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사랑은, 광기를 동반한 무서운 열병이었다. 열일곱 살, 오월, 그를 만났다. 이영후. 내 여자친구 언니의 애인이라는 남자. 눈이 아프고, 손가락 끝부터 짜르륵, 온몸이 천천히 마비되는 느낌이었다. 그를 떠올리면 머릿속에 불꽃이 일며 숨이 가빠졌다. 죽을 것만 같았다. 그래서 결심했다. 그를 갖겠다고. 죽여 박제를 만드는 한이 있어도, 그는 내 것이 되어야 한다. 여자친구 언니의 애인에게 한눈에 반해 사랑에 빠진 열일곱 살, 김시헌. 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