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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지대 1 상세페이지

소설 한국소설

녹지대 1

소장종이책 정가12,500
전자책 정가40%7,500
판매가7,500

녹지대 1작품 소개

<녹지대 1> 젊은 박경리를 만나다!
47년 만에 깨어난 故박경리의 미출간작


한국문학의 대모 故박경리의 미출간작 『녹지대』가 47년 만에 현대문학에서 출간되었다. 지난 2008년 서울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방민호 교수가 서울대학교 도서관에서 발견하여, 이를 박경리 문학 전체를 조망하는 논문을 쓰고 있던 제자 김은경 KAIST 대우교수에게 발굴할 것을 제안한 것이 계기가 되었다. 원고는 신문에 실린 상태인 것이 전부인 까닭에 당시의 신문을 일일이 복사해서 원고 파일로 만들어야 했다. 60년대의 숨결이 고스란히 담긴 그야말로 순도 높은 60년대 소설인 셈이다. 신문에 연재된 장편소설, 특히 사랑 이야기를 큰 줄기로 한 작품들은 통속소설로 치부하는 경향이 있어 학계에서 관심을 받지 못해 지금껏 묻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작품은 박경리라는 대가의 문학관을 이해하는 데 빼놓을 수 없는 작품으로 지금에라도 세상에 나온 것은 여러모로 뜻깊은 일이다.
박경리는 한 수필에서 “나는 일생 동안 못다 쓸 만큼 소재는 많이 있지만 내 능력이 그것을 감당하지 못한다”고 기술한 바 있다. 그만큼 그는 험한 세상을 누구보다 고통스럽게 견뎌온 작가이자 인생이 곧 문학이었던 작가다. 우리나라 역사상 가장 비극적인 사건인 6․25 전쟁으로 남편과 아들을 잃는 불행을 겪었으며 황폐한 세상을 여자의 몸으로 홀로 딸을 키우며 살아가야 했다. 그리고 1971년에는 유방암 판정이라는 시련을 맞닥뜨리기도 했다. 하지만 이러한 시련은 오히려 인간과 세계, 삶과 죽음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로 이어졌고 예술혼으로 승화해 방대한 문학 세계를 축조해내는 바탕이 되었다.

“감수성이 예민하고 자존심이 강한 박경리 선생은 그 절망적 상황에서 빠져나오는 길이 절망적 상황에 대해서 이야기함으로써 가능하다고 믿었던 것 같다. 왜냐하면 현실의 절망을 이야기한다는 것은 절망을 언어화하는 것이고 절망을 언어화한다는 것은 그 절망이 자신에게만 찾아온 재앙이 아니라는 것을 일깨우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 일깨움을 통해서 문학은 작가에게나 독자에게 절망을 딛고 일어설 수 있는 힘을 제공한다.”
- 문학평론가 김치수, 2011 박경리문학제에서

작가로서의 명성을 얻게 한 단편 「불신시대」를 비롯하여 「흑흑백백」과 「암흑시대」는 비참하고 혹독한 현실을 그린 작품들로 유명하며, 1962년에 발표한 『김약국의 딸들』을 시작으로 『시장과 전장』, 『파시』는 한국문학에 장편소설의 시대를 열게 한 작품으로 문학사적인 의미가 남다르다.

『녹지대』는 『시장과 전장』, 『파시』등을 연재할 당시 《부산일보》(1964년 6월 1일~ 1965년 4월 30일)에 연재한 것으로, 이 시기의 작품들은 박경리의 대표작이자 말이 필요 없는 우리 시대 역작 『토지』의 생명사상으로 이어지며 박경리의 문학관을 완성하고 있는 것을 생각할 때, 발굴의 가치는 더욱 크다. 박경리의 심원한 정신세계와 세계관을 깊이 이해하는 데 중요한 작품이 될 것이다.


젊은 세대들의 치명적인 사랑 그리고 ‘녹지대’라는 탈출구

한국 전쟁으로 부모를 잃은 인애는 큰아버지의 집에서 기거하고 있다. 비록 숙모에게 눈칫밥을 먹는 처지지만 당차고 자유분방한 성품으로 늘 인기가 많은 인애에게는 치명적인 아킬레스건이 있다. 바로 김정현이라는 존재다. 인애는 가출 중에 찾아갔던 ‘섬’에서 김정현이라는 청년을 만나 함께 서울로 돌아오며 깊은 사랑의 감정을 느낀다. 하지만 그는 안개에 쌓인 것처럼 잡힐 듯 잡히지 않는다. 만날 수 있을 듯하지만 만나지 못하고 서로의 마음이 닿은 듯하다가도 이내 멀어진다. 그는 돌이킬 수 없는 악연으로 인해 ‘그 여자’에게 자신의 삶을 온통 저당 잡힌 채 살아가기 때문이다. 설명할 수 없는 불길한 이미지로 가려진 묘령의 ‘그 여자’와 정현과의 관계는 이야기의 후반에 가서야 충격적인 사연으로 드러나게 된다. 이 치명적인 사랑이야기는 서스펜스가 흐르는 아주 독특한 분위기를 풍기며 이야기를 흥미진진하게 이끌어간다.

김정현을 향한 하인애의 사랑은 절대적이다. 이것은 이야기의 중심 줄거리를 이룬다. 하지만 작품에서는 이외에도 젊은이들의 다양한 사랑을 조망한다. 부유층의 자제이지만 부모의 사랑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여대생 하숙배는 조각가이자 유부남인 민상건을 사랑하며 예고된 갈등을 겪는다. 그리고 인애의 친구인 윤은자는 유복한 집안의 도련님인 박광수와 연인으로 지내면서도 양공주의 딸이라는 콤플렉스 때문에 그와의 이별을 준비한다. 그들은 저마다의 사랑에 방황하고 아파한다. 시대상을 비추어 볼 수 있는 사랑의 형태들이 그려진다.

이처럼 『녹지대』는 순수한 사랑을 구가하는 하나의 방식으로 가장 처절한 사랑이라고 할 수 있는 치명적인 사랑으로 그 시대를 살아간 젊은 청춘들의 내면을 파고듦으로써 오히려 낭만적인 색채가 짙어 보이는 작품이다. 50여 년 전의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1960년대 서울을 살아가는 청춘들의 사랑 이야기를 파격적인 설정으로 담아내어 현대적인 감각을 느끼게 한다. 동시에 자유롭고 순수한 이상을 가진 젊은이들이 꿈과 사랑을 좇고 좌절을 겪는 모습은 시간을 초월한 공감을 얻는다.
또한 왜 탈출구가 되는 공간을 그리고 있는가 하는 질문을 따라가 보면 녹지대의 의미는 확장된다. 6․25 전쟁이라는 폭력의 쓰나미가 휩쓸고 지나간 한국의 문화적 상황을 가장 대표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서울을 무대로 했다는 설정은 작가의 의도가 느껴지는 부분이다. 큰 좌절과 상처를 맛본 1960년대인들은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는 터전에서 새로운 현실에 적응해나가야 한다는 것에 체념과 도피의 심정을 느꼈을 것을 짐작해볼 수 있다.


비트족 혹은 아프레 세대의 길 찾기

‘녹지대’는 서울 명동에 자리 잡은 지하에 있는 음악 살롱이다. 주인공 하인애가 시인의 꿈을 키우며 같은 꿈을 꾸는 부류들과 어울리는 곳이고 자신의 영혼을 송두리째 앗아갈 사랑을 만나고 그와 어긋나버리는 곳이기도 하다. 또한 신세대와 기성세대가 교류하는 공간이며 그들에게 저마다의 탈출구가 되는 공간으로 그려진다.

인애를 필두로 녹지대에 모여 문학과 예술을 논하는 집단인 햇병아리 예술가들은 한국 아프레(après)나 비트족의 모습을 대변하는 셈이다. 몇 계절이 지났을 뿐이지만 패배감과 허무주의로 가득 찬 이 비트족들은 조로(早老)를 맞고 녹지대를 떠날 채비를 한다. 반면에 인애는 정현과의 사랑이 좌절되자 과도기의 탈출구였던 녹지대를 넘어서 ‘섬’으로의 탈출을 꿈꾼다. 섬이라는 공간은 타협과 순응을 강요하는 현실에서 벗어난 공간으로 꿈과 사랑에 대한 순수성을 지키고자 한 인애의 독자적인 길 찾기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본문 중에서>

인애와 은자가 녹지대에 나가기 시작할 무렵, 이곳의 리더 격인 음악에 조예 깊은 신문기자 한철이
“여기 왜 왔어?”
하고 물었을 때 인애는
“비상구를 찾으려구요.”
그러나 은자는
“밀폐되고 싶어서요. 인애 말은 글렀어요. 여기 비상구가 어디 있어요. 지하실인걸요.”
하며 깔깔거리고 웃던 소녀였다.
“선생님은 여기 왜 오세요?”
“나? 여긴 휴게소야.”
-본문 중에서(1권 26쪽)

잠꼬대같이 매듭지어지지도 않고 알맹이도 마음에도 없는, 그리고 멋조차 빠져버린 농담들을 주고받으면서 허황하게 비틀거리며 그들은 간다.
“녹지대에도 이제 종말이 온다.”
안경잡이가 유행가의 가락처럼 뽑으니
“겨울이 와서?”
하고 키 작은 치가 맞장구를 친다.
“흥! 녹지대에도 세대 교체는 필요해. 우린 늙었어.”
“굵게 때린다.”
“우리들이 돌아갈 곳은 이제 고향이다.”
“탄광은 아니구?”
“정말 시시해졌다!”
안경잡이는 악을 쓰듯 소리를 지른다. 어둡고, 그러나 여전히, 끊임없이 사람들이 밀려가고 밀려오는 거리.
“미쳐서, 발광이 나서 다 쏟아져 나온다. 한국의 문화는 모두 이 거리 위에 쏟아져 있다! 깡통 지붕의 움막에서 엉금엉금 기어나온 족속들의, 그래도 가짜 다이아 반지 낀 손으로 우아하게 머리를 쓸어 넘기며 모퉁이 거리는 문명과 문화의 홍수다! 움막은 산꼭대기로 쫓겨 올라가도 이 찬란한 전시장, 명동의 거리는 확장할 필요성이 있어!”
되지도 못한 소리를 지껄이다가 스스로 싱거워졌는지 그만둔다.
-본문 중에서(2권 42쪽)

<추천사>

이 소설은 자신들이 담당하고 있는 시대의 불모성을 뛰어넘어 그 이후를 설계하려는 1960년대인들의 심리 및 의식에 관한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이들은 6․25 전쟁이 부른 죽음과 폭력과 폐허 위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해야 했고, 때문에 현실에 적응할 수밖에 없는 데서 오는 체념과 그 현실에서 떠나고자 하는 도피 욕구 사이에서 심리적 갈등을 빚었으며, 그러면서도 그러한 모순적 심리에서 벗어나 삶 자체의 의미를 정관하고자 하는 정신적 지향을 가지고 있었다.
-방민호, 서울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

『녹지대』는 전후를 배경으로 다양한 양태의 사랑서사를 펼치고 있다. 이 소설에 나타나는 ‘치열한 사랑’은 사랑 서사로서뿐만 아니라, ‘죄의식’의 문제를 제시한다는 점에서 박경리 문학의 새로운 특색을 드러낸다. 박경리의 다른 작품들과 달리 제2세대를 주인공으로 하여, 그들의 꿈과 사랑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김은경, KAIST 대우교수



저자 프로필

박경리

  • 국적 대한민국
  • 출생-사망 1926년 10월 28일 - 2008년 5월 5일
  • 학력 1994년 이화여자대학교 문학 명예박사
    1945년 진주여자고등학교
  • 경력 대통령자문 새천년준비위원회 위원
    호암재단 이사
    연세대학교 석좌교수
    제1회 한중청년학술상위원회 위원
    토지문화재단 창립 이사장
    연세대학교 객원교수
    문학의해 조직위원회 위원
    평화신문 서울신문 기자
    연안여자중학교 교사
  • 데뷔 1955년 단편소설 `계산`
  • 수상 2008년 금관문화 훈장
    1996년 칠레정부 가브리엘라 미스트랄 기념메달
    1996년 제6회 호암예술상
    1992년 보관문화 훈장
    1990년 제4회 인촌상
    1972년 제7회 월탄문학상
    1965년 제2회 한국여류문학상
    1959년 제3회 내성문학상
    1957년 제3회 현대문학 신인문학상

2018.12.12. 업데이트 작가 프로필 수정 요청


저자 소개

지은이: 박경리

1926년 10월 28일(음력) 경상남도 통영에서 태어났다. 1945년 진주고등여학교를 졸업했다. 1955년《현대문학》에 김동리의 추천을 받아 단편 「계산計算」을 발표하며 등단했다. 1962년 장편 『김약국의 딸들』을 비롯하여 『시장과 전장』『파시波市』등 사회와 현실에 대한 비판성이 강한 문제작들을 잇달아 발표하여 문단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특히 1969년 6월부터 대하소설 『토지土地』를 집필하기 시작하여 25년 만인 1994년에 완성했다. 소설로는 『애가』『표류도』『성녀와 마녀』『노을진 저녁』『나비와 엉겅퀴』, 시집으로는 『못 떠나는 배』 『도시의 고양이들』 『우리들의 시간』 『버리고 갈 것만 남아서 참 홀가분하다』 등이 있다. 《현대문학》 신인상, 한국여류문학상, 월탄문학상, 인촌상 등을 수상했다.

목차

녹지대 1

1. 비 오는 거리
2. 시화전
3. 무너지지 않는 성
4. 비는 내린다
5. 여름밤
6. 비틀어진 얼굴
7. 강이 보이는 곳
8. 여름은 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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