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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유로파에서 -그들의 노동에2 상세페이지

소설 영미소설

한때 유로파에서 -그들의 노동에2

소장종이책 정가15,000
전자책 정가27%11,000
판매가11,000
한때 유로파에서 -그들의 노동에2 표지 이미지

한때 유로파에서 -그들의 노동에2작품 소개

<한때 유로파에서 -그들의 노동에2> 1970년대 중반, 나이 오십을 앞둔 존 버거는 알프스 자락 산악 마을로 삶의 거처를 옮긴다. 1972년 비비시 텔레비전 프로그램 ‘다른 방식으로 보기(Ways of Seeing)’와 동명의 책이 대중적으로 성공하고, 같은 해 소설 『G』로 부커상을 받으면서 미술평론가와 소설가로서 명성을 얻어가던 때였다. 전성기를 누리던 사십대의 작가가 이런 결단을 내린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1970년대 세계 역사의 흐름은 금융 자본주의가 나아가는 방향으로 완전히 틀어져 있었고, 오직 생존을 위해 헌신하는 농민계급이 더 이상 생존할 수 없게 될 위기를 감지한 존 버거는 이에 저항할 대안을 찾아야 했다. 스스로 ‘두번째 교육’, ‘나의 대학’이라 불렀던 프랑스 농민 공동체는 그에게 거부할 수 없는 역사였다. 미술평론가나 작가로 불리기보다 ‘이야기꾼’이 되고자 했던 그에게, 사라져가는 이들의 삶을 체험하고 그 이야기를 전하는 일은 사명이었다. 이후 십오 년 동안 이 주제로 글쓰기에 매달렸고, 생을 마감할 때까지 이곳을 떠나지 않았다.

이번에 새로 번역 출간된 삼부작 소설 ‘그들의 노동에(Into Their Labours)’는 그 결과물로, 1974년부터 집필을 시작해 1990년에 완성했다. 1부 『끈질긴 땅(Pig Earth)』(1979)은 산악 마을의 전통적인 삶을 묘사하고, 2부 『한때 유로파에서(Once in Europa)』(1987)는 그런 마을의 삶이 사라지고 현대화하는 과정에서 펼쳐지는 사랑과 실향을 그린다. 3부 『라일락과 깃발(Lilac and Flag)』(1990)은 자신들의 마을을 떠나 대도시에 영원히 정착한 농민들의 사랑 이야기다. 배경은 유럽 시골 마을과 도시이지만, 몇몇 세세한 면을 제외하고 보면 세계 여러 대륙에 있는 많은 국가들에 존재하는 보편적 장소들이다.



출판사 서평

이 삼부작의 역사적 의미
그렇다면 왜 농민인가. 오늘날 농민과 경제 체계는 어떤 관계인가. 농민들의 경험은 전 세계적 차원에서 어떤 의미인가. 존 버거는 1부 머리말에서 옛 농민들이 지녀 온 시간관, 경제관, 그리고 정치적 입장과 종교적 태도는 다른 계급이나 집단의 그것과는 전혀 달랐음을 심도있게 분석한다. 그들에게 미래에 대한 유일한 희망은 살아남는 일이었다. 땅을 통해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끝없이 노동해야 하는 농민들은 자신의 삶을 미래와 과거 사이에 놓인 하나의 ‘막간’에 불과한 것으로 본다. 이는 그들이 매일 익숙하게 마주하는 탄생, 삶, 죽음의 연속에서 깨달은 이치다. 이점 때문에 농민들은 종교에 의지하지만 그 믿음의 기원은 정작 종교가 아니며, 지배자나 성직자의 종교와도 일치했던 적이 없다.

또 내일의 생존이 가장 큰 관심사인 만큼, (지주들이 생산물을 착취해 가는 부분 외에는) 자신들이 생산한 것을 경제적 잉여로 간주하지 않는다. 임금 노동자들은 자신이 생산한 것의 가치에 속아 넘어가기 쉬운 반면, 농민들이 맺는 경제적 관계는 언제나 투명했기 때문이다. 정치적으로 종종 보이는 농민들의 보수주의는 지배층이나 아첨하는 프티부르주아의 그것과는 아무 공통점이 없다. 권력이 아닌 수단의 보수주의이고, 예측 불가한 변화의 위협에 맞서 온 삶, 대를 이어 내려온 가치를 지키기 위한 선택이었다. 이렇게 흔들림 없이 살아남은 농민의 세계관은 19세기 들어 변화하기 시작한다. 자본과 시장경제에 노출되면서 그들에게 돈을 지불하고 수확물을 사 가는 이윤 체계에 종속되었다. 농민들의 도시 이주가 시작되고 버려진 마을이 생겼다. 농업의 대규모 상업화와 식민지화로 농민들의 자손은 도시 임금노동자가 되어 다른 계급에 흡수되었다.

이제 농민들의 꿈은 불리한 조건이 없는 삶으로 돌아가는 것이 되었다. 부당함이 생기기 전, 존재의 근원적인 상태로 말이다. 물론 농업이 꼭 농민을 필요로 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들의 경험으로 확인된 연속적 세계관은 자본주의의 덧없고 모순된 희망보다는 지금 우리에게 더 현실적이다. 진보를 향한 농민들의 의심은, 오늘날 자본주의가 대안을 찾느라 똑같은 의심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근거 없는 게 아니었다. 이 삼부작은 이같은 진실을 가르쳐 준, 여전히 시골 마을에 살거나 대도시로 떠나야만 했던 사람들과의 연대를 위해 씌어졌다.

한때 유로파에서 - 두 세계의 충돌
2부 『한때 유로파에서』는 산악 마을의 전통적인 삶이 점차 사라지고 현대화되는 과정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들이다. 근처에서 결혼식이 열리면 아코디언 연주를 하는 노총각 농부 펠릭스는 어머니의 죽음 후 슬픔과 고독을 음악으로 달랜다. 도시에서 온 여인 마리 잔을 사랑하는 양치기 보리스는 끝내 버림받고 홀로 죽음을 맞는다. 프니엘이라 불리는 고지대에는 최초의 우주인 유리 가가린이 지구 주위를 돌던 이십여 년전만 해도 오두막이 스무 채가 넘었지만 이젠 겨우 두 채뿐이다. 이곳에 사는 스물세 살의 다니엘레는 이웃 노인 마리우스의 사랑을 알아채지 못한다.

그 아래 골짜기에 들어선 공장은 오직 용광로가 매일 정확하게 뚜껑을 여닫고 금속이 화학검사 기준에 맞는지에만 관심이 있다. 집을 팔라는 압박에 타협하지 않는 아버지의 고집으로 오딜의 집은 공장에 둘러싸여 간신히 버티고 있다. 그러나 공장의 용광로는 아랑곳하지 않고 그녀가 사랑한 남자 미셸의 두 다리와 스테판의 목숨을 앗아간다. 오닐은 공장 직원들의 숙소 ‘유로파에서’의 한때를 추억하며 아이들에게 당부한다. “공장에서 스테판과 미셸은 사흘 동안 같은 조에서 작업을 했을 뿐이지만, 그 둘은 내 안에서 여전히 만나고 있단다. 마리 노엘, 크리스티앙, 서로를 안아 주렴, 무슨 일이 있어도, 오늘 밤에, 그리고 너희의 아버지들이 서로를 껴안고 있다는 걸 알아주렴.”

1부에서 관찰자로서 주로 사건의 단편을 기록했다면, 2부에서는 인물의 전체 생을 넓게 조망하고 깊게 들여다본다. 이야기는 이런 말들로 시작된다. “가끔은 단 한 문장을 반박하기 위해 한 인생 전체를 이야기할 필요가 있다.” “삶은 어휘들을 능가한다. 단어가 빠진 자리가 있고, 그래서 이야기가 만들어져야만 한다.” 존 버거의 평전 『우리 시대의 작가(A Writer of Our Time)』를 쓴 조슈아 스펄링(Joshua Sperling)은 “처음부터 ‘그들의 노동에’는 시골 마을에서 대도시로의, 조만간 상실하게 될 삶에서 우리 앞에 벌어지게 될 삶으로의 관문을 의미했다. 삼부작의 중간에 위치한 『한때 유로파에서』는 이 두 극단, 즉 공동사회(Gemeinschaft)와 이익사회(Gesellschaft) 사이에 놓인, 존 버거 자신이 실제로 캥시와 파리를 오가며 쓴 다공성(多孔性) 혼합물이다”라고 썼다.

그의 말처럼 2부의 인물들은 두 극단이 뒤섞이고 충돌하는 불안한 상황에 처해 있고, 그에 반응하는 이들의 행동은 급작스럽고 충동적일 수밖에 없다. 한 측면이나 결과만 보았을 때 이해하기 어려운 사건을 존 버거는 아귀를 맞춰 가며 온전하게 전달하려 한다. 3인칭과 1인칭 사이의 잦은 시점 이동, 과거와 현재의 뒤섞임도, 고정된 하나의 위치에서는 삶이 제대로 이야기될 수 없음을 뜻한다.

그들의 노동에 - 공동체적 연대
삼부작의 제목은 『요한복음』 4장 38절의 구절인 “다른 사람들이 노동하였고, 너희는 그들의 노동에 들었느니라”에서 비롯되었다. 예수가 사람들에게 다른 이들이 해 놓은 것을 거두어 오라고 하면서, 자신이 하지 않은 일로 혜택을 누린다는 사실을 상기시키며 하는 말이다. 여러 가지로 해석이 가능하겠지만, 존 버거가 이를 제목으로 가져온 까닭은 오랜 인류 역사 속에서 농부들이 살아온 연속된 시간관, 공동체적 삶의 형태를 이야기하고 싶었기 때문일 것이다. 과거와 현재와 미래가 단절되지 않고 앞 세대의 결실이 다음 세대에게 이어지는, 이웃 간의 손길이 경계 없이 오가는 삶의 방식 말이다. 그렇다면 이 삼부작을 통해 제시하고자 한 대안은 무엇일까. 도시를 떠나 시골로 내려가기만 하면 해결되는 일일까. 그건 너무 낭만적이고 순진한 생각이 아닌가. 그들이 대도시가 아닌 농촌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다면 과연 이런 비참한 최후를 맞지는 않았을까.

근대는 성장과 진보가 역사의 목적이자 추진력이 된 시대이다. 이 원칙은 부르주아가 부상하는 계급으로 등장하면서 탄생했고, 현대의 모든 혁명 이론들을 통해 계승되었다. 이십세기의 자본주의와 사회주의의 대결은, 이데올로기의 관점에서 보자면, 그러한 진보의 내용에 대한 대결일 뿐이었다. 자본은 좌파와 우파를 불문하고 그렇게 자신을 끊임없이 재생산하는 한에서만 인정받는다. 김종철은 『근대문명에서 생태문명으로』에서 우리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성장 없이는 존속할 수 없는 근대적 방식에 대한 ‘적응’을 말할 게 아니라, 성장논리와는 무관한 질적으로 전혀 다른 삶, 즉 ‘비근대적’ 방식으로 방향전환하려는 급진적 노력”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그 해결책으로 소농 공동체를 제안한다. 농민들의 자립적 생존이라는 근원적 밑바탕이 소멸된다면 자본과 권력의 논리에 끝없이 휘둘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존 버거의 제안 역시 이와 같은 맥락이며, 농경적 삶으로 돌아가자는 막연한 몽상이나 낭만과는 거리가 멀다. 현실도피가 아니라 현실을 살아가기 위한 마지막 방편인 것이다.

그가 세계의 위기를 감지하고 삼부작을 썼던 삼사십 년전보다 현실은 더 악화되었다. 인권이나 평등의 차원을 뛰어넘어, 기후위기, 수질오염, 쓰레기, 기업식 대규모 축산업에 의한 구제역과 살처분 등, 전 인류와 지구 생명이 위협적 상황에 직면해 있기 때문이다. 모든 환경문제는 자본주의 시스템과 직결되어 있다. 지금 우리가 당연시 하고 있는 이 체제는 사실 장구한 역사 속에서 대단히 예외적인 시스템이다. 이제 최면에서 깨어나 성장을 향한 질주에 제동을 걸고 운전대를 돌리는 용기가 필요하다. 이 삼부작은 그 용기들에 힘을 보태는 연대의 손길이다.


저자 프로필

존 버거 John Peter Berger

  • 국적 영국
  • 출생-사망 1926년 11월 5일 - 2017년 1월 2일
  • 경력 BBC 보는 방법 작가 및 진행자

2017.06.22. 업데이트 작가 프로필 수정 요청


저자 소개

저 : 존 버거 (John Peter Berger, John Berger)

미술비평가, 사진이론가, 소설가, 다큐멘터리 작가, 사회비평가로 널리 알려져 있다. 처음 미술평론으로 시작해 점차 관심과 활동 영역을 넓혀 예술과 인문, 사회 전반에 걸쳐 깊고 명쾌한 관점을 제시했다. 중년 이후 프랑스 동부의 알프스 산록에 위치한 시골 농촌 마을로 옮겨 가 살면서 생을 마감할 때까지 농사일과 글쓰기를 함께했다.

저서로 『피카소의 성공과 실패』, 『예술과 혁명』, 『다른 방식으로 보기』, 『본다는 것의 의미』, 『말하기의 다른 방법』, 『센스 오브 사이트』, 『그리고 사진처럼 덧없는 우리들의 얼굴, 내 가슴』, 『존 버거의 글로 쓴 사진』, 『모든것을 소중히하라』, 『백내장』, 『벤투의 스케치북』, 『아내의 빈 방』, 『사진의 이해』, 『스모크』, 『우리가 아는 모든 언어』, 『초상들』, 『풍경들』, 등이 있고, 소설로 『우리 시대의 화가』, 『여기, 우리가 만나는 곳』, 『G』, 『A가 X에게,』 『킹』, 삼부작 ‘그들의 노동에’ 『끈질긴 땅』, 『한때 유로파에서』, 『라일락과 깃발』이 있다.

역 : 김현우 (金玄佑)

1974년생으로 연세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 비교문학과 석사과정을 수료했다. 역서로 『스티븐 킹 단편집』 『행운아』 『고딕의 영상시인 팀 버튼』 『G』 『로라, 시티』 『알링턴파크 여자들의 어느 완벽한 하루』 『A가 X에게』 『벤투의 스케치북』 『돈 혹은 한 남자의 자살 노트』 『브래드쇼 가족 변주곡』 『그레이트 하우스』 『우리의 낯선 시간들에 대한 진실』 『킹』 『아내의 빈 방』 『사진의 이해』 『스모크』 『우리가 아는 모든 언어』, 『초상들』, 삼부작 ‘그들의 노동에’ 『끈질긴 땅』 『한때 유로파에서』 『라일락과 깃발』 등이 있다.

목차

사랑의 가죽 / 아코디언 연주자 / 보리스, 말을 사다 / 우주비행사의 시간 / 한때 유로파에서 / 나를 위해 연주해 줘요 / 그들의 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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