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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정판|코난 도일 호러 걸작선 : 사건의 내막, 고공 공포, 경매번호 249, 레이디 새녹스 사건, 토트의 반지, 카타콤, 로스 아미고스 피아스코, 존 배링턴 카울스, 심연으로부터 상세페이지

소설 추리/미스터리/스릴러

개정판|코난 도일 호러 걸작선 : 사건의 내막, 고공 공포, 경매번호 249, 레이디 새녹스 사건, 토트의 반지, 카타콤, 로스 아미고스 피아스코, 존 배링턴 카울스, 심연으로부터

바톤핑크 고딕 문학 총서 007
소장전자책 정가7,100
판매가7,100
개정판|코난 도일 호러 걸작선 : 사건의 내막, 고공 공포, 경매번호 249, 레이디 새녹스 사건, 토트의 반지, 카타콤, 로스 아미고스 피아스코, 존 배링턴 카울스, 심연으로부터 표지 이미지

개정판|코난 도일 호러 걸작선 : 사건의 내막, 고공 공포, 경매번호 249, 레이디 새녹스 사건, 토트의 반지, 카타콤, 로스 아미고스 피아스코, 존 배링턴 카울스, 심연으로부터작품 소개

<개정판|코난 도일 호러 걸작선 : 사건의 내막, 고공 공포, 경매번호 249, 레이디 새녹스 사건, 토트의 반지, 카타콤, 로스 아미고스 피아스코, 존 배링턴 카울스, 심연으로부터> 『코난 도일 호러 걸작선』은 전자책으로 개별 출간한 도일의 호러 단편들을 추린 작품집이다. 이번 개정 증보판에는 「로스 아미고스 피아스코」, 「존 배링턴 카울스」, 「심연으로부터」 3편을 새로 수록했다.

「사건의 내막」
짧은 분량이지만 의의로 다양한 해석의 가능성을 지닌 작품이다. 코난 도일은 말년에 오컬트에 심취했고 심령술을 믿었다고 전해진다. 이런 이력이 반영된 작품 중에 이 단편집에 수록된 「사건의 내막」과 「심연으로부터」가 포함된다. 1인칭 시점을 취하고자 했으나 죽은 화자를 드러내기가 여의치 않아서 “글 쓰는 영매”를 내세우는 방식으로 해결했다고 한다. 이성적이고 회의적인 셜록 홈즈의 창조자가 동시에 초자연적인 현상에 관해서도 관심을 가지고 적잖은 글을 썼다는 건 흥미롭다. 이런 역설과 모순이 빚어낸 역동성이 코난 도일이 보여준 창조력의 원천이진 않을까?

「고공 공포」
"에어 정글"이라는 설정부터 흥미롭다. 뚸어난 비행사 조이스 암스트롱이 비행사고 후 홀연히 사라지는데, 그가 남긴 미완의 일지가 작품의 중심이다. 사고 기체의 파편으로 봐서 그의 생존 가능성이 낮지만 시신이 없는 상황에서 피 묻은 일지에는 고도 43,000피트(약 13.1킬로미터) 가량의 고공 어느 지점에 정글이 존재하고 이곳에 젤라틴 몬스터들이 거주한다는 가설이 담겨 있다. 조이스 암스트롱은 자신의 가설을 확인하고자 위험한 비행에 나서고, 작품은 그의 일지를 그대로 따라가는 형식을 취한다. 라이트 형제가 1903년 최초의 비행에 성공한 후 불과 10년 만에 나온 작품임을 감안하면 비행 관련 몇 가지 기술과 가설들도 눈여겨볼만하다. 초기 SF와 호러 장르의 양대 아이콘이라 할 수 있는 H.G. 웰스와 러브크래프트의 중간 지점을 보는 듯한 SF 호러로 손색이 없는 작품이다. 배경 또한 웰스의 우주와 러브크래프트 심해 이 중간 지대인 성층권을 선택한 것도 흥미롭다. 지금은 식상할지 모르나 당대에는 신선했을 상상력이 미스터리의 대가에 의해 어떻게 공포로 형상화되는지 볼 수 있는 작품이다.

「경매번호 249」
「토트의 반지」와 함께 아서 코난 도일의 대표적인 미라 단편이다. 특히 이 작품은 작가의 최고 걸작은 아니지만 몇 가지 중요한 의미를 지닌 것으로 평가된다. 또한 동시대와 후대 작가들에게도 많은 영향을 미친 작품이다. 우선 기존의 미라 작품과 달리 미라를 위협적인 존재로 묘사한 최초의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외국 문화의 유입에 대한 제국주의 영국의 공포감을 미라로 대치하여 묘사했다는 해석도 있다. 이 작품을 읽고 『정글북』의 작가 러디어드 키플링은 오랫동안 악몽에 시달렸다고 술회했다. 러브크래프트는 미라의 부활을 주제로 한 뛰어난 작품이라고 호평했다. 앤 라이스(뱀파이어 연대기)는 자신의 미라 작품에 아서 코난 도일의 「경매번호 249」와 「토트의 반지」가 직접적인 영감을 주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레이디 새녹스 사건」
이 작품은 홈즈에 가까운 도입부에 공포의 반전을 포함하고 있다. 홈즈의 팬들도 크게 이질적이지 않으면서도 코난 도일의 공포를 느낄 수 있는 최적의 작품으로 보인다. 런던의 뛰어난 외과의인 더글러스 스톤과 런던 최고의 미인인 새녹스 부인 간의 떠들썩하고 부적절한 연애. 다소 진부해 보이는 소재를 다루면서도 코난 도일의 호러 단편 중에서 가장 강렬하다라는 평가를 받는 작품이기도 하다.

「토트의 반지」
도일의 또 다른 단편 「경매 번호 249」와 함께 작가의 대표적인 미라 단편으로 꼽힌다. 후자에 비해 「토트의 반지」는 공포 요소는 덜한 반면 죽기를 열망하나 그러지 못하는 불멸의 고통과 로맨스가 가미된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걸출한 이집트학 학자가 루브르 박물관에서 깜박 잠이 들었다가 폐장 시간을 넘겨서 맞닥뜨리는 기묘한 사건을 다루고 있다.

「카타콤」
성장 배경부터 외모와 성격에 이르기까지 달라도 너무 다른 두 젊은 고고학자에 관한 이야기다. 가난한 흙수저 출신으로 현재의 위치까지 한발 한발 어렵게 헤쳐 온 뷔르거. 반면에 대표적인 금수저로 승승장구하면서 늘 학계와 사교계의 인기를 독차지해온 훈남 케네디. 이 두 젊은이는 당대 학계를 선도하는 뛰어난 고고학자라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겉보기에 선의의 경쟁자이자 절친인 이 두 사람 사이에 묘한 긴장감이 감돈다. 뷔르거가 고고학적으로 엄청난 가치를 지닌 새 지하묘지, 카타콤을 발견했다고 암시하자 단번에 케네디가 관심을 가지고 덤벼든다. 뷔르거가 카타콤을 보여주는 대신에 한 가지 질문에 먼저 답하라는 조건을 거는데...

*새로 추가된 작품
「로스 아미고스 피아스코」
미국의 서부에 있는 로스 아미고스라는 도시에서 있었던 피아스코(대실패, fiasco)를 회상하는 내용이다. 로스 아미고스의 시민들은 유독 전기시설에 대한 자부심이 큰데, 이 장점을 살려 전기의자 사형집행을 준비한다. 그 첫 대상이 된 덩컨 워너는 소문난 악질 범죄자. 그런데 엄청난 양의 전기쇼크에도 불구하고 사형수가 좀처럼 죽지 않으면서 사태가 꼬여간다.

「존 배링턴 카울스」
도일이 이 단편 이후 10년 뒤에 발표한 사이킥 뱀파이어의 대표작 「기생충The Parasite」(작품 특성상 『사이킥 뱀파이어 걸작선』 에 수록함)과 여러모로 비교된다. 상대의 정신과 육체를 점령하고 파멸로 이끄는 팜므파탈, 오컬트 요소, 최면 암시 등 「기생충」의 축소판에 가깝다.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기생충」은 깊이 면에서 「존 배링턴 카울스」는 빠른 전개와 흥미 면에서 상대적인 강점을 가진다. 이 작품의 팜므파탈로 등장하는 케이트 노스콧은 뱀파이어 변종으로서 「기생충」의 사이킥 뱀파이어나 은유적 뱀파이어보다도 조금 더 실체적인 위협감을 자아낸다. 노스콧은 모든 남자의 심장을 멎게 할 만큼 절세미인으로 묘사되는데, 잔인함과 사악함을 교활하게 드러낸다. 이 여자와 약혼한 남자들은 하나둘 죽음을 맞는다. 이 피해자 중에 한 명이자 화자의 친구인 배링턴 카울스의 말을 빌리면, 그녀는 “무덤에서 나온 구울이자, 뱀파이어며 늑대인간이다.” 다시 말해 피해자의 입장에서 정신을 유린당하는 고통만큼 물리적인(동시에 초자연적인) 공포감이 몬스터 급이다.

「심연으로부터」
도일이 심령주의에 가진 깊은 관심이 반영된 작품이다. 사람의 생령이 나타나 자신의 죽음을 알린다는 사례를 통하여 텔레파시, 유체이탈 등을 살짝 가미하고 있다. 도일이 심령주의를 과학과 대등한 영역으로 대하는 진지한 접근 방식이 화자를 통해서도 전달된다. 화자는 텔레파시를 믿지만 자신이 경험한 초자연적인 사건을 가능한 합리적으로 풀어내려는 입장을 취한다. 그는 실론(스리랑카)의 커피 수입 사업을 하는 청년 사업가 밴시타트의 사업파트너다. 이 밴시타트에게 일어난 불행한 사건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책 속에서>

그 날 밤에 벌어진 일 중에서 어떤 것은 아주 또렷하고, 어떤 것은 단편적인 꿈처럼 어렴풋하다. 완결된 이야기로 말하기 어려운 이유는 그 때문이다. 내가 왜 런던으로 갔다가 밤늦게 돌아왔는지 지금은 기억에 없다. 평소 런던을 방문했던 일들과 뒤섞여있다. 그러나 아담한 시골 역에 내렸을 때부터는 모든 것이 무척 또렷하다. 매순간을 되살려낼 수 있다.
승강장을 따라 걷다가 그 끝에서 반짝이는 시계를 보았을 때, 11시 30분이었음을 기억한다. 자정 전에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 의문을 품었던 것도 기억한다. 그리고 눈부신 전조등과 세련된 황동색 광채를 앞세우고 밖에서 나를 기다리던 커다란 자동차를 기억한다. 그 날 낮에 배달된 30마력 신형 로버였다. 나는 운전사 퍼킨스에게 자동차에 대해 어떠냐고 물었고, 그가 아주 근사하다고 말한 것을 기억한다. --「사건의 내막」 중에서

마침내 도랑의 쐐기풀 사이에서 그의 시선을 잡아 끈 것이 캔버스 천을 씌운 책이었다. 알고 보니 이것은 낱장을 떼어낼 수 있는 형태의 수첩이었고, 낱장 일부가 떨어져 나와 울타리 아래쪽에서 펄럭이고 있었다. 그는 이 낱장들을 주웠으나 첫 장을 포함해서 몇 장은 찾아내지 못했고, 이로써 이 중요한 진술에 통한의 틈을 남겨놓고 말았다. 이 농부는 주운 수첩을 자신을 고용한 농장주에게 가져갔고, 농장주는 이것을 다시 하트필드의 J. H. 애서튼 박사에게 보여주었다. 단박에 전문가의 조사가 필요하다고 여긴 애서튼 박사는 수첩을 런던의 항공 클럽으로 보냈고, 이것은 그때부터 그곳에 보관되고 있다.
일지의 1쪽과 2쪽은 유실된 상태다. 비록 진술의 전체 일관성에 영향을 주진 않지만 마지막장도 찢겨지고 없다. 유실된 도입부는 짐작컨대 조이스 암스트롱의 비행사 자격에 관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다른 출처를 통해서 얻을 수 있는 정보인데, 그것에 따르면 영국의 조종사들 사이에서 그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실력자로 인정받고 있었다. 지난 수년 동안 그는 누구보다 대담하고 지력이 뛰어난 비행사 중의 한명으로 알려져 왔고, 이런 자질 덕분에 그 자신의 이름을 딴 자이로코프스 장치를 포함하여 몇 가지 신형 장비를 발명하고 시험하는 것이 가능했다.
일지의 본론 부분은 잉크로 깔끔하게 적혀 있지만 마지막 몇 줄은 연필로 들쭉날쭉 급하게 쓰여 있는데 그 의미를 파악하기가 어려울 정도다. 실상 이 마지막 몇 줄은 비행 중인 항공기의 조종석에서 다급히 휘갈겨 쓴 것으로 봐도 무방할 듯 하다. 덧붙이자면 수첩의 마지막 장과 겉표지에 내무부 전문가들이 혈흔이라고(인간의 피일 가능성이 있고 포유류의 것은 확실한) 발표한 얼룩 몇 개가 묻어 있다. --「고공 공포」 중에서

에드워드 벨링햄과 윌리엄 몽크하우스 리 사이에 있었던 일, 또 애버크롬비 스미스에게 가해진 엄청난 공포의 원인에 대해 한 점 의혹 없는 최종 판단은 앞으로도 녹록지 않을 것 같다. 우리가 스미스로부터 직접 충실하고도 명확한 설명을 들었다는 건 사실이다. 뿐만 아니라 경비원인 토마스 스타일스와 옥스퍼드의 플럼트리 페터슨 목사를 비롯해 이 독특한 사건의 일부를 우연히 스치듯 목격한 사람들로부터 스미스의 말을 확증하는 증언까지 들었다.
그렇다고 해도 이 사건은 주로 스미스 개인의 말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사람들 대부분은, 옥스퍼드 대학이라는 학문과 지식의 전당에서 그것도 대낮에 벌어진 이 사건을 두고 자연의 방식이 개입됐다기보다 겉으로는 멀쩡해 보이는 사람이 미묘히 빙퉁그러진 성품과 불완전한 사고력으로 벌인 일이라고 생각할 터다. 그러나 자연의 방식이 얼마나 정밀하고 교묘한가를 떠올려보라. 또 우리가 보유하고 있는 과학의 등불을 전부 동원한다 해도 그 자연의 방식을 어렴풋하게만 이해할 수 있음을 떠올려보라. 저 높은 곳에서 거대하고 섬뜩한 가능성들을 가리고 있는 어둠을 떠올려보라. 그렇다면 인간이 배회하다가 들어설지 모르는 이상한 샛길을 제한할 수 있는 이는 용감하고 확신에 찬 인물일 것이다. --「경매번호 249」 중에서

더글러스 스톤이 저명한 회원으로 있는 과학 협회뿐 아니라 악명 높은 새녹스 부인이 재기발랄한 구성원으로 있는 사교계 양쪽에 두 사람의 관계가 파다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어느 날 아침 새녹스 부인이 수녀가 되어 다시는 세상에 나타나지 않을 거란 소식이 전해졌을 때, 세간의 이목이 집중된 것은 당연했다. 이 소문에 꼬리를 물고, 강심장을 소유한 저명한 외과 의사가 반바지 한쪽 가랑이에 두 다리를 쑤셔 넣은 채 침대 가장자리에 앉아서 멍하니 정신 나간 사람처럼 배시시 미소를 머금고 있더라는 그 집 심부름꾼의 말이 전해지면서 신경이 닳고 닳은 사람들도 감당하지 못할 만큼 일대 센세이션이 일었다. -- 「레이디 새녹스 사건」 중에서

기차는 느리고 해협은 험해서 이 학자가 파리에 도착했을 때는 정신이 꽤나 몽롱하고 몹시 흥분한 상태였다. 그는 루 라피테에 있는 호텔 드 프랑스에 도착하자마자 소파에 몸을 던지고 한두 시간 있었으나 잠을 청하지 못했다. 피곤하지만 루브르로 가서 최종 결정을 앞두고 몇 가지 사항들을 확인한 뒤에 곧장 저녁 기차를 타고 디에프(영국 해협에 면한 프랑스 북부의 항구 도시―옮긴이)로 돌아가기로 마음먹었다.
이렇게 결심하고 비 내리는 쌀쌀한 날씨라 외투를 입고서 이탈리아 대로를 건넌 뒤에 오페라 거리를 따라 내려갔다. 일단 익숙한 루브르에 도착한 후에는 살펴보려고 하는 파피루스의 고문서가 있는 곳으로 거침없이 향해갔다. -- 「토트의 반지」 중에서

그는 통로 하나를 따라 앞서갔고, 영국인은 그 뒤를 바짝 뒤따랐다. 시시때때로 통로가 두 갈래로 갈라졌으나 뷔르거는 멈추거나 망설이거나 하지 않는 것으로 봐서 자기만의 비밀 표시를 따라 가는 것이 분명했다. 벽을 따라 곳곳에서 이민선의 선실 침상처럼 고대 로마의 기독교도들이 그 위에 놓여 있었다. 랜턴의 누런 불빛이 쭈글쭈글해진 미라 위를 깜박이며 스쳐갔고, 둥그스름한 두개골과 뼈만 남은 가슴 위에 팔짱을 낀 길고 흰 두 팔뼈를 비추기도 했다.
통로를 지나면서 케네디는 까마득히 오래 전에 경건한 손들이 가져다놓았을 비문이며 장례 용기며 그림이며 의복, 기구 따위를 못내 아쉬운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서둘러 스쳐가는 그의 시선에도 그곳이 지금까지 단 한 번도 학자들의 눈에 띈 적이 없는 로마인의 유해 안치소를 포함하는 가장 초기의 가장 훌륭한 카타콤이 분명했다.-- 「카타콤」 중에서

무시무시한 전기 충격이 그의 신체를 망가뜨리는 동안 그는 의자에서 펄쩍펄쩍 뛰었다. 그러나 그는 죽지 않았다. 오히려 그의 두 눈은 예전보다 더 밝게 빛났다. 변한 것은 딱 하나, 그런데 독특한 변화였다. 그의 머리칼에서 검은 색이 사라졌고, 어둠과도 같았던 수염도 시야에서 사라졌다. 이 둘은 눈처럼 새하얗게 변해 있었다. 그런데도 쇠퇴의 흔적은 전혀 없었다. 피부는 아이의 그것처럼 매끄러웠고 포동포동했으며 윤기가 흘렀다.-- 「로스 아미고스 피아스코」 중에서

그래서 나는 이 슬픈 사건을 초래한 상황에 대해서만 최대한 간결하고 분명하게 말하겠다. 그리고 독자들이 각자 추론을 도출하게끔 놔두려고 한다. 어쩌면 어느 누군가가 내게 어둠으로 남아있는 것에 빛을 비춰줄지도 모르겠다.
배링턴 카울스를 처음 만난 것은 내가 의학 학위 취득을 위해 에든버러 대학 근처로 이주했을 때였다. 내가 세든 집 주인 여자는 노섬벌랜드 가에 커다란 집을 한 채 가지고 있었다. 자식이 없는 과부로 대여섯 명의 학생에게 하숙을 쳐서 생계를 꾸렸다.-- 「존 배링턴 카울스」 중에서

그녀는 그날 저녁 내내 바빴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우리는 “샤론의 장미” 호를 타고 기분 좋은 10노트의 바람과 함께 마데이라로 향했다. 닷새 동안은 빠르게 항해하여 마데이라 섬에서 그리 멀지 않은 해상까지 다다랐다. 그런데 엿새째 바람이 잠잠해지고부터는 그 기름 바다에서 느릿느릿 흔들리기만 할뿐 좀처럼 나아가질 못했다.
그날 밤 10시, 에밀리 밴시타트와 나는 선미루 갑판의 우현 난간에 기대어 서 있었다. 뒤쪽에서 빛나던 보름달이 배의 검은 그림자를 드리웠다. 우리 두 사람의 머리도 반짝이는 수면에 그림자를 새겼다. 고즈넉한 수평선을 향해 펼쳐진 달빛의 넓은 길에 드리운 그림자들이 완만한 파고에 따라 깜박이고 아른거렸다. 우리는 머리를 숙이고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바람이 없는 잔잔한 날씨에 대해, 바람이 불어올 가능성에 대해, 하늘의 모양에 대해 대화를 나누던 그때 갑자기 뛰어오르는 연어처럼 풍덩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밝은 달빛 아래 존 밴시타트가 물에서 튀어나오더니 우리를 올려다보았다. -- 「심연으로부터」 중에서


저자 프로필

아서 코난 도일 Arthur Conan Doyle

  • 국적 영국
  • 출생-사망 1859년 5월 22일 - 1930년 7월 7일
  • 학력 1885년 에든버러대학교 대학원 의학 박사
    1881년 에든버러대학교 의학 학사
  • 링크 공식 사이트

2018.12.17. 업데이트 작가 프로필 수정 요청


저자 소개

지은이 아서 코난 도일
셜록 홈즈 시리즈로 유명한 영국의 미스터리 작가다. 스코틀랜드 에든버러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부터 탐정 캐릭터에 심취했다. 예수회 학교에서 교육받았는데, 훗날 셜록 홈즈 이야기의 많은 등장인물들이 이 학교 시절의 교사 및 친구들에게서 영감을 얻었다. 1884년 루이스 호킨스와 결혼했고, 1885년 에든버러 대학을 졸업하고 의사가 된 뒤 햄프셔에서 안과의로 개업했다. 1887년 첫 소설 『주홍색 연구』를 출간했고 1891년부터 『셜록 홈즈의 모험』을 《스트랜드 매거진》에 연재하기 시작했다. 도일의 작품들은 곧 대중적인 호응을 얻었고 그는 1920년대에 세계에서 가장 비싼 고료를 받는 작가 중 한 명이 되었다. 그러나 홈즈 소설에 싫증을 느끼게 되어 『마지막 사건』에서 홈즈를 죽임으로써 그 시리즈를 끝내게 된다. 남아프리카 전쟁(1899~1902)에 야전병원의 군의관으로 복무했는데, 그 동안 『위대한 보어 전쟁』을 써서 조국의 입장을 방어하기도 했다. 전쟁이 끝나자 영국으로 돌아와 기사 작위를 수여받았다. 그 후 『빈집』에서 오래 전 죽은 주인공을 교묘한 방법으로 다시 살려냄으로써 홈즈 시리즈를 재개했다. 1906년 하원의원에 출마했으나 낙선했고, 다음해 그의 아내가 지병으로 사망했으며, 얼마 지나지 않아 진 레키와 재혼했다. 1차 세계대전에 참전한 그의 아들이 솜 전투에서 입은 부상 후유증으로 사망하자 큰 실의에 빠졌다. 1927년 그의 마지막 책 『셜록 홈즈 사건집』이 출간되었고, 1930년 심장병으로 사망했다.

엮고 옮긴이 정진영
대학에서 영문학을 공부했다. 상상에서는 고딕 소설의 그로테스크한 분위기와 잿빛의 종말론적 색채를 좋아하나 현실에서는 하루하루 장밋빛 꿈을 꾸면서 살고 있다. 고전 문학 특히 장르 문학에 관심이 많아서 기획과 번역을 통해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은 작가와 작품도 소개하려고 노력 중이다. 스티븐 킹의 『그것』, 『러브크래프트 전집』, 『세계 호러 걸작선』, 『뱀파이어 걸작선』, 『펜타메로네』, 『좀비 연대기』 등을 번역했다.

목차

표지
저자 역자 소개
사건의 내막
고공 공포
경매번호 249
레이디 새녹스 사건
토트의 반지
카타콤
로스 아미고스 피아스코
존 배링턴 카울스
심연으로부터
판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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