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심각하다. 왜냐하면 심각하기 때문이다. ‘서류 면접 탈락 문자 받고 나가서…….’ 취업 전선에 뛰어들어 실패한 후 컵라면과 소주를 사서 집에 돌아왔다. 그런데 눈을 떠 보니 반전세 원룸이 아닌 온통 까맣고 넓은 방 침대에 누워 있었다. 문이 열리지 않을 때부터 제정신이 아니었다. 납치인가? 돈도, 가진 것도 없는 나를 왜? 다시 한번 힘으로 문을 열려는 순간, 나를 바라보는 웬 백발의 남자와 눈이 마주쳤다. “……어어?” 놀라 주저앉은 나