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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과 검작품 소개

<왕과 검> “이오.”
뺨에 손이 닿았다. 따뜻했다. 느닷없이 귀가 뜨거워지는 바람에 더욱더 고개를 들 수 없었다.
“이오, 얼굴을 보여 주지 않겠나.”
눈앞에서 간청하는 달콤한 목소리.
“……읏, 부끄럽습니다…….”
아주 작은 목소리로 봐달라는 이야기를 한다. 머리 위에서 신음 소리 같은 게 들렸다. ‘어?’하고 고개를 들려던 이오의 팔을 알렉이 잡아당겨 균형을 무너뜨렸다. 그대로 그는 알렉의 넓은 가슴에 쓰러지고 말았다.
“어라…… 으으음……!”
일전에 했던 입술만 살짝 닿는 키스와는 전혀 다른, 서로 깨무는 듯한 입맞춤이었다. 잡아채듯이 입을 맞댄 채 혀를 밀어 넣었다. 경험이 적은 이오는 저항할 수 없었다. 그뿐만 아니라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조차 이해할 수 없었다.
“으…… 응, 싫……어, 읏…….”
밀어내려고 하는 말이 아니었다. 다만 어찌해야 좋을지 알 수 없는 가운데 몸이 멋대로 저항을 시도했다. 알렉은 그것을 손쉽게 누르고 혀를 좀 더 깊이 섞었다.
검술이든 체술이든 이기지는 못해도 전혀 상대가 되지 않을 정도로 역량의 차이를 느꼈던 적은 없었다. 전장에서 마주한다면 목을 벨 수는 없어도 크게 상처 입힐 자신이 있었다. 체격 차이는 문제가 아니다. 기사로서의 실력은 비슷했다. 이오의 자만이 아니라 제삼자나 알렉 자신도 인정하는 부분이었다.
그런데도 지금 이오는 그에게 휘둘리며 대항할 수단을 잃은 채 알렉의 입술에 농락당했다.
그가 혀로 입안을 유린하며 집요하게 애무하자 등골이 떨리며 무릎에서 힘이 빠졌다. 풀썩 쓰러지는 가녀린 몸을 알렉의 팔이 쉽게 떠받쳤다. 그의 강한 힘에 질투를 느꼈던 것도 잠시, 곧바로 농후한 입맞춤에 정신을 빼앗겨서 그저 넓은 등에 매달리는 수밖에 없었다.
알렉은 이오가 저항하지 못하는 사이 각도를 바꾸며 몇 번이나 입을 맞췄다. 정열적인 입맞춤이 이오의 머릿속을 녹아내리게 만들어서 냉정한 판단력을 앗아 갔다.
계속 이대로 있을 수 있다면 좋을 텐데. 절대 이루어지지 않을 일을 생각하자 눈물이 번졌다.
그걸 눈치챈 알렉이 간신히 입맞춤을 멈췄다.
이오가 숨쉬기 힘들어하는 줄 알았는지 뺨을 타고 흐르는 눈물방울을 걱정스러운 듯이 닦았다. 하지만 그것이 생리적으로 흐르는 게 아니라는 걸 깨닫고는 눈을 좁혔다.
“왜 우는 거지?”
싫다거나, 그저 기뻐서 같은 단순한 감정 때문이 아니라는 건 금방 눈치챈 듯했다.
“모르겠습니다.”
자신에게 남은 시간은 오늘 밤뿐. 그래서 초조한 마음에 눈물을 흘리는 것이라고 이오는 말할 수는 없었다.
“울지 마.”
꽉 끌어안기자 다시금 눈물이 나왔다.
“당신과 검을 섞어서 행복했습니다.”
자신은 이 장미원에서 함께 지낸 시간을 추억으로 삼고 내일에 임할 것이다.
“앞으로도 얼마든지 상대를 해 주지. ……네가 허락해 준다면.”
그렇게 말하는 알렉은 모른다. 이오가 그의 주군의 목을 노리고 있다는 것을. 내일, 왕을 지키는 기사로서 옥좌 앞을 가로막는 알렉의 목을 자신이 벨지도 모른다는 걸 알지 못하기에 미래를 말할 수 있는 것이다.



*****

왕위 계승권 싸움을 피하기 위해 기사로 키워진 금발벽안의 아름다운 이오.
어느 날 갑자기, 이오의 친여동생 이리아 왕녀가 대국 루키우스 왕과 결혼하게 된다. 이 혼인의 목적은 이리아 왕녀를 인질로 삼기 위함이었다.
여동생과 나라를 지키기 위해 루키우스 왕을 암살하라는 명을 받은 이오는 왕녀와 함께 대국으로 향하고…….
그러다 어느 달이 빛나던 밤, 그는 뛰어난 검술을 가진 검은 옷의 기사 알렉과 만나게 된다.
그의 강인함과 고독한 마음을 치유해 주는 눈동자에 사로잡힌 이오는 결국 그에게 안기고 마는데…….
젊은 왕과 문장을 새긴 검이 엇갈리는 그때, 숙명의 역사가 움직이기 시작한다!

크림처럼 부드럽고 끈적한 BL 소설
크림 노블 CREAM NOVEL

매월 27일,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저자 프로필

히메카와 호타루 Hotaru Himekawa

2017.02.20. 업데이트 작가 프로필 수정 요청


저자 소개

히메카와 호타루
미즈카네 료 그림
이혜인 옮김

목차

왕과 검 ―마리아베일의 자객―
후기
특전 쇼트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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