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이런 데서 살까……. 좋잖아요. 세상하고 동떨어져서 다 벗어버리고 산다는 거.” “여기 있어도 다 벗어날 수는 없죠.” 눈은 그치지 않고 내리고 또 내렸다. 눈으로 인해 세상 모든 것들과 차단된 곳에 그와 나 둘뿐. 정체를 알 수 없는 그와의 동거가 숨이 막힌다. 이러다 영원히 갇히게 되는 건 아닐까? 다시…… 눈이 내린다. “가만히 앉아서 기다리느니, 얼어 죽어도 뚫고 갈 거야.” “어떻게 말입니까?” “나도 몰라! 어떻게든 상관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