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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렁뚱땅 miss 주작품 소개

<얼렁뚱땅 miss 주> ‘어라?’
뭔가 닿을 거라 생각했던 촉감이 없었다. 입술을 뒤덮은 후끈한 열기도, 말캉하면서도 폭신해야 할 솜사탕 같은 촉감도 느껴지지 않았다.
은노는 온 얼굴에 드리워진 주름을 하나씩 피면서 감은 눈을 살포시 떴다.
“장난인데.”
재이의 입 꼬리가 사악한 웃음으로 늘어졌다. 당. 했. 다! 이런 제기랄!

건방지고 싸가지 없는 이 남자, 하지만 이 남자가 자꾸만 그녀를 두근거리게 만든다.

“질투 같은 거 하지 마. 내 눈엔 너 밖에 안 보여.”
평화를 되찾았던 심장이 무섭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뺨이 붉어지고 아랫배가 뜨끈해졌다. 하하하, 웃어넘길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힘이 들어갔던 주먹이 스르르 풀려버렸다. 하지만 몸은 긴장으로 딱딱하게 경직됐다.
“숨 쉬어. 그렇게 긴장할 필요 없어. 니가 하도 못 알아먹어서 얘기해주는 거야. 그러니까 내 감정에 대해서는 더 이상 고민하지 마. 나는 너 밖에 안 보이고 너만 안고 싶어. 너한테 남자이고 싶다고. 니가 내 여자였으면 좋겠다고.”

미련 곰탱이 얼렁뚱땅 미스 주, 하지만 이 여자가 평생토록 그를 설레게 만든다.

“커피 마실래?”
주스 마신다는 사람 억지로 끌고 와 놓고는 생뚱맞게 커피는 무슨.
“아니, 난 주스.”
“주스 없어. 그냥 커피 마셔.”
그래, 갖고 놀다 제자리에만 갖다 놔라.
“설탕 듬뿍 넣어서 타 줄게. 주스다 생각하고 마셔.”
“마음대로 해라.”
은노는 소파에 벌러덩 누워 하얀 머릿속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휑한 천장에 시선을 박았다. 종일 잠만 잤더니 머리가 다 멍했다.
드문드문 말이 안 되는 꿈을 꾼 것 같은 저녁이었다. 독특한 분이었지만 눈빛은 어지간히 따뜻한 분이었다. 그리고 할아버지를 보는 재이의 눈빛도 그랬다. 살가움이 넘치지는 않았지만 오랜 시간 쌓아온 그들만의 끈끈함이 엿보였다.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게 더 많고 닮은 구석보다 서로 다른 부분이 더 많았지만, 한 지붕 아래서 산 지 몇 주 만에 마음은 그보다 더 많은 걸 말하고 있었다. 단순한 호기심인지 남자에 대한 여자로서의 본능인지는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탁.
하얀 머그컵에 담긴 건 커피가 아니라 우유였다. 그것 역시 머릿속을 닮은 것 같아 찝찝하다.
“커피 주는 거 아니었어?”
“우유 마셔.”
뭐든 제멋대로다. 그런데도 크게 화가 나지 않는 건 왜일까?
“커피 줘. 오늘부터 작업할 거야.”
“그냥 마셔. 우유 마시면 빨리 큰다더라.”
빨리 크길 바란다. 어수룩한 머리도, 덜 자라 풋풋하기만 만 마음까지도.
“나이가 몇인데 더 크냐?”
은노는 후르르 목으로 넘어가는 고소한 우유를 단숨에 반이나 비워냈다. 혀끝으로 입술에 묻은 우유를 핥아내는 그녀를 물끄러미 보던 재이가 갑자기 가까이 다가왔다.
“뭐, 뭐야?”
스윽. 재이의 엄지손가락이 은노의 입술을 왼쪽부터 오른쪽 끝까지 훑고 지나갔다. 벌어진 아랫입술은 그 안의 폭신한 부분까지 그의 손길이 닿았다 떨어졌다.
꼴깍.
코가 닿을 정도로 다가온 재이 때문에 은노의 숱 짙은 속눈썹이 파리하게 떨렸고, 꾹 다문 입술 사이에선 달뜬 호흡이 새어나오려 발버둥쳤다.
“미스 주. 당신이 왜 미스 주인 줄 알아?”
아니, 라고 말하고 싶지만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고개도 저을 수가 없었다.
“하자가 많거든. 나이는 많은데 아는 건 쥐뿔도 없고, 보기엔 꽤 똑똑하게 생겼는데 가만 보면 빈틈도 무지 많거든.”
그러니까, 뭐냐? 그동안 주은노 앞에 붙었던 미스(miss)가 그 미스(miss)가 아니었단 뜻? 당연히 결혼을 하지 않은 여자를 지칭하는 아줌마의 반대인 그 미스인 줄 알고 있던 은노는 콩닥거리며 수줍게 뛰던 심장을 지그시 잠재우고 서서히 얼굴을 굳혀갔다.
“하루에 우유 세 잔씩 마셔. 그리고 빨리 커라.”
“야!”


저자 프로필

주미란

  • 국적 대한민국
  • 출생 1978년 3월 3일

2015.01.02. 업데이트 작가 프로필 수정 요청


저자 소개

저자 - 주미란
1978년 3월 생.
No pain, No gain.
고통이 없으면 얻는 것도 없다.
나는 아직도 최고의 글을 쓰고, 최고의 작품을 번역하기를 희망합니다.
출간작 : [떨림…… 그 낯선 시작] [1004호, 그녀] [마지막 프린세스] [사랑여우별] [빨간 구두 아가씨] 등
출간 예정작 : [빨간 구두 아가씨] [로열패밀리] [쇼윈도 커플] 등

목차

프롤로그

1. 까짓것!
2. 느리게 걷기
3. 서방, 서방 류 서방
4. 하늘에서 내려온 천하무적, 주은노
5. 다른 그림 찾기
6. 끼익, 마음이 열리는 소리
7. 닮은 그림 찾기
8. 어느 유행가 가사처럼
9. 미안해
10. 얼금 그리고 ... 땡
11. 네가... 그립다
12. 얼렁뚱땅 miss 주
13. 얼렁뚱땅 mr, 류

에필로그
작가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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