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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에게 이름을 붙여주고 싶어 상세페이지

에세이/시

오늘에게 이름을 붙여주고 싶어

창비시선 465
소장종이책 정가9,000
전자책 정가30%6,300
판매가6,300
오늘에게 이름을 붙여주고 싶어 표지 이미지

오늘에게 이름을 붙여주고 싶어작품 소개

<오늘에게 이름을 붙여주고 싶어> “이름을 부르면 기대하게 된다
온 세상을 다 채우고도 모자라 지워버릴 수도 있을 거라는 예감”

가벼운 산책을 하며 꺼내보는 낯설고도 아름다운 이름들
새로운 가능성을 부르는 투명한 목소리, 이종민 첫 시집

*본 보도자료에는 시인과의 간단한 서면 인터뷰 내용이 추가되어 있습니다.
*창비는 첫 시집에 한해 초판 한정으로 어나더커버를 제작·공급하고 있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2015년 작품활동을 시작한 뒤 대상을 바라보는 섬세한 시선과 선명한 감각이 어우러진 개성적인 어법의 시세계를 찬찬히 다져온 이종민 시인의 첫 시집 『오늘에게 이름을 붙여주고 싶어』가 창비시선으로 출간되었다. 시인은 날카로운 관찰력과 정밀하고 투명한 언어로 지나온 삶의 흔적들을 담백하면서도 은근한 목소리에 담아낸다. 또 때로는 “중요한 말을 빼놓고 지속”(시인의 말)되는 삶의 진실한 의미를 찾아 나서기도 한다. 현실 세계를 인식하는 시적 사유의 힘과 “모든 것이 낯선 존재와 하나가 되어가는 탐색의 과정”(이수명, 추천사)이 정교하게 드러나는 진솔한 시편들이 울림 속에서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침묵의 언어로써 삶의 순간순간을 관조하며 세밀하게 들여다보는 이종민의 시는 “현실을 향한 비애”이거나 “슬픔이나 우울의 작은 조각”(최현우, 발문)과 같다. 시인은 시의 문장과 문장, 행간과 행간 사이마다 침묵을 문장부호처럼 찍어두고, 일상의 복잡다단한 감정의 편린을 침묵 속에 숨겨둔 채 “그대로 두기로” 하면서 “자, 이것이 내 마음입니다”(「정원사의 개인 창고」)라고 말한다. 그렇다고 무거운 현실을 외면하는 것은 아니다. 시인에게만 닥친 특별한 불행이 아니기에, 누구나 겪는 일상의 풍경을 과장하거나 왜곡하지도 않는다. 다만 “험한 벼랑이 이어”지고 “그렇게 되지 않기를 바라지만 결국 그렇게 되고야 마는 일들”(「초입에서 발견된 페이지」)이 지속되는 삶의 장면들을 세심히 관찰하고 기억 속에 온전히 새겨둔다.

익숙한 풍경에 메아리치는 낯선 예감
그 산뜻한 울림에서 시작하는 맑고 넓은 미래

“내일을 꺼내려 하면 어제의 보풀이 일어”나고 “손을 넣었다 빼면 뒤집히는 주머니”(「가벼운 외출」) 같은 ‘오늘’을 살아가는 삶은 인생의 거친 바다를 건너는 것과 같다. 그래서인지 이 시집에는 ‘물’이 자주 등장하고, 다양한 이미지로 형상화된다. 침묵의 시간을 끈질기게 견뎌온 시인은 “물은 색이 없”지만 “물의 색은 많다”(「연쇄」)는 깨달음에 이른다. “파도 뒤에는 더 큰 파도가 있”(「바다를 건너는 일은 지구를 이해하는 일이 되지 않는다」)고 “바다는 결코 잠잠해지지 않을”(「가늠하다」)지라도 시인은 기꺼이 그 바다를 건너 미래로 나아가고자 한다.
삶에 대한 시인의 성찰과 감각은 “벽 너머의 존재”(「투서」)를 응시하고, “‘아름다운 노을’과 ‘노을이 아름답다’의 차이를 생각”(「찢어진 페이지」)할 만큼 예민하고 냉철하다. 침묵의 언어로 통증의 시간과 삶의 흔적들을 차곡차곡 쌓아올린 이 ‘시의 집’에서 시인은 “지금의 나는 좋아지는 중”(「기지개를 켜다」)이라는 긍정의 마음으로 “이제야 조금 알 것 같은”(시인의 말) 삶의 의미를 되새겨본다. “누군가 꾸어야 하는 악몽을 대신”(「정원사의 개인 창고」) 꾸기도 하면서 “언젠가 당신으로도 살아보기를 희망”(「나를 위해 쓰인」)한다. 그러니 생의 비밀을 찾아가는 시인의 여정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오늘에게 이름을 붙여주고 싶어』에서 ‘이름’은 대상을 다른 무엇과 구별하기 위해 쓰이는 말이 아니다. 이름을 부르는 일은 고정된 의미에서 벗어나 새로운 가능성을 조심스레 꺼내보는 일이다. 이 시집과 함께 독자는 늘 익숙하게 느껴지는 계절과 멈춰 있는 것만 같은 숲의 이름을 소리 내어 불러보게 된다. 그럴 때 지난가을 혹은 먼 산의 숲은 생생한 실감을 지닌 울림이 되어 다가온다. “뜻이 없고 소리만”(「말을 걸어오는 나무 2」) 남은 그 이름들은 낯선 예감이 되어 우리의 삶에 고요히 메아리친다. 이 맑고 산뜻한 울림 속에서 독자는 다른 의미나 목적을 붙잡기 위해 헤매지 않아도 된다. 이종민의 시가 만들어내는 “온 세상을 다 채우고도 모자라 지워버릴 수도 있을 거라는 예감”을 쥐고서, 우리는 ‘가벼운 산책’을 언제까지나 이어나갈 수 있다. “마음에 대한 일도 답을 찾아야 하는 세상”(「보호색」)은 여전히 알 수 없는 미로 속이지만 끝내는 진실을 알게 되리라는 믿음을 간직하고서 조심조심 걸어나가는 ‘침묵의 투어리스트’(최현우, 발문) 시인의 발소리가 사뭇 경쾌하다.


이종민 시인과의 짧은 인터뷰

- 등단 6년 만에 첫 시집을 묶게 되셨습니다. 처음 만날 독자분들께 시인과 시집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2015년부터 시를 발표해온 이종민입니다. 반갑습니다. 20대 초반부터 쥐고 있던 시들을 30대가 되어서야 떠나보냅니다. 이렇게 여러분들에게 소개하는 데 꼬박 10년이 걸렸네요. 아마 저보다 시들이 더 긴장하고 있을 거예요. 그런 친구들이 가득한 책입니다. 간혹 손을 떠는 장면을 목격한다든가, 목소리가 떨려 잘 못 알아들으셔도 귀엽다고 웃어주시면 이 친구들도 멋쩍게 웃으며 속으로 오래 고마워할 거예요.

- 시집의 제목과 초판 한정 커버에 실린 문구 “나를 잘 아는 사람이 부르는 내 이름에는 뜻이 없고 소리만 있었다”에는 공통적으로 ‘이름’이 들어가 있습니다. 또 여러 작품에서 이름을 부르는 장면이 나오는데요. 시인에게 이름을 붙이고 또 그 이름을 부르는 일이란 무엇일지 궁금합니다.

이름을 붙이고 부른다는 게 참 폭력적이면서도 아름답고 슬픈 일 같아요. 사과는 본인이 사과라고 불리고 싶었을까요. 제 이름에는 뜻이 없어요. ‘종’자가 돌림자라서 풀면 이상한 뜻이 되어버립니다. 처음에는 싫었는데 지금은 꼭 그렇지만도 않아요. 좋아하는 사람이 제 이름을 불러주면 그게 또 좋거든요. 아무 뜻도 없는 ‘종민아’라는 세 글자 안에 많은 뜻이 다 담겨 있는 거 같아요. 그럴 때면 더 많이 불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시집에 담겨 있는 시들도 다 그런 식으로 지어졌습니다. 무언가 말을 걸어오고 있다는 느낌이 들 때가 있어요. 길을 지나갈 때 나무가 전하는 말과 잠을 잘 때 창문이 속삭이는, 아무도 들을 수 없는 말을 나 혼자 들은 게 아닐까 생각해요. ‘내가 잘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어떻게든 열심히 해볼게’라는 마음으로 붙인 이름들이에요. 이상한 이름을 붙여준 게 아닐까 미안한 마음이 자주 들지만 최선을 다했습니다. 여러분들 마음에도 드셨으면 좋겠습니다.

- 시 「투어리스트」의 구절 “강아지풀이 강아지풀을 만들고/구름이 구름을 구경한다”처럼 산책을 하며 자연의 풍경을 지그시 바라보는 듯한 순간이 시집에 자주 등장합니다. 일상 속에서 풍경을 바라보고 그것을 시로 쓰는 일은 시인에게 어떤 의미인가요?

큰 의미를 두지 않고 하는 일인 것 같아요. 뭔가를 보고 쓰려는 것에 큰 의미를 두면 거창하고 부자연스러워지더라고요. 그래서인지 평범한 일상이 주로 등장하는 것 같네요. 설령 쓰는 일이 의미가 있더라도 누군가에게는 아무것도 아닌 거라고 항상 생각합니다. 그래야 좋아하는 일을 실망하지 않고 오래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이번 시집에서 특별히 애착이 가는 작품이 있다면 그 이유와 함께 소개 부탁드립니다.

이 시집에 60여편의 시가 있는데요. 특별한 시가 몇편 있지만 밝히지 않으려고 해요(혹시라도 시들이 들을 수도 있어요). 쉽게 쓴 시도 있고 오랫동안 쓴 시들도 있습니다. 그중에서는 정말 오래 붙들고 있어서 마치 진짜 사람처럼 느껴지는 시도 있어요.

-시집 발간 이후 계획이나 새로운 목표가 있으시다면 독자분들과 나누어주시길 바랍니다.

지금 제 삶이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것 같아서 계속 이렇게 유지가 되었으면 좋겠고요. 아, 생각해보니까 해외여행을 한번 가보고 싶어요. 제가 아직 한번도 해외에 나가본 적이 없어서요. 그렇게 또 몇년 지내다보면 누군가의 이름을 부르는 날이 오지 않을까 싶네요. 그게 독자분들이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출판사 서평

책 속으로

너를 보면
나를 보는 것 같아
말하는 그의 뒤에 검은 물체가 일렁인다

몸이 죽어도
정신은 남는다

그의 말투를 따라 하다가 내가 되어버렸다
그에게 키워지느라 그를 버려야만 했다
그를 묻은 숲이 사라지면 그가 완성될 것이다

구름이 구름을 구경하고
강아지풀이 강아지풀을 만든다

―「투어리스트」 부분

오늘에게 이름을 붙여주고 싶어
아침 햇살에 손을 넣자 무언가 만져집니다

오늘을 주머니라 부릅시다
주머니는 날씨가 좋아요
주머니는 울음을 참고 있습니다

손을 넣었다 빼면 뒤집히는 주머니
내일을 꺼내려 하면 어제의 보풀이 일어납니다

(…)

따지고 보니 오늘보다 내가 더 주머니 같습니다
너무 커서 뭐가 나올지 몰라요
꺼낼 것도 없는데 괜히 손을 집어넣습니다
―「가벼운 외출」 부분

손잡이를 잡을 때부터 오해가 시작된다
문밖을 상상하면서부터 내가 태어난다
파도를 보고 심해를 상상해본 적 있는 것처럼 눈을 보고 내 모습을 짐작한 적도 있다

한바퀴를 다 회전하는 손잡이는 없다 반바퀴를 돌고 다시 반바퀴를 되돌아 문이 열리면
밖에는 아무도 없다

한바퀴를 다 도는 행성 위에서
파도 뒤에는 더 큰 파도가 있을 거라고
물살은 언제나 몸을 해변으로 안내하는 것

손잡이를 잡으면 뭐든 열어야 끝나는 마음
그렇지 않으면 벽이 되는 기억

수평선은 바다의 끝
수평선이 바다의 너머
―「바다를 건너는 일은 지구를 이해하는 일이 되지 않는다」 전문

산을 보면
산은 너머를 가리다가
함축하기도 한다

산속에서는 산을 볼 수 없고
산 밖에서는 산의 이름을 기억할 수 있지

이름을 부르면 기대하게 된다
느낌만으로 온 세상을 다 채우고도 모자라
지워버릴 수도 있을 거라는 예감

(…)

이름에 갇힌 그 울림이 좋다
―「메아리가 울린다」 부분


추천사

이종민 시인의 첫 시집 『오늘에게 이름을 붙여주고 싶어』에는 ‘물’이 자주 등장한다. 자연에서 시작하여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언제나 접하게 되는 물은 이종민의 시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오고 또한 우리 자신을 이룬다. 강변의 물로, 집 안으로 들이치는 폭우로, 밥물이나 국물로, 물거품 혹은 눈물로 자연스럽게 우리와 함께한다. 시인이 물을 묘사하는 이유는 아마도 “물은 색이 없다/물의 색은 많다”(「연쇄」)는 생각 때문일 것이다. 채우고 스며들어가고 스러지는 물을 바라보는 시인의 시선은 그리하여 대상과 세계를 넓게 바라보며 많은 색이 나타나길 기다려주는 응시에 가깝다. 이 응시 속에서 물은 무엇이든 될 수 있는 출발이며, “대기와 물은 서로의 가능성이다”(「예감은 틀리지 않아」).
이 가능성의 물이 넓이뿐 아니라 이질적 질문을 품고 있을 때 이종민의 시는 날카롭고 아름답다. “물속에 낯선 돌이 가득하다”고 할 때, 그리하여 “새에게도 낯선 벌레가 새의 배 속에 있다”(「연쇄」)처럼 물에서 새로 시선이 옮겨갈 때, 시집은 모든 것이 낯선 존재와 하나가 되어가는 탐색의 과정으로 정교하게 나타난다.
이수명 시인

시인의 말

언젠가부터 말을 걸어오는 그가 있습니다.

그를 알기 위해
산을 오르기도 하고 무작정 걷기도 했습니다.
파란 숲에서 먼 미래까지 다녀오기도 했고요.
바다에서 노을이 지는 모양과
물방울이 웅덩이에 닿는 순간을 오래 간직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는 동안 몸에 묻은 것들도 많습니다.
주워서 요긴하게 쓰다 남은 것들도 있습니다.

그와 비슷한 사람을 많이 만났지만
모두 제가 찾던 그는 아니었어요.
그렇게 만난 좋은 사람들이 많아요.

때로 삶은
중요한 말을 빼놓고 지속되기도 합니다.
이 책에는 그런 일들만 쓰여 있습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인사를 건네고 있었어요.
이제야 조금 알 것 같은데 작별입니다.

우리가 문장이라면 다시 만날 수 있을 거예요.

2021년 10월
이종민



저자 소개

이종민(李鐘旼) 시인은 2015년 『문학사상』 신인문학상을 받으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목차

제1부
트랙
가늠하다
투서
투어리스트
목도
그림자밟기
아무도 보여주지 않은 그림
호시절
그린 그림
연쇄
중턱에서 발견된 페이지
수와 기대
지금부터 숨 참으세요
하(霞)
찢어진 페이지
정원사의 개인 창고



제2부
가벼운 외출
보호색
메시지를 남겨주세요
야생의 마음
주인은 힘이 세다
입술을 빌려서
파티
예감은 틀리지 않아
식탁의 최선
교통과 재난
테이블
놓고 오기
없는데 있어
개점휴업
심령사진
대합실
밥무덤
착하고 쉬운
200529
레이트 체크아웃
주말
제4의 벽
노래가 시작되면



제3부
초입에서 발견된 페이지
보호색
기념
우리를 말하면 멀어지는
언젠가 당신도 죽겠지요
부르는 사람
따라 부르는 사람
혁명은 사랑에서부터
말을 걸어오는 나무 2
띄어쓰기
기지개를 켜다
보호색
나들이
그림의 뒷면은 언제나 비어 있고
우리가 문장이라면
히든 페이지
바다를 건너는 일은 지구를 이해하는 일이
되지 않는다
메아리가 울린다
당신이 이겼어
나를 위해 쓰인
투서



발문|최현우
시인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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