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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버 서커스 상세페이지

소설 영미소설

실버 서커스

아라한 호러 서클014 | 다크 로맨스(이별 촉진제)
소장종이책 정가800
전자책 정가800
판매가800
실버 서커스 표지 이미지

실버 서커스작품 소개

<실버 서커스> 당신의 이별을 지지하고 응원합니다!

일년에 두 번 발렌타인 데이, 화이트 데이에 나오는 한정판.
헤어짐에 주저하는 커플에게 용기를, 외로움에 절어있는 솔로에게 축복을....
무서워서 때론 위안이 됩니다.

바람난 아내에게 버림받은 남자 한스.
희망도 의욕도 없지만 그래도 살아내야만 하는 비루한 삶.
그에게 서커스단에서 황당한 제안을 해온다.
가짜 호랑이 역할을 해달라는....
그런데 배반의 고통과 질투와 복수욕이 일으킨 폭력과 야만성.
그는 진짜 야수가 되어 있다.

<본문 중에서>

거리의 짐꾼, 한스 지벤하르는 지금 비엔나의 아름다운 거리에 앉아서 햇볕을 쬐며 일거리를 기다리고 있다. 이 거구의 사내는 스펀지처럼 둥글넓적한 대머리에 흰 테가 달린 후줄근한 고깔모자를 쓰고 있다. 모자의 흰 테에는 붉은 글씨로 “비엔나 딘스트만wiener dienstmann, 비엔나 일꾼”이라고 적혀있다. 곧 밝혀지겠지만, 그의 목소리는 공간을 찢어댈 듯이 무지막지 요란하다.

나이는 쉰 살, 어딘지 남달라 보이는 구석이 있다. 그러나 짐꾼 신세인 걸 어쩌랴! 변변찮은 벌이일망정 그는 짐을 날라야만 하고, 앞으로도 그래야 할 터다. 7월의 뜨거운 아침, 그야말로 푹푹 찐다. 거리는 꽤 소란스럽지만 대화를 나누는 사람들은 없다. 과일을 파는 아낙들도 조용히 우산 아래 파묻혀 있는데, 그들은 저마다 커다란 붉은 우산의 가장자리를 따라 신문지를 달아놓았다.

숨이 막힐 듯, 께느른한 날이다. 사람들은 라일락과 시원한 바다와 하얀 풍선을 떠올린다. 다급히 모자를 벗어서 그것으로 부채질을 해보기도 하고, 찻집에서 빙수를 홀짝여보기도 하지만, 여전히 땀이 흐른다. 게다가 거리의 소음이 사람들을 짜증나게 만든다. 짐마차의 마부들은 반바지만 달랑 걸치고 있는데, 그들의 피부는 폴리네시아 인처럼 보기 좋게 구릿빛으로 그을려 있다.

오늘은 한스의 두 번째 부인, 미치 지벤하르가 율리우스 다미얀시크와 도망간 지 꼭 일 년이 되는 날이다. 그래, 참 딱한 일이지만, 미치는 한스를 떠났다. 한스는 모자를 벗었다. 그러고는 모자 안에 굉장한 미스터리라도 들어있는 양 들여다보다가 칼칼한 소리로 한숨을 쉬었다. 어떻게 그런 일을 이해할 수 있겠는가? 다른 손으로 갈색의 대머리를 어루만지다보니 햇볕에 그을린 털북숭이 손가락에 많은 땀이 고였다. 보도에 대고 손을 흔들자 땀방울이 뚝뚝 떨어졌다.

미치의 젊음! 그게 문제였다. 빌어먹을, 미치는 열다섯 살이 어리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면에서 그를 압도했다. 아름다웠을 뿐 아니라 젊었고, 젊었을 뿐 아니라 아름다웠다. 미치는 서른다섯 살인데도 소녀처럼 어여뻤고, 역시나 소녀처럼 변덕스럽고 앙칼졌다. 그래서 그는 고작 일 년 동안만 그녀를 곁에 둘 수 있었다. 다시 말해 그녀가 그에게 정숙할 수 있었던 건 딱 일 년이었다. 고작 일 년! 길지 않은 시간이건만, 쉰 살의 사내에겐 녹록치 않았다. 그러나 율리우스 다미얀시크도 그와 동갑이었다. 그런데 미치가 그런 율리우스와 함께 떠나버리다니! 미치는 율리우스 다미얀시크에게서 어떤 매력을 느꼈던 것일까?

어떻게 그런 일을 이해할 수 있겠는가? 그들은 둘도 없는 친구였고, 율리우스가 만돌린을 연주할 수 있다 해도 한스는 그를 박살낼 수 있을 만큼 힘이 셌다. 과연 미치는 율리우스 다미얀시크에게서 어떤 매력을 느꼈던 것일까? 그는 한주먹에 율리우스를 오이처럼 뭉개버렸을 것이다. 그들을 붙잡았더라면……. 그러나 그것 역시 쉽지 않았다.

율리우스가 세르비아인이라는 이유로 한스는 베오그라드에 갔었고, 미치가 헝가리 인이라는 이유로 부다페스트까지 갔지만, 율리우스라는 작자는 원래 떠돌이인데다 사기꾼이었다. 참말이다. 어쨌거나 한스는 아무 소득도 없이 비엔나로 돌아왔으니 딱한 노릇이었다. 그리고 여기서 또 시무룩해져 있고, 또 고통에 신음하고 있었다. 생각하면 비참할 뿐이다. 마침내 그는 혼자 이렇게 말했다.

“우리의 눈물을 거두어 주시고, 그리스도의 죽음을 잊게 하소서. 성부, 성자, 성령의 이름으로…….”


저자 프로필

A.E. 코퍼드

  • 출생-사망 1878년 - 1957년
  • 데뷔 <아담과 이브 그리고 비몽사몽>

2021.02.09. 업데이트 작가 프로필 수정 요청

영국의 시인이자 소설가. 특히 영국의 시골 풍경 및 그 특징을 묘사한 일군의 작품과 초자연적인 공포를 가미한 단편들로 확고한 명성을 얻었다. 극빈한 가정 형편 때문에 아홉 살 때 학업을 그만두고 화이트채플에서 심부름하는 사동으로 생계에 뛰어들었다. 특히 이 시기의 화이트채플은 희대의 살인마 잭 더 리퍼(Jack the Ripper) 사건으로 떠들썩했다. 나중에는 브리튼과 옥스퍼드에서 사무원으로 일했지만 문학과 그림, 음악에 대한 열망으로 직장을 그만두었다. 시골의 한 오두막에서 지내며 창작에 몰두했고, 그 결과 43세에 첫 작품집 『아담과 이브 그리고 비몽사몽 Adam and Eve and Pinch Me』을 출간했다. 이후 작품을 속속 발표하면서 단편 「행상인The Higgler」을 포함하는 단편집 『생선장수의 바이올린Fishmonger’s Fiddle』 등으로 작가로서 인정을 받았다. 그의 단편집은 당대 미국 출판시장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던 전통의 북클럽 《북 오브 더 먼스 클럽Book of the Month Club》에서 “이달의 책”에 선정하면서 미국에서도 선풍적인 인기를 끌기도 했다. 공포 요소를 포착하는 발군의 능력은 《뉴욕타임스》의 호평을 받은 또 다른 단편집 『무서운 기쁨Fearful Pleasures』에 잘 드러난다. 소설 외에 『시선집The Collected Poems of A. E. Coppard』을 비롯한 수권의 시집과 사후에는 자서전이 출간되었다.


저자 소개

지은이 A.E. 코퍼드 Alfred Edgar Coppard (1878~1957)

영국의 시인이자 소설가. 특히 영국의 시골 풍경 및 그 특징을 묘사한 일군의 작품과 초자연적인 공포를 가미한 단편들로 확고한 명성을 얻었다. 극빈한 가정 형편 때문에 아홉 살 때 학업을 그만두고 화이트채플에서 심부름하는 사동으로 생계에 뛰어들었다. 특히 이 시기의 화이트채플은 희대의 살인마 잭 더 리퍼(Jack the Ripper) 사건으로 떠들썩했다. 나중에는 브리튼과 옥스퍼드에서 사무원으로 일했지만 문학과 그림, 음악에 대한 열망으로 직장을 그만두었다. 시골의 한 오두막에서 지내며 창작에 몰두했고, 그 결과 43세에 첫 작품집 『아담과 이브 그리고 비몽사몽 Adam and Eve and Pinch Me』을 출간했다. 이후 작품을 속속 발표하면서 단편 「행상인The Higgler」을 포함하는 단편집 『생선장수의 바이올린Fishmonger’s Fiddle』 등으로 작가로서 인정을 받았다. 그의 단편집은 당대 미국 출판시장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던 전통의 북클럽 《북 오브 더 먼스 클럽Book of the Month Club》에서 “이달의 책”에 선정하면서 미국에서도 선풍적인 인기를 끌기도 했다. 공포 요소를 포착하는 발군의 능력은 《뉴욕타임스》의 호평을 받은 또 다른 단편집 『무서운 기쁨Fearful Pleasures』에 잘 드러난다. 소설 외에 『시선집The Collected Poems of A. E. Coppard』을 비롯한 수권의 시집과 사후에는 자서전이 출간되었다.

옮긴이 정진영

대학에서 영문학을 공부했다. 상상에서는 고딕 소설의 그로테스크한 분위기와 잿빛의 종말론적 색채를 좋아하나 현실에서는 하루하루 장밋빛 꿈을 꾸면서 살고 있다. 고전 문학 특히 장르 문학에 관심이 많아서 기획과 번역을 통해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은 작가와 작품을 소개하려고 노력 중이다.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무명작가와 작품을 재조명할 때 큰 보람을 느낀다. 스티븐 킹의 『그것』, 『러브크래프트 전집』, 『세계 호러 걸작선』, 『뱀파이어 걸작선』, 『펜타메로네』, 『좀비 연대기』 등을 번역했다.

목차

저자 소개
실버 서커스
1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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