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이? 윤이 형?’ 낮고 기분 좋은 음성이었다. 허나 시야가 흐릿해 정확히 얼굴을 알아 볼 수 없었다. 그래서 윤은 흐릿한 시야 너머의 남자를 하얗게 빚은 찹쌀떡이라 생각했다. 아주 예쁘게 빚어 놓은 찹쌀떡. 찰기 좋은 최고급 쌀로 곱게 찧어 만든 그런. ‘윤이 형. 어디 아파요?’ ‘아…… 넌…….’ ‘저 태한이요. 권태한.’ 맞다. 권태한이었다. 올 봄에 영국 유학에서 돌아온 권태한. 영국에서 태어나 꽤 오랫동안 그곳에서 살다가 할아버지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