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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신당한 유언들 상세페이지

배신당한 유언들작품 소개

<배신당한 유언들> ■ 카프카, 유언을 남기다

세상을 떠나기 전, 카프카는 자신의 작품을 없애기로 결심하고 유언을 남겼다. 정확히 말하면, 사적인 편지를 두 통 남겼다. 발송된 적이 없기에 진짜 편지라고 할 수도 없다. 카프카의 유언 집행인 브로트는 친구가 죽은 후인 1924년에, 서랍에서 다른 서류 더미들과 함께 그 편지들을 찾아냈다. 잉크로 쓰인 한 통은 브로트의 주소가 적힌 채 접혀 있었고, 다른 한 통은 연필로 좀 더 상세하게 기록되어 있었다.

“내가 쓴 모든 것들 가운데, 유효한(gelten) 것은 다음 책들뿐이다. 『판결』, 『운전기사』, 『변신』, 『감화원』, 『시골 의사』, 그리고 「단식 광대」라는 단편 하나.(『명상』 몇 부 정도는 남겨도 무방하다. 나는 누구에게도 그것들을 폐기처분하는 수고를 끼치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단 한 부도 재판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작품 속에서

하지만 브로트는 “내가 그의 단어 하나하나를 광적으로 숭배했다는 것을” 카프카가 알았다거나 “만약 그의 의사가 궁극적이고 절대적인 진심이었다면 당연히 다른 유언집행인을 선택했을 것이다.” 등 이런저런 이유를 대며 친구의 유언을 집행하지 않았다. 카프카의 작품들은 출판사나 편집자의 취향과 의도에 따라 한 권 혹은 여러 권에 나뉘어 실리며 끊임없이 재판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카프카 자신이 세상에서 영원히 없애 버리고 싶어 했던 내밀한 편지, 아버지에게 썼으나 차마 보내지 못해 그 아버지마저 미처 읽어 보지 못한 편지마저 카프카의 사후 온 세상에 공개되었다.

■ 배신당한, 배신당하는, 배신당할 유언들

“저작권이 법률로 규정되기까지는 저자를 존중하려는 어떤 정신 상태가 필요했다. 수 세기에 걸쳐 서서히 형성된 이 정신 상태가 오늘날에는 풀리고 있는 것 같다. 그렇지 않고서야 브람스의 교향곡 악절들을 화장지 광고 반주로 쓰지는 않을 것이다. 스탕달 소설의 축약본 발간을 박수로 환영하지는 않을 것이다. 저자를 존중하는 정신 상태가 여전히 존재한다면 아마도 사람들은 이렇게 자문할 것이다. 브람스가 동의할까? 스탕달이 화내지 않을까?” – 작품 속에서

과거 텍스트 중심이었던 문화 예술계는 이제 시청각 산업이 성장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물론 이 거대 산업은 “완전히 새로운 게임 규칙들”을 요구한다. 사람들이 예술이라 부르는 것은 날이 갈수록 ‘독창적이고 유일한 개인의 표현’으로 존중받지 못한다. 수억 원이 드는 영화의 시나리오 작가는 자기 작품의 권리(자신이 쓴 것에 함부로 손을 대지 못하게 할 수 있는 권리)를 인정받을 수 없게 된다. 저자는 아니지만 분명 그 영화의 “주인”인 제작자의 의사에 반해 뭔가를 요구할 수 없는 입장에 놓인다.

오늘날 저자들은 비록 자신들의 권리를 제한받지는 않지만 저작권이 과거 권위를 더는 누리지 못하는 다른 세계 속에 갑작스럽게 들어오게 되었다. 저자의 도덕적 권리를 침해하는 자들(각색자들, 유명 저자들의 출간 전 원고를 획득한 “쓰레기통 털이들”, “수천 년 이어져 온 세습 재산을 자신의 장밋빛 타액으로 녹여 버리는 광고”, 재간행을 일삼는 잡지들, 영화인들의 작품에 관여하는 제작자들, “미친 인간”처럼 너무나 자유롭게 텍스트를 다루는 연출자들 등등)은 마찰이 일어날 경우 여론의 관용을 입는 데 반해, 자신의 도덕적 권리를 요구하는 저자는 대중의 공감을 얻지 못할뿐더러 법 지원도 제대로 받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사람들은 죽은 이를 쓰레기나 상징 나부랭이 취급한다. 이는 사라진 그의 개인성에 대한 동일한 불경(不敬)이다.”- 작품 속에서

■ 작품의, 혹은 유언의 수호자들

스트라빈스키는 자신의 모든 작품을 “파괴할 수 없는 하나의 전형”으로서 보존하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했다.

“나는 당신에게 이렇게 말해 주고 싶습니다. ‘이보시오, 여긴 당신 집이 아니오.’ 나는 당신에게 이렇게 말한 적이 없습니다. ‘자, 여기 내 악보가 있으니 이걸로 당신 마음 내키는 대로 하시오.’라고. 다시 한 번 말합니다. 「카드놀이」를 악보 그대로 연주하든가, 아니면 아예 연주하지 마십시오.” – 작품 속에서

사뮈엘 베케트도 마찬가지다. 그는 자신의 극작품 텍스트에 무대 지시들을 점점 더 자세히 달았으며, 그 무대 지시들이 엄격히 준수될 것을 고집했다. 이 고집은 일반적인 관용이나 이해의 경우를 넘어, 베케트는 직접 예비 공연을 참관하고 나서야 연출에 동의하는 경우가 허다했으며, 때로는 자신이 직접 연출을 맡기도 했다. 심지어는 자신이 직접 지휘한 「파티의 끝」 독일어 판 연출을 위한 주석들을 책으로 펴내, 그 누구도 수정하거나 바꿀 수 없도록 했다. 베케트의 친구이자 편집자인 제롬 린던은 필요한 경우 소송도 불사하며 저자의 의사가 그의 사후에도 존중되도록 감시하고 있다.

■ 유언을 통해 사랑하는 사람의 ‘현존’을 확인하다

쿤데라는 죽은 이의 뜻을 따르는 것은 “두려움이나 속박 때문이 아니라 그를 사랑하고 그의 죽음을 믿지 않기 때문”이라고 한다. 망자의 마지막 의사에 대한 복종은 “신비적”이며 “모든 합리적, 실제적 성찰을 초월”한다. 쿤데라의 소설 『웃음과 망각의 책』에는 타미나라는 인물이 등장한다. 남편을 여읜 뒤 그녀는 흩어진 추억들을 필사적으로 그러모아 사라진 존재를, 끝난 과거를 재구성해 보려 한다. 그러다가 그녀는 죽은 이의 “현존”은 추억을 통해 찾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추억은 그 사람의 “부재”에 대한 확인일 뿐이다. 추억 속 망자는 “희미해져 가는, 멀어져 가는, 잡을 수 없는 과거”일 뿐이다.

쿤데라는 『배신당한 유언들』을 통해, 사랑하는 사람(연인, 가족, 혹은 예술가들)을 죽은 사람으로 여길 수 없을 때, 그의 현존은 바로 “내가 잘 알고 충실하게 지킬 그의 의사를 통해서”, 즉 그의 “유언”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고 말한다.

■ 쿤데라와 마그리트, 두 거장의 만남—쿤데라 전집만의 아주 특별한 품격

쿤데라 전집의 모든 작품 표지에는 르네 마그리트(René Magritte, 1898~1967)의 작품이 쓰인다. 마그리트 재단은 도서 등에 대한 마그리트 작품의 2차 가공을 허락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지만 쿤데라 전집에 대한 사용을 특별히 허가해 주었다. 또한 쿤데라 역시 마그리트 작품이 사용된 자신의 전집 표지 시안을 보고 “이전에 본 적 없을 정도로 훌륭하고 아름답다.(they are great, they have ever been. We saw everything and everything is more that wonderful.)”라고 격찬했다.

마그리트 작품의 신비한 분위기, 모던하면서도 세련된 색채, 고정관념을 깨는 소재와 구조, 발상의 전환, 그 속에 숨은 유머와 은유가 쿤데라의 작품과 절묘하게 어우러지면서 이제껏 한국 문학 시장에서 볼 수 없었던 아름답고 품격 있는 문학 전집이 탄생되었다. 이로써 독자들은 쿤데라의 작품뿐만 아니라 이야기의 힘을 얻어 새롭게 태어나는 마그리트의 작품까지 함께 소장하는 기쁨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쿤데라 전집 12 『배신당한 유언들』의 표지 이미지로는 마그리트 작품 중에서도 유명한 「골콩드」(Golconde)가 쓰였다.


이 책의 시리즈


저자 프로필

밀란 쿤데라

  • 출생 1929년
  • 경력 시인, 소설가, 희곡작가, 평론가, 번역가
    혜의 그물망이 촘촘하게 얽혀 있는 그의 작품으로는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농담』『생은 다른 곳에』『불멸』『사유하는 존재의 아름다움』『이별』『느림』『정체성』『향수』 등이 있다.
  • 데뷔 메디치 상, 클레멘트 루케 상, 유로파 상, 체코 작가 상, 컴먼웰스 상, LA타임즈 소설상

2021.05.31. 업데이트 작가 프로필 수정 요청

1929년 체코의 브륀에서 야나체크 음악원 교수의 아들로 태어났다. 밀란 쿤데라는 그 음악원에서 작곡을 공부하고 프라하의 예술아카데미 AMU에서 시나리오 작가와 영화감독 수업을 받았다. 1963년 이래 「프라하의 봄」이 외부의 억압으로 좌절될 때까지 ‘인간의 얼굴을 한 사회주의운동’을 주도했으며, 1968년 모든 공직에서 해직당하고 저서가 압수되는 수모를 겪었다. 『농담』과 『우스운 사랑』 2권만이 쿤데라가 고국 체코에서 발표할 수밖에 없었다.
『농담 La Plaisanterie』이 불역되는 즉시 프랑스에서도 명작가가 되다. 그 불역판 서문에서 아라공은 “금세기 최대의 소설가들 중 한 사람으로 소설이 빵과 마찬가지로 인간에게 없어서는 안 되는 것임을 증명해주는 소설가”라고 격찬한바 있다. 2차대전 후 그는 대학생, 노동자, 바의 피아니스트(그의 아버지는 이미 유명한 피아니스트였다)를 거쳐 문학과 영화에 몰두했다. 그는 시와 극작품들을 썼고 프라하의 고등 영화연구원에서 가르쳤다. 밀로스 포만(Milos Forman), 그리고 장차 체코의 누벨 바그계 영화인들이 될 사람들은 두루 그의 제자들이었다.
소련 침공과 ‘프라하의 봄’ 무렵의 숙청으로 인하여 그의 처지는 참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의 책들은 도서관에서 제거되었고 그 자신은 글쓰는 것도 가르치는 것도 금지되는 역경을 만났다. 1975년 그가 체코를 떠나 프랑스로 왔을 때 “프라하에서 서양은 그들 스스로가 파괴되는 광경을 목도할 수 있게 되었다”고 말했다. 1975년 프랑스로 이주한 후 르네 대학에서 비교문학을 강의하다가 1980년에 파리 대학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의 유명한 소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에서 작가는 어떤 사랑 이야기를 들려준다. 테레사와 토마스는 우연히 서로 만났다가 사고로 함께 죽는다. 그들의 운명은 결국 돌이킬 수 없는 결정들과 우연한 사건들과 어쩌다가 받아들이게 된 구속들의 축적이 낳은 산물에 불과하다. 그렇지만 죽음을 향한 그 꼬불꼬불한 길, 서로 사랑하는 두 사람의 완만한 상호간의 파괴는 영원한 애매함을 드러내 보이려는 듯 어떤 내면의 평화를 다시 찾는 길이기도 하다.
그 배경에는 60년대 체코와 70년대 유럽을 뒤흔들어놓은 시련이 깔려 있다. 지금은 멀어져버린 체코이지만 쿤데라의 작품 한복판에 주인공인 양 요지부동으로 박혀 있는 체코, 실제로 존재하는 나라라기보다는 신화적이고 보다 보편적인 나라, 유적과 멀리 떨어져 있는 거리 때문에 오히려 더욱 그 본질이 더 잘 보이는 듯한 그 나라. 변함 없는 성실성과 배반, 현실과 꿈, 과거와 현재 사이에서 찢겨진 존재들의 복합성, 그리고 또한 둘로 쪼개진 세계와 유럽의 드라마와 작가의 근원적 정신질환의 원인은 체코에 있었다.
밀란 쿤데라는 프랑스로 망명 후 소설가로서의 성공에 대해 한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변화가 너무나 급작스러웠던 게 사실입니다. 1968년까지 나는 체코 국내의 소설가였을 뿐 아무것도 외국어로 번역된 것이 없었으니까요. 그 뒤에 작품들이 더러 번역이 되긴 했습니다만 체코 안에서 작가로서의 나는 존재하지 않았지요. 그래서 나는 프랑스를 작가로서의 조국으로 선택한 겁니다. 내 책들이 먼저 나온 곳은 파리였고 나로서는 그 상징적 의미를 매우 귀중하게 여기고 있어요.”
밀란 쿤데라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랑에 대한 개념이다. 지혜의 그물망이 촘촘하게 얽혀 있는 그의 작품으로는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농담』『생은 다른 곳에』『불멸』『사유하는 존재의 아름다움』『이별』『느림』『정체성』『향수』 등이 있다. 그의 작품들은 거의 모두가 탁월한 문학적 깊이를 인정받아서 메디치 상, 클레멘트 루케 상, 유로파 상, 체코 작가 상, 컴먼웰스 상, LA타임즈 소설상 등을 받았다. 미국 미시건 대학은 그의 문학적 공로를 높이 평가하면서 명예박사 학위를 수여했다.
1978년에 출간된 『이별』은 유럽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이탈리아 문학상 프레미오 레테라리오 몬델로 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이별』은 현대의 살아있는 신화라고 할 수 있다. 시간과 공간 속에 놓인 우리의 삶을 마치 모자이크처럼 정교하게 수놓으면서 사랑을 담아내고 있는 것이다. 시인, 소설가, 희곡작가, 평론가, 번역가 등의 거의 모든 문학장르에서 다양한 창작활동을 하고 있으며 포스트모더니즘 계열의 작가로서 세계적인 명성을 떨치고 있다.
최근 작품으로는 『향수』와 오늘날 현대 소설이 지닌 역사적, 사회적, 문화적, 정치적 의의를 쿤데라만의 날카로운 시각과 풍부한 지식, 문학에 대한 끝없는 열정으로 풀어 낸 에세이집 『커튼』등이 있다.


저자 소개

1929년 체코의 브륀에서 야나체크 음악원 교수의 아들로 태어났다. 밀란 쿤데라는 그 음악원에서 작곡을 공부하고 프라하의 예술아카데미 AMU에서 시나리오 작가와 영화감독 수업을 받았다. 1963년 이래 「프라하의 봄」이 외부의 억압으로 좌절될 때까지 ‘인간의 얼굴을 한 사회주의운동’을 주도했으며, 1968년 모든 공직에서 해직당하고 저서가 압수되는 수모를 겪었다. 『농담』과 『우스운 사랑』 2권만이 쿤데라가 고국 체코에서 발표할 수밖에 없었다.
『농담 La Plaisanterie』이 불역되는 즉시 프랑스에서도 명작가가 되다. 그 불역판 서문에서 아라공은 “금세기 최대의 소설가들 중 한 사람으로 소설이 빵과 마찬가지로 인간에게 없어서는 안 되는 것임을 증명해주는 소설가”라고 격찬한바 있다. 2차대전 후 그는 대학생, 노동자, 바의 피아니스트(그의 아버지는 이미 유명한 피아니스트였다)를 거쳐 문학과 영화에 몰두했다. 그는 시와 극작품들을 썼고 프라하의 고등 영화연구원에서 가르쳤다. 밀로스 포만(Milos Forman), 그리고 장차 체코의 누벨 바그계 영화인들이 될 사람들은 두루 그의 제자들이었다.
소련 침공과 ‘프라하의 봄’ 무렵의 숙청으로 인하여 그의 처지는 참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의 책들은 도서관에서 제거되었고 그 자신은 글쓰는 것도 가르치는 것도 금지되는 역경을 만났다. 1975년 그가 체코를 떠나 프랑스로 왔을 때 “프라하에서 서양은 그들 스스로가 파괴되는 광경을 목도할 수 있게 되었다”고 말했다. 1975년 프랑스로 이주한 후 르네 대학에서 비교문학을 강의하다가 1980년에 파리 대학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의 유명한 소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에서 작가는 어떤 사랑 이야기를 들려준다. 테레사와 토마스는 우연히 서로 만났다가 사고로 함께 죽는다. 그들의 운명은 결국 돌이킬 수 없는 결정들과 우연한 사건들과 어쩌다가 받아들이게 된 구속들의 축적이 낳은 산물에 불과하다. 그렇지만 죽음을 향한 그 꼬불꼬불한 길, 서로 사랑하는 두 사람의 완만한 상호간의 파괴는 영원한 애매함을 드러내 보이려는 듯 어떤 내면의 평화를 다시 찾는 길이기도 하다.
그 배경에는 60년대 체코와 70년대 유럽을 뒤흔들어놓은 시련이 깔려 있다. 지금은 멀어져버린 체코이지만 쿤데라의 작품 한복판에 주인공인 양 요지부동으로 박혀 있는 체코, 실제로 존재하는 나라라기보다는 신화적이고 보다 보편적인 나라, 유적과 멀리 떨어져 있는 거리 때문에 오히려 더욱 그 본질이 더 잘 보이는 듯한 그 나라. 변함 없는 성실성과 배반, 현실과 꿈, 과거와 현재 사이에서 찢겨진 존재들의 복합성, 그리고 또한 둘로 쪼개진 세계와 유럽의 드라마와 작가의 근원적 정신질환의 원인은 체코에 있었다.
밀란 쿤데라는 프랑스로 망명 후 소설가로서의 성공에 대해 한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변화가 너무나 급작스러웠던 게 사실입니다. 1968년까지 나는 체코 국내의 소설가였을 뿐 아무것도 외국어로 번역된 것이 없었으니까요. 그 뒤에 작품들이 더러 번역이 되긴 했습니다만 체코 안에서 작가로서의 나는 존재하지 않았지요. 그래서 나는 프랑스를 작가로서의 조국으로 선택한 겁니다. 내 책들이 먼저 나온 곳은 파리였고 나로서는 그 상징적 의미를 매우 귀중하게 여기고 있어요.”
밀란 쿤데라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랑에 대한 개념이다. 지혜의 그물망이 촘촘하게 얽혀 있는 그의 작품으로는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농담』『생은 다른 곳에』『불멸』『사유하는 존재의 아름다움』『이별』『느림』『정체성』『향수』 등이 있다. 그의 작품들은 거의 모두가 탁월한 문학적 깊이를 인정받아서 메디치 상, 클레멘트 루케 상, 유로파 상, 체코 작가 상, 컴먼웰스 상, LA타임즈 소설상 등을 받았다. 미국 미시건 대학은 그의 문학적 공로를 높이 평가하면서 명예박사 학위를 수여했다.
1978년에 출간된 『이별』은 유럽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이탈리아 문학상 프레미오 레테라리오 몬델로 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이별』은 현대의 살아있는 신화라고 할 수 있다. 시간과 공간 속에 놓인 우리의 삶을 마치 모자이크처럼 정교하게 수놓으면서 사랑을 담아내고 있는 것이다. 시인, 소설가, 희곡작가, 평론가, 번역가 등의 거의 모든 문학장르에서 다양한 창작활동을 하고 있으며 포스트모더니즘 계열의 작가로서 세계적인 명성을 떨치고 있다.
최근 작품으로는 『향수』와 오늘날 현대 소설이 지닌 역사적, 사회적, 문화적, 정치적 의의를 쿤데라만의 날카로운 시각과 풍부한 지식, 문학에 대한 끝없는 열정으로 풀어 낸 에세이집 『커튼』등이 있다.

목차

1부 파뉘르주가 더는 웃기지 않는 날
2부 성 가르타의 망령
3부 스트라빈스키에게 바치는 즉흥곡
4부 한 문장
5부 잃어버린 현재를 찾아서
6부 작품과 거미
7부 가문의 천덕꾸러기
8부 안개 속의 길들
9부 이보시오, 여긴 당신 집이 아니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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