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줍음 많고 숫기 없는 수현에게는 여러모로 자신과 정반대인 소꿉친구가 있다. 잘생긴 얼굴에 금줄 물고 태어난 외동아들 우재희. 십삼 년을 하나처럼 붙어 지냈지만, 수현은 재희가 그 잔인한 성정을 언제 자신에게 내보일지 몰라 불편하고 두렵다. 그리고 이런 걱정은 기우가 아니었던 모양인지, 수현은 그에게서 들어선 안 될 말을 듣고 만다. “나 너한테 넣어보고 싶어.” 장소는 수현의 자취방이었다. 수현의 눈이 커졌다. 듣기 좋은 저음에, 발음까지 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