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늘한 폐광촌의 여름, 이탈리아에서의 학업을 마치고 휴가차 사촌의 집을 방문한 선겸은 아무도 걸음하지 않는 산속에서 소름 끼치는 바이올린 선율에 이끌린다. 그가 마주친 것은 삼백 년 묵은 악기와, “너…… 너 뭐야?” 세상과 단절된 채 아버지의 가르침에 따라 연주해 온 소년이었다. 가치를 가늠할 수 없는 바이올린과 재희의 재능에 이끌린 선겸은 그날부터 소년의 부친을 피해 재희와 은밀한 만남을 지속한다. 재희에게도 이 낯선 방문자가 묘한 존재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