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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진 시절 상세페이지

소설 한국소설

천진 시절

소장종이책 정가14,000
전자책 정가30%9,800
판매가9,800
천진 시절 표지 이미지

천진 시절작품 소개

<천진 시절> “나는 그곳을 생각보다 쉽게 사랑할 것 같다는 예감이 들었다.”
열정의 시절을 통과하는 청춘들, 그 사랑을 향한 예의

다양한 인간 군상의 일상과 그들이 만들어내는 시대상을 빼어난 통찰과 흥미로운 서사로 담아내는 금희 작가의 첫번째 장편소설 『천진 시절』이 출간되었다. 최근 창비가 새롭게 선보인 젊은 경장편 시리즈 ‘소설Q’의 신작이다.
중국 길림성 출신으로 2007년 『연변문학』에서 주관하는 윤동주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며 활동을 시작한 금희 작가는 『창작과비평』 2014년 봄호에 조선족 사회의 탈북 여성 이야기를 다룬 단편 「옥화」를 발표하며 한국 문단에 처음 자신의 이름을 각인시켰다. 그리고 이듬해 출간한 소설집 『세상에 없는 나의 집』이 2016년 신동엽문학상 수상작으로 선정될 정도로 단숨에 작품성을 인정받으며 주목받았다.
“자본주의 세계체제로서의 근대라는 폭넓은 범주 속에서 사람들의 다양한 욕망을 형상화”한 작가, “생존을 위한 절박한 선택을 포함하여 ‘더 잘살기 위해서’ 여러 나라를 가로지르는 자발적인 이동의 삶”을 포착하는 작가라는 평가(백지연)에 걸맞게 『천진 시절』 역시 생존과 꿈, 그리고 욕망을 주된 주제로 삼아 너른 시공간을 종횡무진하며 활달한 에너지를 뿜어낸다.


생동하는 시공간, 먼 곳에서 전해지는 보편
한국문학의 외연을 넓히는 강렬한 개성

중국 동북 지방 출신으로 한국에서 만난 남편과 살림을 꾸린 주인공 ‘상아’는 남동생의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상해를 찾았다가 뜻밖에도 20년 전 가깝게 지낸 정숙 언니로부터 만나자는 연락을 받는다. 질풍노도의 시기였던 지난날을 묻어둔 채 평범하게 살고 있던 상아는 정숙 언니의 연락을 계기로 그 열정의 시기, 꿈과 포부로 가득해 대도시 천진으로 올라왔던 1998년의 한 시절을 돌이켜보게 된다.
상아는 어릴 적 동창 ‘무군’을 고향 마을에서 재회한 뒤 부지불식간에 그와 약혼 관계에까지 이른다. 그것은 일자리를 찾아 무군과 함께 천진으로 향하게 된 상아가 어쩔 수 없이 감당하게 된 선택이기도 하다. 상아는 ‘회사’라는 곳에 발을 디딘 기대감으로 무군과의 생활에 익숙해지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이것이 사랑일까’를 계속해서 자문한다. 일상의 작은 행복을 알아가면서도 그보다 더 크게 다가드는 ‘더 나은 삶’에 대한 갈망은 상아의 존재를 점차 뒤흔든다.
작품은 중년에 이르러 삶의 관조를 얻게 된 현재의 상아와 대도시에서의 안락한 생활을 동경하게 되면서 진정한 사랑과 행복이 무엇인지 그 답이 보이지 않는 고민에 좌충우돌하는 청춘의 상아를 계속해서 교차해 보여주면서 흥미를 자아낸다. 작품의 제목이기도 한 ‘천진 시절’은 말 그대로 천진(天津)이라는 공간에서 보낸 한때를 가리키는 동시에 노동과 돈을 둘러싼 애환을 절감하고, 사랑의 의미 혹은 효능에 대해 고뇌하면서 통과하게 되는 보편적인 청춘의 시절을 상징하는 표현이기도 하다.
이 과정에서 1998년 무렵의 천진이라는 시공간은 단순한 배경을 넘어 소설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1990년대 개혁개방시대를 맞이한 중국의 당시 생활상, 그리고 그 속에서 고유한 정체성을 유지해가는 조선족 청년들의 모습이 핍진하게 그려진다. 우리 소설에서는 보기 드물었던 장면인바, 그 자체로 흥미롭고 귀한 대목이 아닐 수 없다. 그 속에서 상아에게 크고 작은 영향을 끼치는 인물들의 다양한 개성 또한 유별나다.
그런가 하면 문화혁명기부터 개혁개방 시기를 맞이하기까지 상아가 나고 자란 중국 동북부 ‘남산촌’의 풍경은 우리에게도 공감될 고풍스러움을 간직한 동시에 중국 특유의 정취를 뿜어냄으로써 대도시 천진의 이야기와는 전혀 다른 흥미를 선사한다. 요컨대 이 소설은 중국에 앞서 급격한 산업화를 경험한 우리에게 익숙함과 신선함을 함께 느끼게 해준다.

돌아서서 사람들의 머리 위로 높이 솟은 ‘천진역’이란 글자를 올려다본다. 로켓 모양의 짧은 원기둥 사면으로 까만색 시계가 붙어 있는 조형물이었다. 마중을 나온 무군의 큰누나는 두 사람을 이끌고 천진역 광장에 있는 영안백화점 안으로 질러간다. 낮은 천장, 우아하고 여성스러운 정장을 입은 마네킹들, 은은한 음악이 흐르는 편안한 분위기…… 무군의 누나를 따라 영안백화점 뒷문을 빠져나올 때 나는 내가 그곳을 생각보다 쉽게 사랑할 것 같다는 예감이 들었다. (83면)

“한번도 사랑을 해본 적이 없었지만, 나는 이제 안다.”
사랑의 의미를 묻는 이들, 시대와 역사의 표정을 닮다

일상에 안주하며 누리는 소박한 행복에 만족하지 못한 채 고뇌하던 상아는 끝내 어떤 결단을 내린다. 그로부터 20여년, 상아는 가슴속에 묻어두었던 천진 시절을 다시 꺼내게 만든 정숙과 재회한다. 상아에게 그 시절은 어떤 의미였을까. 그는 묻는다. “만약이라는 게 없다는 거 아는데, 그래도 다시 한번 그 시간이 주어진다면 어떨 것 같아요?”(175면)
“미래를 향해 흐르는 삶의 물결에서 봉인된 과거의 기억이 불현듯 떠오를 수밖에 없는 것이 우리의 인생이라는 걸”(한영인 해설) 이 소설은 말해준다. 시대 현실과 인물들이 함께 호흡하는 가운데 사랑과 인생을 강물 같은 이야기로 풀어낸 『천진 시절』은 격동하는 청춘의 시절을 담아낸 또 하나의 아름답고 깊이 있는 이야기로 남을 것이다.

그토록 붐비는 광장에서 나의 귓가에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누군가의 심장이 툭툭 뛰고 있다는 것만 느껴졌다. 그것은 끝난 사랑에 예의를 표하는 진실한 고백이었다. 한번도 사랑을 해본 적이 없었지만, 나는 이제 안다. (191면)


출판사 서평

작가의 말

허황한 야망으로 가득 찬, 인과와 맥락과 가치 순위가 뒤바뀐, 하나 마나 아무 쓸모에 없는…… 그런 말. 내가 사는 고장의 현실도 이런 ‘말’들의 세상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말’은 어느 때보다 더 현란하고 복잡하고 알차게 진화하는 것 같지만 그것으로 사람의 진정을 나타내기는 왜 이렇게 어려워진 건가.
한동안 책을 놓고 삶에만 열중했다. 삶이라면 좀더 진실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에서였다. 그것도 녹록지 않은 일이었다. 사실은 그게 가장 어려웠다. 자신에게 주어진 삶을 그것답게 살아내지 못하는 탓에 모든 게 혼란스럽고 뒤바뀌고 희미하게 변해버린 것이다. 다시 나의 ‘말’을 본다. 나는 대체 얼마나 그 앞에서 당당할 수 있을까. 나의 ‘말’의 이유와 그것이 실제로 닿는 물리적 현실에 대해 얼마나 확실히 알고 있었던가. (일부 발췌)


책 속에서

정숙과의 만남이 있기 전의 이틀, 그리고 그 뒤의 하루 동안 나는 까맣게 잊고 살았던 한 시절—1998년의 천진(天津), 무슬림들이 많이 모여 살던 북진구, ‘대외로는 개방하고 대내로는 개혁하자’는 등(등소평)의 이념이 유례없이 뜨겁고 처절한 가운데 심천을 필두로 한 연해 도시들이 외자 유치에 눈부신 성과를 보이던 그 혁명적인 시간 속에서 다시 사는 듯했다. (12면)

나는 그녀, 젊은 ‘상아’ 앞 점점 커져가는 해바라기씨 껍질 무지에 잔잔한 슬픔 같은 것을 느꼈다. 불과 몇시간 전에 고향을 떠났으며, 그로부터 아마 영원히 고향을 떠나게 될 그 시절의 내가 느끼는 흥분과 애틋함과 슬픔, 그리고 곧 도착할 낯선 도시에 대한 두려움과 설렘이 바로 그 해바라기씨 껍질 무지와 함께 자라나고 있었다. 젊고 단순하고 생명력 넘치는 열정의 시절이었다. (15면)

남산촌을 개척한 원로 촌장이자 가장 먼저 외화벌이를 나간 6소대 최갑부 집안 대봉이네 벽돌집이 우리 앞집이었다. 대봉이네와 어깨를 나란히 겨루고 선 벽돌집이 애화네였고 육계 수백마리를 기르던 조대장은 애화네 앞집, 7소대로 가는 길목의 동네 유일한 구멍가게는 봉금네 것이었다. 유치원 선생님인 어머니와 단둘이 살던 나의 단짝 연실이, 그리고 어린 나와 손잡고 새 신부를 보려고 달리던 말괄량이 복희가 생각난다. 그래, 그 황홀하게 아름다운 신부 이야기는 꼭 한번 해보고 싶다. (24면)

그러나 한편 이런 생각도 들었다. 이런 것도 사랑이라할 수 있을까? 에덴에 남겨진 단 한명의 남자와 단 한명의 여자 같은 경우. 다른 선택이란 있을 수 없고 절대적 외로움과 고독 속에서 유일하게 실재를 확인할 수 있는 낯익은 상대와 함께함으로 그에게서 느끼는 안정감과 친밀감, 의지하고 싶은 감정…… 이런 것도 사랑이라 할 수 있을까? (32면)

우리는 대체 몇년을 더 해야 미스 신만큼 받을 수 있단 말인가. 싸구려 옷가지들을 비닐봉지에 넣고 버스에 앉아 돌아오면서 나와 정숙은 그런 생각들을 했다. (141면)

나는 생각했다. 항상 그게 문제지. 상대방은 순간순간 흔들리고 생각이 변하는데, 그동안 아무것도 보지 못하고 느끼지 못한다는 것. (155면)


추천사

여성들의 ‘탈향 서사’는 한 사회의 정치경제적 변동과 긴밀하게 연동된다는 점에서 당대 리얼리즘 문학의 성취를 가늠하는 데 있어서도 관건적 위치를 점하게 된다. 금희의 『천진 시절』은 그와 같은 맥락 속에서 주목을 요하는 작품이다.
이 작품은 미래를 향해 흐르는 삶의 물결에서 봉인된 과거의 기억이 불현듯 떠오를 수밖에 없는 것이 우리의 인생이라는 걸 보여준다. 그 영겁회귀하는 사랑과 배신, 상승과 추락의 기억은 소시민적 삶과 무관하게 흘러가는 듯 보이는 시대와 역사의 표정을 닮아 있다.
한영인 문학평론가



저자 소개

금희 錦姬

2007년 『연변문학』 주관 윤동주신인문학상을 수상하고, 2014년 『창작과비평』에 단편 「옥화」를 발표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슈뢰딩거의 상자』 『세상에 없는 나의 집』이 있다. 2016년 신동엽문학상을 받았다.

목차

제1부
제2부

해설 | 한영인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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