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질에 시달리던 황자 전속 치료 신관 에인젤. 관계의 역전을 바라며 신에게 올린 기도가 뜻하지 않게 이루어졌다. “에인젤. 불을 켜다오. 아무것도 보이지가 않는구나.” 말과는 다르게 새벽 달빛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환하게 촛불이 켜진 방이었다. 에인젤은 라단의 까만 눈동자를 물끄러미 바라봤다. 예상대로 눈이 보이지 않는다는 걸 확인하니 그렇게 즐거울 수가 없었다. “전하. 방이 어두운 게 아닙니다. 안타깝게도 지금 전하께서는 눈이 보이지 않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