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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료내과 상세페이지

인문/사회/역사 인문

심료내과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는 인생 클리닉

구매종이책 정가14,000
전자책 정가9,800(30%)
판매가9,800

책 소개

<심료내과> 심신의학적으로 마음을 고치는 심료내과 분야 일본 최고 권위자가
위기의 남자들에게 건네는 따뜻한 처방전
“지금 남자의 몸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
누구나 상처받는 현대사회에서 회복력을 키우고 스트레스에 강한 사람이 되는 법

* * * * *

“직장에서도 가정에서도 이제 한계다!”
존재의 위기, 관계의 위기, 능력의 위기에 내몰린 남자들


종신고용과 연공서열 신화가 무너지고 인원감축의 돌풍이 불어댄다. 대면 판매에서 인터넷 판매로 유통 방식이 바뀌면서 기존의 영업 방식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스트레스 요인이 넘쳐나는 현실에 적응하지 못하거나 지금까지 쌓아온 경력을 살리지 못해 자존심이 무너지고, 새로운 시스템에 적응하려 발버둥치다 자신의 존재 가치와 정체성을 잃는다. 직장에서도 가정에서도 이제 한계다!
마음의 불편함을 호소하는 남자들. 나름대로 충실한 매일을 살아온 그들을 갑자기 힘들게 하는 건 무엇일까? 여성들이 아름다움과 젊음을 잃지 않기 위해 애쓰듯, 남성들은 사회적 지위와 높은 수입이 마음을 구속하는 요인이 된다. 예전에는 성실하게 노력하면 나름의 사회적 지위와 안정된 수입을 얻을 수 있다는 희망이 있었다. 그러나 더 이상 고도성장을 기대할 수 없게 된 오늘날에는 무서울 정도로 노력해도 사회적 지위나 안정된 수입을 보장받지 못한다. 어릴 적부터 ‘남자는 강해야 한다’는 사고방식을 강요받으며 살아온 남자들은 지치고 힘들어도 주변에 도움을 청하지 못한다. 남자들의 몸과 마음이 너덜너덜해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일본의 심료내과 전문의 우미하라 준코는 신간 《심료내과》(원제: 男はなぜこんなに苦しいのか)에서 현대 남성의 스트레스 요인을 ‘정체성 위기’로 인식하고 그로부터 회복하기 위한 제언을 내놓는다. 저자는 스트레스를 이겨내려면 마음을 단단히 무장하고 버텨내기보다 무너지더라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유연한 회복력이 필요하며, 사고방식과 생활 습관을 의식하고 바꿔나가면 지금의 문제는 충분히 극복할 수 있음을 논리적으로 제시한다. 나아가 풍부한 사례와 임상 경험을 토대로 마음의 병을 만드는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힘들 때 주변에 도움을 청하는 법을 알려준다.

“우리는 왜 이렇게 힘들까?”
마음을 치료하는 내과인 심료내과 전문의의 진단과 처방


일본에는 한국에서는 볼 수 없는 독특한 진료 과목이 있다. 마음을 치료하는 내과라는 뜻의 ‘심료내과(心療內科)’가 그것이다. 심료내과는 정신과와 내과가 결합된 진료 과목으로 흔히 심신증이라 부르는 질환들을 치료한다. 미국에서 심신의학을 공부하고 귀국한 고(故) 이케미 유지로 규슈대학의대 교수가 1961년 규슈대학병원에 심료내과라는 명칭을 만들어 정식 진료 과목으로 채택하면서 일본 사회에 알려졌다. 이후 도쿄대학병원, 도호쿠대학병원 등에도 정식 진료 과목으로 개설되었고 지금은 일반 의원에도 개설되어 있을 정도로 대중화되었다.
우미하라 준코는 심료내과 분야 일본 최고 권위자다. 1984년 도쿄에 일본 최초의 여성을 위한 심료내과인 ‘우미하라 멘탈클리닉’을 개원해 심리적․사회적 요인이 몸의 증상에 크게 관여하는 스트레스성 질환을 앓는 사람들을 치료해왔다. 일본 후생노동성 건강대사와 동일본 대지진의 복구 목적으로 설치된 부흥청 마음건강지원사업 총괄책임자를 역임했다. 30년 넘게 여성의 스트레스성 질환을 치료하며 명성을 쌓은 저자는, 자신을 찾아온 여성들을 통해 남성들을 들여다보며 최근 스트레스성 질환을 앓는 남성이 늘고 있음을 실감하고 심리치유서 출간을 결심하게 됐다. 이 책에서 그는 다양한 남성들의 고민을 매우 상세히 소개하며 그들이 어떻게 스트레스를 극복했는지 심신의학적으로 고찰한다. 현대를 살아가는 남성이라면 누구나 경험하지만 차마 말하지 못하는 내밀한 감정들을 예리하게 파고드는 저자의 시각이 흥미롭다.
많은 엘리트 남성들이 마음의 병을 싫어하는 나머지 진료를 기피하는 경향이 있다. 저자는 마음의 병은 ‘나약한 인간이 걸리는 것이고 남자는 나약하면 안 된다’는 생각이 오히려 마음의 병을 일으키는 요인이 된다고 말한다. 몸의 증상은 마음이 보내는 신호이므로 증상이 나타났을 때 마음에 눈을 돌려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제까지 했던 방식에서 벗어나 일, 가족, 주변 사람과의 관계를 재정비하고 새로운 자신이 되어 재출발해야 한다.

“어차피 말해도 모른다?”
술, 담배, 일에 빠진 사람들


예전에는 알코올 의존증과 엘리트 사원은 서로 거리가 멀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스트레스가 많은 환경에서 술에 의존하는 엘리트 남성이 크게 늘었다. 이런 사람은 자신이 위험한 상태임을 자각하고 있다. 영화〈라스베이거스를 떠나며〉에서 니컬러스 케이지가 연기한 알코올 의존증과는 약간 다르다. 낮에는 자기 일을 하면서 사회생활에 충실하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스트레스를 달래느라 밤에는 술 없이 생활할 수 없게 된다. 저자는 이것이 최근 엘리트 남성 사이에서 나타나는 알코올 의존증의 특징이라 진단한다. 이런 현상을 입증하기 위해 저자는 잘나가 보이는데 알고 보니 매일 술에 의존하는 40대 엘리트 남성의 사례를 제시한다.

매일같이 야근하고 밤 12시가 넘어서야 집에 들어가고 다음 날 아침 일찍 출근하는 다케무라는 하루 일과를 마치고 기분 전환 삼아 마시는 맥주의 양이 점점 늘어 알코올 의존증에 이르렀다. 그는 하루 일과를 마치고 지하철역으로 가는 길에 편의점에서 맥주를 두 캔 사서 그 자리에서 하나를 마신다. 집에 도착할 때까지 두 캔을 다 마시고 집에서는 다시 편의점에서 산 안주와 함께 캔 츄하이(소주에 탄산과 과즙을 넣은 칵테일)를 마신다. 새벽 1시가 넘어 샤워를 하고 취기와 피로로 침대까지 가지 못한 채 바닥에 쓰러져 그대로 잠들어버린 적도 있다. 간단히 샤워만 하는 이유는 이전에 뜨거운 물을 담은 욕조에서 잠들어 익사할 뻔했기 때문이다. 술 없이는 긴장을 풀 수 없는데 술 때문에 수면의 질이 나빠졌다.(1장 참조)

왜 술일까? 술은 죄책감이 비교적 적은 스트레스 해소법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가벼운 술 한잔이 알코올 의존증으로 진행되는 건 ‘어차피 말해도 모르니까’라며 주위에 스트레스 요인을 말하지 않고 마음속에 담아두기 때문이라 진단한다. 여기에는 자신의 약점을 드러내는 것 같아 싫다는, 남자에게서 흔히 볼 수 있는 자존심도 영향을 미친다. 저자는 스트레스가 쌓인 사람에게 필요한 건 그때의 기분을 표현하는 것 그리고 일에 대한 내용적 이해가 아니라 그때의 기분을 충분히 이해해주고 공감해주는 것이라고 조언한다. 이것을 실감할 수 있다면 스트레스에 대한 회복력이 높아진다.

“내 방식은 구시대적이고 더는 통하지 않는다”
상대평가와 실적주의 사회의 폐해


판매 방법부터 사람들의 취향까지 모든 게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다. 최근 10년간 일어난 유통 방식과 고용 양상의 변화는 남성들의 스트레스 요인이 된다. 실적평가와 사정(査定), 보고서 제출이 빈번하게 이루어지고 그것들이 단순히 숫자가 아닌 자존심이라는 생각으로 이어져 스트레스를 유발한다. 저자는 변화하는 시대와 평가 때문에 고통받는 남자들의 마음을 대변하기 위해 중견 식품회사 영업팀에서 19년간 일한 40대 남성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다구치는 입사 이후 인사고과에서 줄곧 ABC 세 단계 중 B를 받았다. 그러나 1년 6개월 전부터 새로운 평가 제도가 도입되어 6개월에 한 번 꼴로 인사고과가 이루어졌다. 새로운 평가 제도는 S, A, B, C, D의 다섯 등급으로 되어 있는데 그는 C를 받아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였다. 다구치는 실망하긴 했지만 다음번에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 열심히 뛰었고 실적도 좋았다. 이번에는 A일 거라 믿었는데 결과는 여전히 C였다. 인사고과에서 C를 받았다는 이유로 연말 보너스도 전년과 동일하게 지급됐다. 그는 일할 의욕을 잃고 자포자기에 빠졌다. 열심히 일한 자신이 바보 같고 모든 상황이 어이없어 서글펐다.(2장 참조)

다구치는 자신의 노력을 전혀 평가받지 못해 자존감이 상한 나머지 우울 상태에 빠진 것이다. 저자는 그의 경우 대학 입시 실패 등으로 원래부터 자존감이 낮았을 가능성이 있으며, 그것을 성공 체험을 통해 극복해왔는데 마음의 의지가 된 타인의 평가가 흔들리자 기분도 침울해진 것이라 진단한다. 이런 사람은 회사 제도가 상대평가라는 점을 자기 안에서 재확인하는 과정을 거칠 때 비로소 자신이 노력해 얻은 것들, 즉 일하는 과정 자체에 보람을 느낄 수 있다. 저자는 현재의 방식이 더 이상 통하지 않을 때는 다른 방향에서 상황을 주시하고 다른 업종과 관계를 맺으며 조금씩 자신의 방법에 변화를 주는 유연성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이 허전함은 뭐지?”
어깨의 짐을 내려놓는 순간 찾아오는 우울감


때로 사회적 지위가 높고 재산도 많아 남부러울 게 없어 보이는 사람이 왜 공허해하는지 의아할 때가 있다. 평균수명이 늘어나고 의료 수준이 발달한 지금 목표를 달성한 남성은 자기존중 욕구에서 자아실현 단계에 이르는 과정의 롤모델이 없어 방황하고 있다. 저자는 원래 ‘이렇게 되고 싶다’거나 ‘이렇게 살고 싶다’가 아니라 단지 사회에서 인정받고 높은 지위를 얻는 걸 목표로 하면 마음은 채워지지 않는다고 말한다. 성공한 60대 남성의 사례를 통해 정상에 오른 남성들은 사회적 지위를 얻은 후에 새로운 인생을 모색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사실을 증명해 보인다.

야마오카는 중학교 1학년 때 부모가 이혼한 뒤로 어머니와 연락을 끊은 채 줄곧 아버지 밑에 자랐다. 그는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이를 악물고 공부해 국립대학에 합격했고, 졸업 후 도쿄에 있는 회사에 취직해 성실하게 일하다 독립했다. 이후 그는 앞만 보고 달려왔다. 가정을 일구고 사업에 성공하고 사회적 지위를 얻었다. 그 자리에 오르기 위해 그는 지금껏 자신의 감정을 억누르며 슬픔과 외로움을 외면해왔다. 모든 목표를 달성한 지금 어린 시절 잃어버린 부모의 사랑에 대한 욕구가 드러났다.(4장 참조)

여성들이 자녀가 성장한 후 자기 인생과 마주하게 되듯 남성들 역시 성공 후 자기 인생과 마주하게 된다. 과거 여성들이 좋은 아내, 좋은 엄마에서 자아실현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 방황했듯 남성들도 지금 괴로워하고 있다. 저자는 그러나 ‘남자는 한 가정을 책임져야 한다’는 심리적 속박이 이런 자아실현 욕구의 발목을 잡는다고 말한다. 그 결과 자기존중 단계에 머문 채 마음의 울분을 드러내지 않기 위해 보다 큰 명성과 주변의 인정을 바라게 된다고 분석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주변의 인정을 바라는 이런 자기존중 욕구 단계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저자는 예전에 버린 인생 중 한 가지를 선택해 현재의 인생에 더해보라고 조언한다. 주위의 인정을 기대하거나 성과를 이루기보다 그것을 하는 과정 자체에서 기쁨을 찾아보라는 것이다. 좋아하는 일을 하면 힘들더라도 고통스럽지 않다.

“왜 남자만 과로사할까?”
한 가지 일을 계속하며 에너지 소진을 방지하는 법


흔히 ‘과로사 라인’이라 불리는 과로 판단 기준은 월평균 시간외근무 80시간이다. 이 기준을 넘으면 뇌혈관 장애와 심장질환 위험이 높아진다. 저자는 과로사를 막기 위해서는 근로시간 조정뿐 아니라 업무에 대해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재량권과 자기 페이스에 따라 일할 수 있는 통제권을 부여하면서 능동적인 방식으로 업무를 전환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왜 남자만 과로사할까? 이 문제와 관련해 저자는 남성의 과로사 증가 현상을 연구한 마쓰다 후미코(松田文子) 후쿠야마대학 심리학과 교수의 이론을 소개한다. 마쓰다는 과로사는 장시간 근로뿐만 아니라 다른 것을 모두 무시한 채 한 가지 일에만 몰두하는 것도 원인이 된다며 한 가지만 하는 것의 위험성을 지적했다. 근로시간 관점에서 보면 어린아이를 둔 취업 여성은 장시간 노동을 한다. 그런데도 아이가 있는 취업 여성이 주방에서 과로사했다는 뉴스는 거의 없다. 다시 말해 이질적인 활동, 복수의 역할을 복수의 상황에서 하는 게 정신 건강에 도움이 된다.
마쓰다는 두 가지 측면에서 시간과 과로사의 상관관계를 고찰했다. 성인은 직장에서는 시계에 맞춰 스케줄을 짜는 ‘시계 시간’에 따라 산다. 정해진 시간에 일어나고 밥 먹고 일한다. 반면에 ‘사건 시간’이라는 것도 있다. 같은 시간이어도 그 사이에 어떤 자극이 있느냐에 따라 시간 감각은 변한다. 저자는 다양한 역할을 수행해 다양한 외부 자극을 받으면 기분이 침체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조언한다. 한 가지 일을 계속해도 일의 목표와 방향성이 제각기 다른 경우 에너지 소진을 막을 수 있다고 덧붙인다.

“스트레스를 줄이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회복력을 키우는 마음 습관


신체 건강을 유지하는 데 공통적으로 필요한 게 물이듯, 정신 건강을 유지하는 데 꼭 필요한 건 심호흡, 적당한 운동, 충분한 수면, 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는 친구나 가족 그리고 자연과의 접촉의 다섯 가지다. 저자는 이것이 기본이 되어야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다고 말한다.
대다수 질병이 그렇듯 스트레스 역시 신호가 보였다면 이미 늦은 경우가 많다. 몸의 질병과 마찬가지로 마음의 병도 처음에는 증상을 쉽게 알 수 없다. 증상이 나타났을 때는 이미 병이 진행돼 치료에 시간이 걸리기도 한다. 가령 성인병은 오랜 기간에 걸친 식습관과 운동 습관의 부조화에서 일어나므로 생활 습관 개선이 필요하다. 습관 개선에 성공하면 약 없이도 자가치료가 가능하다.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 자신의 생활을 돌아보고 위험 요소를 피하면 병을 예방할 수 있다. 스트레스도 마찬가지다. 저자는 마음의 병은 마음의 생활 습관이 쌓여 생기는 만큼, 병에 걸리기 전에 자신의 성격 유형과 행동 방식, 사물을 보는 관점, 주위와의 관계 등을 점검하고 자기 자신을 객관적으로 돌아봄으로써 마음의 생활 습관을 개선하는 것이 스트레스 예방의 길이라고 말한다.
직장에서든 가정에서든 스트레스 요인은 넘쳐난다. 그런 상황에서 강인함과 생활력을 요구받는 남성들의 마음속에는 이루 말할 수 없는 감정과 생각들이 가득하다. 저자는 혹독한 사회에서 살아남는 건 생각보다 훨씬 힘들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예방하고 회복력을 키워야 한다고 말한다. 진짜 막다른 골목에 몰렸을 때 스트레스에 맞서는 힘이 생기며 변화의 시대인 만큼 회복력도 강해질 것이라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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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케무라는 일에서 항상 완벽을 추구해왔고 지금까지 실수 없이 해냈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분야 담당자의 실수를 용납할 수 없다는 생각이 강했다. 물론 실수한 담당자는 사과했지만 ‘일을 저지르고 사과해봤자 무슨 소용 있나, 결과는 결과다’라는 생각에 다시 화가 치밀었다. 전문직에 종사하는 엄격한 아버지 밑에서 자란 그는 실수하는 사람을 절대 용납할 수 없었다. 사람이라서 마음이 느슨해질 때도 있지만 각 분야의 담당자가 서로 보완하고 여러 번 점검해 미연에 실수를 막아야 했다. 이번 경우는 다른 분야 담당자들 사이의 연계가 완벽하지 못한 상태에서 진행돼 결과적으로 자신이 그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게 된 사례라 더욱 화가 났다.
“감정적으로 대응하거나 담당자에게 화를 내는 것도 쿨하지 못하잖아요.”
그는 언성을 높이는 상사는 꼴사납다고 생각했다. ‘항상 냉정하고 이성적이다, 흔들리지 않는다’는 자신의 이미지를 훼손하고 싶지 않았다. 큰 키에 호리호리한 체격, 한여름에도 반듯하게 넥타이를 맨 정장 차림의 그에게 땀을 흘리거나 흥분해 소리를 지르는 이미지는 어울리지 않았다. 그런 그가 두드러기 때문에 넥타이도 포기하고 병원을 찾은 건 그로서는 큰 결심이었다.

- 담배, 술, 워커홀릭에 대해서는 의존이라 하면서도 죄책감을 갖는 사람은 많지 않다. 특히 알코올 의존으로 정신과 진료를 받고 상담하는 사람은 있어도 담배 의존으로 정신과나 심료내과를 찾는 경우는 거의 없다. 담배는 알코올과 마찬가지로 부적절하게 사용되는 비율이 가장 높은데도 신체적 의존증을 방지하자는 발상으로 외래에서만 니코틴 치료가 이루어지고 있다.
죄책감이 적은 건 담배에 관한 문화적·사회적 배경 때이다. 담배를 피우는 남성은 쇼와시대(1926년∼1988년)에 ‘강함’과 ‘남성성’의 상징이었다. 1971년 큰 인기를 얻었던 가요곡 〈요코하마 황혼〉에서는 ‘요코하마, 황혼, 호텔의 작은 방, 입맞춤, 잔향, 담배 연기’ 같은 가사로 남성성을 상징했고, 그 후 〈거짓말〉〈아메리카의 다리〉에서도 ‘꺾인 담배꽁초로 당신의 거짓말을 알 수 있다’, ‘담배를 끊었다니, 언제부터’ 등의 노랫말이 등장한다. 또 이쓰와 마유미가 1973년에 발표한 〈담배 연기〉라는 노래도 있다. 1973년까지의 고도성장기와 1980년대부터의 거품경제기에 담배는 ‘강함’과 ‘냉철함’의 상징이었다. 의존은 부정의 병이기도 했다. ‘별것 아니다’,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멈출 수 있다’, ‘다들 피운다’, ‘담배를 피워도 건강한 사람은 많다’라고 생각하며 의존을 부인한다.

- 언론계 기업에서 부하 직원을 잘 보살피고 회사에 대한 충성심도 강한 30대 후반의 과장이 마흔 살이 되자 바로 부장으로 승진시킨 적이 있는데 그때부터 신규 개발 분야가 정체해버렸다. 그는 한 달에 한 번 부장급 이상 간부가 모이는 회의에서도 신규 개발이 지연되고 영업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는다고 지적을 받았다. 그는 매일 밤 12시까지 일했는데, 그런 생활을 1년 넘게 지속하다 결국 회사에서 어지럼증으로 쓰러져 병원에 실려 갔다. 그가 연일 늦게까지 일했던 데는 이유가 있었다. 부하 직원을 잘 돌보는 그는 부하 직원의 업무를 도와주며 오후 5시까지 시간을 보냈다. 자신의 일은 그 이후에나 할 수 있었기 때문에 자연히 일이 밀리기 시작했다. 기진맥진한 상태로 일을 하니 완벽하게 될 리 없었다. 이른바 승진에 의한 과잉 적응인데, 이 경우도 피터의 법칙에 해당된다. 현대사회에선 보다 넓은 의미에서 피터의 법칙을 적용할 수 있다. 승진은 기쁘지만 결코 마음 편한 일은 아니다. 바뀌는 건 업무량만이 아니라는 사실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승진은 ‘이업종 취직’이라 할 만큼 스트레스 요인임을 인식하고 미리 대처하는 게 좋다. 승진했을 때 맹목적으로 열심히만 하면 된다는 생각은 위험하다.

- 힘들어도 약한 소리를 할 수 없는 건 젊은 세대 역시 마찬가지다. 요즘 젊은이들이 열심히 일하지 않는다고 말하는데 그렇지 않다. 열심히 할 수 있는 건 좋지만 뭐든지 지나치면 안 된다. 과할 만큼 열심히 살면서 마음 한구석에서는 ‘누가 좀 멈춰줬으면’ 하고 생각하는 젊은이도 많다. 한 달 평균 시간외근무 시간이 90시간이 넘는다는 이노우에 다쿠야(20대)는 산업의의 면접 지도를 받고 있다. 그가 면접 지도를 받게 된 것도 우연히 이노우에의 근무 체제를 점검한 산업의의 조치가 있어서다. 그는 회사의 담당 산업의에게 특별히 컨디션 이상을 호소하지 않았다. 단지 면접이 끝난 후 이노우에가 흘린 한마디, “누군가를 마구 패버릴 것 같다”는 말이 신경 쓰인 간호사가 회사와는 별도로 심료내과 진료를 받아보는 게 좋겠다고 조언해준 일이 계기가 되어 심료내과를 찾았다. “거의 매일 회사에서 살아요. 주말에도 출근하지 않으면 안 되고요.” 한 달 평균 시간외근무 시간이 90시간이 넘으면 그의 말처럼 될 수밖에 없다. 이노우에는 세 가지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데 모두 전혀 다른 부서의 업무로, 그가 어느 정도의 일을 부담하고 있는지 각 부서 담당자가 모르는 상황이었다. “모두 자기 부서가 우선이라는 식으로 일하기 때문에 세 가지 업무가 겹치면 어쩔 수 없어요.”

- ‘예민하다’는 말을 들으면 바보 취급을 당한 듯해 기분이 나쁜가. 여성의 경우 칭찬으로 통하는 예민함은 남성에게는 나약함, 일종의 모욕을 뜻하기도 한다. 주위 의견이나 감정에 둔감해지는 건 센서를 봉인하고 뚜껑을 닫는 행위다. 느끼려 하지 않는 상태가 지속되면 무감각해진다. 예민해지지 않기 위해 마음에 갑옷을 입힌다. 마음을 열면 상처 입기 쉽다. 상처 입지 않기 위해 마음을 닫고 무장해 강해진다. 이것이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남성의 필수 조건이다. 둔감해져 강해지는 게 남성이 사회에서 승자가 되는 조건이라 믿는다니 한편으로 딱한 생각도 든다. 예민해지지 않기 위해 담배, 술, 도박 등에 의존하거나 워커홀릭이 되어 높은 지위에 올랐지만 더 이상 둔감함과 강함을 유지하지 못해 무너지는 사람도 많기 때문이다. ‘상처받았다’고 호소하는 여성은 많아도 그렇게 말하는 남성은 거의 없다. 상처 따위 느낄 사이도 없이 앞으로 나가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 섬세하고 예민한 남성은 오늘날 비즈니스 사회에서 견딜 수 없다.

- 인터넷을 검색하면 ‘직속 상사가 여성인데 어떻게 대해야 할지 난감하다’는 내용의 글을 많이 볼 수 있다. 대개는 상사 유형에 따른 대처법을 묻는 글들이다. 상사가 여성이라는 것에 그처럼 많은 사람이 어려움을 느낀다는 사실 자체가 더 큰 문제다. 개중에는 남성과 여성은 뇌 구조가 달라 전혀 다른 존재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는 글도 있어서 깜짝 놀랐다. 결혼 생활처럼 감정과 성(性)이 연관된 관계라면 이런 인식도 필요하겠지만, 일로 부딪히는 관계라면 생물학적 차이는 극복할 수 있다. 남자와 여자에게는 생물학적 성 차이가 존재하지만 그런 차이는 직업상의 훈련과 사회적 체험으로 극복할 수 있다. 적어도 남성 중심 조직에서 상사라는 지위에 있는 여성이라면 그런 생물학적 성 차이는 이미 초월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오히려 ‘여성 상사라서’ 하고 의식하는 사회에 문제가 있다. ‘여자니까 감정적일 거다’, ‘히스테리를 일으키면 무섭다’ 하는 예단과 인터넷 검색에서 본 여성 상사의 유형 중 하나에 맞추려는 방식은 그만두는 게 좋다.

- 그는 마지막으로 병원에 다녀간 후 아내의 잔소리가 더욱 심해졌다고 했다. 그래서 가능한 한 부딪치지 않으려고 퇴근 후에도 다른 곳에 들러 시간을 보냈다. 집에 가면 아내는 잠들어 있어 한동안 소강상태를 유지했는데 어느 날 샤워를 하고 잠자리에 누운 순간 어깨에 심한 충격이 느껴졌다. 아내가 어느 사이에 침실에 들어와 헤어드라이어로 그의 팔을 내리친 것이다. 그는 자신의 얼굴을 향해 헤어드라이어를 휘두르는 아내의 팔을 붙잡고 밀쳤는데, 아내가 벽에 부딪치며 쓰러진 채 움직이지 않았다. 그 길로 그는 구급차를 불렀다. “크게 다치지는 않고 타박상이었는데…….” 가정폭력으로 의심받아 병원에서 이런저런 질문을 받은 게 그에겐 충격이었다. 그날 이후 잠을 잘 수도, 식사를 할 수도 없었다. 회사에서도 실수가 잦았고, 아내는 잠시 조용해졌지만 한 지붕 아래 지낼 뿐 사실상 별거 상태나 다름없었다.

- 결혼하지 않는 인생을 선택한 경우, 결혼하지 않는 데 따른 위험 요인이 건강과 심리 상태에 영향을 주지 않았다. 다시 말해 몸의 건강적인 측면에서 말하면 식생활에서 채소와 과일 섭취에 유념하고 정기적으로 건강검진을 받아 몸을 의식하고 자신의 기분을 털어놓을 수 있는 친구 관계를 충실하게 유지하는 것으로 결혼하지 않은 위험을 극복할 수 있다. 단순히 결혼을 했다, 하지 않았다가 중요한 게 아니다. 결혼해도 그 결혼에 만족하지 않으면 심리적 활기를 얻을 수 없고 신체 상태도 악화된다. 요컨대 결혼 여부가 인생을 좌우하는 게 아니라 자신의 몸에 대해 자각하고, 자기 기분을 털어놓을 상대가 있는지, 자신의 인생을 인정하고 받아주는 상대가 있고 자신도 상대를 존중하고 지지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결혼할 수 없는 상태를 극복하려는 남성은 최소한의 생활 기반이 되는 경제적 자립을 목표로 하면서 건강을 챙기고 진심으로 소통할 수 있는 우정 관계에 충실할 때 결혼할 수 있는 방향으로 흐름이 바뀔 것이다.


저자 프로필

우미하라 준코

  • 국적 일본
  • 학력 도쿄지케이카이의과대학
  • 경력 우미하라 멘탈클리닉
    하버드대학 객원연구원
    일본 후생노동성 건간대사
    일본 부흥청 마음건강지원사업 총괄책임자

2017.02.24. 업데이트 작가 프로필 수정 요청


저자 소개

저자 - 우미하라 준코(海原純子)
의학박사. 마음을 치료하는 내과라는 뜻으로 정신과와 내과가 결합된 진료 과목인 심료내과(心療內科) 전문의다. 도쿄지케이카이의과대학을 졸업했다. 동 대학 교수를 거쳐 1984년 도쿄에 일본 최초의 여성을 위한 심료내과인 ‘우미하라 멘탈클리닉’을 개원해 여성들의 스트레스성 질환을 진료해왔다. 하버드대학에서 객원연구원을 지냈고, 일본 후생노동성 건강대사와 부흥청 마음건강지원사업 총괄책임자를 역임했다.
현재 일본의과대학 특임교수와 쇼와여자대학 객원교수로 재임하며 강연과 집필, 방송 출연 등 다양한 분야에서 폭넓게 활동하고 있다. 대학 시절 학비를 벌기 위해 재즈 클럽에서 노래 부른 경험을 살려 콘서트를 개최하기도 했다. 저서로《마음의 격차사회》《회사에서 우울, 휴식하면 건강 발랄한 사람》《오늘을 좋은 기분으로 사는 연습》《우미하라 준코의 마음이 울적할 때 읽는 약》《진정한 자기다움을 찾는 힌트 50가지》《사랑받는 여자 사랑받지 못하는 여자》외 다수가 있다.

역자 - 홍성민
성균관대학교를 졸업하고 교토 국제외국어센터에서 일본어 과정을 수료했다. 현재 일본어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모눈노트 공부법》《인생이 빛나는 정리의 마법》《버리면서 채우는 정리의 기적》《세계사를 움직이는 다섯 가지 힘》《전달의 기술》《무서운 심리학》《더 많이 소비하면 우리는 행복 할까》《잠자기 전 30분》《동네도서관이 세상을 바꾼다》《물은 답을 알고 있다》 등이 있다.

목차

서문 | 우리는 왜 이렇게 힘들까

1장_ 남자가 괴로운 시대
술에 빠진 엘리트 | 늘 냉정하고 이성적이다 | ‘한 잔 더!’ 명령하는 삶 | 어차피 말해도 모른다 | 최악의 상황을 상상하면 | 나쁜 것이 더 눈에 띈다 | 과장되지 않게, 덤덤하게 | 짐을 내려놓는 순간 | 행복이 줄어드는 걸 막다 | 남자는 나약하면 안 된다
[마음 회복법] 금연으로 배우는 의존증 탈출법

2장_ 벽 앞에서 주저앉고 싶을 때
더는 통하지 않는다 | 구두 신고 담 위를 걷다 | 상사는 멍청이 | 승진의 위험 | 변화를 받아들이지 않다 | 장년기의 적응장애 | 평가와 자존심 사이 | ‘무능하다’는 한마디 | 상대평가와 실적주의 사회 | 흔들리는 자존감 | 누군가 멈춰줬으면 | 나약한 소리와 사실 전달의 차이 | 직장 커뮤니케이션과 정신 건강 | 마음의 피로를 나타내는 신호
[마음 회복법] 비정규직의 스트레스

3장_ ‘괜찮다’고 말해주는 괜찮은 사람
둔감력에 대한 위화감 | 상사의 화풀이 표적 | 사라진 존재감 | 섬세한 감성 | 나는 괜찮다 | 이유 없이 공격하는 상사 | 이미지 트레이닝 | 불쾌한 분위기의 정체 | 표정도 권력이다 | 퇴근 후 술자리 폭력 | 남자의 우정 | 여성 상사와 일하는 건 힘들다? | 여성 상사 대처법? | 상사가 여성일 뿐이다 | 중간관리직의 갈등 | 두려움이 만든 좋은 사람 콤플렉스 | 속내 털어놓을 동료가 생겼다 | 근거 없는 만능주의 | 일만 잘하는 사람은 절대 모르는 것들 | 상사의 품격 | “기죽지 말고 일하세요”
[마음 회복법] 회복력을 높이는 네 가지 지원

4장_ 나는 이대로 끝일까
능력을 발휘할 기회가 사라졌다 |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다 | 정답 말고 | 경력이 무의미해지는 순간 | 변하지 않는 건 없다 | 앞만 보고 달리는 사람 | 정상에 오른 후에 | 모범생과 엘리트의 고뇌 | 주위의 기대를 이겨내는 것 | 자기 자리를 찾아가다 |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하는 스트레스 | 커지는 분노 | 자기 페이스로 산다는 것 | 내가 진짜 하고 싶었던 일 | 이 허전함은 뭐지? | 버린 인생에 눈을 돌리다 | 자기초월 욕구 | 생각하지 않는 시간

5장_ 결혼하지 않으면 행복해질 수 없다?
귀가가 두렵다 | 늘 화가 나 있는 아내 | 남편에게 원하는 것, 아내에게 원하는 것 | 아내의 폭력 | 남편이니까, 아내니까 | 돈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 결혼하지 않은 남성의 후회 | 결혼하지 않은 스트레스 | 속박하지 않는 파트너 | 결혼에 관한 고찰 | 비혼의 위험

6장_ 무엇이 그를 절망에서 구했나
갑자기 청력을 잃다 | 쉼 없이 찾아오는 친구들 | 부활 | 사회적 연결 | 친구는 질일까, 양일까? | 연결하면 부유해진다 | SNS가 정신 건강에 미치는 영향 | 무엇이 그들을 버티게 할까 | 일하는 방식과 스트레스 | 쉬지 않고 일하는데도 늘 즐겁다 | 긍정적인 말의 힘 | 왜 남자만 과로사할까

7장_ 회복력을 키우는 마음 습관
스트레스 없애는 5가지 방법 | 마음 건강검진법 | 거절 못하는 나는… 멘탈 을(乙) | 견뎌내는 힘을 얻는 것이 행복
[마음 회복법] 마음의 병을 만들지 않는 조직

후기 | 상처 입은 남자들을 위한 처방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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