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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과 사상 2014년 10월호 (월간) 상세페이지

잡지 문학/교양

인물과 사상 2014년 10월호 (월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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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과 사상 2014년 10월호 (월간) 표지 이미지

인물과 사상 2014년 10월호 (월간)작품 소개

<인물과 사상 2014년 10월호 (월간)> 불평등 대한민국에 경종을 울리다

인터뷰: 정태인(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 원장)
정태인은 토마 피케티 논쟁이 한국에서도 확산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피케티는 [21세기 자본]에서 계층 간 소득 불균형이 심화되는 걸 막지 못하면 자본주의가 파국에 이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사실 정태인도 진작에 피케티와 동일한 문제의식을 가졌다. 다만 피케티가 경제가 성장하면 소득 격차도 줄어든다는 주류 경제학의 논리를 붕괴시키는 데 주력했다면 정태인은 대안 모델을 제시하는 데 집중했다. 피케티가 순수한 경제학자라면 정태인은 경제학자 출신 정책 전문가다. 지금도 진보적 경제 정책을 구체화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주류 관료들한테 둘러싸인 청와대의 소수 진보 경제학자들이 얼마나 무기력해질 수 있는지 경험했기 때문이다. 다음번 진보 정부가 참여정부의 실패를 답습하지 않으려면 오랜 집권 준비 과정이 필요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피케티 논쟁은 불평등 대한민국을 향한 경종이다. 정태인이 논쟁의 맨 앞에 서 있다.
서울대학교 경제학과와 대학원에서 공부했다. 2001년 11월 대선 출마를 선언한 노무현 후보의 경제정책 자문을 맡으면서 참여정부와 처음 인연을 맺었다. 참여정부에서 청와대 국민경제비서관과 대통령 직속 동북아경제중심추진위원회 기조실장으로 일했다. 이정우 청와대 정책기획위원장, 이동걸 금융감독위원회 부위원장과 함께 참여정부 경제개혁 3인방으로 불렸다. 국민경제자문위원회 사무차장을 맡고 있던 2005년 5월 서울 행당동 개발 사업 논란에 휘말리자 문정인 동북아시대위원장과 함께 사표를 내고 청와대를 떠났다. 2005년 7월 이정우 위원장마저 사표를 내면서 참여정부 경제개혁 3인방이 모두 물러나게 되었다. 2006년 2월 한미FTA협상이 재개되자 앞장서서 FTA의 부당성을 비판했다. 참여정부의 핵심 인사가 참여정부의 통상 협상을 비판하면서 화제를 모았다. 한미FTA저지범국민운동본부 본부장이다. 2008년 진보신당 창당 과정에 참여했다. 현재 성공회대학교 겸임교수다. 2011년부터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이하 새사연) 원장을 맡고 있다. 2011년 [착한 것이 살아남는 경제의 숨겨진 법칙]을 썼다. 2012년 새사연과 함께 [리셋 코리아]를 썼다.

자본주의의 파국을 볼 것인가?

토마 피케티의 [21세기 자본]이 세계 경제계를 강타하고 있다. 출간 전부터 한국 사회에 ‘피케티 논쟁’이 일어날 만큼 이 프랑스 경제학자에 대한 관심이 폭발했다. 토마 피케티가 [21세기 자본]에서 말한 핵심 개념은 노동 소득의 증가 속도는 자본 소득의 증가 속도를 따라 잡을 수 없기 때문에 계층간 소득 불평등이 지속적으로 확대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자본 소유자인 최상위층에 부가 집중되어 빈부 격차는 더욱더 심화된다. 피케티는 높은 누진 소득세를 모든 국가가 동일하게 매기는 ‘세계 자본세’를 도입해서 국경을 초월해 불평등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국은 세계 어느 나라보다 불평등 정도가 매우 심각한 수준이다. 자본 소득과 노동 소득의 비율을 뜻하는 β값이 7.5 정도다. 불평등 정도가 이미 도금 시대를 능가한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이 β값의 증가 속도가 가장 빠르다.
박근혜 정부의 규제 완화 정책은 경제민주화는 끝났다는 선언과도 같다. 규제 완화를 매우 빠른 속도로 진행시키고 있는데, 성장률은 단기간엔 조금 오를지 모르지만 빈부 격차는 훨씬 악화될 것이다.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꺼내든 카드도 ‘규제 완화’다. 그는 “가계소득의 증대가 성장의 기본이고 이것이야말로 기존 정책의 대전환”이라며 호들갑을 떨었지만, 박근혜 정부의 경제 정책은 소득 주도 성장이 아니라 바로 ‘부채 주도 성장’이다. 부채 주도 성장을 가계 소득 성장으로 포장해놓은 것이다. 이런 경제 정책은 더 큰 후유증을 남길 뿐만 아니라 β값이 지금보다도 커지고 양극화가 확대되면서 경제 성장률이 침체되는 쪽으로 갈 수도 있다. 정태인 원장은 지금이 분배 문제를 진지하게 논의할 수 있는 기회라고 말한다. 한국의 가계 부채가 늘어나는 속도가 소득이 증가하는 속도의 2배라며, 박근혜 정부 임기 안에 급격한 불황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강준만의 이론으로 보는 세상
왜 ‘우연한 발견의 즐거움’을 둘러싼 논쟁이 뜨거운가? 이른바 ‘세렌디피티의 법칙’ 논쟁으로 명명되는 이 이론은 디지털 시대를 맞아 우연한 연결의 힘을 묘사하는 단어로 각광을 받는다. 세렌디피티는 “뜻밖의 발견, 의도하지 않은 발견, 운 좋게 발견한 것”을 뜻한다. 1901년 노벨물리학상을 받은 독일 물리학자 빌헬름 콘라드 뢴트겐이 발견한 X선, 건초열성 알러지를 위해 항히스타민제를 개발하다가 발견한 오가논사의 항우울제인 통본, 옥스퍼드대학 하워드 플로리가 발견한 페니실린 곰팡이, 발기부전 치료제인 비아그라도 모두 세렌디피티다.
그러나 미국 저널리스트 월리엄 매킨은 “무언가를 찾고, 찾아낸 것에 놀라는 일은 인생에서 누릴 수 있는 큰 즐거움 중 하나였다. 그러나 그런 즐거움을 주는 소프트웨어는 아직 존재하지 않는다”며 반론을 폈다. 일본 저널리스트 모리 겐도 인터넷은 사용자의 선택에 따라 정보가 제공되기 때문에 예기치 않은 발견이나 새로운 것을 만나지 못한다고 말한다. 즉 세렌디피티의 상실을 초래한다고 주장한다. [뉴욕타임스] 편집자 데이먼 달린도 “디지털 시대가 뜻밖의 발견을 근절시키고 있다”고 불평을 토로했다. 트위터나 페이스북의 정보들은 모두 “집단적 사고다. 우리가 알아야 하는 모든 것이 걸러지고 점검받은 상태로 온다. 우리는 다른 사람들이 이미 알고 있는 것을 찾아낸다. 대개는 우리와 동일한 취향을 갖고 있기 때문에 우리가 선택한 사람들로부터 온다”며 뜻밖의 발견이 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이철희의 트루 폴리틱스 : 진보가 이기려면
도대체 새정치민주연합이 왜 이러는가? 갈수록 태산이다. 6?4 지방선거와 7?30 재보선에서 참패한 것도 모자라, 비대위원장 선출에서도 당내 진흙탕 싸움으로 눈을 뜨고 볼 수 없는 지경이다. 공동비대위원장으로 영입하려던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와 안경환 서울대 명예교수의 투톱 구상이 좌초되었다. 박영선 원내대표의 리더십에 상처를 남겼다. 당내에서 박영선 원내대표의 사퇴와 탈당설이 수면 위로 떠오른가 하면, 분당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한 의원은 “정당 구실 못하는 새정치, 빨리 해체해야” 한다며 당을 비판하고 나섰다. 한마디로 유례없는 내홍을 겪으며 난파 직전의 상황에 몰렸다. ‘집단 멘붕’에 빠질 수밖에 없다.
지금 대한민국 진보는 넉다운되었다. 갈 길을 찾지 못해 우왕좌왕, 진퇴양난의 상황에 빠진 것이다. 진보 세력이 가장 잘 나가던 시절은 2010년 6월의 지방선거부터 2011년 10월의 재·보궐 선거 때였다. 2010년 지방선거는 천안함 사태를 활용한 안보 담론 대 무상급식의 복지 담론이 맞붙은 선거였다. 결과는 복지 담론의 승리였다.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박원순 후보가 승리한 것도 복지 프레임으로 전략적 이니셔티브를 발휘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진보의 정치 프레임이 달라졌기 때문에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었다. 그후 진보 세력은 ‘쉽고 간명한’ 복지 쟁점을 만들어냄으로써 복지 프레임을 계속 강화시켜 나가지 않았다. 새누리당이 비상대책위원회를 출범시키면서 등장한 박근혜 체제가 반복지에서 친복지 스탠스로 전환한 것과 대비된다.
진보는 고정 지지층이 협소하고, 잠재적 지지층은 흩어져 있다. 진보가 비보수나 반보수를 결집시킬 계기를 찾지 못하면 언제나 열세에 처할 수밖에 없다. 문제는 이들이 보수의 잘못 때문에 자동적으로 결집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이들은 분명한 차별성과 신뢰성이 담보되지 않으면 쉽사리 마음을 주지 않는다. 보수와 다른 차별적 대안을 선명하게 제시해야 하며, 그 대안을 믿을 수 있게 하는 인물과 행태를 보여주어야 한다. 사실 조직 역량에서 진보가 보수를 능가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게 바로 정당이다. 그렇다면 제대로 된 정당을 만들고, 그 안에서 치열한 경쟁을 통해 좋은 정치인과 강한 후보가 나올 수 있어야 한다. 진보가 이기는 길은 좋은 정당 만들기가 그 시작이다.

김종대의 안보 설명서 : 왜 군대는 괴물이 되는가?
최근 군대 내 폭력이 확산되자 국방부는 대규모 정신의학자를 투입하고 있다. 또한 관심사병으로 불리는 심신박약자를 수용하기 위한 수용소의 출현이 예고되고 있다. 그러나 이 과정은 폭력적이다. 군대의 구조적 폭력은 집단이 소수를 처벌하면서 발생하는 일종의 왕따 놀이다. 관심사병을 포용하지 않고 배제하는 것은 폭력의 연장선일 뿐이다. 약한 개인을 처벌함으로써 공동체 정화 작용을 했다고 생각하고, 이를 통해 타인에게 권력을 행사하려는 ‘강자의 전능감’도 확보하려는 것이다. 군대는 신성한 국가 권위의 표상으로서 ‘하늘이 내려준 집단’이고 시민사회의 영역을 초월해서 특수한 ‘성스러운 집단’이다. 이런 인식과 사고가 확장되면 ‘윤 일병이 무언가 맞을 짓을 했을 것’이라는 추론으로 이어진다. 급기야 군 인권 교육을 하던 육군의 한 병원장은 “사회 불순 세력이 군을 매도하고 있다”라며 노골적으로 반인권적 교육을 부대원에게 실시했다.
1970년 일본 사회에 정신병자를 수용하는 위생법이 제정되었다. 국가, 학교, 가족, 군대라는 집단은 신성하기 때문에 이를 더럽히는 이방인은 배제되어야 하고, 이들을 수용하는 별도의 공간이 생겨나야 했기 때문이다. 더러운 이방인은 예전에 우리 곁에 있었던 사람들인데, 어느새 공동체의 청결함을 유지하기 위해 분리되고 제거된 것이다. 그러자 일본 사회에 이지메가 증가했다. 학교나 군대 같은 폐쇄된 공간에서 왜 인간이 동료에게 가학적인 공격 성향을 드러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처럼 우리의 군대가 ‘괴물’이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청소년 권리장전 : 교복, 차별을 입다
이번 호부터 문화평론가 박민영의 [청소년 권리장전]이 새롭게 연재된다. 우리는 청소년기를 거쳐왔으므로 누구나 청소년을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획일적 문화 아래서 그 시기를 거친 만큼, 청소년에 대한 고정관념 또한 뿌리 깊다고 할 수 있다. 박민영은 ‘한국 사회의 청소년이 처한 현실과 그 해결을 위한 사회적 지향’에 대한 주제를 담아낼 것이다. 첫 번째로 교복에 대해 말한다.
교복은 청소년을 아무런 죄 없이도 사회 전체에서 ‘보호관찰’ 당하는 대상으로 만든다. 교복이 청소년들을 통제하는 수단이 된 것이다. 교복을 입히는 것은 공부에 도움이 되어서가 아니라 학교 내 권위와 관료주의에 순종하도록 만들기 위해서다. 지배적인 사회구조를 유지?강화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사회적 권위와 관료주의에 순종적인 인간을 양성하는 것이다. 교복은 옷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개성적인 생각과 발상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학생들은 매일 아침 똑같은 옷을 입고 학교에 간다. 선생님들은 학생들을 똑같은 정신을 가진 사람으로 만들기 위해 교과서를 외우게 한다. 그래서 학교는 감옥이다. 그것도 일정한 연령대가 되었다는 이유만으로 모조리 잡아가두는 이상한 감옥.
교복을 옹호하는 논리 중 하나는 ‘교복이 빈부 격차에 따른 위화감을 줄여준다’는 것이다. 이 논리는 교복 값이 비싸지 않던 시절에는 일리가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교복이 오히려 빈부 격차를 확인시켜주는 수단이다. 교복은 결코 평등의 수단이 아니다. 학생과 교사들은 교복만 봐도 ‘있는 집 아이’인지, ‘없는 집 아이’인지를 안다. 이로 인해 중소기업의 교복을 입은 학생, 교복을 물려 입은 학생은 자존심에 상처를 입는다. 또한 청소년들이 교복에 많은 신경을 쓰는 것은 단지 ‘멋’이나 ‘유행’ 때문이 아니다. 그것은 ‘또래 집단에서 소외되는 것에 대한 공포’ 때문이다.

주요 내용

명랑 독서
서민의 [명랑 독서]에서는 ‘좌파의 앞날을 예언’하고 있는 듯한 필립 로스의 소설 [유령 퇴장]을 살펴본다. 소설은 산에서 글만 쓰던 발기부전까지 걸린 71세의 소설가가 뉴욕으로 내려와 30세 유부녀에게 끌린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데 그 비유가 심상치 않다. “이 나라는 정말 거꾸로 가고 있어. 사람들은 너무 쉽게 속아 넘어가.” 좌파 글쟁이가 우리나라의 현실을 성토하는 것 같다. 또한 발기도 안 되는 노인이 왜 여자에게 집적대는 걸까? 발기부전은 영영 집권이 불가능해진 좌파를, 유부녀는 새누리당과 결혼한 우리나라 유권자들을 상징하는 것은 아닐까? 결국 노인은 뉴욕을 떠나 산속으로 돌아가려고 결심하는데, 이는 한국 좌파들에게 “정치판을 떠나라”라는 메시지를 던지는 것 같다.

박홍규의 인문 이야기
박홍규의 [그리스의 문학과 신화]에서는 폭력과 전쟁을 미화한 그리스 문학은 결코 고전이 아니라고 비판한다. 고전은 오랜 세월을 뛰어넘어 영원한 생명을 유지해오는 작품을 말한다. 그런데 우리는 그리스 문학을 인류의 고전이라고 숭상하고, 세계문학전집의 맨 처음에 놓는다. 그것은 헛된 권위로 거짓 가치를 장식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모든 신화가 그렇듯이 그리스신화가 그리스 문학과 서양 문학의 기원이기는 하지만 세계문학의 기원이라고 할 수는 없다. 세계문학의 기원이 신화라면 세계의 모든 신화가 해당되어야지 그리스신화에만 해당될 수도 없다. 그러니 새뮤얼 존슨의 “그리스는 지식의 샘이고 로마는 우아의 샘”이라는 말이나, 괴테의 “모든 민족 중에서 그리스인이 삶의 꿈을 가장 아름답게 꾸었다”고 한 말은 공허하다.

인물 FOCUS
김환표의 [지미 웨일스: 위키피디아로 ‘지식의 민주화’를 구현하다]에서는 ‘누구나 편집할 수 있고, 모든 것이 투명하다’는 ‘위키피디아 혁명’을 일으킨 지미 웨일스를 조명한다. 위키피디아는 출범 10주년을 맞은 2011년 350만 개 이상의 항목이 올라와 있으며 한국어판을 비롯해 278개 언어판 위키피디아가 운용되고 있다. 100만 개 이상의 항목을 포함한 위키피디아는 3개(영어·프랑스어·독어판)에 달하며, 10만 개 이상의 항목을 포함한 위키피디아도 35개에 이른다. 이처럼 위키피디아의 성장 속도가 경이적인 것은 네티즌들이 사전 내용을 작성할 수 있고, 다른 네티즌들이 올린 글 중에서 틀렸다고 생각하는 내용을 직접 편집해 바로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지미 웨일스는 위키피디아를 오픈 인터넷과 집단지성의 힘을 대표하는 매체로 만들어놓았다.

유대인의 초상
함규진의 [지그문트 바우만: 21세기의 예레미야]는 21세기 슬픈 예언자 지그문트 바우만을 조명한다. 유대 예언자 예레미야는 “차라리 내 예언이 틀렸더라면! 내가 돌팔이 예언자로 밝혀지는 것이 전부였더라면!”이라고 말했는데, 바우만은 그의 저작인 ‘액체 시리즈([액체 근대], [유동하는 공포] 등)’를 발표하며 현대사회의 치부를 까발리고, 그 지속 불가능성을 단호히 예언했다. ‘액체 근대’ 사회에서 사람들은 공동체를 잃은 개인으로 불안 가득한 자유를 누리며 지속가능하지 않은 경쟁에 무한히 내몰리며 살아야 한다. 경제 역시 유동적으로 바뀌었다. 바우만의 분석은 우리가 일상에서 목도하는 현실에 근거한다. 그 이론의 상당 부분이 사태의 피상에 국한한 분석이라는 비판도 있지만, 오늘날 그가 지적하는 문제점이 상존한다는 점에서 그 존재 의의는 충분하다.

여러 가지 경제사상
원용찬의 [토마 피케티의 [21세기 자본] ②, 베블런으로 읽어보기]에서는 지난호에 이어 프랑스 경제학자 토마 피케티의 [21세기 자본]을 살펴본다. 피케티와 베블런은 과거의 무게가 점차 커져서 현재를 질식시켜가는 자본 스톡의 약탈과 미래의 암울한 상황을 똑같이 예견했다. 과거의 뱀파이어가 끊임없이 덩치를 키우도록 방치하면 현재는 좀비가 되어버리고 미래는 더욱 피폐해질 뿐이다. 과거는 현재를 살아가는 모든 구성원이 공동으로 쌓은 자산이기 때문에 소수에 집중되지 않고 모든 사회 구성원이 골고루 향유할 수 있어야 한다. 과거의 둑에 갇힌 저수지를 현재의 통로로 과감히 흘려보내는 혁신적 분배 정책이 끊임없이 경주되지 않으면 과거가 짓누르는 암울한 미래를 탈출할 수 없다. 개인소득세의 최고세율을 80퍼센트에 달하도록 설계하는 ‘글로벌 부유세’를 부과하고, 상속세와 증여세를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올 수밖에 없는 이유다.

정길화 PD의 라틴아메리카 이슈 기행
정길화의 [콜롬비아 커피가 몰려온다? : 남미 커피 산업의 명과 암]에서는 품질 면에서 세계 최고인 콜롬비아 커피에 대해 알아본다. 콜롬비아 커피는 특별한 지형과 날씨 때문에 세계 최고의 품질을 자랑한다. 과일의 좋은 산미와 단맛, 휼륭한 균형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도 받는다. 콜롬비아 사람들에게 커피를 마시지 못하는 하루는 상상이 되지 않는다. 콜롬비아 사람들이 살아가는 중심에는 항상 커피와 커피농들이 존재한다. 그런데 커피의 생산과 유통 구조는 신자유주의적 세계 질서에 편입되었다. 커피 농사가 잘되어도 생산 비용의 40퍼센트 정도밖에 보전할 수 없는 악순환이 거듭된다. 또한 자국의 생산량 대비 수출량만 90퍼센트가 넘는 콜롬비아의 높은 해외 의존도는 해결해야 할 과제다.

뒤집어 읽는 심리학
김병수의 [터치는 이성보다 강하다]에서는 터치의 힘이 우리가 예상하는 것보다 감정과 판단, 행동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본다. 촉각은 우리가 태어나서 처음으로 습득하는 감각이기도 하지만, 인간이 가장 먼저 배우는 언어이기도 하다. 엄마와 아이 사이에 촉각은 생존을 보장받기 위한 필수적인 의사소통 기관이기도 하다. 촉감은 말보다 신뢰할 수 있는 언어다. 촉각을 활용하면 다른 사람의 감정에 강한 영향을 줄 수 있다. 터치를 잘 활용하면 상대가 자신의 부탁을 호의적으로 받아들일 가능성도 높일 수 있다. 서로에게 “소통되지 않는다”라고 고함을 질러대는 세상에서는 터치가 필요할지도 모른다. 말로 진심을 전달하기 힘들고, 말로 진의를 왜곡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면 터치가 정확하게 의사를 전달해줄 수 있지 않을까?


이 책의 시리즈

시리즈의 신간이 출간되면 설정하신 방법으로 알려드립니다.



목차

사진으로 읽는 세상 | 이태준

명랑 독서
좌파의 앞날을 예언하다 | 서민

생각의 갤러리
절규하라, 애도하라 | 에드바르 뭉크 - 영혼의 시

인터뷰: 정태인(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 원장)
불평등 대한민국에 경종을 울리다 | 신기주

강준만의 이론으로 보는 세상
왜 유명 관광지나 버스 터미널 앞의 음식점은 맛이 없을까?: 레몬시장 이론
왜 기업들은 1초에 1억 5,000만 원 하는 광고를 못해 안달하는가?: 신호 이론
왜 날이 갈수록 ‘~처럼’이라고 말하는 게 위험해지나?: 유추의 오류
왜 ‘우연한 발견의 즐거움’을 둘러싼 논쟁이 뜨거운가?: 세렌디피티 | 강준만

박홍규의 인문 이야기
그리스 문학과 신화 | 박홍규

인물 FOCUS
지미 웨일스: 위키피디아로 ‘지식의 민주화’를 구현하다 | 김환표

김종대의 안보 설명서
왜 군대는 괴물이 되는가? | 김종대

이철희의 트루 폴리틱스
진보가 이기려면 | 이철희

유대인의 초상
지그문트 바우만: 21세기의 예레미야 | 함규진

여러 가지 경제사상
토마 피케티의 『21세기 자본』, 베블런으로 읽어보기 ②: 미래를 짓누르는 과거의 무게 | 원용찬

청소년 권리장전
교복, 차별을 입다 | 박민영

정길화 PD의 라틴아메리카 이슈 기행
콜롬비아 커피가 몰려온다?: 남미 커피 산업의 명과 암 | 정길화

뒤집어 읽는 심리학
터치는 이성보다 강하다 | 김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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