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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가 숨은 어린나무 상세페이지

에세이/시

나비가 숨은 어린나무

문학과지성 시인선 555
소장종이책 정가9,000
전자책 정가30%6,300
판매가6,300
나비가 숨은 어린나무 표지 이미지

나비가 숨은 어린나무작품 소개

<나비가 숨은 어린나무> “물 위를 걷는 말은 아직 내게 오지 않았다”
말갛게 비어 있는 생의 진실을 향하여
무한히 걸음을 내딛는 시인의 운명

일상을 다독이는 언어와 자연의 숭고를 담아내는 시선으로 많은 독자에게 위로와 용기를 전해온 김용택의 열세번째 시집 『나비가 숨은 어린나무』가 출간되었다. 김용택은 한국 문학의 기념비적 성과를 이룬 첫 시집 『섬진강』(1985)을 비롯하여 그동안 다수의 시집을 출간하며 전통 서정시의 경계를 꾸준히 넓혀왔다. 독자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으면서도 시적 도전을 멈추지 않았던 그가 이번 시집에서는 말하는 이와 보이는 대상의 구체성을 모두 지우는 방식으로 또 한 번의 확장을 도모한다.

“아무렇지도 않은 것들이 아무런 것이 될 때/그때 기쁘다 그리고 다시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돌아갈 때 편안하다”(「기적」)라는 구절처럼 시적 의도를 명징하게 드러내던 기존 작업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의미를 텅 비움으로써 열리는 무한 가능성’에 도달하고자 한다. 하여 『나비가 숨은 어린나무』는 시인의 원숙하고 관조적인 시선을 따라 부지불식간에 어떤 깨달음과 마주하는 놀라운 경험을 선사한다. 의미에서 해방된 시어들이 언어의 가장 순수한 차원으로 돌아가는 신비 속에서 일상의 낯섦과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도록 이끌어준다.


출판사 서평

“어느 날은 다르고 어느 날은 또 다르다”

『나비가 숨은 어린나무』를 읽다 보면 문득 이것이 누구의 목소리인지 의문이 들게 된다. 내용 정황상 시인 김용택의 발화라 여기기 쉬우나 씌어진 단어와 행간을 주의 깊게 살펴보면 목소리 주체가 고정되어 있지 않고 은연중에 변화함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마을을 걸어 나온 몇 개의 길이
바람만 바람만 바람을 따라 굽이굽이 모여들어 한길로 바다에 이르렀다
생각이 있어서, 차마 버릴 수 없는 생각들이 가슴까지 차올라서
그 말을 하려고 누구는, 그 누구도
바다로 나간 길까지 출렁출렁 생각을 채워 걸었을 것이다
우리나라 서쪽 바다 순한 파도가 철썩이며 들어왔다
뒷걸음질로 차르르 자갈 굴려 나가는 바닷가에는, 누가 앉아 있다
―「내가 사는 집 뒤에는 달과 밤이 한집에 산다」 부분

인용 시 전문은 4연으로 나뉘어 있고 1연은 시인이 딸에게서 받은 문자메시지와 그에 대한 감상으로 채워져 있다. 그러므로 우리는 자연스레 화자를 시인으로 삼아 이 작품을 따라 읽게 되는데, 마을 풍경을 묘사하는 2연을 지나 3연에 이르면 불현듯 그의 존재가 사라짐을 알 수 있다. 마을을 걸어 나온 ‘몇 개의 길’이 한길로 바다에 이르렀을 때, 차마 버릴 수 없는 생각들을 채우며 걸었을 ‘누구’가 홀연히 등장하고, 그 누구는 바닷가에 앉은 또 다른 ‘누군가’를 목격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작법은 시적 주체뿐 아니라 대상까지 모호한 불특정성으로 지우면서 이 빈자리에 읽는 이의 기억과 체험을 직접 기입하도록 이끈다. 그리하여 김용택의 시는 “모은 생각들을 내다 버리고 서쪽 산에 걸린 뜬구름”(「내 눈에 보이는 것들」)처럼 곳곳이 비어 있는 동시에 읽는 이의 개별적이고 구체적인 경험들로 가득 채워지기를 매번 성공하는 것이다.

“이쪽 나무에서 저쪽 나무 잎새로 나는 건너서, 가요”

그렇다면 다채로운 해석이 열려 있는 이번 시집에서 시인이 궁극적으로 이루고자 하는 바는 무엇일까. 그것은 시집 속을 유유히 가로질러 날아다니는 나비의 이미지를 쫓아가봄으로써 헤아릴 수 있다.

아침이 아침으로 밤이 밤으로 그리하여 너를 지나 드디어 내가 돌아가고, 돌아가고, 돌아가는 그곳, 모든 이들이 알고 있는, 모든 이들이 다 가는, 모든 것들의 곁, 바람 같은 봄날이 나비 나는 봄날을 지나 산제비꽃 핀 몇 개의 무덤을 지나 검은 바위 넘어 바람이 쉬는 날개 곁으로
―「날개 곁으로」 전문

이 시에서 화자는 “나비 나는 봄날을 지나” “몇 개의 무덤”과 “검은 바위 넘어” “모든 이들이 다 가는, 모든 것들의 곁”으로 날아간다. 그곳은 어디일까. “아침이 아침으로 밤이 밤으로” 복귀하듯이 아마도 “내가 돌아가고”자 하는 곳은 생의 기원일 것이다. “내가 디딘 발자국을 가만가만 되찾아 디뎌야 집에 닿을 수 있”(「너무 멀리 가면 돌아올 수 없다」)듯이 시인이 종내 이르고자 하는 곳은 시의 근원이자 새로운 도약을 위한 출발점이다. 그러므로 『나비가 숨은 어린나무』는 한 세월을 통과하며 생의 진실을 깨달아버린 시인이 기꺼이 원점으로 돌아가 또 다른 삶을 향해 나아가려는 끝없는 저력을 담고 있다. 시인으로서 지난 40년간 깊이 있고도 널리 사랑받는 시 세계를 펼쳐온 김용택. 오늘도 그는 미지의 방향으로 한 발 더 나아가고 있다.

첫 문장에 오래 머물러 내 등에
눈이 쌓이는구나
평행을 이루려는 눈발의 각도를 잡아다닌다
눈이 쌓인다 다음 문장으로 가자
―「눈이 쌓인다 다음 문장으로 가자」 부분

이튿날이 없는 이별이, 시다
말해 무엇하리
나의 고요는 살아 있다
말들아 뛰어다녀라
나는 정지에서 풀려났다
―뒤표지 글

"바람이 불던 날이었습니다
나비가 날던 곳이었습니다
돌멩이를 힘껏 던지던 강가였습니다
태어나지 못한 말들이 고단함을 이기지 못하여
몇 자 따로 적었습니다"

2021년 여름
김용택


저자 프로필

김용택

  • 국적 대한민국
  • 출생 1948년 9월 28일
  • 경력 전북작가회 회장
    전북 환경 운동 공동의장
    덕치 초등학교 교사
  • 데뷔 1982년 창작과비평사 시 섬진강
  • 수상 2012년 제7회 윤동주 문학대상
    2002년 제11회 소충사선 문화상
    1997년 제12회 소월시 문학상
    1986년 제6회 김수영 문학상

2014.11.17. 업데이트 작가 프로필 수정 요청


저자 소개

1948년 전라북도 임실에서 태어났다. 순창농고를 졸업하고 임실 덕치초등학교 교사가 되면서 책을 읽기 시작했다. 책을 읽다가 떠오르는 생각을 글로 썼더니, 어느 날 시를 쓰고 있었다. 1982년 시인으로 등단했다. 그의 글 속에는 언제나 아이들과 자연이 등장하고 있으며 어김없이 그들은 글의 주인공으로 자리 잡고 있다. 정년퇴직 이후 고향으로 돌아가 풍요로운 자연 속에서 시골 마을과 자연을 소재로 소박한 감동이 묻어나는 시와 산문들을 쓰고 있다. 윤동주문학대상, 김수영문학상, 소월시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시집으로 『섬진강』, 『맑은 날』, 『꽃산 가는 길』, 『강 같은 세월』, 『그 여자네 집』, 『나무』, 『키스를 원하지 않는 입술』, 『울고 들어온 너에게』 등이 있고, 『김용택의 섬진강 이야기』(전8권), 『심심한 날의 오후 다섯 시』, 『나는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면, 좋겠어요』 등 산문집 다수와 부부가 주고받은 편지 모음집 『내 곁에 모로 누운 사람』이 있다. 그 외 『콩, 너는 죽었다』 등 여러 동시집과 시 모음집 『시가 내게로 왔다』(전5권), 『어쩌면 별들이 너의 슬픔을 가져갈지도 몰라』, 그림책 『할머니 집에 가는 길』, 『나는 애벌레랑 잤습니다』, 『사랑』 등 많은 저서가 있다. 태어나고 자란 곳에서 평생 살았으면, 했는데 용케 그렇게 되었다. 많은 사람들에게 과분하게 사랑받았다고 생각하여 고맙고 부끄럽고, 또 잘 살려고 애쓴다.

목차

시인의 말

어린 새들의 숲/날개 곁으로/너와 상관있는 말/나비가 날아오르는 시간/산문시, 그리고 아이/아침 별/지나간 것들은 이해되어 사라져간다/노란 꾀꼬리의 아침/고요를 믿다/서정시/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이듬해 봄, 그러니까 1985년/참새들이 소풍 나간 집/내가 사는 집 뒤에는 달과 밤이 한집에 산다/아름다운 산책/너무 멀리 가면 돌아올 수 없다/풀밭 위의 시간/나비가 숨은 어린나무/봄날의 어떤 자세/도리 없는 고양이의 봄/슬픈 놀이/꽃도 안 들고/달이 식으면 어떻게 해요/어머니도 집에 안 계시는데/비와 혼자/방랑/심심해서 괴로울 때/지금이 그때다/나의 현실은 직접 빛나요/내 소식은 두고 가세요/이 詩를 드려요/나는 정지에서 풀려났다/일어설 수 있는 길/침묵의 유리 벽/아슬아슬 가을/그 어떤 이전의 풍경/기분 좋은 내 손의 가을/내 눈에 보이는 것들/눈 오는 강에 나가 서는 날에는/바람을 달래는 강물 소리/사람들이 버린 시간/기적/양식이네 집 마당/하루의 강가에 이른 나무/눈이 쌓인다 다음 문장으로 가자/꿈을 생시로 잇다/언젠가 보았던 그 별/나는 이 바람을 안다/그 계절의 끝/당신이 서 있는 그 나무는 살구나무랍니다

발문
시인은 ‘다음 문장’으로 간다ㆍ신용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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