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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의 숲에서 동양을 만나다 상세페이지

책 소개

<문학의 숲에서 동양을 만나다> 《시경》에서 《홍루몽》까지, 공자에서 이탁오까지
우리를 만든 이야기들, 우리의 정신유전자
3천 년을 이어온 동양의 교양을 읽는다!


우리를 만든 이야기들, 우리의 말과 생각을 만든 이야기들
중국의 문학 고전은 중국만의 것일까? 아니다. 그리스-로마 신화가 그리스와 이탈리아를 넘어 서구인과 세계인의 공통된 문화적, 정신적 자산인 것처럼, 한자문명권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동아시아 세계에서 중국의 고전은 중국을 넘어 동아시아 공통의 문화적 유산이며 전통일 수밖에 없다. 여전히 동양의 라틴어인 한자가 우리 언어의 70퍼센트를 차지하기 때문일 뿐만 아니라, 동양적 인간형과 수많은 이야기의 뿌리가 바로 중국문화 속에 가 닿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늘날에도 중국의 고전은 끊임없이 변주되고 재해석되면서 우리의 심성과 정신문화 속에서 되살아난다.

이 책은 손꼽히는 동양신화 전문가이며 중국문학 연구자인 김선자가 《시경》에서 《홍루몽》까지, 공자에서 이탁오까지 동양의 위대한 사상과 문학 속 옛이야기들을 탐사하며 오늘의 우리를 만든 원형을 탐사하는 새로운 형태의 교양서이다.
2천 년 전에도 ‘이등병의 편지’가 있었고, 민초들은 현실보다 더 극적인 이야기들을 만들어 전했으며, 목숨을 걸고 책을 쓰거나 이상향을 찾아 세상 바깥으로 떠났다. 역사를 배경으로, 그리고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의 마음을 중심으로 엮어내는 이야기들을 읽다 보면 동양 지식인의 전통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사랑과 운명 앞에서 나약하지만 또한 꿋꿋이 삶을 이어왔던 민초들의 삶의 태도가 오늘의 우리에게 어떻게 이어지고 있는지를 이해할 수 있다. 문학의 숲을 가로지르며 만나는 사람과 이야기 속에서 우리는 여태껏 놓치고 살아왔던 우리들의 오래된 이야기, 동양의 영원한 교양을 새롭게 만날 수 있을 것이다.

1. 3천 년의 기시감 _ 어디선가 들어본 듯 낯익은 이야기들
: 오래된 이야기의 숲에서 만난 오늘의 이야기들


“집 떠난 지 수십 년 세월이 흐른 후 고향으로 돌아왔지만 가족이 모두 사라진 집에서 망연자실하게 서 있어야 하는 병사에서부터 시작하여 자신을 알아주는 이를 위해 목숨을 바친 의리의 협객들, 불사의 꿈을 꾸며 어마어마한 무덤을 만든 황제, 사랑의 이름으로 야반도주를 감행한 시인과 그의 연인, 은일을 꿈꾸며 대숲으로 모여들었지만 진정한 은일을 이루지 못했던 지식인들, 재주가 뛰어났으나 자신의 꿈을 펼치지 못하고 스러져가야 했던 봉건시대의 여성들……”
- <프롤로그> 중에서

수천 년 전의 대중가요라고 할 수 있는 민초들의 노래를 살펴보면 오늘을 살고 있는 우리들이 느끼는 희로애락의 감정이 그때와 다르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집 떠나 전장으로 향하는 한나라 판 <이등병의 편지>, 처자식을 먹여 살리기 위해 칼 들고 집을 나서는 가장의 비애가 담긴 <동문을 나서며>는 2천 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까지도 아프게 다가오는 이야기들이다. 고달픈 삶을 버티게 해줬던 사랑 노래도 여전하다. 사랑의 맹세를 담은 <하늘이시여>라는 노래는 2천 년이 지난 오늘도 중국에서는 끊임없이 리메이크되고 있으며(1장 - 그때도 삶은 그러했다), 우리에게 가곡 <동심초>로 익숙한 노랫말은 사실은 당나라 여성 시인 설도의 <봄날의 기다림> 중 제3수를 시인 김억이 번역한 것이다(5장 - 문학살롱의 여주인들). 사마천의 《사기》에 등장하는 영웅군상들의 이야기는 또 어떤가. 그들의 비극적인 이야기 속에서 우리는 동양적 페이소스의 원형을 읽는다.
뿐만 아니다. 영화나 애니메이션 등 가장 현대적인 미디어들의 콘텐츠들조차 사실은 동양의 원형에서 가져온 것들이 많다. 지난해(2009년) 개봉된 영화 <호우시절>의 모티프는 두보의 시 <봄날 밤에 내리는 좋은 비>에서 이미지를 차용한 것이며(8장 - 장안에 봄이 왔네), 디즈니 애니메이션 <뮬란>은 북조의 악부민가 <목란>에서 나왔다는 사실(1장 - 그때도 삶은 그러했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요괴이야기가 실려 있는 《요재지이》는 <천녀유혼> 등 수많은 판타지 영화의 소재가 되어왔다(12장 - 불온한 이야기, 위험한 생각).
저자와 함께 문학의 숲을 산책하며 나무들이 전하는 이야기를 들어보면 ‘수천 년 세월 동안 우리가 들어오고 말해온 동양의 많은 이야기들의 원형이 그 숲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마치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고 말하는 듯, 우리의 상상력이 내달리는 바로 그 숲은 몇천 년간 켜켜이 쌓아온 선인들의 이야기들에 큰 빚을 지고 있다.

2. 고전의 무게에 눌려 있던 ‘사람’의 이야기가 되살아나다.

“문학사와 역사 속에 등장하는 수많은 화석화된 이름들을 ‘사람’으로 되살려내고 싶었다. -<중략>- 굴원이라는 시인을 ‘중국 최초의 시인’이라는 이름으로만 기억되게 하고 싶지 않았다. 그가 왜 죽음을 택할 수밖에 없었는지 그 고뇌를 밝히고 싶었다.”
- <프롤로그> 중에서

공자, 사마천, 굴원, 이탁오……. ‘위대한’, ‘최초의’, ‘이단적’이라는 사상사적, 문학사적 수식어를 걷어내고 그들을 만나면 그 사람들은 무슨 이야기를 들려줄까? 《시경》을 사서삼경의 하나가 아니라 옛사람들의 대중가요가 실린 노래모음집으로 읽으면 우리는 그 속에서 어떤 이야기를 만날 수 있을까?
고전이라는, 사상가라는 무게를 떼고 옛 문학의 숲을 거닐어보자. 저자는 후대 사람들의 여러 평가를 걷어내고 그들의 글에서 진짜 삶을 읽어내려고 했다. 수많은 지식인들의 평가와 해석 속에는 고뇌하고 아파하고 욕망하는 ‘사람’이 없었고, 참된 마음을 헤아려주는 자도 없었다. 이름의 무게 때문에 놓치고 있었던 것은 그 글들과 이야기 속에 담긴 사람의 마음이다.
사마천과 굴원에게는 소유보다는 기억을 소중하게 여기는 노마드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고(1장, 3장), 지식인의 수사 또는 외교의 수사로 쓰이던 《시경》에서는 사랑 때문에 잠 못 이루고 전전반측하는 보통 사람들의 마음을 만날 수가 있다(6장 - 노래의 힘). 양명좌파의 사상가라는 교과서적 지식을 털어버린다면, 자신의 책을 ‘불태워질 책’이라는 뜻의 《분서》라고 이름을 짓고, 76세의 나이에 감옥에서 면도칼로 목을 그어 자살한 이탁오의 고뇌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12장 - 불온한 이야기, 위험한 생각).
수많은 작가들이 가난과 고통을 무릅쓰고 만들어낸 이야기(작품)에는 ‘사람’이 있었다. 고전이라는 무게를 벗어던지고 그들의 삶과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볼 것을 저자는 제안한다. 그러면 ‘최선을 다한다는 것이 무엇이며, 왜 우리는 살아야만 하는 것인지’를 치열하게 삶으로 증명했던 뜨거운 사람들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동양적 영웅의 삶을 느낄 수 있을 거라고 말한다.

3. 역사와 문학의 완벽한 조우 - 교양의 보물 창고를 여는 새로운 방법

연구실에 갇힌 박제된 지식을 여러 독자와 함께 공유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저자가 택한 방법은 역사를 배경으로 문학을 설명하는 것이다.
속세를 떠나 자연에 파묻히려고 했던 죽림칠현, 당대의 역사를 모른다면 그들은 ‘은일’만 꿈꿨던 현실회피형 지식인들의 모습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7장 - 그들이 속세를 떠나고 싶었던 이유). 실크로드를 따라 이방의 문물과 지식이 전해지던 시대를 이해하지 못하면 이백과 두보, 그리고 당나라의 숱한 이별시들이 어떻게 잉태될 수 있는지 이해하기 어려울 것이다(8장 - 장안에 봄이 왔네). 이탁오와 김성탄, 양명좌파들이 개인의 자유와 욕망에 긍정적 가치를 부여했던 그때, 우리가 중국 소설의 원형이라고 부르는 4대 기서(삼국지, 수호전, 서유기, 금병매)가 등장했다(12장 - 불온한 이야기, 위험한 생각)는 것 역시 역사적 필연이다.
이야기를 만드는 것은 시대다. 이야기는 시공간의 장벽을 뛰어넘기도 하지만 특정한 시공간 안에서 잉태되는 것이기도 하다. 이 책은 역사를 배경으로, 그리고 사람을 중심으로 문학을 설명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어 중국문학에 대해 문외한인 독자라도 쉽게 읽을 수 있다. 교과서 속에 박제된 고전이나 문학이 아닌, 생생하게 살아 숨 쉬는 선인들의 치열한 삶과 운명을 통해 작품들을 읽다 보면 그것들이 오랫동안 사랑받았던 이유와 가치를 온전하게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중국과 동양의 역사와 문학, 인물들에 대한 수많은 상식과 교양은 저절로 따라오는 덤이다.
교과서 속에서 말라버린 이야기들의 참맛을 느끼고 싶은 사람, 여전히 우리를 둘러싸고 새롭게 탄생하는 동양적 컬처 코드의 원형을 알고 싶은 사람이라면 반드시 읽어보아야 할 새로운 문화교양서다.


저자 프로필

김선자

  • 국적 대한민국
  • 학력 연세대학교 대학원 박사
    국립대만대학교 대학원 석사
    연세대학교 중어중문학과 학사
  • 수상 아시아태평양출판협회 출판상 명예회장상

2015.01.21. 업데이트 작가 프로필 수정 요청


저자 소개

저자 - 김선자
저자 김선자는 한국의 대표적인 동양신화전문가이다. 연세대학교 중어중문학과를 졸업하고 국립대만대학교에서 석사학위를, 연세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연세대학교에서 동아시아 신화와 중국의 인문지리에 관해 강의를 하고 있다. 오늘을 사는 우리의 마음과 정신을 만든 것의 8할은 옛사람들의 글과 이야기 속에 있다고 믿고 있으며, 동양의 고전 속에 깃든 아름다운 힘을 현재에 되살릴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대표적 저서로는 《김선자의 중국신화 이야기》(전 2권), 《황제신화》, 《중국 변형 신화의 세계》, 《중국 소수민족 신화기행》 등이 있으며, 역서로는 위안커의 《중국신화사》(상·하), 《중국신화전설》등이 있다.

목차

프롤로그 '사람'이 있는 한, 이야기는 흐르고 기억은 존재한다

1장 그때도 삶은 그러했다
- 2천 년 전의 대중가요 악부민가

민중의 '영웅'인가 나라의 '역적'인가? / 한漢나라판 <이등병의 편지> / 조조의 애끓는 백성 사랑, <죽은 영혼들의 노래> / 2천 년을 이어온 사랑의 노래 / 민중의 힘, 여유와 해학 / 이팔청춘, 아름다운 나부 / 이루지 못한 사랑, 연리지로 태어나다 / 목란, 뮬란 그리고 캔디

2장 이 죽일 놈의 사랑
- 맹강녀의 눈물, 탁문군의 웃음

진시황의 아킬레스건 / 눈물로 만리장성을 무너뜨리다 / <패왕별희>, 그리운 항우 / 유쾌한 사랑인가, 거짓된 사랑인가 / 황제를 위하여, <자허부>와 <상림부>

3장 지식인의 분노란 어떠해야 하는가
- 죽음을 극복한 아픔에서 태어난 역사서 [사기]

길은 사람을 키운다 / 아버지의 이름으로 / 분노의 책 / [사기]의 이단아들 / 얼음과 불-반고와 사마천

4장 고대의 지혜로운 스승들
- 창고지기 공자, 짚신 장수 장자

책벌레 공자, 위대한 스승이 되다 / 공자와 그의 제자들 / 언론의 힘, 춘추직필 / [논어], 사람을 말하다 / 자유로운 짚신 장수, 장자 / 지혜로운 이야기 / "문자는 말을 다 담지 못한다" / [장자]의 나비, 현대인의 가슴으로 들어오다

5장 문학 살롱의 여주인들
- 비단 부채에 가려진 여인들의 눈물과 한숨

궁중 암투의 패배자 / 진실한 문장은 외로운 등불 아래에서 나오는 것 / 딸들에게 보내는 글 / 삭막한 바람 속에서 부르는 가슴 아픈 노래 / 꽃잎은 하염없이 바람에 지고 / 천재 여류시인의 비극

6장 노래의 힘
- 교양 필독서 [서경], 굴원의 노래 [초사]

요조숙녀를 사랑한 노래가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 / [시경]을 알아야 지식인 / 외교적 화법의 수단 / 저항 정신의 상징, 굴원 / 충신의 조건 / 환상문학의 시조 / 영혼의 자유

7장 그들이 속세를 떠나고 싶었던 이유
- 대나무 숲 일곱 현자와 복사꽃 마을의 도연명

대숲의 현자들 / 도연명이 꿈꾸던 그곳, 복사꽃 흩날리는 마을 / 대숲 사람들의 맏형, 산도 / <광릉산> 곡조 속에 혜강은 떠나가고 / 완전, 문턱에 서 있던 경계인 / 유령과 완함, 술과 함께한 삶

8장 장안에 봄이 왔네
- 당나라의 시인들, 시대를 넘어 마음을 움직이다

버드나무 휘날리는 장안의 봄날 / 하늘에서 비익조 되고, 땅에서 연리지 되기를 / 이백의 웃음 / 두보의 눈물

9장 영웅의 탄생
- 영웅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민족 영웅' 악비 / 농민군의 영웅, 명나라를 몰락시키다 / 나라를 망친 미인은 없다 / 환관 정화, 대양을 항해하다 / 중국 최초의 CEO

10장 도시의 기억은 사라지지 않는다
- 포청천에서 구양수까지 개봉開封을 수놓은 위대한 이야기

'철면무사' 포청천, 개봉을 사로잡다 / <청명상하도>의 비밀 / 소동파, 적벽을 노래하다 / 유명한 맞수, 사마광과 왕안석

11장 초원과 사막에서 불어오는 바람
- 유목민들, 대륙을 뒤흔들다

양가장의 여인들 / 사라진 제국 / 흑장군의 눈물 / 쿠빌라이 대카안의 도시 / 대도, 연극의 중심이 되다

12장 불온한 이야기, 위험한 생각
- 이탁오의 [분서], 환상문학의 보고 [요재지이]

이탁오, 경계를 넘나든 자유인 / 소설의 시대가 시작되다 /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요괴들 / 지식인의 위선을 까발리다 / 붉은 누각의 꿈같은 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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