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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부화하는 소리작품 소개

<사랑이 부화하는 소리> 나오의 얼굴을 물끄러미 본 타카자와가 ‘정말 좋아졌어.’라고 중얼거렸다. 나오는 아토피로 괴로워했던 시절을 떠올리며 ‘네.’ 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전학 간 학교가 지금도 같은 방식을 사용한다면 취재할 가치가 있을지도 모르겠군.”
타카자와는 앞으로의 병원 경영에도 활용할 수 있는 힌트가 있을지도 모른다며 늘 활발하게 작동하는 안테나를 반응시켰다. 역시 민완 컨설턴트다.
“아마 변하진 않았을 것 같은데요…….”
당시의 담임 선생님이 지금도 교편을 잡고 있을 테니 연락해 볼까요? 하고 제안하자 타카자와는 잘 부탁한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전학 가서 다행이군. 어린애가 몹쓸 말을 하는 건 보통 부모가 비슷한 말을 하기 때문이야. 밖에서는 정론을 떠들어도 집에서는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지. 아이는 그런 부모의 모습을 보고 배우거든.”
타카자와는 따돌리는 아이를 혼내기 전에 부모의 자세를 돌아봐야 한다며 분개한 표정으로 팔짱을 꼈다. 예전 학교는 질이 안 좋다고 가혹한 평가를 내렸다.
“하지만 그건 어쩔 수 없었을 거예요. 그리고 전학 간 곳에서도 아마 아유미의 존재가 컸던 게 아닐까…….”
나오가 여성의 이름을 입에 담은 게 의외였는지, 타카자와는 눈살을 찌푸리고 ‘누구야?’ 하고 물었다. 그 목소리와는 대조적으로 나오는 태연하게 대답했다.
“그 반의 대장이었던 여자애이자 소꿉친구입니다. 엄청 드세서 저도 자주 ‘징징 짜지 마!’라고 혼났어요. 하지만 중요할 때는 꼭 지켜 줬죠. 귀엽게 생겼고…… 아, 지금은 미인으로 자랐는데, 아무튼 좋은 사람이에요.”
미인이라고 하지 않으면 화낸다. 나오는 괄괄한 소꿉친구의 얼굴을 떠올리며 어깨를 움츠렸다.
즐거워하는 나오의 반응을 본 타카자와는 어째서인지 더 퉁명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나오가 의아해하고 있었더니, 그 입에서 뜻밖의 인물을 향한 공격이 날아왔다.
“전학 가기 전의 학교에서도 그 이치라는 녀석이 널 제대로 지켜 줬으면 좋았을걸. 그 녀석이 어리바리하니까 나오가 따돌림을 당한 거 아냐――.”
그건 나오에게는 성역을 더럽힌 것이나 마찬가지인 발언이었다.
――……?!
머리에 피가 확 오른 나오는 반사적으로 반론을 쏟아 냈다.
“이치를 나쁘게 말하지 마세요!”
평소엔 온화한 나오의 격양에 타카자와가 놀란 표정으로 눈을 동그랗게 떴다.
“나오…….”
놀란 의미를 깨닫지 못한 채, 나오는 추석 속의 소중한 이치를 열심히 두둔했다.
“이치는 언제나 저를 감싸 줬고, 손도 잡아 줬고, 다정했고, 이치는 제 소중한…… 가장 소중한……. ……윽.”
정말 정말 좋아했던 이치. 하지만 그 의미를 당신의 나오는 알지 못했다. 하지만 지금은 안다. 이치는 나오의 첫사랑이다.
“이치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면서 나쁘게 말하지 마세요!”
소중한 사람이 더럽혀졌다는 생각에 나오는 말을 토해 냈다.
타카자와는 천천히 눈을 크게 뜨고는 말문이 막힌 모습으로 굳어 버렸다. 나오에게 이치가 어떤 존재인지 말 구석구석에서 느껴졌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얼굴이 화르르 뜨거워졌다.
어이없어 한다고 생각한 나오는 입술을 깨물고 시선을 떨어뜨렸다.
“이상하다고 생각하셔도 괜찮습니다.”
나오는 자신의 성벽을 제대로 인식한 적이 없다. 아유미와 가족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 시기도 있었고, 대학 시절엔 여자 친구도 있었다. 하지만 이치만큼은 다른 사람과는 비교할 수도 없이 특별한 존재다.
당시 나오에게는 이치만의 사회와의 접점이고, 세계의 중심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부모님이 있는 가정을 포함한 전 세계가 아닌, 학교라는 아이들의 사회를 가리키는 세계다.
“징그럽다고 하고 싶으시죠? 하지만 어린 시절의 추억이니까 뭐 어떻습니까.”
타카자와의 얼굴을 보지 못한 채 말을 거듭했다. 침묵이 무서워서, 안절부절못해서, 무라도 말을 하지 않으면 견딜 수 없다. 버티다 못한 나오는 결국 앞치마를 벗는 것도 잊고 주방에서 뛰쳐나가려 했다.
하지만 뒤에서 다가온 손이 팔을 붙잡아 그 움직임을 막았다.
“아야……!”
우악스러운 제지에 작은 비명을 지른 입술은 다음 순간 따뜻한 것으로 가로막혔다.
――……!?
놀라서 눈을 부릅떠도 너무 가까워서 눈앞에 있는 게 무엇인지 확인할 수 없었다. 하지만 뒤통수를 받치는 큰 손과 잡혀 있는 팔의 통증, 그리고 허를 찌르듯 치열을 가르고 들어온 감촉 등을 통해 무슨 상황인지 이해했다.
――키스……?!

* * *

몸이 약했던 어린 시절, 괴롭힘을 당하는 나오를 지켜 준 『이치』.
첫사랑을 가슴에 품고 연애 초보인 채 관리 영양사가 된 나오는 의료 컨설팅 회사 사장 타카자와에게 닥터스 레스토랑 감수 의뢰를 받는다.
맛있는 요리로 많은 사람을 건강하게― 라는 프로젝트에 눈을 빛낸 나오였지만, 정작 타카자와는 채소를 싫어하는 편식가였고! 타카자와는 자신에게 맛있는 채소를 먹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나오를 의미심장한 손끝으로 희롱한다.
그러던 어느 날, 어째서인지 타카자와에게 키스 당하는데….
어린 시절의 기억이 자아내는 슬로우 러브.



크림처럼 부드럽고 끈적한 BL 소설
크림 노블 CREAM NOVEL

매월 셋째 주 수요일,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저자 프로필

히메카와 호타루 Hotaru Himekawa

2017.02.20. 업데이트 작가 프로필 수정 요청


저자 소개

히메카와 호타루

칸베 아키라 그림
현노을 옮김

목차

사랑이 부화하는 소리 ―Love Recipe―
이쪽의 사정
후기
초회 한정 SS 『번외편 숏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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