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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문학 단편선 23 사키 상세페이지

소설 영미소설

세계문학 단편선 23 사키

스레드니 바슈타르 외 70편
소장종이책 정가16,000
전자책 정가30%11,200
판매가11,200

세계문학 단편선 23 사키작품 소개

<세계문학 단편선 23 사키> 부조리와 위선으로 가득 찬 어리석은 인간에 대한
통렬한 풍자와 위트, 블랙 유머로
예상치 못한 반전을 선사하는 단편의 명수, 사키


객실 머리맡에 오 헨리나 사키의 책이 놓여 있지 않으면,
손님을 초대한 여주인으로서 완벽하다고 말할 수 없다.
- E. V. 루카스 -

간결한 문체, 탄탄한 구성의 짧은 글에 예상치 못한 강렬한 반전을 안겨, 동시대의 오 헨리나 안톤 체호프에 비견되는 작가 사키의 단편선이 그의 타계 100주기를 맞아 현대문학 <세계문학 단편선> 스물세 번째 권으로 출간되었다. 동화적인 아름다움이 돋보이고, 단편소설의 대가였던 오스카 와일드나 러디어드 키플링, 루이스 캐럴 등의 작가들에게 영향을 받은 사키는 로알드 달, 『곰돌이 푸우 이야기』로 유명한 A. A. 밀른, 크리스토퍼 몰리, E. V. 루카스 등 후대 작가들에게 큰 영향을 끼쳤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다른 작가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경향이 있었는데, 이렇게 대대적으로 사키의 단편 모음이 출간되는 건 처음이다.
본명 헥터 휴 먼로(Hector Hugh Munro)보다 필명인 사키로 더 유명한 그는 1870년 12월 18일 영국령 버마 아키아브(지금의 미얀마 시트웨)에서 태어났다. 태어난 지 이태 만에 어머니가 사망하여, 영국의 할머니와 두 고모 밑에서 자라게 되는데, 매우 엄격한 청교도 집안에다 미혼에 독신으로 서로 사이가 나쁘고, 아동 심리를 전혀 이해하지 못한 두 고모 손에 자라면서 억압받은 어린 시절의 기억은 사키에게 평생 치유할 수 없는 상처를 남긴다.
19세기 후반 신문 저널리즘의 발달에 따라 런던 언론계로 나온 그는 《웨스트민스터 가제트》지에 정치 풍자 칼럼을 기고한다. 이 글들을 묶어 책으로 출간하면서 ‘사키’라는 필명을 쓰기 시작했는데, 이는 페르시아 시인 오마르 하이얌의 시집 『루바이야트』에 나오는 술을 따르는 미소년의 이름이었다고 한다.
엄숙했던 빅토리아 시대를 지나 자유롭고 예술적인 에드워드 시대가 열리고, 1902년 《모닝 포스트》지의 해외 특파원이 된 사키는 발칸 반도, 러시아, 폴란드, 파리 등 여러 곳을 여행하며 기사를 보낸다. 그러는 틈틈이 마치 자신의 모습을 투영한 듯 태평하고 제멋대로인 청년 레지널드의 기행을 담은 단편소설도 발표한다. 이 글들을 모아 『레지널드』로 출간하고, 6년 후인 1910년에는 후속 단편집 『러시아의 레지널드』를 출간한다. 제목처럼 러시아에 머무는 동안 쓴 단편인데, 그때 그는 러시아 혁명의 발단이 된 ‘피의 일요일’ 사건을 목격하기도 했다. 1911년, 레지널드보다도 장난이 심하고, 자유분방한 인물 클로비스가 나오는 단편집 『클로비스의 연대기』를 출간한다. 레지널드나 클로비스는 부조리와 위선으로 가득 찬 어른들을 짓궂게 골탕 먹이는 도시 출신의 젊은이들로, 이들의 위트와 유머를 통해 사키는 1910년대 영국 사회의 허위의식을 통렬하게 풍자했다.
1914년에는, 버나드 쇼의 희곡 제목『인간과 초인간』을 패러디해 『짐승과 초짐승』을 출간하여 풍자문학의 절정에 다다랐다. 동물을 싫어했던 엄한 고모에 대한 반항심으로 동물을 좋아하게 된 사키는 이 단편집에서 동물의 눈에 비친 모순되고 위선적인 인간의 모습을 잔혹할 정도로 낱낱이 폭로했다.
‘골든 애프터눈’이라 불리며 평온했던 영국의 황금기도 저물고,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면서 중상류층 군인 집안 출신이었던 사키는 투철한 애국심으로 전쟁에 참가한다. 1916년 11월 14일, 동트기 직전의 어두운 참호 속에서 그는 독일군의 탄환을 맞고 숨을 거둔다. 그의 단편에도 이러한 시대 변화가 녹아들어 사후에 출간된『평화 장난감』(1919)과 『네모난 달걀』(1924)에는 전쟁과 평화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사키의 단편소설은 주로 아이나 동물이 어른을 골탕 먹이는 내용이 많다. 아이가 어른에게 주의를 받거나 혼나는 장면으로 시작해 전혀 예상치 못한 반전을 안기며 끝맺는다. 등골이 서늘해지고, 오싹하면서 짜릿한 느낌이 들 정도의 깜짝 놀랄 만한 결말로 반전의 묘미를 제대로 느끼게 한다. 그런데도 이야기는 발단부터 결말에 이르기까지 하나하나 치밀하고 탄탄하게 구성되어 있다.
그리고 사키는 얄궂은 인생의 단면을 기가 막히게 잘 표현해 냈는데, 그 과정에서 교훈을 주려 하지 않는다. 철저히 객관적이어서 어떤 단편에서는 냉혹하고, 무자비하게 느껴질 정도이다.
사키의 단편은 무엇보다 이야기의 소재가 무척 다채로워 재미있다. 영국령 버마에서 태어나고, 세계 여러 곳을 여행한 그의 이력과 코즈모폴리턴적인 시각이 글에 녹아 있다. 백화점이 나오는 현대 도시 배경의 이야기였다가, 다음 단편에서는 호랑이가 살고 뱀을 숭배하는 밀림 배경의 이야기가 나온다. 다양한 시대와 공간을 배경으로 하는 이야기는 사키 단편소설만의 독보적인 매력이라 할 수 있다.

현대문학 <세계문학 단편선 23> 『사키』에는 그의 단편소설 총 142편 중에서 그 절반에 해당하는 71편을 꼼꼼히 담았다. 『레지널드』, 『러시아의 레지널드』, 『클로비스의 연대기』, 『짐승과 초짐승』, 『평화 장난감』, 『네모난 달걀』까지 그의 전체 단편 모음집에서 작풍의 흐름과 변화를 느낄 수 있도록 출간된 연대순으로 장을 나누었다. 그리고 각 단편집에서 특히 흥미로운 작품으로 골라, 아이에게 벌주려다 도리어 화를 입는 어른이 등장하는 「스레드니 바슈타르」, 말하는 고양이가 인간의 위선을 폭로하는 「토버모리」, 어린 소녀가 이야기를 꾸며 내어 어른을 벌벌 떨게 만드는 「열린 창문」, 낯설고 이국적인 소재로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메추라기 먹이」 등을 실었다.
현대문학 <세계문학 단편선 23> 『사키』를 통해 어리석은 인간에 대한 통렬한 풍자와 위트, 쓸쓸한 블랙 유머가 빛나는 사키 단편선의 매력을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 추천사

사키의 단편은 분석되고 비판받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읽고 즐기기 위해 존재한다.
- 크리스토퍼 몰리

오스카 와일드처럼 사키는 상류층의 부조리와 위선을 알았고, 통렬한 위트로 그 사실을 폭로했다. (…) 스위프트, 베른하르트, 킹슬리 에이미스처럼 쓸쓸함이 묻어나는 비관적인 시선으로 인간적인 모습을 발견한 또 한 명의 작가였다.
- 패트릭 맥그래스

사키, 이 얼마나 이상하고 별난 존재인가! 우리가 이 땅에 머물러 있는 동안 그는 지독히도 세계적이었고, 우리가 각 맞춰진 삶에 흥미를 느낄 때 그는 늑대와 호랑이 사이에서 더 큰 재미를 찾았다.
- A. A. 밀른

■ 본문에서

“우리 어머니는 결혼할 생각을 하고 있어.”
“또?”
“처음이야.”
“너는 아들이니까 당연히 알고 있겠지. 나는 네 어머니가 적어도 한두 번은 결혼하신 줄 알았어.”
“수학적으로 정확하게 말하면 세 번 결혼하셨지. 내 말은 우리 어머니가 결혼에 대해 생각한 게 이번이 처음이라는 뜻이야. 다른 때는 생각하고 자시고 할 것도 없이 그냥 결혼했었지. 사실은 이번에도 결혼에 대해 생각하고 있는 건 어머니가 아니라 나야.”
“나는 어머니가 침울해지고 기분이 가라앉기 시작했다는 인상을 받았는데, 그건 어머니한테 전혀 어울리지 않아. 내가 알아차린 첫 번째 징후는 우리가 수입보다 많은 생활비를 쓰고 있다고 어머니가 불평하기 시작했을 때였지. 요즘 괜찮은 사람들은 모두 수입보다 많은 생활비를 쓰고, 별 볼 일 없는 사람들은 남들보다 더 잘 살고 있어. 유능한 몇몇 개인은 용케도 양쪽 다 해내고 있지.”
_ 「중매쟁이」에서

상황은 순조로웠다. 패클타이드 부인은 지나친 위험이나 고생 없이 호랑이를 사냥할 기회를 마련해 준다면 1천 루피를 주겠다고 제의했는데, 마침 이웃 마을이 훌륭한 경력을 가진 호랑이 한 마리가 즐겨 찾는 곳이라는 것을 자랑으로 삼고 있었다. 그 호랑이는 나이가 들면서 몸이 점점 쇠약해지자 사냥을 포기하고 작은 가축만 잡아먹고 있었다. 1천 루피를 벌 수 있다는 기대는 마을 사람들의 사냥 본능과 장사 본능을 자극했다. 혹시라도 호랑이가 새로운 사냥터로 떠나려고 시도할 경우엔 호랑이를 원래의 사냥터로 돌려보내기 위해 가까운 밀림 변두리에는 밤낮으로 아이들을 배치했고, 호랑이가 현재의 사냥터에 계속 만족하도록 값싼 염소들을 일부러 놓아두었다. 한 가지 큰 걱정은 마님이 사냥을 하기로 정해진 날 이전에 호랑이가 늙어 죽지나 않을까 하는 것이었다. 밭에서 하루 일을 마친 뒤 아기를 데리고 밀림을 지나 집으로 돌아가는 어머니들은 훌륭한 가축 도둑의 편안한 잠을 깨울까 두려워서 노래를 부르는 것도 그만두었다.
_ 「패클타이드 부인의 호랑이」에서

드롭 부인은 가장 정직한 순간에도 자기가 콘래딘을 싫어한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그의 일거수일투족을 ‘그를 위해서’ 감시하고 참견하는 것이 자신의 의무이고, 그 의무가 별로 싫지 않는다는 것을 어렴풋이 의식했을지도 모른다. 콘래딘은 진정으로 드롭 부인을 싫어했지만, 그 감정을 완벽하게 감췄다. 그가 자신을 위해서 궁리해 낸 몇 가지 즐거움은 드롭 부인을 불쾌하게 만들었기 때문에 더욱 재미있었고, 그래서 상상의 영역 속에는 절대로 그녀를 들여놓지 않았다. 그녀는 그 영역에 결코 들어와서는 안 될 부정한 존재였다.
이거 하지 마라, 저거 하지 마라는 명령과 함께, 그리고 약 먹을 시간이 되었다는 말과 함께, 언제라도 열릴 준비가 된 수많은 창문이 내려다보는 따분하고 음산한 정원은 그에게 별로 매력이 없었다. 정원에 있는 과일나무 몇 그루는 마치 메마른 황무지에서 번성하는 희귀종이라도 되는 것처럼 그가 열매를 따는 것이 엄격하게 금지되었다. 하지만 여기서 1년 동안 수확한 과일을 10실링에 모두 가져가라고 해도, 거기에 응할 과일 장수를 찾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_ 「스레드니 바슈타르」에서

“여보, 우리 왔어.” 하얀 방수 코트를 걸친 사람이 창문으로 들어오면서 말했다. “진흙투성이가 됐지만 진흙은 거의 다 말랐어. 우리가 들어올 때 한 남자가 허둥지둥 달아나던데, 그 사람이 누구지?”
“너틀 씨라고, 정말 이상한 사람이에요.” 새플턴 부인이 말했다. “병에 걸린 이야기밖에 할 줄 모르고, 당신이 돌아오니까 인사는커녕 사과 한마디 하지 않고 뛰쳐나갔어요. 누가 봤다면 그 사람이 유령이라도 본 줄 알았을 거예요.”
“아마 스패니얼 때문일 거예요.” 조카딸이 차분하게 말했다. “그 사람이 그랬어요. 개를 무서워한다고. 언젠가 갠지스 강변 어딘가에서 들개 떼에 쫓겨 묘지로 도망쳤고, 갓 파 놓은 무덤 속에 들어가 하룻밤을 보내야 했대요. 바로 위에서는 들개들이 밤새도록 입에 거품을 물고 이빨을 드러내며 으르렁거렸대요. 그런 경험을 했다면 누구나 신경이 과민해질 만하죠.”
즉흥적으로 이야기를 지어내는 것이 그녀의 장기였다.
_ 「열린 창문」에서

에그버트의 목소리는 비명에 가까웠다. 룰워스 경이 편지를 활활 타고 있는 벽난로에 던져 넣은 것이다. 작고 단정한 글씨는 검은 조각으로 오그라들었다.
“도대체 왜 그런 짓을 하신 거예요?” 에그버트는 헐떡거리며 물었다. “그 편지는 우리가 세바스티앙을 범인으로 고발할 수 있는 유일한 증거라고요.”
“그래서 태운 거야.” 룰워스 경이 말했다.
“하지만 왜요? 왜 그 사람을 감싸는 거죠? 그 사람은 평범한 살인자예요.”
“그래, 살인자로는 평범할지 모르지만, 요리사로는 아주 비범하지.”
_ 「맹점」에서

“하지만 소설이 얼마나 사람을 즐겁게 해 주는지 생각해 보세요.” 작가가 외쳤다. “긴 겨울밤이나 발목을 삐어서 누워 있을 때—그런 일은 누구한테나 일어날 수 있지요. 또는 별장에 초대를 받고 지내러 갔는데 계속 비가 내리고 당신을 초대한 안주인은 우둔하기 짝이 없고 다른 손님들은 참을 수 없이 따분하다면, 당신은 편지를 써야 한다는 핑계를 대고 당신 방으로 가서 담뱃불을 붙이고 3실링 9펜스만 내면 비어트리스 컬럼턴 부인과 그 패거리의 사회에 뛰어들 수 있을 겁니다. 누구나 여행을 떠날 때는 내 소설 한두 권을 비상용품처럼 짐 속에 챙겨 넣어야 합니다. 요전 날 친구 하나는 마크 멜로켄트의 소설 두어 권을 여행 가방에 넣지 않고 남을 방문하러 가기보다는 차라리 키니네 없이 열대 지방에 들어가는 편이 낫다고 말했답니다.”
_ 「마크」에서

※ 세계문학을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 <세계문학 단편선>

세계문학을 바라보는 장편소설 위주의 관습에서 벗어나 단편소설에 초점을 맞춘 <세계문학 단편선> 시리즈는 그동안 단편이라는 이유만으로 우리에게 제대로 소개되지 않았던 거장들의 주옥같은 작품들과 단편소설이라는 장르의 형성과 발전에 불가결한 대표 작가들을 소개할 것이다. 아울러 지구촌 시대에 걸맞게 지금까지 우리에게는 문학의 변방으로 여겨져 왔던 나라들의 대표적 단편 작가들도 활발히 소개해 단편소설의 발전이 문화의 중심지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도처에서 이루어져 왔음을 독자들이 확인할 수 있게 할 것이다. 현대 대중문화의 성장은 전 세계적으로 미스터리, 호러, SF 등 문학 장르의 분화를 촉진했는데 이러한 장르문학의 형성에도 단편소설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러한 장르문학의 형성과 발전에 크게 기여한 작가들의 단편 역시 새롭게 조명할 것이다.

21세기인 현재에 이르기까지 단편소설은 그리스 신화가 그러했듯이 삶의 불변하는 단면을 촌철살인의 관찰력과 응축된 예술적 형식으로 꾸준히 생산해 왔다. 작가들이 저마다의 개성으로 그린 칼로 베어 낸 듯 날카로운 인생의 다양한 단면들은 시공을 초월해 오늘의 우리에게도 깊은 감동을 준다. 새로운 문학적 기법과 실험의 도입을 통해 단편소설은 현재도 계속 진화, 확장되고 있다. 작가의 예술적 열정이 가장 뜨겁게 투영된 다양한 개성의 다채로운 단편들을 통해 문학이 제공할 수 있는 최고의 통찰과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에드거 앨런 포는 문학작품은 독자가 앉은자리에서 다 읽을 수 있을 정도로 짧아야 한다고 말했다. 바쁜 일상의 삶을 사는 현대인들에게 <세계문학 단편선>은 중심을 잃지 않고 삶과 사회, 나아가 세계를 바라볼 수 있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친구가 될 것이라 믿는다.


저자 프로필


저자 소개

■ 저자: 사키 (Saki, 1870~1916)
간결한 문체, 탄탄한 구성의 짧은 글에 예상치 못한 강렬한 반전을 안겨, 동시대의 오 헨리나 안톤 체호프에 비견되는 작가. 본명은 헥터 휴 먼로(Hector Hugh Munro)이다. 1870년 12월 18일 영국령 버마 아키아브(지금의 미얀마 시트웨)에서 태어났다. 태어난 지 이태 만에 어머니가 사망하여, 그는 영국의 할머니와 두 고모 밑에서 자라게 된다. 매우 엄격한 청교도 집안이어서 억압받은 어린 시절의 기억은 그에게 치유할 수 없는 상처를 남긴다.
19세기 후반 신문 저널리즘의 발달에 따라 런던 언론계로 나온 그는 《웨스트민스터 가제트》지에 정치 풍자 칼럼을 기고한다. 이 글들을 묶어 책으로 출간하면서 ‘사키’라는 필명을 쓰기 시작했는데, ‘사키’는 페르시아 시인 오마르 하이얌의 시집 『루바이야트』에 나오는 술을 따르는 미소년의 이름이었다고 한다.
엄숙했던 빅토리아 시대를 지나 자유롭고 예술적인 에드워드 시대가 시작되고, 1902년 《모닝 포스트》지의 해외 특파원이 된 사키는 발칸 반도, 러시아, 폴란드, 파리 등지를 다니며 기사를 보내는 한편, 마치 자신의 모습을 투영한 듯한 태평하고 제멋대로인 청년 레지널드의 기행을 담은 단편소설을 발표한다. 이 단편들을 모아 『레지널드』(1904)로 출간하고, 이후 레지널드보다 더 장난이 심하고, 자유분방한 인물 클로비스가 나오는 단편들을 모아 『클로비스의 연대기』(1911)로 출간한다. 어린 시절, 동물을 싫어했던 엄한 고모에 대한 반항심으로 동물을 좋아하게 된 사키는 동물의 눈에 비친 모순되고 위선적인 인간의 모습을 담은 『짐승과 초짐승』(1914)을 출간한다. 1916년 11월 14일, 그는 제1차 세계대전 전선 한가운데서 죽음을 맞이하는데, 그의 사후에 출간된 단편집 『평화 장난감』(1919)과 『네모난 달걀』(1924)에는 전쟁과 평화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동화적인 아름다움이 돋보이고, 단편소설의 대가였던 오스카 와일드나 러디어드 키플링 등의 작가들에게 영향을 받았던 사키는 로알드 달과 『곰돌이 푸우 이야기』로 유명한 A. A. 밀른에게 영향을 주었다. 그는 말하는 고양이나 늑대 인간, 마법에 걸린 마을 등 비현실적인 소재에 환상 기법으로 어리석은 인간에 대한 통렬한 풍자와 위트, 쓸쓸한 블랙 유머가 빛나는 단편 142편을 남겼다.

■ 옮긴이: 김석희
서울대학교 불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국문학과를 중퇴했으며, 1988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소설이 당선되어 작가로 데뷔했다. 영어·프랑스어·일본어를 넘나들면서 존 파울스의 『프랑스 중위의 여자』, 허먼 멜빌의 『모비 딕』, 스콧 피츠제럴드의 『위대한 개츠비』, 루 윌리스의 『벤허』, 알렉상드르 뒤마의 『삼총사』, 쥘 베른 걸작선집(20권),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 다니자키 준이치로의 『미친 사랑』 등 많은 책을 번역했다. 역자 후기 모음집 『번역가의 서재』 등을 펴냈으며, 제1회 한국번역대상을 수상했다.

목차

레지널드 이야기
앤 부인의 침묵
깜박 잊은 지명
토드워터의 반목
가브리엘 어니스트
라플로슈카의 영혼
사냥 자루
생쥐

클로비스의 연대기
에스메
중매쟁이
토버모리
패클타이드 부인의 호랑이
배스터블 부인의 둔주
명화의 배경
짜증왕 허먼
불안 요법
스레드니 바슈타르
명곡 <화관>
브라티슬라프
부활절 달걀
성자 베스팔루스의 이야기
낙농장 가는 길
모즐바턴의 평화
태링턴을 설복하다
운명의 사냥개들
찬가
셉티머스 브로프의 은밀한 죄
그로비 링턴의 변모

짐승과 초짐승
암늑대
로라
수퇘지
브로그
열린 창문
보물선
거미줄
휴식
가장 냉혹한 타격
허황한 이야기꾼들
샤르츠 메테르클루메 교수법
일곱 번째 암탉
맹점
땅거미
네메시스의 축제
클로비스, 부모의 책임을 논하다
살진 황소
이야기꾼
헛간
모피
박애가와 행복한 고양이
마음에 들면 사세요

평화 장난감
평화 장난감
루이즈

크리스피나 엄벌리의 실종
체르노그라츠의 늑대들
참회
허깨비 점심
엉뚱한 침입자들
메추라기 먹이
마크
고슴도치
황소
몰베라
충격 전술
일곱 개의 크림통
임시 정원

네모난 달걀
연못
달력
숙소 문제
불가피한 희생
헛방놓다
네모난 달걀

옮긴이의 말 – 영국식 유머가 무성한 풍자문학의 밀림
사키 연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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