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염병이 퍼져 무너진 사회. 산속에 있는 집에 숨어 지내던 나는 마지막 남은 가족인 아빠를 잃고 방주라 불리는 곳에 들어가게 된다. 방주는 재난 이전을 떠올리게 할 만큼 풍요롭고 안전한 곳이었으나 어딘가 어긋난 그림을 보는 것처럼 미묘하다. 그런 곳에서 강제적이지만 나를 아껴주는 최준호와 비밀스럽지만 내게 잘해주는 현수원을 만나게 되는데……. “저기, 식사하셨어요?” 조금 멋쩍게 묻자 최준호가 나를 내려다본 채로 입을 열었다. “어, 밥도 먹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