 잠시 침묵한다.

“...아직...”

정윤이 잠들기 직전의 목멘 소리로 말한다.

“조금만...”

가까스로 움직인 손끝을 구부리며 이불과 함께 엉겨든 문영의 바지를 살포시 움켜쥐었다.

“조금만... 더요...”

그러곤 답지 않게 칭얼거리듯 목소리를 흘린다.

“문영 씨 목소리를...”

당신을,

“더 듣고 싶어요.”

더 알아가고 싶다고.


저자 프로필

홍조

2021.03.26. 업데이트 작가 프로필 수정 요청


목차

이, 터널
문영
정윤
그들
이터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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